손손손! (하마다 게이코) 미세기 펴냄, 2010.9.30. 11000원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 누군가는 손을 써서 남을 때릴 수 있을 테지만, 누군가는 손을 뻗어 이웃을 따사로이 어루만질 수 있을 테지. 누군가는 뒷손을 써서 모진 짓을 일삼는다면, 누군가는 두 손을 활짝 펴고 춤을 추자면서 빙그레 웃으리라. 그림책 《손손손!》은 우리가 손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아름답고 즐거우며 사랑스러운 일을 보여준다. 밥을 짓는 손이요, 그림을 그리는 손이고, 서로 아끼는 손이며, 함께 기쁜 놀이를 하는 손이다. 그리고, 손짓 몸짓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하얀 종이에 점을 콕콕 찍어서 새로운 글씨를 빚을 수 있다. 손뼉을 치면서 놀고, 손뼉을 치면서 동무랑 이웃을 북돋운다. 살살 어루만지거나 쓰다듬으며, 따사로이 품거나 안는다. 어여쁜 그림책인 《손손손!》은 2010년에 1쇄를 찍고 2015년에 2쇄를 찍었는데, 3쇄는 언제쯤 찍을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이 앞으로 따사롭고 고운 손길로 한결같이 사랑받을 수 있기를 빈다. 4348.12.9.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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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손손!
하마다 케이코 글.그림, 한영 옮김 / 미세기 / 2010년 9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15년 12월 0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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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자놀이 1 - 사다리 타고 낚시



  며칠 동안 둘이서 줄자를 갖고 집 안팎을 돌면서 논다. 이것저것 길이를 재고 따지더니, 마당에서 나무 키도 재고, 풀잎 길이도 잰다. 이러다가 사다리에 둘이 나란히 올라타고는 ‘줄자 낚시’를 한다. 자, 이렇게 줄자를 드리우니 무엇을 낚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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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91. 함께 빚는 이야기



  나는 아이들하고 살면서 사랑스러운 숨결을 느낍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머니랑 아버지하고 살면서 사랑스러운 숨결을 누립니다. 이리하여 나는 아이들 놀이와 웃음과 몸짓을 지켜보면서 글을 짤막하게 쓸 수 있고, 아이들은 저희 아버지가 쓴 글을 읽으면서 그림을 재미나게 그릴 수 있습니다. 나는 어버이로서 아이한테서 새로운 사랑을 배우고,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새로운 꿈을 물려받아요. 둘은 사이좋게 가르치면서 배우는 사이가 되고, 둘이 함께 빚는 글하고 그림을 종이에 옮기면 ‘그림노래’가 태어납니다. 사진은 글(노래)하고 그림이 어우러지는 자리에 나란히 있습니다. 4348.12.9.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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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11
오시미 슈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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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81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주저앉는다
― 악의 꽃 11
 오시미 수조 글·그림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4.10.25. 4500원


  어느 아이든 처음에는 밤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밤을 무서워하는 까닭은 어른들이 아이한테 ‘밤이 무섭다’는 얘기를 들려주거나, ‘밤이 무섭다’고 하는 줄거리가 깃든 책이나 영화나 무언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밤이 무서운 줄 모르던 티없던 아기가 ‘밤이 무섭다’고 배우면, 이제는 밤에는 집에 틀어박혀서 바깥으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삶으로 지내야 할까요?

  아니면, 온누리에는 ‘낮만 있다’는 거짓말을 해야 할까요? 온누리에 낮만 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아이한테 낮만 보여주면 될까요? 아이는 낮에만 움직이도록 하면 될까요?

  그러면, 낮은 얼마나 어떻게 낮이고, 밤은 얼마나 어떻게 밤일까요? 낮하고 밤은 저마다 어떤 구실을 할까요? 밤은 왜 있고, 낮은 어떻게 있을까요? 눈으로 보는 사람하고 눈으로 못 보는 사람한테 낮이나 밤은 무엇일까요?


