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유형의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 어떤 사람인가 / 어떤 모습인 사람인가

 대인관계 유형의 종류 → 사람을 사귀는 여러 모습

 가구 유형의 변천 → 가구가 달라져 온 흐름

 성격 유형의 특성 → 성격마다 다른 모습

 두 가지 유형의 사람 → 두 가지 모습인 사람 / 두 가지 사람 / 두 사람

 네 가지 유형의 친구 → 네 가지로 나누는 친구 / 네 가지 친구 / 네 친구


  ‘유형(類型)’은 “성질이나 특징 따위가 공통적인 것끼리 묶은 하나의 틀”을 뜻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한다면 “하나로 묶는 틀”이라 할 텐데, 이는 ‘갈래’나 ‘가지’라는 한국말로 나타낼 만합니다. 그런데 ‘유형’이라는 한자말을 꼭 따로 쓰려 한다면 “두 유형인 사람”이나 “두 유형인 친구”처럼 쓸 수 있어요. “두 가지 유형”처럼 쓰면 아무래도 겹말이라고 할밖에 없습니다. “두 가지 종류”나 “두 갈래 부류”처럼 쓸 적에도 겹말이지요.


 전형적인 유형의 한국 여성이다

→ 으레 볼 수 있는 한국 여성이다

→ 가장 한국 여성다운 모습이다


  더 헤아려 보면, 한국말에서는 “두 사람”이나 “네 친구”처럼 쓰면서,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이나 친구한테서 드러나는 모습을 “두 가지”나 “네 갈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두 가지 사람”이라 쓸 수 있고 “두 사람”이라고만 할 수 있어요. “네 갈래 친구”라 할 수 있으며 “네 친구”라고만 할 수 있어요. 4349.2.7.해.ㅅㄴㄹ



새로운 유형의 갈등이 표면화하는

→ 새로운 갈등이 드러나는

→ 새로운 모습으로 갈등이 생겨나는

→ 갈등이 새롭게 나타나는

→ 갈등이 새로운 모습으로 불거지는

《조너선 D.스펜서/김석희 옮김-칸의 제국》(이산,2000) 139쪽


이 두 유형의 이야기가 뒤섞이기도 하고

→ 이 두 이야기가 뒤섞이기도 하고

→ 이 두 가지 이야기가 뒤섞이기도 하고

→ 이 두 갈래 이야기가 뒤섞이기도 하고

《박은봉-한국사 상식 바로잡기》(책과함께,2007) 48쪽


몇 가지 유형의 스케치

→ 몇 가지로 나눈 밑그림

→ 몇 가지 밑그림

《클레어 워커 레슬리·찰스 E.로스/박현주 옮김-자연 관찰 일기》(검둥소,2008) 80쪽


저는 두 번째 유형의 인간이에요

→ 저는 두 번째 유형인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 모습인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라 할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에 드는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에 들어가는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 모습으로 사는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처럼 사는 사람이에요

→ 저는 두 번째와 같은 사람이에요

《김수정-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달,2009) 79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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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ngelica 2016-02-07 16:55   좋아요 0 | URL
훌륭한 지적입니다. 일본식 문체가 우리 글에 똬리 튼 흔적입니다.

파란놀 2016-02-07 17:25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유형의` 꼴을 건드리면서 갈무리하기까지 얼추 예닐곱 해가 걸린 듯하네요 ^^;;; 그래도 이러한 말투를 말끔히 털면서 즐겁게 한국말을 사랑할 수 있는 이웃님이 늘어날 수 있으면 보람이 있어요. 새해 기쁨 넉넉히 지으셔요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향 香


 향이 독특한 나물 → 냄새가 남다른 나물 / 내음이 새로운 나물

 맛도 순하고 향도 좋다 → 맛도 부드럽고 냄새도 좋다


  ‘향(香)’은 “1. 불에 태워서 냄새를 내는 물건. 주로 제사 때 쓴다 2. 향기를 피우는 노리개의 하나. 향료를 반죽하여 만드는데 주로 여자들이 몸에 지니고 다녔다 3. = 향기(香氣)”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향기(香氣)’는 “꽃, 향, 향수 따위에서 나는 좋은 냄새”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향’하고 ‘향기’는 무엇인 셈일까요? 한국말사전 말풀이로는 알 길이 없습니다.


