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42. 2016.2.24. 깍두기



  깍두기를 담갔다. 손질부터 마무리까지 씩씩하게 혼자 해낸다. 마늘을 빻아서 버무려야 할 즈음 저녁을 차려야 했기에 마늘은 1/3만 먼저 빻아서 넣고는 저녁을 차려서 아이들이 먹도록 한 뒤에 마저 빻아서 버무렸다. 마당에서 뜯은 갓을 썰어서 함께 넣고, 지난가을에 우리 집 초피나무에서 얻은 초피알을 빻은 가루로 끝양념을 했다. 아이들이 당근을 몹시 좋아하기에 당근도 숭덩숭덩 썰어서 함께 버무렸다. 어떤 맛일까? 곁님 동생한테 한 꾸러미를 보내려고 아침에 신나게 쌌는데, 스티로폼상자에 종이상자에 빈틈없이 잘 싸고 나서 등허리가 결린다. 면으로 자전거를 타고 갈까, 읍으로 버스를 타고 갈까 하고 생각해 보다가, 좀 드러누워서 등허리부터 펴고 다시 생각해 보련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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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2-25 16:17   좋아요 0 | URL
오호~~맛나겠어요^^

파란놀 2016-02-26 00:18   좋아요 0 | URL
먹어 본 한 사람은 맛있다 하고,
저도 먹어 보니 맛있더군요 ^^;
 


 알량한 말 바로잡기

 희한 稀罕


 희한한 일 → 매우 드문 일 / 놀라운 일 / 재밌는 일

 처음 본 희한한 물건 → 처음 본 놀라운 물건 / 처음 본 재미난 물건

 희한한 소문이 나돌다 → 엉뚱한 소문이 나돌다 / 뜬금없는 얘기가 나돌다

 희한하게 쳐다보았다 → 알쏭하게 쳐다보았다 / 아리송하게 쳐다보았다

 이런 소리가 희한히 들리고 → 이런 소리가 드물게 들리고


  ‘희한(稀罕)하다’는 “매우 드물거나 신기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신기(神奇)하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색다르고 놀랍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 ‘희한하다’는 ‘드물다’나 ‘남다르다’나 ‘놀랍다’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흐름을 잘 살펴서 알맞게 가다듬으면 됩니다. 2016.2.25.나무.ㅅㄴㄹ



희한하게도 머릿속에 재미있는 생각이 가득했거든요

→ 놀랍게도 머릿속에 재미있는 생각이 가득했거든요

→ 매우 드물게도 머릿속에 재미있는 생각이 가득했거든요

→ 보기 드물게도 머릿속에 재미있는 생각이 가득했거든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햇살과나무꾼 옮김-에밀의 크리스마스 파티》(논장,2002) 10쪽


희한하게도 신발을 벗어놓는 댓돌 바로 위에 집을 지었지

→ 재미있게도 신발을 벗어놓는 댓돌 바로 위에 집을 지었지

→ 놀랍게도 신발을 벗어놓는 댓돌 바로 위에 집을 지었지

《이주희·노정임-동물과 식물 이름에 이런 뜻이》(철수와영희,2015) 104쪽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좀 희한한 유행이었다

→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좀 엉뚱한 유행이었다

→ 나로서는 도무지 모르는 좀 뜬금없는 유행이었다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112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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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핵심적


 핵심적 내용 → 핵심 내용 / 알맹이 / 알짜 이야기 / 큰 줄거리

 핵심적 요소 → 핵심 요소 / 알짜 / 알맹이

 핵심적인 인물 → 핵심 인물 / 두드러진 사람 / 눈여겨볼 사람

 핵심적인 역할을 하다 → 핵심 노릇을 하다 / 큰 몫을 맡다 / 큰일을 하다


  ‘핵심적(核心的)’은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을 뜻한다 하는데, ‘핵심(核心)’은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 ‘알맹이’로 순화”를 뜻한다 합니다. ‘중심(中心)’은 “사물의 한가운데”를 뜻해요. 그러니까, ‘알맹이’로 고쳐서 쓰라는 ‘핵심’이고 ‘한가운데’를 가리키는 셈인데, ‘핵심’이라는 한자말을 걸러내기보다는 ‘핵심 + 적’처럼 쓰기를 즐기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핵심적인 장치”라든지 “핵심적인 단어”라든지 “핵심적인 가치”라든지 “핵심적인 인재”라든지 “핵심적인 부분”이라든지 “핵심적인 사항”이라든지 “핵심적인 교훈”처럼 씁니다. “교사의 핵심적인 자질”이나 “서울의 핵심적인 업무지구”나 “정부의 핵심적인 제도”처럼 쓰기도 합니다. 이런 말마디를 가만히 살피면 ‘핵심’이라는 낱말만 써도 될 노릇이리라 봅니다. “핵심 장치”나 “핵심 자질”이나 “핵심 제도”처럼 쓰면 되지요.


