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84. 억새풀 받아 (2015.10.11.)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자전거에서 내려 들길을 걸어 본다. 들길을 걷던 자전거순이는 억새풀을 뜯어서 노는데, 누나가 신나게 웃는 소리에 동생이 잠을 깬다. 잠을 깬 동생을 본 누나는 “그래, 보라도 하나 줘야지.” 하면서 손에 쥔 억새풀을 동생한테 건네고, 제 것은 새로 뜯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름벼리는 동생을 살뜰히 챙겨



  사름벼리는 자전거마실을 하다가 잠든 동생을 보며 살뜰히 챙기지. 바람이 센 날에는 사름벼리가 자전거를 붙들 수 없으니 아버지가 자전거를 붙드는 동안 동생이 바람 맞지 않도록 도톰한 겉옷을 여미어 주지. 수레에 앉아 잠든 동생은 누나가 베푸는 살뜰한 손길을 받으면서 새근새근 잠자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노래 9 - 꽃길 가르는 경운기



  나락이 익고 가을꽃이 한들거리는 들길을 경운기가 달린다. 탕탕탕탕 우렁찬 소리를 내는 경운기가 천천히 꽃길을 가른다. 경운기가 내는 커다란 소리는 바람노래를 잠재울 만하지만 꽃내음이나 꽃빛까지 가리지 못한다. 옛날에는 이 길을 소가 끄는 수레가 더 찬찬히 오갔을 테지. 가을길을 사람하고 함께 달렸을 소는 가을꽃을 보며 무엇을 생각했을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연생태 개념수첩
노인향 지음 / 자연과생태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책 읽기 93



숲에서 도롱뇽이 사라지면 사람은 어떻게 될까

― 자연생태 개념수첩

 노인향 글

 자연과생태 펴냄, 2015.9.1. 12000원



  한 해가 저무는 섣달 끝자락에 갈퀴덩굴이 돋습니다. 갈퀴덩굴을 눈여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으나, 한겨울에도 푸른 잎사귀를 내놓으면서 고마운 나물이 되어 줍니다. 볕이 안 드는 자리에서는 봄이 되어야 돋지만, 볕이 잘 드는 자리에서는 한겨울에도 씩씩하게 올라와요. 갈퀴덩굴은 무척 보드랍기 때문에 한손으로도 얼마든지 톡톡 훑을 만합니다. 두 손을 써서 훑으면 더 빨리 훑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밥을 차리면서 냄비에 불을 올린 뒤에라도 가볍게 슥 훑어서 나물 한 접시를 올릴 만합니다.


  그러면 갈퀴덩굴은 무슨 맛일까요? 갈퀴덩굴 맛이지요. 딱히 남다르다 싶은 냄새나 맛까지 나지는 않는다 싶도록 옅은 냄새나 맛입니다. 풀먹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아주 쉽게 먹을 만한 나물이라고 할 만해요. 무엇보다도 한겨울 밥상을 푸르게 돋보이도록 해 주는 고마운 풀입니다.


  아마 먼 옛날부터 사람뿐 아니라 풀짐승 모두 이 갈퀴덩굴 같은 들풀을 무척 반가이 여기고 고마이 누렸으리라 생각합니다. 볕발라서 눈이 쌓이지 않는 자리에 돋는 이 예쁘장한 풀포기는 수많은 목숨을 고이 살리면서 이 땅에서 씨앗을 퍼뜨렸으리라 생각해요.



곤충은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고, 전체 동물 수의 80퍼센트를 웃돌며, 지구 생태계 순환을 돕는 데 이바지한다. 또한 먹지 않고도 자랄 수 있으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모습을 바꿀 수도 있다. 이쯤은 되어야 지구의 주인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32쪽)


도롱뇽, 제주도롱뇽, 고리도롱뇽, 꼬리치레도롱뇽, 그리고 이끼도롱뇽. 우리나라에 사는 도룡뇽 무리는 이 아이들이 모두다. 이 중 제주도롱뇽과 고리도롱뇽은 우리나라 고유종이고, 꼬리치레도롱뇽은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산다. (45쪽)



