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필사적


 필사적 용기 → 죽기살기 같은 용기 / 목숨 바친 용기 / 악을 쓴 용기

 필사적 투쟁의 결과 → 힘껏 싸운 결과 / 죽도록 싸운 결과 / 악으로 싸운 결과

 필사적인 탈출 → 악착같은 탈출 / 죽을힘을 다한 탈출 / 안간힘으로 탈출

 필사적으로 매달리다 → 이를 악물고 매달리다 / 죽기살기로 매달리다

 우리는 이번 일에 필사적이다 → 우리는 이번 일에 목숨을 걸었다


  ‘필사적(必死的)’은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뜻을 가리키는 한국말로 ‘죽을힘으로’나 ‘죽기로’나 ‘죽기살기로’가 있습니다. 이밖에 ‘하냥다짐으로’나 ‘악착같이·억척같이’를 쓸 만하고, “죽음을 무릅쓰고”나 “있는 힘껏”이나 “젖먹던 힘을 내어”나 “안간힘을 써서”나 “이를 악물고”나 “악을 쓰고”를 쓸 만해요. 2016.3.6.해.ㅅㄴㄹ



필사적으로 이 소리를 지르는

→ 죽어라 이 소리를 지르는

→ 죽을힘으로 이 소리를 지르는

→ 목이 터져라 이 소리를 지르는

→ 악을 쓰고 이 소리를 지르는

→ 안간힘을 다해 이 소리를 지르는

《프랭크 기브니/김인숙 옮김-일본, 허술한 강대국》(뿌리깊은 나무,1983) 27쪽


필사적으로 눈물을 감추려

→ 억지로 눈물을 감추려

→ 악으로 눈물을 감추려

→ 이를 악물고 눈물을 감추려

→ 끅끅대면서도 눈물을 감추려

→ 애써 눈물을 감추려

《아스트리드 린드그랜/김라합 옮김-산적의 딸 로냐 2》(일과놀이,1992) 109쪽


필사적인 노력을 다했습니다

→ 죽도록 애썼습니다

→ 악을 다했습니다

→ 죽을힘을 다했습니다

→ 젖먹던 힘까지 다했습니다

→ 무엇이든 다했습니다

→ 무슨 일이든 다했습니다

→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 온갖 일을 다했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일하며 키우며》(백산서당,1992) 129쪽


동급생들은 필사적이다

→ 동급생들은 죽기살기로 배운다

→ 동급생들은 이를 악문다

→ 동급생들은 젖먹던 힘으로 배운다

→ 동급생들은 악을 쓰며 배운다

→ 동급생들은 악착같이 배운다

→ 동급생들은 눈물겹도록 애쓴다

→ 동급생들은 눈에 불을 켜며 배운다

《다카노 마사오/편집부 옮김-마음의 조국, 한국》(범우사,2002) 203쪽


필사적으로 건너가는

→ 죽을힘으로 건너가는

→ 죽음을 무릅쓰고 건너가는

→ 살겠다고 건너가는

→ 목숨 걸고 건너가는

《박병상-우리 동물 이야기》(북갤럽,2002) 179쪽


필사적으로 찾았지만

→ 죽도록 찾았지만

→ 눈빠지게 찾았지만

→ 있는 힘을 다해 찾았지만

→ 있는 힘껏 찾았지만

→ 미친 듯이 찾았지만

→ 온힘 다해 찾았지만

→ 안간힘을 쓰며 찾았지만

《시몬 비젠탈/박중서 옮김-해바라기》(뜨인돌,2005) 31쪽


필사적인 싸움을 벌인

→ 죽어라 싸움을 벌인

→ 죽일 듯이 싸움을 벌인

→ 사네 죽네 싸움을 벌인

→ 죽을 동 살 동 싸움을 벌인

→ 머리끄댕이를 잡고 싸움을 벌인

→ 너 죽어라 하고 싸움을 벌인

→ 할퀴고 때리며 싸움을 벌인

《장영희-문학의 숲을 거닐다》(샘터사,2005) 133쪽


필사적으로 일을 계속했다

→ 죽기살기로 일을 이어 나갔다

→ 악으로 일을 이었다

→ 온힘을 다해 일을 이었다

→ 이를 악물고 일을 이었다

→ 안간힘을 쓰며 일을 이었다

→ 몸을 아끼지 않고 줄기차게 일했다

《사이토 미치오/송태욱 옮김-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삼인,2006) 42쪽