  “교사의 핵심적인 자질”은 “교사가 꼭 갖출 자질”이나 “교사한테서 두드러지는 모습”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핵심적인 업무지구”는 “서울 한복판 업무지구”나 “서울에서 알짜배기 업무지구”나 “서울에서 노른자위 업무지구”처럼 손볼 만합니다. 어느 때에는 ‘알맹이·알짜·알짜배기’로 손볼 적에 어울릴 테고, ‘한복판·한가운데·노른자위’로 손볼 적에 어울리는 자리가 있으며, ‘크다’나 ‘두드러지다’로 손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2016.2.25.나무.ㅅㄴㄹ



공장 중 핵심적인 곳이다

→ 공장 가운데 핵심인 곳이다

→ 공장 가운데 알맹이인 곳이다

→ 공장에서 노른자위인 곳이다

→ 공장에서 한복판인 곳이다

《이명동-보도사진의 이론과 실제》(해뜸,1988) 102쪽


밝혀내야 할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 밝혀내야 할 핵심 부분이었다

→ 밝혀내야 할 핵심이었다

→ 밝혀내야 할 알맹이였다

→ 반드시 밝혀내야 할 대목이었다

→ 무엇보다 먼저 밝혀내야 할 대목이었다

《정구도-노근리는 살아 있다》(백산서당,2003) 77쪽


핵심적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 핵심 비중을 차지하면서

→ 큰 자리를 차지하면서

→ 큰 몫을 차지하면서

→ 알맹이를 차지하면서

→ 노른자위를 차지하면서

→ 알짜 자리를 차지하면서

《전상인-아파트에 미치다》(이숲,2009) 58쪽


기본소득론의 핵심적인 논리를 꿰뚫고 있다

→ 기본소득론에서 핵심인 논리를 꿰뚫는다

→ 기본소득론이 말하는 바를 꿰뚫는다

→ 기본소득론이 말하는 알맹이를 꿰뚫는다

→ 기본소득론이 무엇인가 하는 대목을 꿰뚫는다

→ 기본소득론이 무엇인가를 꿰뚫는다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225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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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빠르게 걸음동무 그림책 14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임은숙 옮김 / 걸음동무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31



‘느림’도 ‘빠름’도 아닌 ‘아름다움’으로

― 느리게 빠르게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임은숙 옮김

 걸음동무 펴냄, 2013.2.28. 1만 원



  그림책 《느리게 빠르게》(걸음동무,2013)를 가만히 넘깁니다. 책이름 그대로 ‘느리게’하고 ‘빠르게’ 두 가지가 엇갈리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한 번은 “빨리빨리!”라 외치고, 다른 한 번은 “천천히!”라 외쳐요. 서둘러야 하기에 빨리빨리 하자 하고, 느긋하게 마음을 다스리자면서 천천히 하자고 해요.


  아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두 가지 말을 듣습니다. 한쪽에서는 “빨리빨리!”를 외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천천히!”를 속삭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빨리빨리!”는 언제나 외치면서 잡아당기는 말입니다. “천천히!”는 외치지 않고 부드럽게 속삭이는 말입니다. 빨리 하지 않으면 늦는다고 하는데, 빨리 하려고 서두르다가 엎어지거나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 외려 더 늦어지기 마련이라고 느껴요.



빨리빨리! 아침밥이 다 식겠네. 천천히! 하마터면 우유를 흘릴 뻔했어. (6∼7쪽)


천천히! 단추를 제대로 채워 입어야지. 빨리빨리! 아직 신발을 안 신었네. (8∼9쪽)




  밥상맡에서 밥을 안 먹고 딴짓을 하거나 논다면 밥이 식어요. 밥이 식으면 아무래도 맛이 덜할 수 있어요. 밥때에 밥을 안 먹으면 다른 일이나 놀이가 늦어지겠지요. 밥상도 못 치우고 다른 일놀이를 못할 수 있을 테고요.


