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케이크 왕이야! 책 읽어주는 책
엠마 치체스터 클라크 글.그림, 포 옮김 / 어썸키즈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10



즐겁게 먹고 싶어서 손수 케이크를 굽지요

― 내가 케이크 왕이야

 엠마 치체스터 클라크 글·그림

 포 옮김

 어썸키즈 펴냄, 2014.5.20. 11000원



  케이크는 누구나 구울 수 있을까요? 오븐이 있다면 손쉽게 굽겠지요. 오븐이 없으면 케이크를 못 구울까요? 오븐이 없어도 지짐판에 불을 아주 여리게 넣어서 케이크를 구울 수 있습니다. 다만 오븐으로 하듯이 손쉽게 굽지는 못 하고 손이 많이 가야 해요. 오븐으로 구울 적하고 여느 지짐판으로 구울 적에는 반죽도 좀 다르게 합니다. 굽는 판이 다르니까요. 소금이나 물도 오븐에서 구울 적하고 다르게 맞추고요.


  우리 집에는 오븐이 없어서 집에서 빵이나 케이크를 굽기에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븐이 없으면 없는 대로 수도 없이 해 보고 또 해 보면서 여느 지짐판으로도 빵이나 케이크를 굽는 길을 새로 찾았습니다. 이렇게 하기까지 여러 해 걸렸어요.


  그러면 왜 굳이 오븐 없는 집에서 빵이나 케이크를 구우려고 했을까요? 왜냐하면 집에서 굽는 빵, 이를테면 ‘집빵’이 대단히 맛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식구 입맛에 맞추어서 손수 굽는 빵이 참말 맛있더군요. 아마 아이들도 옆에서 거들면서 함께 반죽을 하고 굽고 기다리면서 모든 얼거리를 함께 지켜보고 바랐기 때문에 더 맛난 집빵(마치 집밥처럼)이 태어나는구나 싶어요.



“루루야, 너 케이크를 구워 본 적 있어?” 알피가 물었어요. “어머, 알피! 누구나 케이크 정도는 구울 수 있어!” 루루가 말했어요. (8쪽)



  엠마 치체스터 클라크 님이 빚은 그림책 《내가 케이크 왕이야》(어썸키즈,2014)를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살랑살랑 꼬리마을’이 무대입니다. 이 살랑살랑 꼬리마을에서도 ‘루루네 집’이 무대예요.


  살랑살랑 꼬리마을은 ‘온갖 개’가 모여서 사는 조그맣고 예쁜 마을입니다. 이 마을에서 루루네 집은 이 예쁜 마을에서도 가장 예쁘다고 할 만한 작은 아이(개)네 집입니다.



“우리는 아주 커다란 케이크를 구울 거라서 아주 커다란 쟁반이 필요해요!” 루루가 말했어요. “케이크에 소시지를 넣으려고요. 아저씨 생각은 어떠세요?” “케이크에? 미스터 첨프차프 씨가 웃었어요. “정말 웃긴 케이크로구나!” (11쪽)





  어느 날 살랑살랑 꼬리마을에서 ‘케이크 대회’가 열립니다. 이 마을에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개)이 저마다 집에서 손수 케이크를 구워서 겨루기를 한다고 해요. 마을사람들은 누가 굽는 케이크가 가장 멋질까 하고 두근두근 설레면서 기다립니다. 아이들(개)은 저마다 제 마음결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케이크를 굽습니다. 자, 그러면 이 그림책에서 주인공은 루루는 어떤 케이크를 구울까요?


  루루는 매우 예쁜 아이입니다만 이제껏 케이크를 한 번도 구운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케이크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까 그저 이 대회에서 ‘1등’을 하겠다고 꿈을 꿉니다. 그런데 루루는 케이크 굽기를 배우지 않아요. 책조차 살피지 않아요. 게다가 루루는 케이크에 소시지를 넣으려 하고, 반죽도 아무렇게나 양념이나 간도 아무렇게나, 굽는 시간도 아무렇게나 …… 무엇이든 아무렇게나 합니다. 옆에서 동무(개)가 그렇게 해도 되겠느냐고 묻지만 아랑곳하지 않아요.