“사와는 그냥 놔줬으면 좋겠구나. 그 아이, 지금 아주 평온해. 나와 둘이서. 그러니. 미안하다.” “그래도, 잠깐만 얘기할 수 없을까요?” (14∼16쪽)

“아빠는? 그 후로 넌, 어떻게 살아온 거야?” “까먹었어.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딴 거.” (27∼28쪽)


  오시미 수조 님 만화책 《악의 꽃》(학산문화사,2014) 열한째 권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열한 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악의 꽃》 열한째 권은 마지막 이야기를 다룹니다. 아이를 데리고 다른 고장으로 떠난 어버이는 ‘이녁 아이한테서 벌어진 일’을 어떻게든 덮으려고 하는 생각입니다. 한 해가 흐르고 세 해가 지나며 열 해가 간다면 옛일은 아물거나 잊히리라 여기지요. 그러나, 아이는 어른하고 달라요. 어릴 적에 마음에 아로새긴 이야기나 일이나 생각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기 마련입니다.

  아이는 스스로 일어서려고 합니다. 아이는 스스로 맞서려고 합니다. 아이는 어버이가 떠난 고장으로 혼자서 돌아가려 합니다. 이때에 아이 곁에서 동무 하나가 함께 가기로 해요. 두 아이는 옛 아이를 찾으려고 옛 고장으로 가고, 세 아이는 한자리에 모여서 마음속에 맺힌 앙금이 무엇인지 똑똑히 새삼스레 마주합니다.

  아이는 일어서야 합니다. 아이는 스스로 일어서야 합니다. 아이는 ‘되든 안 되든’ 스스로 일어나서 씩씩하게 한 걸음을 새로 내딛어야 합니다.


“그때 왜 날 떠밀었어?” (37쪽)


  《악의 꽃》에 나오는 아이는 새로운 고장에서 새로운 동무를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느낍니다. 예전에 살던 고장에서는 늘 답답하고 까마득하면서 어지럽기만 했습니다. 예전에 살던 곳에서는 마음을 터놓을 사이로 지낼 만한 동무가 없었다고 할 만합니다. 아이는 새로운 고장에서 살다가 ‘이렇게 환하고 밝은 곳이 다 있네’ 하고 느꼈고, 이러면서 이 아이 마음속에 아로새겨진 깊은 어둠을 어떻게든 또렷이 마주하면서 풀어내지 않으면 ‘앞으로 살고 싶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이 될 수 없는 줄 깨닫습니다. 무척 아프고 힘든 줄 알지만, 무척 아프고 힘들기 때문에 더더욱 꿋꿋하게 맞서야 하는 줄도 알아요.


“잘됐네. 그렇게 모두들 자기가 갈 길을 선택하는 거지.” “그럼, 나카무라, 넌?” (47쪽)

“나카무라, 난 아무것도 잡을 수 없어.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도, 닿았다 생각하면 어느새 멀어져 가. 도달했다 생각했는데, 다시 시작돼. 그래서, 그래도, 난 기뻐. 네가 사라지지 않아서.” (65∼67쪽)


  시간이 흐르면 다 아문다고 하지만, 이는 어느 모로 맞으면서 어느 모로 틀립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르면 다 누그러질 수 있습니다만, 그냥 딱지가 얹을 뿐이지, 생채기는 사라지지 않거든요. 생채기를 기쁜 웃음으로 다스리려는지, 아니면 생채기를 느낄 적마다 슬픈 눈물로 다시 아파할는지, 이 대목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앞으로 어른이 되고 늙어서 죽는 날까지 그저 아프고 또 아프기를 바란다면 생채기 앞에서 고개를 홱 돌리면 돼요.

  그렇지만, 아이가 앞으로 다시는 아프지 않으면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면 생채기 앞에서 똑똑히 마주서야 합니다. 다친 자리는 제대로 다스려야 낫지, 다친 자리를 안 쳐다보고 고개를 돌린 대서 나을 수 없습니다. 아픈 자리는 ‘아프구나’ 하고 느끼면서 다독여야 찬찬히 낫지, 아픈 자리를 안 쳐다보고 눈을 감는 대서 안 아플 수 있지 않습니다.


