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92] 어릴 적에



  즐겁게 논 어린 날이

  기쁘게 일하는 어른으로

  그리고 사랑 짓는 살림으로



  어릴 적에 보낸 나날은 마음과 몸에 깊이 남는구나 싶습니다. 어릴 적에 누린 삶은 어른이 된 뒤에도 고스란히 남아서 ‘어른으로 누리는 내 삶과 살림’을 튼튼하게 버티어 주는구나 싶습니다. 내 어린 날은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요, 어른인 내 하루는 아이들한테 앞으로 물려줄 길인 셈이라고 할까요. 바로 오늘 이곳에서 어떻게 하루를 짓는가에 따라서 새로운 하루가 열릴 수 있다고 언제나 새삼스레 느낍니다. 2016.3.1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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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놀이 21 - 나들이를 하면서



  마실을 나서면서 인형을 챙긴다. 인형한테도 우리 도서관을 보여주고, 자전거 나들이를 누리도록 하며, 읍내마실을 할 적에 읍내를 둘러보도록 해 주겠다고 한다. 늘 같은 인형을 품에 안고 다니지 않는다. 늘 새로운 인형을 골라서 우리 집에 있는 인형마다 모두 바깥구경을 시켜 주려 한다. 그래, 멋진 생각이로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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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20. 바람을 마시며 (2016.2.18.)



  우리는 바람을 마시며 달린다. 이러다가 아뿔싸, 살짝 넘어지기도 하지. 바람을 마시다가 때로는 넘어질 수 있지만, 언제나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지. 그러고는 새롭게 달리지. 우리 몸을 싱그러이 감싸는 바람을 마시고, 우리 마음을 맑게 틔우는 바람을 먹으면서, 즐겁고 기운차게 자라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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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초밥왕 7 - 애장판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614



‘작은’ 마음으로 짓는 ‘사랑스런’ 밥

― 미스터 초밥왕 7

 테라사와 다이스케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03.5.25. 6000원



  김치 한 접시하고 밥 한 그릇을 올린 밥상이 있습니다. 가난한 살림이기에 이 같은 밥상이 될 수 있고, 수수한 한 끼니를 바라기에 이러한 밥상이 될 수 있어요. 가난하지만 김치 한 접시하고 밥 한 그릇으로도 기쁘면서 고마운 마음이 될 만합니다. 가난하기에 김치 한 접시하고 밥 한 그릇으로는 도무지 성이 차지 않아서 짜증스럽거나 싫을 만합니다. 살림이 매우 넉넉하지만 밥상은 늘 수수할 수 있어요. 살림이 매우 넉넉한데에도 짠돌이나 짠순이가 되어 밥에는 도무지 마음을 안 쓴다고 여길 수 있어요.


  김치 한 접시하고 밥 한 그릇을 올린 밥상은 어떤 마음으로 차렸을까요? 네 가지로 적어 본 매무새는 저마다 어떤 마음일까요? 마지못해서 차린 밥상이라면 그야말로 마지못해서 먹으리라 느껴요. 기쁘게 온 사랑을 쏟아서 차린 밥상이라면 참말로 기쁘게 온 사랑을 누리면서 수저를 들리라 느껴요.



“고생이라니? 내가 아플 때, 넌 그 무거운 등짐을 지고 대합을 날라 줬잖아. 너는 내 아들이나 마찬가지야. 이런 효자를 위해 엄마가 무슨 일인들 못 하겠니?” (21∼22쪽)


“아주머니의 간장 덕분에 이건 거예요.” “무슨 소리! 이런 게 없었어도 어차피 네 실력으로 이겼을 거야.” (36쪽)



  테라사와 다이스케 님이 빚은 만화책 《미스터 초밥왕》(학산문화사,2003)을 다시 읽습니다. 일곱째 권에서 흐르는 ‘작은 마음’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리가 서로서로 나누는 작은 마음을 돌아봅니다. 등짐을 짊어지면서 일을 맡아 주는 작은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간장 한 병을 건네려고 땀을 듬뿍 쏟은 작은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코마사 형은 ‘마무리의 일품’으로 대체 뭘? 뭘 만드셨어요?” “별로 대단할 것도 없어. 평범한 박고지말이였으니까.” (49쪽)