  한국말에는 ‘냄새·내’가 있습니다. ‘향긋하다’라는 낱말도 있어서, 따로 “좋은 냄새”를 가리킬 적에는 ‘향긋하다’를 써요. ‘냄새’나 ‘내’는 “코로 맡을 수 있는 기운”을 두루 아우르기에, “좋은 냄새”라면 따로 ‘향긋내·향긋내음’처럼 새롭게 써 볼 만해요. 4349.2.7.해.ㅅㄴㄹ



마른풀 걷어 태운 연기 향 따라

→ 마른풀 걷어 태운 연기 내음 따라

→ 마른풀 걷어 태운 연기 냄새 따라

《김천영·임덕연-산책》(삶이보이는창,2007) 97쪽


정겨운 삶과 향내가 있는 시장

→ 따스한 삶과 내음이 있는 시장

→ 포근한 삶과 냄새가 있는 시장

→ 살가운 삶과 내음이 있는 저자

《이정용-역설의 세계사》(눈빛,2015) 105쪽


향에 대한 말이 나온 김에

→ 냄새를 다룬 말이 나온 김에

→ 내음과 얽힌 말이 나온 김에

→ 냄새를 말하는 김에

→ 향긋함을 이야기하는 김에

《라파엘 오몽/김성희 옮김-부엌의 화학사》(더숲,2016) 55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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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샘의 속삭임


샘의 속삭임이 작은 눈송이가 되어 내렸습니다

→ 샘이 속삭이는 말이 작은 눈송이가 되어 내렸습니다

→ 샘이 속삭이는 숨결이 작은 눈송이가 되어 내렸습니다

《마리 루이스 개이/조현 옮김-눈의 여왕》(현암사,2007) 31쪽


  말틀을 잘 살피면 ‘-의’를 잘못 넣은 줄 알 수 있습니다. “샘의 속삭임”이 아니라 “샘이 속삭이는 말”이나 “샘이 속삭이는 숨결”이나 “샘이 속삭이는 숨결”처럼, ‘샘’이라는 말마디 뒤에는 ‘-이’를 붙여야 올바릅니다.


시간이 갈수록 어버버의 얼굴은 어두워졌지요

→ 시간이 갈수록 어버버는 얼굴이 어두워졌지요

→ 시간이 갈수록 어버버 얼굴은 어두워졌지요

《베아트리스 퐁타넬/이정주 옮김-말더듬이 내 친구 어버버》(시공주니어,2008) 28쪽


  얼굴은 어두워지지요. 그런데 누구 얼굴이 어두워질까요? “어버버 얼굴”입니다. 또는 “어버버는 얼굴이 어두워졌지요”처럼 적어요. ‘어버버’ 다음에는 ‘-의’가 아니라 ‘-는’이나 ‘-가’를 붙여 줍니다.


히르메스 전하의 솜씨는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 히르메스 전하는 솜씨가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 히르메스 전하는 참으로 훌륭한 솜씨이십니다

《아라카와 히로무/김완 옮김-아르슬란 전기 4》(학산문화사,2015) 4쪽


  솜씨가 좋은 사람을 헤아립니다. 바로 전하이지요. “전하‘가’ 솜씨가(솜씨는) 훌륭하다”고 해야 올바릅니다. 토씨를 알맞게 살필 노릇입니다.