토고 선배도 필사적이군

→ 토고 선배도 끈질기군

→ 토고 선배도 끈덕지군

→ 토고 선배도 악착같군

→ 토고 선배도 대단하군

→ 토고 선배도 끝까지 물고늘어지는군

→ 토고 선배도 끝까지 붙잡으려 하는군

→ 토고 선배도 온힘을 다하는군

→ 토고 선배도 있는 힘껏 애쓰는군

→ 토고 선배도 무척 힘쓰는군

《오자와 마리/서수진 옮김-PONG PONG 1》(대원씨아이,2008) 9쪽


필사적이었지

→ 악이었지

→ 안간힘이었지

→ 죽을힘이었지

→ 이를 악물었지

→ 이를 악다물었지

→ 죽을 동 살 동 했지

《니노미야 토모코/서수진 옮김-노다메 칸타빌레 19》(대원씨아이,2008) 114쪽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있는 힘껏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죽을 동 살 동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죽을힘으로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온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달렸습니다

《로타르 J. 자이베르트/배정희 옮김-나는 곰처럼 살기로 했다》(이숲,2016) 11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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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하나의


 또 하나의 가족 → 또 한 식구 / 또 다른 식구 / 새로운 식구

 단 하나의 사랑 → 오직 한 사랑 / 오직 하나인 사랑

 하나의 나라 → 하나인 나라 / 하나된 나라 / 한 나라

 하나의 중국 → 한 중국 / 하나인 중국

 하나의 세포가 어떻게 → 세포 하나가 어떻게

 하나의 책을 읽고 → 책 한 권을 읽고

 하나의 터부처럼 → 어떤 터부처럼 / 마치 터부처럼 / 터부 가운데 하나처럼


  한국말사전에서 ‘하나’를 살피면 “5. (‘하나의’ 꼴로 쓰여) ‘일종의’의 뜻을 나타내는 말” 같은 뜻풀이가 나옵니다. ‘일종(一種)’은 “1. 한 종류. 또는 한 가지 2. 어떤 것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어떤, 어떤 종류의’의 뜻을 나타내는 ”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뜻풀이를 살피면, ‘하나의’는 “한 가지”나 ‘어떤’으로 써야 할 자리에 들어선 셈이로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흐름을 살펴서 ‘한’이나 ‘하나’나 ‘다른’이나 ‘새로운’을 알맞게 쓸 만하고, ‘-의’가 아니라 ‘-인’을 붙이면 됩니다. 2016.3.6.해.ㅅㄴㄹ



칼날의 또 하나의 면이다

→ 칼날에서 또 다른 쪽이다

→ 칼날에서 뒤쪽이다

→ 또 다른 칼날이다

《로맹 롤랑/장만영 옮김-톨스토이》(신구문화사,1974) 118쪽


하나의 악을 뿌리뽑아라, 그러면 열의 악이 없어지리라

→ 악 하나를 뿌리뽑아라, 그러면 악 열이 없어지리라

→ 악 한 가지를 뿌리뽑아라, 그러면 악 열 가지가 없어지리라

→ 한 가지 악을 뿌리뽑아라, 그러면 열 가지 악이 없어지리라

→ 한 악을 뿌리뽑아라, 그러면 열 악이 없어지리라

《톨스토이/박형규 옮김-톨스토이 인생독본 1》(신구문화사,1974) 40쪽


어떠한 낱말도 그 자체로서 하나의 고정된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다

→ 어떠한 낱말도 그대로 한 가지 뜻에 붙박히지 않는다

→ 어떠한 낱말도 그대로 한 가지 뜻으로 굳어지지 않는다

→ 어떠한 낱말도 그대로 한 가지 뜻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 어떠한 낱말도 그대로 한 가지 뜻에 매이지 않는다

→ 어떠한 낱말도 한 가지만 뜻하지 않는다

→ 어떠한 낱말도 한 가지 뜻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 어떠한 낱말도 새로운 뜻이 담기는 법이다

