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내가 사는 우리 집에

짙푸른 바람

나무 따라 풀 따라

흙내음 담지.


동무 사는 우리 마을

싱그러운 바람

눈꽃송이 구름송이

함께 타고 놀지.


이웃 사는 우리 고장

해 닮은 바람

포근포근 사랑스레

손을 맞잡지.


너랑 나랑 우리 별에

새파란 바람

숲에서 태어나 퍼지는

고운 꿈 되지.



2015.12.5.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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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호수화


 인공호수화된 지역 → 인공호수가 된 곳 / 사람이 못으로 판 곳

 보로 인한 강의 호수화 → 둑 때문에 강이 호수로 바뀜

 녹조는 호수화 때문에 생긴다 → 녹조는 물이 고이기 때문에 생긴다

 낙동강의 호수화를 부추기고 있다 → 낙동강이 호수처럼 되도록 부추긴다


  ‘호수화(湖水化)’라는 낱말은 한국말사전에 없습니다만, 이 한자말을 쓰는 사람이 차츰 늘어납니다. 예전에도 냇물 흐름을 끊거나 막아서 못으로 바꾸는 일이 있었는데,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나라에서 4대강사업이라고 하는 토목건설을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잘 흐르던 냇물이 흐름이 끊기면서 못물로 바뀌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물이 썩거나 망가지기 때문에 ‘호수화’라는 말을 쓰곤 합니다. “호수가 된다”고 하기에 ‘호수화’이니 “호수가 된다”고 하면 되고, “못으로 바뀐다”고 할 수 있습니다. 4348.12.27.해.ㅅㄴㄹ



강이 호수화되고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 강이 호수로 바뀐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 냇물이 못으로 바뀐다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 냇물이 못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노인향-자연생태 개념수첩》(자연과생태,2015) 13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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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언급 言及


 언급을 회피하다 → 말을 꺼리다 / 말을 돌리다

 언급을 자제하다 → 말을 아끼다 / 말을 삼가다

 아무런 언급이 없다 → 아무 말이 없다

 강한 생활력을 언급했다 → 생활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미술사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 미술사를 말했다 / 미술사 얘기를 했다


  ‘언급(言及)’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말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 ‘말하다’를 애써 한자로 뒤집어씌운 낱말인 셈입니다. 말을 할 적에는 ‘말하다’라 하면 됩니다. ‘얘기하다·이야기하다’라 해도 됩니다. 흐름을 살펴서 ‘다루다’나 ‘짚다’나 ‘밝히다’라 할 수도 있습니다. 4348.12.27.해.ㅅㄴㄹ



어떤 능력이 나타난다는 식의 언급을 자주 한다

→ 어떤 재주가 나타난다는 말을 자주 한다

→ 어떤 솜씨가 나타난다 같은 말을 자주 한다

《프랑신 페르랑/강현주 옮김-아이의 진실》(한울림,2003) 74쪽


일화 한 토막은 뒤에서 다시 쓰기로 하고 여기선 언급만 해 둔다

→ 이야기 한 토막은 뒤에서 다시 쓰기로 하고 여기선 살짝 밝히기만 해 둔다

→ 이야기 한 토막은 뒤에서 다시 쓰기로 하고 여기선 그냥 지나가겠다

→ 이야기 한 토막은 뒤에서 다시 쓰기로 한다

《정운현-임종국 평전》(시대의창,2006) 150쪽


앞서 언급한 것처럼

→ 앞서 말한 것처럼

→ 앞서 말했듯이

→ 앞서 다룬 대로

→ 앞서 이야기한 대로

《노인향-자연생태 개념수첩》(자연과생태,2015) 5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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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폐쇄적