  노인향 님이 쓴 《자연생태 개념수첩》(자연과생태,2015)을 읽습니다. 책이름처럼 ‘자연생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그마한 책입니다. 어린이와 푸름이도 이 책을 수첩처럼 곁에 두고 찬찬히 읽으면서 ‘사람을 둘러싼 숲’을 돌아보도록 돕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가만히 보면 《자연생태 개념수첩》에 깃든 줄거리는 예부터 여느 어버이가 여느 아이한테 삶으로 물려주거나 들려주던 이야기입니다. 옛날에는 ‘책이 없었’으니 그저 삶으로 가르치거나 보여주었을 테지만, 책이 없었어도 누구나 손수 삶을 지었기에 아이들은 어버이 곁에서 삶을 찬찬히 지켜보면서 배워요. 풀이나 벌레나 짐승한테 붙인 이름도 어버이가 하나하나 알려주고, 풀이나 벌레나 짐승이 사람하고 어떤 사이인가 하는 대목도 어버이가 하나하나 가르칩니다.



관속식물의 전체 종수가 약 23만 종인 것에 비하면 (이끼식물은) 수가 매우 적지만, 지구를 푸릇푸릇하게 유지시켜 주는 데는 관속식물 못지않게 큰 역할을 하는 무리다. (81쪽)


목적 없이 우연히 발생한 돌연변이가 유전되는 것도 진화의 일부다. 사람의 눈에나 ‘발전’ 혹은 ‘퇴화’처럼 보일 뿐, 이유가 있든 없든 세대를 거듭하며 변하는 것은 모두 진화이다. (115쪽)



  도롱뇽 이야기를 다루는 대목에서 한동안 생각에 잠깁니다. 천성산에서 꼬리치레도롱뇽을 보았다고 하는 얘기가 퍼질 무렵, 고작 도롱뇽 한 마리 때문에 고속철도 공사를 멈추거나 공사구간을 바꿀 수 없다는 소리가 여러 매체에서 여러 지식인들 입과 손으로 넘쳐났습니다. 아마 ‘꼬리치레도롱뇽’이라는 이름조차 처음 들은 사람이 많을 테며, 도롱뇽을 두 눈으로 본 사람은 몹시 드물었겠지요. 한국하고 일본에만 산다고 하는 꼬리치레도롱뇽을 왜 지키거나 돌보아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퍽 많지 않았으랴 싶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도롱뇽 한 마리가 이 땅에서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이 땅에서 늑대나 이리나 여우나 범이 모조리 사라지고 말았는데, 이러한 숲짐승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회색늑대가 멸절된 (옐로스톤) 공원은 잠시 평화로워진 듯했으나, 이내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공원에서 나무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남아 있는 나무는 대부분 키가 2미터가 넘고 수령이 70년이 넘는 고목들뿐이었다. 이는 초식동물의 공격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키 큰 나무만 생존했고, 회색늑대를 전멸시킨 이후에는 나무가 아예 자라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다. (130쪽)



  오늘날 시골에서는 멧돼지나 고라니나 노루가 마을까지 내려와서 밭을 헤집는다면서 걱정하거나 푸념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자, 그러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늑대나 이리나 여우나 범이 이 나라에서 ‘사라지지 않았’어도 멧돼지나 고라니나 노루가 함부로 마을까지 내려왔을까요? 숲에서 멧돼지나 고라니나 노루를 틈틈이 잡아서 먹는 짐승이 사라지면서 멧돼지니 고라니니 노루니 함부로 마을까지 내려오지 않을까요? 미국 옐로스톤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이 나라 이 땅에 큰 숲짐승이 사라지면서 숲이 달라집니다. 사람들이 농약을 함부로 치거나 개발을 마구 하기 때문에도 숲이 달라지지만, 숲을 고이 이루는 여러 목숨붙이 가운데 이 아이가 사라지고 저 아이가 사라지면서 그만 먹이사슬이 깨지고, 숲이 시름시름 앓아요.


  꼬리치레도롱뇽뿐 아니라 개구리 한 마리도 섣불리 잡아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뱀 한 마리도 함부로 잡아서 죽일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뱀 한 마리가 잡는 쥐가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제비집을 허무는 분들이 많은데, 왜 제비집을 허무느냐 하면 1970년대부터 무시무시하게 불던 새마을운동 때문입니다. 새마을운동 바람이 불면서 시골이며 도시이며 제비집을 허물어서 ‘집과 마을을 깨끗하게 하라’는 지시와 명령이 퍼졌거든요.