  루루네 집에 있는 오븐에서 나온 ‘케이크’는 차마 케이크라고 하기 어려운 모습이 됩니다. 그렇지만 루루는 이 ‘케이크 같지 않은 케이크’를 들고 학교에 가요. 그러고는 이 ‘케이크 같지 않은 케이크’로도 1등을 거머쥐고야 말겠다고 여깁니다.



“나는 정말, 정말 최고가 되고 싶었어!” 루루가 흐느꼈어요. “항상 이길 필요는 없어, 루루야.” 알피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우승은 중요하지 않아. 케이크를 재미있게 만들었잖니. 안 그래?” (24쪽)





  아이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무엇을 못 할 만할까요? 처음에는 누구나 낯설어서 서툴기 마련입니다. 어른도 처음부터 칼질을 잘 하지 않아요. 손가락을 베기도 하면서 꾸준히 칼질을 하기에 채썰기를 잘 해내고 이모저모 밥을 잘 지을 수 있습니다. 아이도 차근차근 칼질을 익히고 반죽하기를 익히면서 이모저모 재미나게 밥살림을 가꿀 수 있습니다.


  글씨를 처음부터 잘 쓴 사람은 없어요. 연필 쥐기부터 찬찬히 익히고 손가락에 힘을 붙이면서 비로소 글씨가 하나 태어납니다. 이 글씨를 자꾸자꾸 가다듬으면서 글꼴이 자리를 잡고, 어느덧 내 마음을 고이 드러내는 글을 쓸 수 있어요.


  아이들하고 함께 살면서 이 같은 살림을 하나씩 돌아봅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못 하는 아이들은 어버이랑 함께 살면서 하나씩 배우고, 하나씩 익혀서, 차근차근 자라요. 걸음마를 배우고, 말을 익히며, 글씨를 배우고, 호미질이나 젓가락질을 익힙니다. 이동안 아이들은 수없이 넘어지거나 틀리거나 어긋납니다. 그런데 넘어지거나 틀리거나 어긋나는 일은 나쁘지 않아요. 걷다가 넘어지면서 웃고, 글씨를 쓰다가 틀리며 웃습니다. 반죽을 하다가 튀어서 웃고, 젓가락으로 집다가 흘려서 웃어요.



루루는 모두가 자신의 춤을 바라보느라 자리를 비켜 주었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모두들 루루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어요. “루루는 살랑살랑 꼬리마을에서 제일 춤을 잘 춰!” (28∼29쪽)




  그림책 《내가 케이크 왕이야》로 돌아가 보면, 이 그림책에 나오는 루루는 케이크 대회에서 1등으로 뽑히지 못해 몹시 서운해 합니다. 그런데 케이크 대회를 마치고 마을잔치가 벌어지는데, 이 마을잔치에서 루루는 신나게 춤을 춰요. 즐거운 노랫가락이 흐를 적에 루루는 저절로 몸이 움직이면서 아주 멋지게 춤을 춥니다. 이때에 살랑살랑 꼬리마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루루가 춤을 몹시 잘 추기 때문에 ‘루루가 마음껏 춤을 출 수 있도록’ 자리를 내주어요. 루루는 그저 노랫가락이랑 춤사위에 흠뻑 빠져들면서 신나게 춤을 추었고, 마을사람들은 저마다 루루를 추켜세우면서 이 마을에서 춤을 가장 잘 춘다고 얘기합니다.


  케이크 대회에서 1등으로 뽑히지 못한 루루는 어느새 마음이 풀어집니다. 다시 홀가분하면서 씩씩한 마음이 되어요. 이리하여 루루는 동무들더러 저희 집에 가서 케이크를 함께 먹자고 말하지요. 그 ‘케이크 같지 않은 케이크’를 말이지요. 동무들은 차마 그 ‘케이크 같지 않은 케이크’를 먹겠다는 엄두를 못 내지만, 그래도 루루네 집에 함께 갑니다. 루루가 밥상에 차린 ‘케이크 같지 않은 케이크’를 입에 대 봅니다.