 폐쇄적 구조 → 닫힌 얼개 / 막힌 얼거리

 폐쇄적 사회 → 닫힌 사회 / 갑갑한 사회

 폐쇄적 환경 → 닫힌 환경 / 꽉 막힌 환경

 폐쇄적인 성격 → 닫힌 성격 / 꽉 막힌 성격


  ‘폐쇄적(閉鎖的)’은 “외부와 통하거나 교류하지 않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외부(外部)’는 ‘바깥’을 가리키고, ‘통(通)하다’는 ‘흐르다’를 가리키며, ‘교류(交流)’는 ‘서로 오가다’를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바깥으로 흐르거나 바깥하고 서로 오가지 않는 모습을 ‘폐쇄적·폐쇄’로 나타낸다고 할 텐데, 이를 나타내는 한국말로는 ‘닫히다’하고 ‘막히다’가 있습니다. 때로는 ‘갑갑하다’나 ‘답답하다’로 나타낼 만하고, ‘묶이다’나 ‘매이다’로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4348.12.27.해.ㅅㄴㄹ



그만큼 폐쇄적이고 정적인 생활관습이라고 할까요

→ 그만큼 닫히고 고요한 버릇이라고 할까요

→ 그만큼 막히고 고요한 삶이라고 할까요

《조태일-고여 있는 시 움직이는 시》(전예원,1980) 194쪽


폐쇄적이고 유교의 윤리에 매여 있었던

→ 꽉 막히고 유교 윤리에 매였던

→ 꼭 닫히고 유교 윤리에 매였던

→ 꽁꽁 묶이고 유교 윤리에 매였던

《고도원 외-아버지가 버렸다》(오상사,1983) 41쪽


의외로 폐쇄적인걸

→ 뜻밖에 꽉 막혔는걸

→ 뜻밖에 꽁 하는걸

→ 생각과 달리 막혔는걸

→ 생각 밖으로 좀스러운걸

《시무라 다카코/설은미 옮김-방랑 소년 3》(학산문화사,2007) 133쪽


모두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하는 건 너무 폐쇄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구나

→ 모두 믿을 수 없다고 여긴다면 너무 닫힌 생각이 아닐까 싶구나

→ 모두 믿을 수 없다고 본다면 너무 막힌 생각이 아닐까 싶구나

《야마시타 카즈미/서현아 옮김-천재 유교수의 생활 29》(학산문화사,2012) 15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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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사이에서 낑겨 자는 밤



  며칠이 지나면 새로운 해가 찾아들고, 이제 큰아이는 ‘아홉 살’이라는 나이에 이른다. 아직 우리 보금자리는 조그마한 집이기에 잠을 잘 적에 네 식구가 한 방에 누우면 서로 반듯하게 눕지 않으면 살이 닿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자며 뒹굴며 뻗는 손이나 발에 얼굴이나 배를 얻어맞기도 한다. 두 아이는 아버지 옆에 누워서 자는 동안 언제나 이리 뒹굴거리면서 나를 옥죄고, 이러다가도 서로 맞은편으로 뒹굴거리면서 저마다 이불을 빼앗아 가거나 뻥뻥 찬다. 나는 두 아이 사이에서 자면서 이불이 사라지면 오들오들 떨다가 잠을 깨어 두 아이 이불깃을 여미고, 어느 한 아이가 이불을 몽땅 돌돌 말아 가져가면 다른 아이 이불을 잡아당겨서 다시 여민다. 밤새 이러면서 자니까 어느 모로 보자면 잠이 모자라다고 할 만하다. 그래도 겨울에는 이렇게 작은 방에 다들 모여서 자면 한결 따스하다. 여름에는 모두 흩어져서 딴 방에서 자거나 마루에서 자거나 마당에 천막을 치고 자면 시원하고.


  밤새 아이들 이불깃을 여미면서 하품을 하며 늘 새삼스레 돌아본다. 나는 좁은 잠자리가 좁다고 여긴 적이 없다. 이런 생각 때문에 좀 넉넉하거나 넓은 집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셈일 수 있을 텐데, 작은 방에서 나란히 누우면 한 사람이 노래를 불러도 다 같이 듣고, 한 사람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나란히 듣는다. 노래를 부르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작은아이와 큰아이가 저마다 하품을 길게 하면서 스르르 꿈나라로 가는 결을 느낄 때면 내가 오늘 하루 어떤 어버이로 함께 삶을 지었는가 하고 되새길 수 있다. 나도 신나게 하품을 하고는 두 아이를 한손으로 살살 토닥이며 눈을 감는다. 4348.12.2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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