→ 어떠한 낱말도 새롭게 쓰이기 마련이다

→ 어떠한 낱말도 새로운 뜻으로 쓰이게 된다

《김우창-궁핍한 시대의 詩人》(민음사,1977) 379쪽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것입니다만

→ 나눌 수 없는 하나입니다만

→ 쪼갤 수 없는 하나입니다만

→ 떼어 놓을 수 없는 하나입니다만

→ 뗄 수 없는 하나입니다만

《렉스프레스지 엮음/홍순호 옮김-현대 지성과의 대화 1》(중앙일보사,1979) 33쪽


집단적 무의식의 중심 속으로 찾아가는 하나의 여행이었다

→ 집단 무의식 한복판으로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 집단 무의식 한복판으로 찾아가는 먼 여행이었다

→ 집단 무의식 한가운데로 찾아가는 긴 여행이었다

→ 집단 무의식 한가운데로 찾아가는 고된 여행이었다

→ 집단 무의식 한가운데로 찾아가는 이른바 여행이었다

《J.L.페리에/김화영 옮김-피카소의 게르니카》(열화당,1979) 51쪽


하나의 보기

→ 한 가지 보기

→ 조그마한 보기

→ 작은 움직임

《분도출판사 편집부 엮음-십자가의 길》(분도출판사,1981) 4쪽


하나의 방향으로 결론짓는

→ 한쪽으로 결론짓는

→ 한 가지로 마무리짓는

→ 한쪽 길로 끝을 짓는

→ 한쪽으로 끝맺는

《반시》(열쇠) 6집(1981) 106쪽


아보지의 경우가 하나의 예외일 거라고

→ 아보지가 예외일 거라고

→ 아보지가 좀 다른 보기일 거라고

→ 아보지가 조금은 다를 거라고

→ 아보지가 다르다고

→ 아보지가 다른 사람이라고

《오다 마코토/양선하 옮김-오모니》(현암사,1992) 43쪽


마음에 무게 중심이 되는 하나의 구심력을 갖는다는 이야기일 게다

→ 마음에 무게 중심이 되는 구심력이 있다는 이야기일 게다

→ 마음에 무게 중심이 되는 힘이 있다는 이야기일 게다

→ 마음에 무게 중심이 되는 든든한 힘이 있다는 이야기일 게다

《김병걸-실패한 인생 실패한 문학》(창작과비평사,1994) 13쪽


하나의 건물처럼 보이고

→ 한 건물처럼 보이고

→ 같은 건물처럼 보이고

→ 하나처럼 보이고

《윌리엄 에이어스/양희승 옮김-법정의 아이들》(미세기,2004) 63쪽


또 하나의 학교이기도 하다

→ 또 다른 학교이기도 하다

→ 또 하나 있는 학교이기도 하다

《김용희-선이골 외딴집 일곱 식구 이야기》(샨티,2004) 87쪽


감염주술과 다른 또 하나의 주술이다

→ 감염주술과는 다른 주술이다

→ 감염주술과는 또 다른 주술이다

→ 감염주술과는 다른 새 주술이다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여성 농업인의 삶과 전통문화》(심미안,2005) 26쪽


제3세계에서 하나의 모범이 되고자 했다

→ 제3세계에서 모범이 되고자 했다

→ 제3세계에서 좋은 보기가 되고자 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반다나 시바/홍수원 옮김-진보의 미래》(두레,2006) 142쪽