  제비가 사라지는 마을에서 날벌레가 날뜁니다. 제비뿐 아니라 들새나 숲새가 사라지는 곳에서 애벌레가 들끓습니다. 애벌레는 어떤 약으로도 물리치지 못해요. 사람만 괴롭지요.



외래종이 생태계교란생물로 변하는 데는 난개발과 남획 등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된 탓도 크다. 아직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잘 보존된 숲이나 산에서는 외래종이 쉽게 터를 잡지 못한다고 한다. (139쪽)



  함께 사는 지구별이기에 함께 즐거운 삶을 누리는 길을 생각할 때에 비로소 아름다운 터전을 이룹니다. 사람만 살 수 없고, 몇몇 힘센 나라만 잘살 수 없습니다. 서로 사이좋게 어우러질 때에 아름다운 삶이고, 서로 아끼고 보살피는 손길이 될 때에 사랑스러운 삶입니다.


  이 지구별에서 누구나 똑같은 바람을 마신다는 대목을 생각해야 합니다. 누구나 똑같은 물을 마시고, 누구나 똑같은 흙을 밟으며, 누구나 똑같은 풀을 먹습니다. 누구나 똑같은 햇볕을 쬐고, 누구나 똑같은 비와 눈을 맞이합니다. 사람과 사람도 이웃이고, 사람과 벌레도 이웃입니다. 사람과 물고기도 이웃이고, 사람과 짐승도 이웃이에요. 《자연생태 개념수첩》은 ‘개념을 생각하’도록 도우려 합니다.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줍니다. 너와 내가 저마다 아름다운 숨결이라는 대목을 생각하도록 살며시 이끕니다.



일본어로 자연을 의미하는 ‘시젠’은 “산이나 강, 풀, 나무 등 인간과 인간의 손이 닿은 것을 제외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이자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뜻하는데, 순서가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국어사전의 정의와 거의 똑같다 할 만큼 비슷한 것 아닌가! (195쪽)


지금 우리가 쓰는 ‘자연’이라는 말은 서양의 ‘네이처’를 일본이 ‘시젠’으로 도입했고, 그것을 우리가 다시 ‘자연’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이라는 단어뿐만 아니라 그 안에 내포된 서구적 자연관도 그대로 흡수한 것이다. (196쪽)



  오늘날 한국에서 흔히 쓰는 ‘자연보호’ 같은 외침말은 일본에서 들어왔습니다. 시골에서는 ‘자연보호’ 같은 외침말이 없었어도, 또 ‘새마을운동’ 같은 바람이 불지 않았어도, 사람들 스스로 쓰레기 없이 정갈하며 아름답고 즐거운 마을살림과 두레살림을 북돋았습니다. 비닐이나 농약이나 비료나 기계가 아니라 구슬땀 흘리는 손길로 알뜰살뜰 흙을 가꾸던 시골살림이었다고 할까요. 자연보호나 새마을운동 바람이 불기 앞서는 누구나 수수하게 따사로운 손길로 흙이며 숲이며 풀을 사랑하던 나날이었다고 할까요.


  ‘자연’이나 ‘생태’는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자연이든 생태이든 네이처이든, 이런 외국말이 아닌 한국말 숲이든, 모두 이 지구별과 우주에서 서로 어깨동무하는 삶과 사랑을 나타냅니다. 밥을 먹는 사람은 자연을 먹고 생태를 먹으며 네이처나 숲을 먹습니다. 나락 한 톨이 어디에서 나오겠어요? 바로 흙에서 나오지요. 나락 한 톨이 무엇을 받아들이며 자라겠어요? 해님하고 비님하고 흙님을 받아들이지요. 사람뿐 아니라 지구별 모든 목숨붙이가 늘 마시는 바람(공기)이 자연·생태·네이처·숲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마치 ‘자연’이라도 되는 듯이 잘못 알거나 가르치기 때문에, 또 ‘자연보호’는 도시에서 쓰레기를 안 버리거나 줄이는 길이라도 되는 듯이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어른들부터 자연이 무엇이고 숲이 무엇인가부터 처음부터 새롭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숨이 있는 모두가 자연이고, 다른 목숨(밥)을 받아들이는 모두가 숲입니다. 사람은 사람 손길이 닿은 것도 먹고 다루며 곁에 둘 뿐 아니라, 숲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튼튼합니다. 숲은 숲대로 흐르기도 하지만, 사람이 사랑스레 어루만지는 손길을 받으면서 한결 푸릅니다. 숲을 볼 줄 알 때에 숲을 알고, 숲을 알 때에 숲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사람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를 느낍니다. 4348.12.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골자전거 삶노래 2015.12.24.

