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40. 2016.2.13. 이렇게 하려고



  두 아이가 저녁에 소꿉놀이를 하더니, 저녁밥상에 소꿉을 올려놓고서 쓰려 한다. 저희 그릇하고 수저하고 다 있어도 소꿉으로 밥을 먹겠노라 한다. 이 모습을 보며 끄응 앓다가 작은아이가 소꿉질을 하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터져나온다. 밥상맡에서 웃음을 선물해 주는구나. 그러네, 고마워. 저녁을 다 먹고 아이들 소꿉을 아주 깨끗이 설거지해 놓았다. 이튿날 아침에 두 아이는 이 소꿉으로 다시 논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2016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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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놀이 15 - 재미있지?



  한겨울에 마당에 흙을 쏟아붓고 흙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한 마디 물으려 했는데 그만둔다. 아이들한테 “손 안 시렵니?” 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손이 시려운 줄 모르고 노는데 그만 손이 시렵다는 생각을 심겠구나 하고 깨닫는다. 그래서, “재미있지?” 하고 묻는다. 놀이돌이는 “응!” 하고 대꾸하면서 한결 신나게 흙을 만지작거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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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연 然


 학자연

→ 학자인 척

→ 학자인 체

→ 학자인 듯

→ 학자인 양

→ 학자라도 된 듯

→ 학자처럼

→ 학자같이


  ‘-연(然)’은 “‘그것인 체함’ 또는 ‘그것인 것처럼 뽐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체하다’나 ‘-인 듯 뽐내다’라는 말마디를 붙여서 쓰면 돼요. ‘척하다’를 붙여서 쓸 수 있고, ‘-처럼’이나 ‘-같이’를 붙여서 쓸 수 있어요. 때로는 ‘티’나 ‘흉내’나 ‘시늉’ 같은 말을 붙여 볼 만합니다. 2016.2.15.달.ㅅㄴㄹ



꽤나 道學者然한다고

→ 꽤나 도학자인 척한다고

→ 꽤나 도학자 흉내를 낸다고

→ 꽤나 도학자 티를 낸다고

→ 꽤나 도학자인 듯하다고

→ 꽤나 도학자 흉내를 낸다고

《리영희 외-70년대의 우수》(청람,1980) 189쪽


식자연하는 말투

→ 식자인 체하는 말투

→ 아는 체하는 말투

→ 안다고 뽐내는 말투

→ 아는 듯 뽐내는 말투

《스티븐 핀커/김한영 옮김-언어본능》(그린비,1998) 89쪽


지식인연하지 않고

→ 지식인인 척하지 않고

→ 지식인인 체하지 않고

→ 지식인인 듯하지 않고

→ 지식인같이 굴지 않고

→ 지식인 흉내를 안 내고

《이명원-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새움,2004) 169쪽


작가연하지 않아도

→ 작가인 척하지 않아도

→ 작가라도 되는 듯 뽐내지 않아도

→ 작가 티를 내지 않아도

→ 글쟁이 시늉을 하지 않아도

→ 글꾼 티를 내지 않아도

→ 글쓰는 냄새를 풍기지 않아도

→ 소설을 쓴다 말하지 않아도

→ 글쓰는 사람이라 밝히지 않아도

→ 글쓰며 살아간다 하지 않아도

《서영은-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문학동네,2010) 14쪽


예술가연한 사람들이 많다

→ 예술가인 척한 사람들이 많다

→ 예술가인 체한 사람들이 많다

→ 예술가로 군 사람들이 많다

→ 예술가인 듯 군 사람들이 많다

→ 예술가처럼 군 사람들이 많다

→ 예술가 노릇을 한 사람들이 많다

→ 예술가 시늉을 한 사람들이 많다

《장정일-장정일의 악서총람》(책세상,2015) 388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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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하등 何等


 하등의 이유가 없다 → 아무런 까닭이 없다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 → 조금도 도움이 안 된다

 하등의 관계도 없다 →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하등 다를 바 없다 → 딱히 다를 바 없다


  ‘하등(何等)’은 “‘아무런’, ‘아무’ 또는 ‘얼마만큼’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한자말은 ‘아무런’이나 ‘아무’나 ‘얼마만큼’으로 손질할 노릇이라는 뜻이요, 이 같은 한자말을 슬쩍 밀어내고 쓰인 셈입니다. 흐름을 살펴서 ‘조금도’나 ‘딱히’나 ‘따로’를 넣을 만하고, ‘그리’나 ‘그다지’나 ‘썩’을 넣을 수 있어요. 2016.2.15.달.ㅅㄴㄹ



하등 책임이 없다

→ 아무런 책임이 없다

→ 조금도 책임이 없다

→ 어떠한 책임도 없다

→ 아무 책임도 없다

→ 눈꼽만큼도 책임이 없다

→ 털끝만큼도 책임이 없다

《강만길-21세기사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삼인,1999) 53쪽


하등 놀랄 일이 아니다

→ 딱히 놀랄 일이 아니다

→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 썩 놀랄 일이 아니다

→ 조금도 놀랄 일이 아니다

→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

《장정일-장정일의 악서총람》(책세상,2015) 15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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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31. 2016.2.8. 어엿한 책돌이



  도서관에 가면 늘 마당에서 달리거나 흙놀이를 하던 작은아이가 요즈음 들어 책돌이가 된다. 스스로 어엿한 책돌이라고 한다. 그림책을 한가득 안고 책상에 올려놓은 뒤 하나씩 펼치곤 한다. 한동안 아이 곁에 서서 이 모습을 지켜보는데, 누가 옆에 있는지 알아채지 못하면서 책에 흐르는 이야기를 받아먹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책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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