그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도시처럼 여겨졌다

→ 그 아파트 단지가 도시처럼 여겨졌다

→ 그 아파트 단지가 도시와 같다고 여겼다

→ 그 아파트 단지가 마치 도시 같다고 여겼다

《이시다 이라/김윤수 옮김-날아라 로켓파크》(양철북,2013) 5쪽


어쩌면 이곳은 하나의 나라가 아닐까

→ 어쩌면 이곳은 한 나라가 아닐까

→ 어쩌면 이곳은 나라와 같지 않을까

→ 어쩌면 이곳은 나라와 같다고 할 만하리라

《이시다 이라/김윤수 옮김-날아라 로켓파크》(양철북,2013) 5쪽


그 자체로 각각 하나의 동사이지만

→ 그대로 따로따로 동사이지만

→ 저마다 따로 동사이지만

→ 저마다 따로 쓰는 동사이지만

《김정선-동사의 맛》(유유,2015) 72쪽


연어들은 바닷물과 하나의 시간 속에 흐른다

→ 연어들은 바닷물과 하나인 시간으로 흐른다

→ 연어들은 바닷물과 같은 시간으로 흐른다

→ 연어들은 바닷물과 똑같은 시간으로 흐른다

→ 연어들은 바닷물과 하나로 흐른다

《고형렬-은빛 물고기》(최측의농간,2016) 43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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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혼자의 힘


혼자의 힘으로는 할 수 없었던 일

→ 혼잣힘으로는 할 수 없었던 일

→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

《정숙영·심우장·김경희·이흥우·조선영-옛이야기 속에서 생각 찾기》(책과함께어린이,2013) 40쪽


  혼자 내는 힘이란 ‘혼잣힘’입니다. 혼자서 내는 힘이란 혼자서 어떤 일을 하려고 내는 일이니, 이 자리에서는 “혼자서는”처럼 단출하게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순백색의 진눈깨비가 내립니다. 엄마는 진눈깨비를 가을의 비라고 부릅니다

→ 새햐안 진눈깨비가 내립니다. 엄마는 진눈깨비를 가을비라고 합니다

《리타 얄로넨/전혜진 옮김-소녀와 까마귀나무》(박물관,2008) 16쪽


  ‘순백색(純白色)’은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하양을 가리키는데, ‘새하얗다’라는 한국말을 쓰면 ‘-의’가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그리고, 가을에 내리는 비는 ‘가을비’입니다. 봄에는 ‘봄비’이고요.


그림물감에는 없는 이상한 느낌의 색이었어요

→ 그림물감에는 없는 이상한 느낌인 빛깔이었어요

→ 그림물감에는 없는 이상한 빛깔이었어요

→ 그림물감에는 없는 알쏭달쏭한 빛깔이었어요

→ 그림물감에는 없는 아리송한 빛깔이었어요

《다카도노 호코/이서용 옮김-달라도 친구잖아!》(개암나무,2012) 10쪽


  이 자리에서는 ‘-의’가 아니라 ‘-인’을 붙여야 어울립니다. 그리고 ‘느낌의’를 통째로 덜 수 있어요. ‘이상(異常)하다’는 ‘알쏭달쏭하다’나 ‘아리송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밖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 바깥 움직임이 부산하다

→ 바깥이 부산하다

《손관승-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2015) 43쪽


  밖은 ‘밖’이나 ‘바깥’이라 하면 됩니다. 안은 ‘안’이라 하면 됩니다. 따로 ‘-의’를 붙이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부산하다’라는 말마디는 움직임을 가리키니까 “바깥이 부산하다”처럼 가볍게 적어 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2016.3.6.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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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영리 怜悧/伶俐


 영리한 소년 → 똑똑한 소년

 영리하게 생기다 → 똑똑하게 생기다

 영리하게 대답하다 → 똑똑하게 대답하다 / 똑똑하게 말하다

 머리가 영리하다 → 머리가 똑똑하다 / 머리가 좋다

 아이는 매우 영리했다 → 아이는 매우 똑똑했다


  ‘영리(怜悧/伶俐)하다’는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 성발(性發)하다”가 덧붙는데, ‘성발하다 = 영리하다’로 풀이해요. 그렇지만 ‘성발하다’ 같은 한자말을 쓰는 사람은 없다고 느낍니다. 


  한국말 ‘똑똑하다’를 살피면 “1. 또렷하고 분명하다 2. 사리에 밝고 총명하다 3. 셈 따위가 정확하다”로 풀이합니다. 이 풀이에서 나오는 ‘총명(聰明)’은 “1.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음 2. 썩 영리하고 재주가 있음”으로 풀이해요. 그러니 ‘영리하다 → 똑똑하다 → 총명하다 → 영리하다’로 빙글빙글 돌아요. ‘영리하다’와 ‘총명하다’ 모두 ‘똑똑하다’를 가리키는 한자말이라는 셈입니다. 2016.3.5.흙.ㅅㄴㄹ