 : 다시 길어지는 저녁



동짓날이 지난다. 동짓날까지 해가 얼마나 더 짧아져서 저녁이 얼마나 짧은가를 보여주더니, 동짓날이 지나고부터 살갗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저녁이 천천히 길어진다. 도시에서 살 적에도 절기를 헤아리면서 해님 길이를 보았다. 시골에서 사는 동안 언제나 해님하고 바람을 살핀다. 섣달은 이제 막 들어서는 겨울이라 하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동짓날이 지나면 비로소 겨울이 저물려 하는구나 하고 느낀다. 대한이랑 소한도 있지만 대한이랑 소한 같은 절기는 겨울이 막바지에 이르러 용틀임을 하는 날씨라고 느낀다.


성탄절을 맞이해서 내가 아이들하고 곁님한테 ‘산타’가 되기로 하고 면소재지 가게로 자전거를 달리기로 한다. 두 아이더러 ‘바라는 한 가지’를 말하라 하니, 큰아이는 ‘콜라!’를 노래하고 작은아이는 ‘맥주!’를 노래한다. 응? 네가 맥주를 마시겠다고? 이달 들어 12월 7일 아버지 생일에만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안 마셨는데 모처럼 한 병을 사 볼까?


동짓날을 지났기에 해는 살짝 길어졌지만 그냥 살짝 길어졌을 뿐 겨울은 틀림없이 겨울이다. 가방을 메고 자전거를 끌고 마을을 벗어나서 논둑길을 달리다가 문득 ‘어라, 장갑을 안 끼고 나왔네’ 하고 알아차린다. 그만큼 고흥 저녁 날씨가 폭하다는 뜻이다. 바람이 제법 불기는 하지만 맨손에 반바지로 자전거를 달린다. 자전거를 달리기에는 반바지 차림이 페달이나 체인에 옷이 안 끼이니 좋기도 하고, 아주 추운 날이 아니라면 자전거를 달리며 땀이 솔솔 피어나기 때문에 반바지 차림이 한결 낫기도 하다.


해 떨어진 겨울에 논둑길을 천천히 달리면서 노래한다. 올 구월에 이 논둑길을 아이들하고 자전거로 달리다가 미끄러져서 무릎하고 팔꿈치가 아주 크게 다쳤다. 그 뒤로 이 논둑길을 자전거로 달릴 엄두를 한동안 못 냈다. 겨울이기에 논둑에 미끄러울 만한 것이 없다고 할 수 있기에 논둑길을 달리는데, 고작 석 달 앞서만 해도 서거나 걷지 못하면서 방바닥을 기어다니던 일이 아스라하다. 자전거 사고가 난 뒤 한 달 남짓 기어다니기만 했는데 석 달이 채 안 되어 무릎이 말끔하게 나았다. 팔꿈치는 아직 덜 나았지만 짐을 들거나 일을 하면서 아프거나 어렵지 않다.


겨울 달빛과 별빛을 받으면서 논둑길을 천천히 달리면서 생각한다. 자전거를 달릴 적뿐 아니라 여느 때에도 늘 노래를 부르고 노랫결을 고스란히 두 손길에 담아서 밥을 짓고 살림을 꾸릴 수 있으면 아픈 데도 고단한 데도 없으리라 느낀다. 스스로 노래하기에 스스로 튼튼한 몸이 되고, 스스로 노래하지 않기에 스스로 안 튼튼한 몸으로 바뀌지 싶다.


가방 가득 성탄절 주전부리를 장만해서 집으로 돌아간다. 시골 찻길은 저녁에 자동차가 더욱 없어서 훨씬 깜깜하고, 시골 논둑길은 저녁에 찻길보다 더더욱 깜깜하다. 그러나 이렇게 깜깜한 길이기에 밤눈을 밝혀서 한결 느긋하게 잘 달릴 수 있다. 깜깜한 길이기에 자전거로 논둑길을 달리면서 달이며 별을 마음껏 올려다볼 수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얼굴로 맞아들이면서도 등짝에는 땀이 솟아 후끈후끈하다. 언제나 기쁜 하루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