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05] 쪽글



  책을 읽을 적에 ‘몇 쪽’을 읽느냐 하고 따지고, 배나 감을 칼로 쪼개어 ‘두 쪽’이나 ‘네 쪽’이 나와요. 내 물건을 ‘한쪽’에 곱게 두기도 하고, ‘이쪽 저쪽’에 엉클어 놓기도 해요. 작은 종잇조각을 가리켜 ‘쪽지’라 하는데, ‘쪽종이’이기도 해요. ‘색지’나 ‘색종이’가 있지요? ‘색지’는 “빛깔 넣은 종이”를 가리켜요. ‘색지 = 색종이’랍니다. 그리고 ‘색종이 = 빛종이·빛깔종이’이고요. 작은 종잇조각이 ‘쪽종이·쪽지’이듯이, 짧게 적어서 띄우는 글은 ‘쪽글’이라고 해요. 그러면 짧게 들려주는 말은 ‘쪽말’이 되겠네요. 손전화 기계에 글을 짧게 써서 띄우면, 바로 이처럼 짧게 써서 띄우는 글은 ‘쪽글’이기도 한데, 영어로 ‘메시지’라고도 하지요. 인터넷 게시판에 누군가 쓴 글이 있고, 이 글에 우리가 느낌을 덧붙이거나 덧달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이 쓴 글에 내 느낌을 덧붙이거나 덧달 적에는 ‘덧글’이 되어요. 다른 사람이 쓴 글에 내 생각을 밝히려는 뜻으로 대꾸하려고 하면 ‘댓글’이 됩니다. 나한테 온 편지에 답장을 쓰듯이, 내가 다른 사람한테 글을 써서 보내면 ‘답글’이 되지요. 4349.1.27.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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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불빨래를 하다



  지난해 겨울에는 이렇게 추위가 한 달 내리 이어지는 일이 없었기에 틈틈이 이불을 빨았다. 올해 겨울에는 추위가 한 달 내리 이어지면서 이불빨래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날이 꽁꽁 얼어붙으면 이불을 빨아도 말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제 낮에 빨아서 넌 이불은 해거름에 걷을 무렵 다 마른다. 겨울 막바지 이월에 이렇게 이불도 잘 마르니, 설날 언저리에 모든 두꺼운 이불을 다 빨아야지 하고 생각한다. 이불을 빨아서 말릴 수 있는 날씨란 얼마나 고마운 선물인가. 겨울이 차츰 저무는구나. 고마웠어, 다음에 다시 만나자, 겨울아. 4349.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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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웃음돌이



  아이는 누구나 웃음순이요 웃음돌이라고 느낀다. 나도 곁님도 어릴 적에 늘 웃음순이나 웃음돌이로 살았으리라 본다. 우리 둘레 모든 어른은 웃으면서 태어났고, 웃으면서 자라며, 웃으면서 새 살림과 삶을 짓는다고 느낀다. 이 웃음이 언제까지나 맑으면서 곱게 흐르도록, 나부터 언제나 새롭게 웃자고 새삼스레 되돌아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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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디와 폴리 : 할머니의 생신 잔치 폴디와 폴리
크리스티안 예레미스, 파비안 예레미스 지음, 유진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22



다 같이 숨은그림찾기를 하며 놀지

― 폴디와 폴리, 할머니의 생신 잔치

 크리스티안 예레미스·파비안 예레미스

 유진하 옮김

 미운오리새끼 펴냄, 2015.11.20. 15000원



  숨바꼭질을 합니다. 마당에서도 하고 집에서도 합니다. 숨바꼭질을 즐깁니다. 고샅에서도 즐기고 골짜기에서도 즐깁니다. 책상 밑으로 들어가서 숨고, 옷장에 살짝 들어가서 숨습니다. 이불을 뒤집어쓰면서 숨고, 이불로 문을 가로막으면서 숨습니다. 나무 뒤에 숨고, 자전거 뒤에 앉으면서 숨어요. 풀밭에 쪼그려앉고, 억새풀을 손에 쥐고 숨습니다. 숨은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하고 두리번거리면서 즐겁게 찾기놀이를 해요.