나뭇잎 손님의 아름다운 머리는 모두 망가져 버렸어요

→ 나뭇잎 손님은 아름다운 머리가 모두 망가져 버렸어요

《이수애-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한울림어린이,2015) 29쪽


  한국말에서 토씨를 어떻게 붙이느냐를 찬찬히 살피지 못하기에 ‘-의’를 붙이고 맙니다. 머리가 망가졌다고 할 적에 ‘손님 머리카락’이 망가져요. 이 글월처럼 여러모로 꾸밈말이 사이에 깃들 적에는 토씨를 더 찬찬히 살펴서 붙여야 합니다. 4349.2.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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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신기한 사탕이다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계일 옮김 / 계수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21



‘사탕 한 알’로 달래려 하지 마셔요

― 우와! 신기한 사탕이다

 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

 계일 옮김

 계수나무 펴냄, 2009.12.25. 9500원



  아이들한테 사탕 한 알은 얼마나 대단한가 하고 늘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사탕 한 알이면 ‘울던 아이도 울음 뚝’이고, ‘눈물이 가득하던 아이도 눈물 뚝’입니다. ‘싸우던 아이도 싸움 뚝’이 되도록 하고, ‘떼쓰던 아이도 떼 뚝’이 되도록 해요.


  사탕 한 알은 언제나 대단한 힘을 내지만, 때때로 얄궂은 힘도 냅니다. 이를테면, 사탕은 자꾸 사탕을 먹고 싶도록 이끕니다. 사탕 한 알이 울음이나 싸움이나 떼를 끝낼 수 있더라도, 사탕 맛을 본 아이는 자꾸 사탕을 먹고 싶습니다. 바야흐로 사탕을 더 먹고 자꾸 먹고 또 먹고 거듭 먹고 내처 먹고 한결같이 먹겠다면서 울거나 엉겨붙거나 떼를 쓸 수 있어요.


  어른들은 아이를 보며 섣불리 사탕으로 달래려 해서는 안 될 노릇입니다. 사탕 한 알로 달래려는 몸짓으로는 아무것도 달래지 못해요.



“여기에 있는 사탕을 먹으면 신기한 일이 일어난단다. 자, 이 노란 사탕 하나 먹어 보지 않을래?” (3쪽)


“사탕을 다 먹고 나면 신기한 힘도 사라진단다. 이번엔 이 파란 사탕을 먹어 보렴!” (9쪽)




  미야니시 타츠야 님이 빚은 그림책 《우와! 신기한 사탕이다》(계수나무,2009)를 읽습니다. 숲에서 사는 꿀꿀이(돼지)가 어느 날 ‘숲 속 사탕가게’에서 ‘놀라운 사탕’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힘이 없고 어린 꿀꿀이는 이제껏 동무나 이웃한테서 놀림을 제법 받은 듯합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돼지 가운데 멧돼지도 아닌 집돼지라면 웬만한 숲짐승한테 여러모로 밀릴 테니까요.


  이런 집돼지인 꿀꿀이는 사탕가게에서 아주 놀라운 사탕을 맛봅니다. 범이 우는 소리가 나는 사탕을 맛보고, 늑대 모습으로 바뀌는 사탕을 맛보지요. 작은 사탕 한 알이지만, 이 사탕 한 알로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는 재미를 깨닫습니다. 이리하여 ‘놀라운 사탕’을 잔뜩 장만해서 주머니에 챙겨요. 그러고는 숲 속으로 들어가서 ‘장난’을 치기로 합니다.



꿀꿀이는 기뻐하며 숲 속으로 들어갔어요. 조금 뒤, “어디, 장난 좀 쳐 볼까?” 꿀꿀이는 빨간 사탕 세 개를 한꺼번에 입에 털어넣었어요. (16쪽)




  놀라운 사탕을 손에 쥔 꿀꿀이가 하는 일은 ‘놀이’가 아닌 ‘장난’입니다. 숲에 있는 동무나 이웃하고 재미를 나누려는 놀이를 할 생각을 품지 못해요. 숲에 있는 동무나 이웃을 골리거나 놀리려는 장난을 칠 생각을 해요.


  아무래도 여느 때에 받은 놀림을 돌려주겠노라 하는 생각이었겠지요. 너희도 좀 놀림을 받고 깜짝 놀라 보렴 하면서 장난을 치겠노라 하는 생각이었을 테지요.