“아, 그거 나도 읽었어. 그런데 내 머리론 뭐가 좋은지 모르겠더라.” “아, 나도 중학교 때 읽고 그런 느낌이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전혀 다른 책처럼 재미있어.” “헤에, 그런가? 그런데 중학생이 《악의 꽃》을? 빠르네.” “아니, 빠르고 늦고는 상관없지 않나?” (100∼101쪽)

“아니, 적어도 난, 재밌어, 네 소설. 상 받으면 좋겠다.” “응, 뭐, 전에 쓴 것보다는 낫겠지만.” “그렇지 않아. 그건 최고였어.” (115쪽)


  스스로 일어서려 하기에 일어섭니다. 스스로 등돌리려 하기에 등돌립니다. 스스로 맞서려 하기에 맞섭니다. 스스로 바보스러우려 하기에 바보스럽습니다. 스스로 사랑스러우려 하기에 사랑스럽습니다. 스스로 꿈을 꾸려 하기에 꿈을 꿉니다. 스스로 걸으려 하기에 한 발짝씩 내딛습니다. 스스로 노래하려 하기에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니까, 아이는 아이답게 새로운 숨결로 꿈꾸고 노래하는 삶을 지을 수 있어야 아이로 웃을 수 있어요. 아픔도 눈물도 언제나 웃음으로 삭히면서 고이 노래할 수 있는 나날일 적에 아이가 맑고 튼튼히 자라요. 넘어진 뒤에 일어나야 다친 데가 낫습니다. 넘어졌대서 그냥 넘어진 채 울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안 될 테지요.

  만화책 《악의 꽃》에 나오는 두 아이, 또 세 아이는, 그리고 여러 아이는, 한 해 두 해 흐르면서 비로소 새로운 숨결을 마십니다. 열 살에는 열 살대로 삶을 바라보았고, 열두 살에는 열두 살대로 삶을 바라보았으며, 열여섯 살에는 열여섯 살대로 삶을 바라보다가, 스무 살과 서른 살에는 또 이 나이대로 새로운 눈길로 새로운 숨결을 마시는 삶으로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아이들이 저마다 마음속에 씨앗으로 심어서 피울 꽃이란 무엇인가를 그야말로 아이들 스스로 씩씩하게 ‘삶을 똑바로 마주하’는 동안 하나씩 슬기롭게 깨닫습니다. 4348.12.9.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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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렬 一列


 일렬로 늘어서다 → 한 줄로 늘어서다

 의자들이 정면을 향해 일렬로 놓여 있었다 → 걸상들이 앞을 보고 한 줄로 놓였다

 일렬주차 → 한줄주차 / 한줄서기 / 한줄세우기


  ‘일렬(一列)’은 “하나로 벌인 줄”이라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일렬’하고 비슷한 낱말로 ‘단열(單列)’이 있다고 나오는데, ‘단열’은 “한 줄”로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일렬’이든 ‘단열’이든 그저 “한 줄”일 뿐입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부터 군대에서 으레 쓰던 ‘일렬종대’나 ‘이열종대’ 같은 말은 아직도 널리 쓰입니다. “한 줄로 나란히”나 “세로로 두 줄”이라 하면 되지만, 이처럼 쓰지 않아요. ‘종대(縱隊)’나 ‘횡대(橫隊)’는 ‘세로’나 ‘가로’로 고쳐써야 할 낱말이지만, 이렇게 고쳐쓰지 못하기도 합니다. 군대에서 익숙하게 굳은 말투가 학교로 퍼지고, 학교에서 다시 익숙하게 쓰면서 사람들 입에 달라붙습니다. 4348.12.9.물.ㅅㄴㄹ



일렬로 서서 행진놀이도 합니다

→ 한 줄로 서서 행진놀이도 합니다

→ 가지런히 서서 걷기놀이도 합니다

《진 화이트하우스 피터슨/박병철 옮김-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히말라야,1995)


개미들이 일렬로 골목을 횡단했고

→ 개미들이 한 줄로 골목을 가로질렀고

→ 개미들이 한 줄로 골목을 건너갔고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4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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