  추운 겨울에도 마당에서 얼마든지 숨바꼭질을 합니다. 이러다가 손발이 시리고 몸이 꽁꽁 얼면 집으로 들어가지요. 자, 이제 숨바꼭질은 그만하고 다른 놀이를 해 볼까? 여기에 멋진 ‘숨은그림찾기’ 그림책이 있거든.



오늘은 할머니의 90번째 생신이에요. 세계 여러 나라에 사는 친척들이 생신 잔치를 하러 모두 모였어요. 탐험가 찰리 삼촌도, 한껏 멋을 부린 에스메랄다 숙모도 왔어요. 옆집에 사는 폴리도 직접 쓴 생일 카드를 들고 찾아왔지요. 할머니는 잔치에서 입을 옷들을 허둥지둥 찾기 시작했어요. (4쪽)




  크리스티안 예레미스 님하고 파비안 예레미스 님이 함께 빚은 그림책 《폴디와 폴리 할머니의 생신 잔치》(미운오리새끼,2015)는 ‘펭귄 식구’가 잔뜩 나오는 숨은그림찾기 그림책입니다. 가로세로 길이가 26.7×34.2센티미터에 이르는 커다란 그림책을 펼치면 두 쪽에 펭귄이 한가득 나옵니다. 아이들은 혼자서 이 그림책을 넘기며 숨은그림을 찾기도 하고, 둘이서 함께 숨은그림을 찾기도 하며, 때때로 어디에 숨었는지 못 찾겠다면서 함께 찾아 달라고도 합니다.


  나는 어깨너머로 들여다보면서 하나도 모르는 척합니다. 숨은그림찾기는 더 빨리 찾아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후다닥 찾아서 후다닥 넘기면 재미없어요. 이 그림 저 그림 꼼꼼하게 살피면서 찾는 재미인 숨은그림찾기입니다. 어디에 그림이 숨었나 하고 들여다보면서 그림을 넓고 깊이 살피도록 북돋우는 숨은그림찾기예요.


  몇 가지 그림을 숨기려고 구석구석 온갖 그림이 깃듭니다. 두 쪽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흐르면서 새로운 숨은그림찾기가 이루어집니다. 모두 비슷비슷해 보이는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른 펭귄입니다. 몸짓이랑 차림새가 다르고, 낯빛하고 손짓이 달라요. 그림을 꼼꼼하게 알뜰히 담은 《폴디와 폴리 할머니의 생신 잔치》이면서 할머니 펭귄이 아흔째로 맞이한 생일을 기리는 이야기가 흐르기에 한결 재미나게 들여다볼 만합니다. 기쁨을 나누는 이야기를 엿보고, 잔치를 벌이는 웃음 어린 놀이마당을 살펴요.



“이제 다락방에 가서 공작새 깃털이 달린 모자를 찾아보자.” 할머니가 앞장서서 계단을 올라갔어요. 폴리는 오들오들 떨며 말했어요. “다락방에는 유령이랑 박쥐가 우글거릴 텐데…….” 그러자 폴디가 깔깔대며 말했어요. “아니면 유령 박쥐가 있을지도 모르지!” (14쪽)




  가만히 돌아보면 어느 집이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셈일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살림살이가 어디에 있는가를 다 알 수 있어도, 아이들은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요. 옷장을 뒤지고 서랍을 열며 찬장을 들여다보면서 ‘뭔가 숨은 것’을 찾고 싶습니다. 어디 주전부리가 있는가 하고 살핍니다. 뭔가 남달리 재미난 것이 있을까 하고 찾아봅니다.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깜빡 잊었기에 두리번두리번 찾지요. 제때에 제대로 안 치우는 바람에 잃었구나 싶은 놀잇감을 찾으려고 온 집안을 뒤져요.


