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99. 시골버스는



  아이들하고 마을 앞을 크게 한 바퀴 돌다가 시골버스를 만납니다. 먼저 이웃마을에서 우리 마을 앞으로 천천히 달려오는 모습을 봅니다. 논둑길로 접어들 무렵 시골버스는 우리 마을 어귀를 지나갑니다. 들판으로 나오니 시골버스는 어느덧 저만치 앞에까지 나아갑니다. 빈들을 가로지르는 시골버스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빈들을 바라보고, 빗방울이 듣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세 곳에서 똑같은 버스 한 대를 바라보면서 세 가지 다른 모습을 헤아립니다. 이곳으로 다가오고, 코앞에서 지나가고, 저 멀리 사라지는 세 가지 이야기입니다. 4348.12.3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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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동정의


 따뜻한 동정의 손길이 아쉽다 → 따뜻이 돕는 손길이 아쉽다

 동정의 감정 → 가엾게 보는 마음

 동정의 의미 → 딱하게 보는 뜻


  ‘동정(同情)’은 “1.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 2.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베풂”을 뜻합니다. “동정이 가다”나 “동정을 구하다”나 “동정을 베풀다”처럼 쓰기도 한다는데, “딱한 마음이 들다”, “걱정하게 되다”나 “도움을 바라다”나 “따스함을 베풀다”, “사랑을 베풀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가엾게 보이니 ‘가엾다’고 하며, 불쌍해 보이기에 ‘불쌍하다’고 하고, 안쓰러워 보이니 ‘안쓰럽다’고 합니다. 그리고 돕는 손길을 베푼다면 ‘돕는다’고 하면 돼요. 4348.12.30.물.ㅅㄴㄹ



동정의 여지는 없어

→ 불쌍히 여길 구석은 없어

→ 딱하게 생각할 마음은 없어

→ 가엾게 볼 수 없어

→ 안쓰럽게 돌아볼 수 없어

→ 걱정되지 안아

→ 근심스럽지 않아

→ 불쌍하지 않아

→ 딱하지 않아

→ 안쓰럽지 않아

→ 걱정해 주기 싫어

→ 근심해 주기 싫어

→ 불쌍히 여기기 싫어

→ 딱하게 여기기 싫어

→ 안쓰럽게 생각하기 싫어

《다카하시 신/박연 옮김-좋은 사람 3》(세주문화,1998) 8쪽


저희를 동정의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딱하다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불쌍하다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가엾게 여기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됐다고 여길 뿐입니다

→ 저희를 불쌍하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딱하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쓰럽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됐다고 볼 뿐입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서현아 옮김-야와라 1》(학산문화사,1999) 99쪽


동정의 눈빛 좀 그만하세요

→ 불쌍하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가엾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딱하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안타깝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안쓰럽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조호진-소년원의 봄》(삼인,2015) 7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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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화초 花草


 화초가 가득한 뜰 → 꽃나무가 가득한 뜰

 화초가 만발하다 → 꽃나무가 활짝 피다

 화초에 물을 주다 → 꽃나무에 물을 주다


  ‘화초(花草)’는 “1. 꽃이 피는 풀과 나무 또는 꽃이 없더라도 관상용이 되는 모든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꽃나무·화훼(花卉) 2. 실용적이지 못하고 그 물건이 장식품이나 노리개에 지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서 ‘꽃나무’를 찾아보면 “1. 꽃이 피는 나무 2. = 화초”로 나오고, ‘화훼(花卉)’는 “= 화초”로 나옵니다. 이 말풀이를 살피면, 한국말로는 ‘꽃나무’라 하면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꽃과 나무”라 할 수 있고, “꽃과 풀과 나무”라든지 “풀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4348.12.30.물.ㅅㄴㄹ



화초도 많이 기르고 있고

→ 꽃도 많이 기르고

→ 꽃나무도 많이 기르고

→ 꽃이며 나무며 많이 기르고

→ 꽃이랑 나무를 많이 기르고

《샘이 깊은 물》 153호(1997.7.) 175쪽


희망은 화초가 아니야

→ 희망은 풀꽃이 아니야

→ 꿈은 꽃나무가 아니야

→ 꿈은 꽃이 아니야

《조호진-소년원의 봄》(삼인,2015) 7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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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배움자리 77. 바라보기



  바라보기에 그림을 그린다. 바라보지 않으면 마음으로 스며드는 이야기가 없으니 그림을 그리지 못할 뿐 아니라, 말도 하지 못한다. 별을 바라보기에 별을 느낄 수 있고, 별을 알려고 다가설 수 있으며, 별을 알려고 다가서는 동안 마음속에 어떤 그림을 그릴 만한가를 알아차린다. 애벌레를 바라보지 않고서는 애벌레가 있는 줄조차 알지 못하고, 나무를 바라보지 않고서는 나무가 우리 곁에 선 줄조차 느끼지 못한다. 아이한테 ‘바라보기’를 말하거나 가르치려 한다면, 나도 내가 선 이곳에서 무엇을 바라보는가를 돌아보거나 살피면서 삶을 새롭게 배우겠다는 뜻이 된다고 본다. 나부터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찬찬히 바라보려는 생각을 품어야 하며, 사랑으로 바라보는 눈길이 되어야 한다. 어버이 자리이면서 사람 자리인 삶을 바라볼 때에 비로소 첫 걸음을 내딛는다. 4348.12.3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집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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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174] 걸어 봐



  같은 생김새나 말소리라 하더라도 뜻이나 느낌이 아주 다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입으로 읊는 ‘말’하고 들판을 달리는 ‘말’은 생김새가 같지만 아주 다른 낱말이에요. 낮이 지나고 찾아오는 ‘밤’하고 나무에 맺는 열매인 ‘밤’은 생김새나 말소리가 같아도 아주 다른 낱말이고요. 이리하여 이런 여러 말을 섞어서 말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걸어 봐” 하고 읊는 말을 생각해 봐요. “걸어 봐” 하고 누군가 말한다면 무엇이 떠오를까요? 두 다리로 길을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르나요? 전화를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르나요? 모자를 옷걸이에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르나요? 싸움을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르나요? 다짐을 하려고 손가락을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르나요? 내기를 걸어 보거나 돈을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르나요? 문을 꼭 잠그려고 자물쇠를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르나요? 넘어지도록 다리를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르나요? 이야기를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를 만한가요? 밥을 끓이려고 솥을 걸어 보라는 뜻이 떠오를 수 있을까요? 말소리나 생김새는 같아도 뜻이 다른 말을 들려주는 놀이를 하면서 생각을 넓히거나 마음을 키울 수 있습니다. 4348.12.3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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