얼마나 영리한 녀석인데요

→ 얼마나 똑똑한 녀석인데

→ 얼마나 머리가 좋은 녀석인데

《마리 데플레솅/김민정 옮김-나는 사랑 수집가》(비룡소,2007) 48쪽


영리한 라니는 꾀를 냈습니다

→ 똑똑한 라니는 꾀를 냈습니다

→ 머리 좋은 라니는 꾀를 냈습니다

→ 슬기로운 라니는 꾀를 냈습니다

《데미/이향순 옮김-쌀 한 톨》(북뱅크,2015) 13쪽


모두가 자신을 영리하다고 인정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 모두가 저를 똑똑하다고 여겨 주기를 바랐습니다

→ 모두가 저를 머리 좋다고 여겨 주기를 바랐습니다

《로타르 J. 자이베르트/배정희 옮김-나는 곰처럼 살기로 했다》(이숲,2016) 1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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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 문지아이들 58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코코 다울리 그림, 이경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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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35



새빨간 장미처럼 자라는 놀라운 너!

―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

 신시아 라일런트 글

 코코 다울리 그림

 이경혜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4.12.10. 9000원



  저녁에 아이들을 씻기니 눈이 감기면서 등허리가 결립니다. 아이들도 졸린 눈이요 몸이지만, 나도 졸린 눈이며 몸입니다. 하루 내내 신나게 뛰논 아이들은 아직 더 놀고 싶다는 눈치인데, 부디 너희 졸린 몸을 고이 쉬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제 곧 불을 끄겠노라 이야기를 하며 자리에 눕자고 하니 왁자지껄 떠들면서 겨우 이부자리에 누워 줍니다. 다만, 아이들이 이부자리에 눕기까지 제법 걸렸고, 나는 아이들이 자리에 눕기까지 불을 못 끄며 기다리는 사이에 바느질을 합니다. 추운 바람이 잦아들고 따스한 바람이 부는 봄날에 입을 반바지를 기웁니다.


  아이들은 자리에 누운 뒤에 깔깔대며 이야기꽃을 잇습니다. 아무래도 더 놀겠구나 싶습니다. 나는 조용히 촛불을 켜고 바느질을 더 하기로 합니다. 십 분, 이십 분 이렇게 바느질을 하다가 이제 더 못 하겠다고 두 손을 들고 아이들 사이에 눕습니다. 나는 아이들보다 먼저 곯아떨어지는데, 아이들도 곧 꿈나라로 가겠지요.



조그만 부엌에서 누군가 빵에 버터를 바르고 있어. 빵은 정말 놀라워. 땅이 밀을 키웠고 밀이 밀가루가 되어서 놀라운 일이 생긴 거란다. (5쪽)



  신시아 라일런트 님이 글을 쓰고, 코코 다울리 님이 그림을 빚은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문학과지성사,2004)라는 그림책을 읽습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나랑 곁님이 아이들한테 흔히 들려주는 이야기하고 엇비슷합니다. 우리가 맞이하는 하루는 언제나 놀라운 나날이요 살림이라는 이야기가 흐르거든요. 빵 한 조각도 밥 한 그릇도 참으로 놀랍지요.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빵이며 밥이란 얼마나 대단한 나날을 보냈을까요? 작은 씨앗 한 톨이 뿌리를 내리면서 곧게 줄기를 올리고, 이삭이 패며, 알맹이가 여뭅니다. 빵을 구우려면 밀알을 갈아서 가루를 얻고, 밥을 지으려면 겨를 벗겨서 쌀알을 얻어요. 밀이든 나락이든 햇볕을 먹고 바람을 마시며 흙에 뿌리를 내리며 무럭무럭 자라요.


  그냥 먹는 빵이나 밥이 아닌, 온누리 숨결을 고루 받아들인 목숨인 밀알과 쌀알을 먹는 한 끼니입니다. 밀알이나 쌀알에 깃든 햇볕과 바람과 흙을 먹는 한 끼니예요. 김치 한 조각도, 나물 한 접시도, 고기 한 점도, 감자 한 알도, 모두 이 지구라는 별에서 너른 사랑과 꿈이 깃들면서 우리한테 찾아오고요.