  다만, 집안에서 어디에 두었는지 잊거나 잃은 살림살이나 놀잇감을 찾는 일은 ‘오래 끌면 오래 끌’수록 안 재미있다고 할 만합니다. 이렇게 집안을 안 치우고서야 어떻게 살림을 하거나 노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잊거나 잃은 것’을 찾고 나면 한숨을 돌리면서 ‘이제부터 아무 데나 함부로 두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이러다가 다시 잊거나 잃으면서 한참 온 집안을 뒤지지요.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이끄는 그림책은 이러한 우리 모습을 되새겨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 보라구, 아무 데나 또 두니까 자꾸 잃지 하고 일깨운다고 할까요. 이것 좀 봐, 즐겁게 놀았으면 네 장난감을 네가 기쁘게 잘 추스리거나 챙기면서 건사해야지 하고 깨우친다고 할까요.


  그림책 《폴디와 폴리 할머니의 생신 잔치》를 펼치면 십 분, 이십 분, 삼십 분 너끈히 흐릅니다. 숨은그림을 찾느라 한나절이 쉬 흐릅니다. 예전에 다 찾은 숨은그림이라 하더라도 아기자기하게 흐르는 그림을 들여다보면서 재미있습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숨긴 것’만 찾아보는 숨은그림찾기이지는 않아요. 올망졸망하게 깃든 그림을 들여다보며 재미있는 숨은그림찾기이고, 꼬물꼬물하게 춤추는 그림을 하나하나 짚으며 신나는 숨은그림찾기라 할 만합니다. 4349.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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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제일 第一


 제일의 목표 → 첫째가는 꿈 / 가장 손꼽는 꿈

 쉬는 게 제일이다 → 쉬는 게 가장 낫다 / 무엇보다 쉬어야 한다

 돈만 있으면 제일이냐? → 돈만 있으면 다냐? / 돈만 있으면 그만이냐?

 제일 무서운 이야기 → 가장 무서운 이야기

 제일 좋아한다 → 가장 좋아한다 / 무엇보다 좋아한다 / 몹시 좋아한다

 목숨이 제일이니까 → 목숨이 으뜸이니까 / 목숨이 무엇보다 크니까


  ‘제일(第一)’은 “1. 여럿 가운데서 첫째가는 것 2. 여럿 가운데 가장”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은 ‘첫째·첫째가다’나 ‘가장’이라는 뜻입니다. ‘가장’이란 ‘첫째’이면서 ‘으뜸’입니다. ‘첫손’이며 ‘첫손가락’이며 ‘맨 앞’입니다. 더없거나 끝없거나 가없는 자리이며, ‘무엇보다’ 앞세울 만한 자리입니다.


 열심히 노력하여 세계 제일이 되겠다

→ 바지런히 애써서 온누리 으뜸이 되겠다

→ 부지런히 힘써서 온누리에서 첫손가락이 되겠다


  노래에서는 ‘으뜸화음·버금화음·딸림화음’이 있습니다. 삶자리에서는 ‘으뜸자리·버금자리·딸림자리’가 있다고 할 만할까요. 알맞으면서 즐겁게 살려서 쓰는 한국말을 생각할 수 있기를 빕니다. 4349.2.6.흙.ㅅㄴㄹ



각자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는 거야

→ 서로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자

→ 저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을 배우자

→ 서로서로 더없이 좋아하는 것을 배우자

《리지아 누네스/길우경 옮김-노랑 가방》(민음사,1991) 141쪽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 되도록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되도록

→ 온누리에서 그지없이 아름다운 곳이 되도록

《재닛 차터스/김혜진 옮김-꽃밭의 장군》(뜨인돌어린이,2011) 21쪽


제일 먼저 호랑이를 꼽지

→ 가장 먼저 호랑이를 꼽지

→ 맨 먼저 범을 꼽지

→ 범을 첫손으로 꼽지

→ 범을 첫째로 꼽지

《정숙영·심우장·김경희·이흥우·조선영-옛이야기 속에서 생각 찾기》(책과함께어린이,2013) 19쪽


네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 뭐니

→ 네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 뭐니

→ 네 으뜸 장난감이 뭐니

《스콧 새비지 엮음/강경이 옮김-그들이 사는 마을》(느린걸음,2015) 256쪽


반에서 제일 작은 아이

→ 반에서 가장 작은 아이

《크레이그 팜랜즈/천미나 옮김-뜨개질하는 소년》(책과콩나무,2015) 4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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