“좋은 초밥이란 비싼 재료나 기발한 요리법만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야. 아무리 시시한 재료라도, 정성을 다하면 얼마든지 맛있는 초밥이 될 수 있어!” (74쪽)


“이렇게 작은 초밥 하나지만, 이 안에는 부모님이며 여러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단 말이에요. 하지만 도련님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도 모르세요!” (96쪽)



  고급 요리집이라면 ‘고급 요리’를 차리겠지요. 그러면 고급 요리는 어떤 요리일까요? 값비싸거나 값진 재료를 쓰면 고급 요리가 될까요? 눈부신 재료나 돋보이는 재료를 쓰면 고급 요리가 될까요?


  수수하거나 값싼 재료로는 고급 요리를 차리지 못할까요? 투박하거나 흔한 재료로는 고급 요리를 할 수 없을까요?


  고급 요리가 아니라면 어쩌면 ‘저급 요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고급하고 저급을 가르는 잣대란 무엇일까요? 값이 비싸다면 고급이 될는지요? 값이 싸다면 저급이 될는지요? 누군가는 값에 따라 고급하고 저급을 나눌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값이 아니라 ‘밥짓는 살림꾼 손길’을 헤아리면서 고급하고 저급을 가릴는지 몰라요. 왜냐하면, 어느 눈길로는 비싼값을 치러야 하는 밥이 고급이라 여길 수 있고, 어느 눈길로는 값이 아닌 고운 손길로 알뜰히 지은 밥이 고급이라 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네가 뭘 할 수 있는지, 마음을 다해 생각해 보는 거야!” (107쪽)


“요시노 초밥 아주머니에게 살아갈 기력을 되찾아 주기 위해, 그리고 물론 나 자신을 위해! 그 싹눈파를 내가 재현해야 돼!” (182쪽)



  손수 심어서 거둔 남새가 맛있는 까닭을 알려면, 참말로 손수 씨앗을 심어서 남새를 길러 보아야 합니다. 손수 사랑을 기울여서 씨앗을 가린 뒤에 심어야 하고, 손수 땀을 흘리며 남새를 돌봐야 하며, 손수 기쁜 웃음을 지으며 열매를 거두어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손수 알뜰살뜰 품을 들여서 다듬고 손질하여 밥을 차려야지요.


  밥 한 그릇에는 오롯이 우리 손길이 깃들어요. 이도 저도 스스로 하지 않고 돈만 치러서 사다가 먹는다면 ‘심고·가꾸고·거두고·짓는’ 손길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도, 이 네 가지 손길이 없어도 ‘차리는’ 손길은 있는데, 집밥이 아닌 바깥밥을 먹으면 ‘차림손(차리는 손길)’마저 내 마음을 들이지 못합니다.



“맛은 결정적으로 달라요! 흙에서 가꾼 노지재배 싹눈파가 압도적으로 맛있다구요!” (191쪽)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은 좋으나, 수업으로 익힌 기술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212쪽)


‘쇼타. 도쿄와 오타루는 정말 멀지만, 내 응원의 목소리가 들리니? 힘내, 힘내, 쇼타! 뒤돌아보지 말고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 (297쪽)



  집에서 부엌데기로 지내야 하는 몸일 적에는 ‘남이 해 준 밥’이면 다 맛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참말 ‘남이 해 준 밥’이면 다 맛이 있을는지 아리송해요. 왜냐하면, 저는 ‘남이 해 준 밥’은 고마우면서 맛있고, ‘내가 손수 지은 밥’은 즐거우면서 맛있다고 느끼거든요. 남이 해 주기에 더 맛있지 않고, 또 덜 맛있지도 않습니다. 바깥밥은 고마우면서 맛있는 밥이요, 집밥은 즐거우면서 맛있는 밥이로구나 하고 느껴요.


