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춤글 (2016.2.16)



  글이 춤을 추네. 글마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서 춤을 추네. 글 사이사이 춤추는 그림이 깃드네. 말이 찾아와서 함께 춤추고, 놀이순이가 기쁘게 웃으면서 춤을 추네. 이 글을 읽는 너도 나도 함께 춤꽃을 피우면서 춤글에서 흐르는 사랑을 누리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글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량한 말 바로잡기

 희미 稀微


 희미하게 웃다 → 살며시 웃다 / 빙그레 웃다 / 어렴풋이 웃다 / 엷게 웃다

 기억이 희미하다 → 기억이 가물거리다 / 생각이 날 듯 말 듯하다

 희미하게 들린다 → 살짝 들린다 / 작게 들린다 / 들릴 듯 말 듯하다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 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렸다

 희미한 불빛 → 엷은 불빛 / 가느다란 불빛 / 어렴풋한 불빛 / 흐릿한 불빛

 희미하게 드러나는 → 어렴풋이 드러나는 / 살며시 드러나는 / 찬찬히 드러나는


  ‘희미(稀微)하다’는 “분명하지 못하고 어렴풋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분명(分明)’은 “틀림없이 확실(確實)하게”를 뜻합니다. 한자말 ‘확실’은 “틀림없이 그러함”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분명’이라는 한자말은 “틀림없이 틀림없음”을 뜻하는 셈입니다. 말풀이가 영 엉터리입니다. 아무튼 ‘희미하다’는 한국말로 ‘어렴풋하다’라든지 ‘흐리다’라든지 ‘흐릿하다’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고, ‘가물거리다’라든지 ‘나즈막하다’라든지 ‘가늘다’로 손질할 만해요. 때로는 ‘살짝’이나 ‘살며시’나 ‘엷게’로 손볼 만합니다. 2016.2.21.해.ㅅㄴㄹ



워낭 소리가 희미해지고

→ 워낭 소리가 잦아들고

→ 워낭 소리가 멀어지고

→ 워낭 소리가 가물거리고

→ 워낭 소리가 거의 안 들리고

《제임스 램지 울만/김민석 옮김-시타델의 소년》(양철북,2009) 10쪽


삑삑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게 아니겠어요

→ 삑삑거리는 소리가 흐릿하게 들리지 않겠어요

→ 삑삑거리는 소리가 흐리게 들리지 않겠어요

→ 삑삑거리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리지 않겠어요

《조이 카울리/홍연미 옮김-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베틀북,2010) 22쪽


능선 위로 희미하게 보이는 저녁 별

→ 등성이 위로 흐릿하게 보이는 저녁 별

→ 멧등성이 위로 흐리게 보이는 저녁 별

→ 멧등성이 위로 어렴풋하게 보이는 저녁 별

《고형렬-은빛 물고기》(최측의농간,2016) 30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갈색의


 갈색의 계절 → 누렇게 물드는 철 / 흙빛 철

 갈색의 병 → 누렇게 바뀌는 병 / 누렇게 빛이 바래는 병

 갈색의 설탕 → 누런 설탕

 갈색의 나뭇잎 → 누런 나뭇잎


  ‘갈색(褐色)’은 “검은빛을 띤 주홍색”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褐’이라는 한자를 “갈색 갈”이나 “굵은 베 갈”로 새긴다고 해요. ‘갈’을 ‘갈색’이라 하면 도무지 어떤 빛깔인지 알 수 없지만, ‘베빛’이라 한다면 어떤 빛깔일는지 헤아릴 만합니다. 그리고, 이 빛깔말은 ‘흙빛’이라든지 시든 잎빛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어요. 때로는 ‘도토리빛’이나 ‘밤빛’이라 할 만해요. 나뭇잎이나 설탕을 가리키는 자리에서는 “누런 나뭇잎”이나 “누런 설탕”이라 하면 됩니다. 2016.2.21.해.ㅅㄴㄹ



짙은 갈색의 침으로 이루어진

→ 짙은 베빛 침으로 이루어진

→ 짙고 흙빛인 침으로 이루어진

《에릭 번스/박중서 옮김-신들의 연기, 담배》(책세상,2015) 220쪽


이렇게 오래된 갈색의 것들이 아니라

→ 이렇게 오래되어 싯누런 것들이 아니라

→ 이렇게 오래되어 거무튀튀한 것들이 아니라

→ 이렇게 오래되어 누르께한 것들이 아니라

《질 르위스/정선운 옮김-주홍 따오기 눈물》(꿈터,2015) 151쪽


치어들은 갈색의 몸에 노란 무늬가 그려진

→ 새끼 고기들은 흙빛 몸에 노란 무늬가 그려진

→ 어린 고기들은 거무스름한 몸에 노란 무늬가 그려진

→ 어린 물고기는 도토리빛 몸에 노란 무늬가 그려진

《고형렬-은빛 물고기》(최측의농간,2016) 64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332. 2016.2.16. 자, 봐 봐



  책돌이가 영어 그림책을 펼친다. 영어인 줄은 안다. 아무튼 그림으로 보면서 재미있어 한다. 아버지가 그림책을 함께 바라보니, “아버지도 보게? 자, 봐 봐.” 하면서 책을 돌려 주기도 한다. “아니야. 네가 보는 대로 봐. 아버지는 다 볼 수 있으니까.” “알았어.” 스스로 재미있게 보는 책이니 함께 보자는, 또는 한번 보라고 하는, 이 고운 마음이 비롯한 곳을 헤아려 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책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집으로 집으로



  집으로 간다. 나들이를 다니고서 기쁘게 집으로 온다. 집으로 간다. 사뿐사뿐 마을 한 바퀴를 달리면서 놀고 난 뒤에 집으로 온다. 집으로 간다.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바람을 마신 우리는 집으로 온다. 함께 집으로 가면서 문득 생각해 본다. 우리가 가는 길은 모두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바깥마실을 한다지만, 바깥마실을 하는 뜻은 집으로 돌아오려는 뜻이 아닐까? 아무리 멀리 걸음을 하든, 아무리 집을 떠나서 어디론가 돌아다니든, 우리는 참말로 집으로 오려고 이 길을 걷는 셈 아닐까? 집 바깥에서 일을 할 적에도 집으로 돌아와서 살림을 꾸리려는 몸짓이지 않을까? 2016.2.2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