  그런데 웬걸요, 생김새로는 볼품없던 ‘케이크 같지 않은 케이크’인데 맛은 훌륭하다는군요. 루루는 온갖 것을 뒤죽박죽으로 섞어서 ‘케이크 같지 않은 케이크’를 구웠지만 맛만큼은 아주 훌륭한 ‘새 주전부리’를 빚은 셈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밥을 지을 적에는 밥상에 차린 것이 없어도 맛이 아주 좋아요. 아마 그러한 얼거리하고 같으리라 느낍니다. 기쁘게 지은 밥을 기쁘게 먹고, 기쁘게 짓는 살림으로 모든 어버이는 아이들하고 기쁜 하루를 누립니다. 4349.1.1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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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69] 눈을 감아도



  눈을 감아도 볼 수 있으면

  마음으로 서로 만나고

  즐거이 노래를 부르지



  몸에 달린 눈으로만 바라볼 수 있다면 겉모습만 살피기 마련입니다. 몸에 달린 눈이 아닌 ‘마음눈’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속내를 살피기 마련입니다. 속내를 살피는 사이로 지낼 수 있는 삶이라면 그야말로 기쁜 숨결이 피어나도록 만나고 사귀고 어우러지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사랑으로 거듭나리라 봅니다. 4349.1.1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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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가 많이 자라면서

이제 자는 방이 좀 좁다.

아니 많이 좁다.

이층침대를 생각해 본다.

두 아이를 이층침대에 재우고

나는 바닥에서 자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층침대를 집에서 나무를 잘라다가

손수 지을 수 있을까?

아니면 기성품을 사야 할까?


기성품을 살펴보는데

어른 이층침대 가운데 가장 싼 것은

50만 원을 살짝 넘는다.

어린이 이츰침대에서는 100만 원부터라고 할 만하다.


금요일 저녁을 보내고 아이들을 재운 뒤

세 시간 즈음 인터넷으로

이 시골에서 이층침대를 살펴보니

이층이 튼튼하고 아이들한테도 걸맞으며

어른도 누울 만한 야무진 이층침대는

100만 원 남짓이 드는구나 싶다.


그나저나 이 100만 원짜리 이층침대를 들이려면

우리 집 중천장(중간 천장)을 뜯어야 할까?

집을 그야말로 크게 뜯어고쳐야 할는지 모른다.


아무튼, 아이들도 어른도 느긋하게 자면서

밤에 꿈을 고요히 꾸도록 이끌자면

이층침대를 들여야 할 텐데

최소예산 100만 원 남짓을 그러모아야 한다.

여러모로 따져 보니

어른 이층침대보다

어린이 이층침대가 한결 튼튼하던데 -_-;;;;

(아이들은 침대에서 뛰기 때문에 튼튼하게 만들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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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자라면,

키가 하늘 높이 자라면,

껑충 뛰어올라 구름을 타고

머나먼 별나라로

나들이를 가지.


키가 조그마하면, 

키가 손가락만큼 조그마하면,

제비 등에 살포시 올라타고

바다 건너 이웃집에

마실을 가지.


키가 크면,

키가 나무처럼 크면,

할머니 안고 할아버지 업고

온누리 어디로든

재미나게 놀러다니지.


키가 콩알만큼 작으면,

키가 깨알만큼 작으면,

개미 등에 사뿐히 앉아

땅속 깊이 이곳저곳

신나게 누비고 놀지.



2015.12.8.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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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소년 12 (시무라 타카코) 학산문화사 펴냄, 2015.12.25.



  만화책 《방랑 소년》 열한째 권이 2011년에 나왔으니까, 2015년 12월에 나온 《방랑 소년》 열둘째 권은 자그마치 네 해를 기다려야 했다. 책을 받아서 간기를 살피니 일본에서는 2011년에 벌써 나온 책이던데, 번역이 왜 이리 늦었을까. 한국 사회에서는 이 만화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안쪽으로 스며들기 어렵다고 여겨서일까? 한국에서는 이 만화가 그리 사랑받지 못하기 때문일까? 아이가 아이다움을 사랑하면서 어린 나날을 마치고 푸름이로 나아가면서, 앞으로 어른으로 거듭나는 길을 차분하면서도 잔잔하게 다루는 이 만화가 부디 마지막 권까지 한국말로 나올 수 있기를 빈다. 무엇보다 네 해를 기다리게 하면서까지 뜸을 들여서 번역하지 말고 제때에 제대로 번역해 주기를 빈다. 4349.1.1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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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소년 12
시무라 타카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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放浪息子 12 (コミッ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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