  나중에 우리 집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이 아이들이 저희 손으로 밥을 차려서 나한테 내민다면, 이때에는 ‘고마움 + 보람 + 사랑’이 고루 어우러진 맛있는 밥이 되리라 느껴요.


  밥을 먹을 적에는 몸을 살리는 영양소를 받아들이는데, 이때에 마음을 살리는 사랑도 함께 받아들이지 싶습니다. 밥 한 그릇을 먹는 일이란 몸하고 마음을 함께 살리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이리하여, 고급 요리가 되는 길이란 고마움도 기쁨도 즐거움도 보람도 함께 담으면서 사랑을 함께 싣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된장국하고 김치 한 접시도 얼마든지 고급 요리가 될 수 있고, 봄날에 누리는 쑥떡이나 쑥버무리도 언제나 고급 요리가 될 만하리라 느껴요.


  밥짓는 살림꾼 마음이 깃들기에 고급 요리이지 싶습니다. 밥짓는 살림꾼 웃음이랑 노래가 감돌기에 고급 요리이지 싶어요. 우리 어머니도 이웃 어머니도 예부터 ‘고급 요리’를 아이들한테 베풀었습니다. 나도 오늘 우리 아이들한테 내 모든 사랑을 싣는 ‘즐거운 밥’을 ‘맛있는 아침’이자 ‘맛난 저녁’으로 차려서 베풉니다. 작은 마음이 하찮아지지 않도록, 작은 마음이 그대로 작은 숨결이면서 사랑스러운 꿈이 되도록 밥을 지어서 함께 누립니다. 2016.3.1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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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주주브 웅진 세계그림책 64
앤 윌즈도르프 지음, 이정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39



아홉 아이들이 돌보는 ‘새 아기’

― 소중한 주주브

 앤 윌즈도르프 글·그림

 이정임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2001.2.25. 7000원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하고 물으면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말을 들려주리라 생각해요. 저마다 스스로 가장 아끼거나 사랑하는 것을 꼽을 테지요. 어쩌면 ‘사랑’을 말하는 사람이 가장 많을 수 있어요. ‘꿈’도 돈을 주고 살 수 없고, ‘믿음’이나 ‘생각’이나 ‘마음’이나 ‘웃음’이나 ‘눈물’도 돈을 주고는 도무지 살 수 없어요. 여기에 ‘아이’도 돈을 주고 살 수 없습니다.



맙소사! 웬 뱀 한 마리가 벌거숭이 갓난아기를 통째로 삼키려 들지 뭐예요. 파라피나는 불끈 용기를 냈어요. 막대기 하나를 집어들고는, 머리를 냅다 쾅! 내리쳤어요. (5쪽)




  앤 윌즈도르프 님이 빚은 그림책 《소중한 주주브》(웅진주니어,2001)를 읽습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어느 자그마한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에는 ‘파라피나’라는 어린 가시내가 주인공으로 나와요. 그런데 이 아이는 이 아이를 낳은 어머니한테 꽤 뒤쪽에 있는 아이입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파라피나네 집에는 모두 아홉 아이가 있거든요. 파라피나는 거의 막내입니다.


  아무튼 파라피나는 어머니 생일을 앞두고 뭔가 멋진 선물을 하려고 생각하면서 숲에 가요. 숲에서 고운 꽃을 꺾어서 선물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파라피나는 숲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어요. 더군다나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 곳에 갔더니 파라피나보다 훨씬 덩치가 커다란 뱀이 아기를 먹으려고 아가리를 쩍 벌리는군요.


  이때에 파라피나는 씩씩하게도 막대기 하나를 주워서 뱀 머리통을 냅다 내리칩니다. 다시 후려갈기고 또 두들겨서 끝내 뱀을 저승으로 보내요. 이러고 나서 ‘죽은 뱀’으로 아기를 둘둘 말아서 집으로 가지요. 파라피나는 어머니가 저희한테 늘 들려준 말이 떠올랐어요.