  그렇지만 밥은 빨리 먹어서 빨리 삭히기 어려워요. 빨리 먹고 빨리 뱃속에 넣으려 하면 으레 얹히겠지요. 더군다나 빨리 먹고 빨리 치워야 한다는 생각이라면, 참말 우리는 빨리 늙고 빨리 죽어야 할 뿐입니다. ‘빨리’가 나아가는 길은 그렇거든요.


  나들이를 나와서 빨리 돌아보고 빨리 집에 돌아가야 하지 않습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갔는데 빨리빨리 움직여서 빨리빨리 다 들여다보아야 하지 않습니다. 말을 빨리 해야 하지 않습니다. 빨리 알아들어야 하지 않습니다. 빨리 배워서 빨리 학교를 마치고, 빨리 회사에 들어가서 빨리 돈을 벌어야 하지 않습니다. 일을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모든 일을 빨리빨리 해치워야 하지 않아요.


  참말로 “빨리빨리!” 하고 외치다가는 눈알이 빙글빙글 돌면서 어지러워요. 빠르기를 좀 늦출 노릇이고, 부디 천천히 가기도 해야 합니다. 아니, 때와 자리에 알맞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해요.


  꽃은 빨리 피지 않아요. 나무는 빨리 자라지 않아요. 봄은 빨리 오지 않아요. 겨울이 빨리 되어야 하지 않아요. 비가 빨리 내려야 하지 않아요. 해가 빨리 떠야 하지 않아요. 모두 제 결에 맞추어 제대로, 제자리에서, 제 기운이 나도록 흐를 때에 아름다워요.



천천히! 붓으로 색칠할 때는 살살 해야 해. 빨리빨리! 어서 마무리해. 물감이 말라야 하니까. (14쪽)


빨리빨리! 다른 애들이 차례를 기다리잖아. 천천히! 그러다 점심을 다 흘리겠어. (16∼17쪽)




  누군가는 글을 빨리 쓰거나 그림을 빨리 그립니다. 누군가는 글을 천천히 쓰거나 그림을 천천히 그립니다. 빨리 그리는 그림이기에 훌륭할까요? 천천히 그리는 그림이기에 한결 나을까요?


  아이더러 어른처럼 빨리 걸으라 할 수 없어요. 새내기더러 모든 일을 빨리빨리 해치우라고 다그칠 수 없어요. 부엌칼을 처음 쥐면서 살림을 배우려 하는 아이더러 칼질을 빨리 하라고 말할 수 없어요. 비질이나 걸레질을 처음 익히려 하는 아이한테는 참말 비질도 걸레질도 천천히 하라고, 느긋하게 하라고, 제대로 하라고, 손에 오롯이 익을 때까지 가만히 하라고 이야기할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삶은 ‘즐겁게’ 누리려는 나날이에요. 우리 살림은 ‘아름답게’ 가꾸려는 나날이지요. 그림책 《느리게 빠르게》는 바로 이 대목을 넌지시 일깨웁니다. 느리게도 빠르게도 아닌, 바로 우리 삶자락에 맞추어 아름답고 즐겁게 나아갈 길을 스스로 찾아보자고 이야기해요.


  더 빨리 달리기에 훌륭하지 않아요. 하하하 웃음을 지으면서 달리기에 재미있어요. 더 빨리 자라야 어른스럽지 않아요. 슬기롭고 상냥하면서 참다운 숨결을 온몸으로 익히고 배우면서 사랑스러운 넋을 가꿀 줄 알아야 어른스럽지요.


  다그치지도 말고 늑장부리지도 말아야지 싶어요. 아침저녁으로 해가 뜨고 지듯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 꽃이 피어나듯이, 차근차근 알맞는 삶결을 헤아리면서 즐겁게 짓는 살림살이를 바라볼 수 있어야지 싶어요. ‘느림’도 ‘빠름’도 아닌 ‘아름다움’으로 나아갈 적에 우리 삶이 환하면서 기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2016.2.25.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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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글씨그림 1 (2016.2.22)



  작은아이가 글씨를 익히도록 도우려고 ‘글씨그림’을 그려 본다. 여러 가지 말을 낱말로뿐 아니라 그림으로 함께 보여주기로 한다. 상냥하거나 귀엽거나 재미난 그림을 곁들여서 글씨를 하나씩 읽어 보도록 한다. 어느 모로 본다면 만화를 그린다고도 할 수 있다. 아버지가 글씨그림을 오리니, 큰아이도 옆에서 “나도 할래!” 하면서 고맙게 멋진 글씨그림을 척척 오려 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글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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