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차려서 먹는 밥처럼



  내가 차려서 먹는 밥처럼, 내가 지어서 쓰는 글처럼, 내가 장만해서 읽는 책 한 권이 바로 내 삶을 이룬다. 아이들한테만 맛난 밥을 지을 수 없듯이, 나한테만 맛난 밥을 짓지 못한다. 아이들 입맛에만 맞추는 밥을 먹지 않듯이, 내 입맛에만 맞추는 밥을 차리지 않는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은 아이들한테도 가르치고 싶은 것이요, 내가 읽으려고 하는 책은 나중에 아이들한테도 ‘한번 읽으렴’ 하고 건넬 만한 책이다.


  손수 맛나게 짓는 밥을 그야말로 맛나게 먹을 수 있듯이, 손수 기쁘게 쓰는 글을 바로 내가 기쁘게 되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손수 사랑으로 장만해서 읽는 책을 한결같이 사랑스레 아이들한테 읽힐 수 있다.


  밥상을 다 차려서 숟가락을 들 즈음, 내 밥그릇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 고운 밥을 내가 지었구나 하고 생각한다. 책 한 권을 장만해서 두 손에 쥔 뒤, 이 책을 천천히 펼치면서 헤아린다. 이 멋진 책을 오늘 내가 만나서 즐겁게 읽을 수 있구나. 4349.1.23.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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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달걀말이 바삐 먹으며



  산들보라는 맛난 밥을 먼저 먹는다. 산들보라는 눈앞에 보이는 가장 맛나 보이는 것부터 집어서 먹는다. 산들보라는 가장 기쁜 숨결을 제 마음속에 담으면서, 가장 맛있는 밥을 제 몸에 받아들여서 가장 신나게 뛰어놀고 싶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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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거즐튼무아 (마츠오카 쿄오코·오오코소 레이코) 바람의아이들 펴냄, 2013.5.20. 9000원



  나팔꽃씨를 심어도 즐겁고, 수박씨를 심어도 즐겁다. 상추씨를 심어도 즐거우며, 참외씨를 심어도 즐겁다. 그림책 《워거즐튼무아》에 나오는 아주머니는 ‘아무튼 씨앗’을 심는다. 무슨 씨앗인지 모르면서 즐겁게 심는다. 이러면서 “아무튼 즐거워”라는 글씨를 푯말에 적어서 세우고는, 이 씨앗에서 돋는 넝쿨줄기를 알뜰살뜰 돌보아 푸짐한 호박을 얻는다. 이 호박덩이는 왕자님이 삶을 기쁨으로 새롭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징검돌이 되고, 왕자님은 ‘너른 듯하지만 너르지 않은 궁궐’이 아닌 ‘그야말로 너른 온누리’에 두 발을 디디도록 이끄는 길동무가 된다. ‘워거즐튼무아’, 그러니까 “아무튼 즐거워”는 그야말로 어찌 되었든 즐거운 삶이란 무엇인가를 재미나게 들려준다. 4349.1.22.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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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거즐튼무아
마츠오카 쿄오코 글, 오오코소 레이코 그림, 송영숙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3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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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원 庭園


  정원을 가꾸다 → 꽃밭을 가꾸다

  정원을 꾸미다 → 마당을 꾸미다


  ‘정원(庭園)’은 “집 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을 뜻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뜰’이나 ‘꽃밭’을 한자말로는 ‘정원’으로 적는 셈입니다. 이리하여 여러 가지 한국말을 돌아볼 만합니다. 이를테면 ‘마당·앞마당·뒷마당’이나 ‘뜰·앞뜰·뒤뜰·뜨락’이나 ‘밭·꽃밭·텃밭·앞밭·뒷밭·풀밭’ 같은 낱말을 쓸 만해요. 4349.1.22.쇠.ㅅㄴㄹ



정원에 거북 한두 마리 정도는

→ 잔디밭에 거북 한두 마리쯤은

→ 뒤뜰에 거북 한두 마리 남짓은

→ 마당에 거북 한두 마리 즈음은

《로알드 알/지혜연 옮김-아북거 아북거》(시공주니어,1997) 9쪽


정원에 갔습니다

→ 뜰에 갔습니다

→ 꽃밭에 갔습니다

→ 풀숲에 갔습니다

→ 마당에 갔습니다

《티베트 난민 어린이들/베블링 북스 옮김-평화를 그리는 티베트 친구들》 37쪽


정원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 마당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 앞마당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 뜰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 앞뜰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조이 카울리/홍연미 옮김-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베틀북,2010) 21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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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요란 搖亂/擾亂


더욱 요란을 떨었다 → 더욱 수선을 떨었다

한바탕 요란을 떨고 나면 → 한바탕 수선을 떨고 나면

요란한 박수 소리 → 시끄러운 손뼉 소리

코를 요란하게 골다 → 코를 시끄럽게 골다

요란한 몸짓 → 어수선한 몸짓 / 떠들썩한 몸짓

시절이 요란하다 → 때가 어수선하다


  ‘요란(搖亂/擾亂)’은 “1. 시끄럽고 떠들썩함 2. 정도가 지나쳐 어수선하고 야단스러움”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시끄럽다’나 ‘떠들썩하다’나 ‘어수선’이라는 한국말을 한자로 옮겨서 ‘요란’이 되는 셈이에요. 한바탕 떠들썩하거나 어수선한 자리는 ‘북새통’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4349.1.22.쇠.ㅅㄴㄹ



요란하게 꽉꽉거렸어요

→ 시끄럽게 꽉꽉거렸어요

→ 귀가 따갑게 꽉꽉거렸어요

→ 큰소리로 꽉꽉거렸어요

《조이 카울리/홍연미 옮김-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베틀북,2010) 24쪽


지나치게 요란하지 않고

→ 지나치게 시끄럽지 않고

→ 지나치게 북적대지 않고

→ 지나치게 떠들썩하지 않고

→ 지나치게 어수선하지 않고

→ 지나치게 어지럽지 않고

《손관승-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2015) 43쪽


두들겨 패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 두들겨 패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온다

→ 두들겨 패는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려온다

《정청라-할머니 탐구생활》(샨티,2015) 128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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