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이분의 주선


이분의 주선으로

→ 이분이 주선하여

→ 이분이 힘써서

→ 이분이 애써서

→ 이분이 다리를 놓아

→ 이분이 힘을 써서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139쪽


  ‘주선(周旋)’이라는 한자말을 그대로 쓰려면 “이분이 주선하여”로 손보고, 이 한자말을 덜려 하면 “이분이 힘써서”나 “이분이 다리를 놓아”로 손보면 됩니다.


《밀리턴트》의 독자가 매우 적기는 했지만

→ 《밀리턴트》는 독자가 매우 적기는 했지만

→ 《밀리턴트》를 보는 사람이 매우 적기는 했지만

→ 《밀리턴트》를 읽는 사람이 매우 적기는 했지만

《피터 싱어/김상우 옮김-모든 동물은 평등하다》(오월의봄,2013) 68쪽


  ‘독자(讀者)’는 “읽는 사람”을 뜻해요. 이 한자말을 살리려 한다면 “-는 독자가 매우 적지만”으로 손봅니다. 이 한자말을 굳이 안 써도 된다면 “-를 보는 사람이 매우 적지만”으로 손봅니다.


헨리의 생각은 달랐다

→ 헨리는 생각이 달랐다

→ 헨리는 달리 생각했다

→ 헨리는 다르게 생각했다

《피터 싱어/김상우 옮김-모든 동물은 평등하다》(오월의봄,2013) 206쪽


  이 자리에서는 ‘-의’가 아니라 ‘-는’을 붙여야 합니다.


꽃의 향기가 내 눈꺼풀을 올리고

→ 꽃 내음이 내 눈꺼풀을 올리고

→ 꽃 냄새가 내 눈꺼풀을 올리고

→ 꽃 내가 내 눈꺼풀을 올리고

《여정-몇 명의 내가 있는 액자 하나》(민음사,2016) 36쪽


  꽃에서 나는 ‘향기(香氣)’라면 ‘꽃 향기’이고, 한 낱말처럼 붙여서 써도 돼요. ‘꽃 내음·꽃 냄새·꽃 내’나 ‘꽃내음·꽃냄새·꽃내’처럼 쓰면 ‘-의’가 들러붙는 걱정은 말끔히 사라져요. 2016.2.26.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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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가 끌어 보고 싶어



  바퀴가 달린 짐가방에 털실을 잔뜩 담는다. 곁님이 새롭게 뜨개질에 눈을 뜨면서 실을 집으로 나른다. 큰아이가 씩씩하게 “내가 끌어 볼래!” 하고 외친다. 네가 끌 수 있을까? 그래, 끌 수 있는 데까지 끌어 보렴. 고갯마루까지 큰아이가 끌고, 그 뒤로는 내가 끌고 집으로 실꾸러미를 실어 나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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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 (박철) 실천문학사 펴냄, 2013.4.29. 8000원



  큰아이는 집에서 씩씩하게 놀아 보라 하고, 작은아이만 이끌고 읍내마실을 나오는 길에 시집 《작은 산》을 챙긴다. 큰아이는 울먹울먹하면서 집에서 기다리겠노라 하고, 작은아이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누나한테 손을 내내 흔들면서 인사한다. 한 시간 남짓 읍내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큰아이는 어느새 눈물자국이 사라지고 까르르 웃는 낯빛으로 우리를 맞아 준다. ‘작은’ 아이들 손길에서 흐르는 ‘작은’ 사랑이란 무엇일까? ‘작은’ 시집인 《작은 산》에서 노래하는 이야기란 무엇일까? 마침 오늘은 읍내에서 마을로 돌아오는 시골버스까지 ‘작’다. 시골에서도 읍내나 면내 아닌 마을에는 ‘작은’ 사람들이 조그맣게 웅쿠리듯이 사니까, 도시에 있는 ‘마을버스’ 같은 작은 버스가 요즈음 차츰 늘어난다. 이 작은 시골버스에서 서서 다니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시골은 작다. 그리고 이 작은 시골이 커다란 도시를 몽땅 먹여살린다. 2016.2.26.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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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
박철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4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2016년 02월 2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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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림문고 책살피 (사진책도서관 2016.2.19.)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1980년대에 국민학교 여섯 해하고 중학교 세 해를 다닐 무렵 ‘계림문고’라는 작은 책을 보았습니다. 그무렵에는 그 ‘계림문고’가 어떤 책인지 몰랐어요. 그저 학교 도서관에 꽂힌 책이라고만 알았어요. 1990년대를 지나고 2000년대로 접어들어 출판사에서 책 빚는 일을 하는 동안 ‘계림문고’를 비롯해서 수많은 ‘문학전집’이 일본책을 슬그머니 베껴서 펴낸 책인 줄 뒤늦게 알았습니다. 한국에서 어린이책을 빚던 어른들은 책꼴을 비롯해 사잇그림을 모두 베끼거나 훔쳐서 내놓았고, 한국에서 어린이로 자라던 우리들은 이 책을 고스란히 받아먹었어요.


  묵은 책을 갈무리하다가 ‘계림문고 책살피’를 하나 보면서 어린 날 만난 책들을 문득 떠올립니다. 어릴 적에는 이런 책살피 하나도 몹시 아꼈고, 이런 책살피에 깃든 그림을 흉내내어 그려 보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나 1980년대에 ‘책을 빚던 어른’들은 우리 손으로 우리 이야기를 일구어서 우리 그림을 지을 생각을 왜 좀처럼 못 했을까요?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우리 나름대로 우리 숨결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 없었을까요? 일본책을 고스란히 베껴서 내더라도 ‘일본책’인 줄 떳떳하게 밝힐 만한 다부진 마음을 왜 키우지 못 했을까요? 요즈음은 일본책을 무척 많이 옮기고, 일본 그림이든 노래이든 아주 쉽게 흘러들 뿐 아니라 즐겁게 나눕니다. 함께 나누면서 서로 북돋우는 살림살이란 무엇일까 하고 되새깁니다.


  마을 이웃 한집에서 책을 열 상자 주셨습니다. 고맙게 받은 책을 갈무리하면서, 빗물을 먹은 책은 덜어내고, 책꽂이에 둘 책은 천으로 먼지를 닦습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일기)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ㄱ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ㄴ : 지킴이로 지내며 보탠 돈이 200만 원을 넘으면 된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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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36. 2016.2.23. 겨울억새를



  씨앗이 모두 날아간 겨울억새는 갸날프다. 그렇지만 이 가냘픈 몸으로도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낸다. 봄을 앞둔 가벼운 노랫소리라고 할까. 이제 흙으로 돌아갈 날을 앞둔 나즈막한 노랫가락이라고 할까. 겨울억새더러 잘 가라고, 잘 쉬라고, 고운 흙이 되어 새가을에 새롭게 춤추어 주렴 하고 속삭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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