  가만히 따지면, 꿀꿀이가 그동안 받았을 놀림은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꿀꿀이가 다른 동무나 이웃을 놀려도 될 만하지 않아요. 네가 나를 놀렸으니 나도 너를 놀리면 될까요? 네가 나를 괴롭혔으니 나도 다른 누군가를 찾아서 괴롭히면 될까요? 네가 내 뺨을 때렸으니 나도 나보다 여린 누군가를 붙잡고 뺨을 때리면 될까요?


  장난꾸러기가 된 꿀꿀이는 혼자서 신납니다. 이러다가 꿀꿀이는 숲에서 ‘참 늑대’를 만나요. 사탕을 먹고 ‘거짓 늑대’가 된 꿀꿀이는 ‘참 늑대’가 이끄는 대로 늑대 무리로 가야 하지요. ‘참 늑대’는 ‘거짓 늑대’인 꿀꿀이더러 그곳에서 뭐 하느냐고, 우리(늑대) 무리로 가야 하지 않느냐고 데려가지요.


  늑대는 언제나 무리를 지어서 다녀요. 혼자 다니지 않지요. 꿀꿀이는 이 대목을 잘 모른 듯해요. 사탕을 먹고 늑대 모습이 된다 하더라도 숲에 있는 늑대는 놀라지 않겠지요. 왜 저놈이 저기에서 혼자 저러나 하고 여기겠지요. 그러니까, 거짓 늑대 노릇을 하는 꿀꿀이는 아주 큰일이 났습니다. 사탕이 다 녹으면 거짓 늑대로 꾸민 모습이 모두 사라질 텐데, 어떡해야 할까요.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어요. 게다가 입 안의 사탕이 다 녹으면서 꿀꿀이의 몸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크크크, 잡았다!” ‘아, 이젠 틀렸어!’ 그때 너구리 아저씨가 한 말이 떠올랐어요. ‘깜짝 놀랄 일이 생길 거야.’ (29쪽)




  그림책 《우와! 신기한 사탕이다》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첫째, 놀라운 사탕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둘째, 놀라운 사탕으로 재미난 놀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셋째, 놀라운 사탕으로 신나게 장난을 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넷째, 놀라운 사탕으로 혼자 신나게 장난을 치다가 큰코 다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다섯째, 장난을 치더라도 가볍게 한 번만 칠 노릇이고, 동무나 이웃을 자꾸 놀래키면 스스로 덫에 갇힌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여섯째, 놀라운 뭔가로 장난을 치는 삶은 아무한테도 재미없기 때문에, 동무랑 이웃하고 다 함께 어깨를 겯고 재미난 삶을 짓는 길을 생각하자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가끔 문득 한 알을 얻어서 먹는 사탕일 때에 맛있습니다. ‘사탕중독’이 된다면, 즐거운 맛을 누리는 살림이 아니라, ‘사탕이 없으면 마치 죽음과 같이 되는’ 어리석은 모습이에요.


  사탕에 매여서 ‘놀라운 뭔가’를 손에 쥐어야 하지 않습니다. 장난감도 그렇고 책이나 다른 여러 가지도 똑같습니다. 어른들도 이와 같아요. 술을 날마다 자주 마셔야 즐거울 수 있지 않아요. 가끔 문득 누리는 술 한 잔이 기쁨이 될 수 있어요. 동무하고 이웃을 불러서 도란도란 알맞게 누리는 조촐한 잔치가 될 때에 비로소 기쁨이라 할 만해요.


  놀라운 사탕으로 그야말로 놀라운 일을 겪은 꿀꿀이는 앞으로는 더 사탕으로 장난을 치자는 생각을 안 하겠지요? 사탕 한 알이 있으면 동무하고 반을 나누어 먹을 수 있겠지요? 남을 놀리거나 괴롭히는 데에서는 기쁨이나 즐거움이 없는 줄 잘 느꼈을 테지요? 4349.2.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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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 13 - 종이인형도 삽차도



  종이인형도 삽차도 모두 한자리에 모이자. 함께 소꿉을 짓자. 함께 놀이를 하자.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이곳에서 싱그러운 바람하고 포근한 볕을 누리면서 살림놀이를 하자. 도란도란 속닥속닥 새로운 이야기를 길어올리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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