넓고 푸른 하늘에 작은 새가 날고 있어. 새는 정말 놀라워. 새알 하나가 있었는데 따뜻하게 품어 줬더니 놀라운 일이 생긴 거란다. (10쪽)



  밤에 바지를 기우다가 잠들면서 꿈을 꿉니다. 내가 오늘 입는 옷 한 벌과 아이들한테 입히는 옷도 무척 대단하면서 고맙습니다. 옷을 이루는 실이 나오기까지 풀이 자라고 고치가 나오지요. 사람이 손으로 물레를 잣든 기계를 빌어 천을 짜든 수많은 사람들 손길이 옷 한 벌에 깃들어요. 바느질을 할 적에 쓰는 바늘도 지구별에 있는 쇳덩이에서 태어납니다. 쇠를 다루는 일꾼이 있고, 바늘을 다루는 가게지기가 있어요.


  둘레를 살펴봅니다. 봄에 깨어나는 나비도 시골마을을 다니는 시골버스도 고마운 숨결입니다. 봄에 피어나는 꽃도 촛불 한 자루를 만든 공장도 고마운 이웃입니다. 작은 새 한 마리도 정갈한 종이 한 장도 고마운 넋입니다. 구름 한 조각도 책 한 권도 고마운 마음이에요.



이 모든 멋진 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단다. 놀라운 일들은 생기고, 생기고, 또다시 생기니까. (23쪽)




  그림책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는 우리 삶은 저마다 아름답고 저마다 사랑스럽다는 대목을 차분히 보여줍니다. 모든 일은 저마다 놀랍고, 모든 삶은 저마다 기쁨이라고 하는 대목을 찬찬히 보여줍니다.


  그냥 피는 장미꽃이나 동백꽃은 없을 테지요. 그냥 가게에 놓이는 물건은 없을 테지요. 그냥 태어나는 책이란 없을 테지요. 그냥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는 사람도 없을 테고요. 참으로 온누리 모든 것에는 따사로운 숨결이 깃듭니다. 참으로 온누리 모든 사람들 가슴속에는 따사로운 마음이 깃듭니다.


  모두 사랑을 받아 태어나는 아이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고이 사랑을 받아서 무럭무럭 크다가 이 땅에 기쁨으로 태어납니다. 사랑받아 태어난 아이는 사랑을 다시 물려주는 어른이 되지요. 아이는 어른이 되고, 어른은 아이를 돌봐요. 아이는 어른한테서 보살핌을 받은 뒤에 이 기쁜 보살핌을 새로운 사랑으로 둘레에 펼칩니다.


  이리하여, 그림책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는 마지막을 더없이 멋진 말로 맺어요. “새빨간 장미처럼 자라나는 너무너무 놀라운 너!”라는 한 마디로 말이지요.





정말로 놀라운 일이 생긴 거란다. 새빨간 장미처럼 자라나는 너무너무 놀라운 너! (30쪽)



  옷을 기우면서 이 옷에 깃든 고마운 손길을 느낍니다. 아이들 옷을 손질하고 빨래하고 개면서 아이들 옷마다 깃든 살가운 숨결을 느낍니다. 아침저녁으로 밥을 차리면서 이 밥 한 그릇이 얼마나 고마운가 하고 새롭게 느낍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반가우면서 고마운 비를 느낍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반가우면서 고마운 바람을 느낍니다. 햇볕이 따뜻한 날에는 반가우면서 고마운 햇볕을 느낍니다.


  참말 이 땅에 고맙지 않은 것이란 없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비도 바람도, 햇볕도 구름도, 꽃도 풀도, 나무도 숲도,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이웃과 동무도 모두 고마운 넋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우리가 아침에 새로 맞이하는 하루는 언제나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이 되겠지요. 한밤에 아이들 이불깃을 여미면서, 아침에 아이들하고 그림책을 함께 펼쳐서 읽으면서, 서로 손을 잡고 나들이를 다니면서, 우리 집 텃밭에 새봄에 심을 씨앗을 갈무리하면서, 우리가 짓는 놀라운 일은 늘 우리 곁에 있다는 대목을 짙게 깨닫습니다. 2016.3.5.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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