“마침 잘 됐다. 생일 선물로 널 갖다 드리면 엄마가 아주 기뻐할 거야! 엄마는 우리들이 가장 값지고 귀한 금은보화고 보물 단지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거든. 우리 엄마는 아이들이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대.” (9쪽)



  아마 ‘숲에 버려진 아기’일 텐데, 파라피나가 숲에서 데려온 아기를 본 어머니는 깜짝 놀랍니다. 숲에 버려진 아기는 살갗이 흰 아기였어요. 어머니는 아기 살갗 때문에 놀라지 않아요. ‘우리 집에 있는 아홉 아이’로도 얼마든지 기쁘고 좋으며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이제 여기에 아기를 하나 더 넣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파라피나네 어머니는 이 아기를 ‘아기가 없는 이웃 아줌마’한테 보내면 어떻겠느냐고 아이들한테 말합니다.



로돌프, 이레네, 느겡드렝, 라쉬드, 코코셀, 메리메, 파블리타, 마자린 그리고 파라피나는 다들 넋이 빠져, 젖병을 빠는 아기를 신기한 듯 바라보았어요. “와,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아기들이 다 그렇지 뭐.” 엄마는 구시렁댔어요. (18쪽)




  아이들은 어머니 말에 손사래를 칩니다. 아기가 없는 이웃 아주머니는 아이들을 썩 안 좋아한다면서 그 집에 아기를 보내면 안 된다고 말려요. 이러면서 아이들은 어머니한테 바라지요. 꼭 하루만 우리 곁에 두자고, 다문 하루만 우리가 이 아기를 돌보자고.


  아이들 말이라면 이기지 못하는 어머니는 아이들 말대로 따르기로 합니다. 어머니가 참으로 ‘착하’지요.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니 아이들 말을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지요.


  이때에 아이들은 새로운 일을 벌여요. 아홉 아이는 무슨 일을 벌일까요? 아홉 아이는 어떤 일을 벌일 만할까요?



모두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이레네는 옷본을 뜨고, 로돌프는 옷감을 잘랐어요. 또 느겡드렝이 핀으로 꽂아 놓은 옷본대로, 라쉬드가 재단을 하고, 코코셀은 옷 조각을 이어 맞췄지요. 메리메는 바늘에 실을 꿰고, 파블리타는 바느질을 하고, 마자린은 단을 꿰맸어요. 마침내 파라피나가 아기에게 꼬까옷을 입혔어요. (23쪽)




  아홉 아이는 나이도 몸도 솜씨도 눈썰미도 재주도 다 다릅니다. 그럴밖에요. 다 다른 목숨이요 숨결이니까요. 이 다 다른 아홉 아이는 저마다 온힘을 쏟아서 ‘아기 옷’을 지어 주기로 합니다. 아홉 아이가 저마다 한손씩 거드니 아기 옷쯤 한나절도 안 되어 척척 짓습니다. 아홉 아이가 있는 집살림을 건사하는 어머니는 ‘아기가 하나 늘어’서 집일이나 집살림이 더 늘까 걱정했지만, 어머니 걱정과는 다르게 아홉 아이가 저마다 즐겁고 씩씩하고 예쁘게 힘과 슬기를 모아서 아기를 돌봐요.


  자, 이제 하룻밤이 지난 뒤에 이 ‘버려진 아기’는 어떻게 될까요? 눈치가 빠른 분이라면 이쯤 되면 마무리를 어림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그림책 이름은 《소중한 주주브》예요. 그림책에 나오는 ‘주주브’라는 이름은 누구 이름일까요?


  그리고, 한 가지를 새롭게 물어볼 만합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그림책을 읽은 분이라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나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손길’이나 ‘서로 사랑하는 마음’ 같은 말을 들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6.3.1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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