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나 삶 이야기를 쓰면서

차근차근 글살림과 사진살림 붇는

수수한 재미를 이곳에서 느끼며

제법 긴 해를 보냈으나

언제부터인가 이곳 알라딘서재가

그런 수수한 재미하고 동떨어졌다.


옛말에 중이 절집을 떠날 노릇이라 했는데

가만히 보면,

'중'하고 '절집'이라는 얼거리에서

"절집에 깃드는 사람"을

'중'으로 보느냐 '땡중'으로 보느냐 '스님'으로 보느냐는

참 다르구나 하고 느낀다.


나그네를 '나그네'로만 볼 수 있고

'손님'이나 '길손'이나 '길손님'으로 볼 수 있지만

'동냥꾼'이나 '가난뱅이'로도 볼 수 있겠지.


남이 어떻게 보느냐는 대수롭지 않다.

그렇다고 이 작은 글터를

하루아침에 없애지는 못 한다.


책 하나를 놓고 쓴 글이

그 책들한테 사랑 어린 손길이 닿도록 하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니까.


그저 이제 이곳

알라딘서재는

가벼운 곳으로 두기로 한다.


내가 찍은 사진을 누리그물에 띄울 적에

으레 '알라딘서재 주소'를 맨위에 넣곤 했는데

오늘부터는 '알라딘서재 주소'는 아예 빼기로 한다.

진작 이리 했어야 하는데

이제서야 한다.

너무 게을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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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93] 아버지 이웃



  아이를 가르치려고

  아이랑 나란히 배우면서

  아이한테서 새로 배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아이와 함께 늘 새롭게 배운다는 마음이 되면 즐거운 살림살이를 꽃피우리라 느껴요. 아이한테만 가르칠 수 있는 일이란 없다고 느낍니다. 아이한테 어느 한 가지를 보여주거나 가르칠 적마다 어버이 스스로 모든 일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새롭게 가다듬고 새롭게 즐기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글씨를 가르치든 밥짓기나 살림하기를 가르치든 어버이 스스로 이 모두를 새로 배우는 마음결이 될 적에 비로소 가르치거나 알려줄 수 있다고 느껴요. 2016.3.1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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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놀이터 92. 일하는 곁에서



  아버지가 일하는 곁에서 노는 아이들은 아버지가 작은 심부름을 하나만 시켜도 서로 하려고 달려온다. 마치 이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라도 아버지가 부르면 무엇이든 다 해내겠다고 기다리는 일동무인지 모른다. 톱질을 할 적에 나무를 밟아 달라든지, 못을 뽑을 적에 해 보라든지, 옻을 바를 적에 한 번 붓을 쥐어 보라든지, 못을 박을 적에 망치를 두들겨 보라든지, 짐을 나른다든지 무거운 평상까지 함께 들어서 나른다든지, 쓰레기를 버려 준다든지, 쓰레기 담은 자루를 마을 어귀로 나른다든지, 빨래를 넌다든지 빨래를 걷는다든지 또 빨래를 갠다든지, 무엇이든 말만 하면 척척 움직여 준다. 이리하여 어버이는 일하는 동안 아이들이 곁에서 노래하며 웃고 놀기에 즐겁고 씩씩하게 새로 기운을 차린다. 2016.3.17.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숲집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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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놀이 - 내가 장난감이야



  장난감을 담는 자루에 장난감을 담지 않는 놀이돌이. 그러면 무엇을 담는가? 바로 놀이돌이 스스로 담긴다. 이리하여, 자루를 타고 마루를 콩콩 찧더니 어느새 마당으로 내려서서 마당을 콩콩 찧으면서 다닌다. 아이코, 넘어졌네. 다시 일어나서 콩콩 찧으면서 여기저기 다닌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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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말 22 (사진책도서관 2016.3.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도서관 편지(소식지)라고 할 〈삶말〉 22호를 보름 앞서 마련했는데, 막상 보름 앞서는 마흔여덟 통만 부치고 그동안 더 못 부쳤습니다. 도서관 청소랑 집 청소를 하느라 날마다 부산을 떤 터라 봉투에 주소를 더 쓰지 못하고 우체국에도 좀처럼 가지 못한 나날이었어요. 마당에 놓은 평상 하나를 다 손질하고 옻도 앞뒤로 모두 바르고 나서야 비로소 숨을 돌리며 열다섯 통 주소를 더 썼습니다. 낮에 아이들을 이끌고 우체국에 가서 비로소 부쳤으니, 이제 열 통쯤 주소를 더 써서 부치면 됩니다.


  새봄이 되어 따스한 볕을 받으면서 평상에 엎드려서 봉투 주소를 적으니 무척 즐겁습니다. 새로 바른 옻도 나무에 잘 스며들어 마치 새 나무로 짠 평상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바깥에 내놓는 평상은 으레 해마다 옻을 바른다고 하는데, 지난 다섯 해 동안 우리 집 평상은 그냥 바깥에 두기만 했어요. 올해부터는 이 평상을 잘 건사하자고 생각합니다. 도서관 살림도 이와 마찬가지예요. 그대로 책만 고이 모시는 도서관이 아니라, 책마다 깃든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이웃님한테 널리 퍼뜨리는 ‘이야기 씨앗 징검다리’ 구실을 신나게 하자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ㄱ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ㄴ : 지킴이로 지내며 보탠 돈이 200만 원을 넘으면 된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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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3-17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옻칠이 곱게 잘된 듯 ~^^

파란놀 2016-03-17 18:11   좋아요 1 | URL
여러 겹 다시 바르고 또 발랐습니다 ^^

[그장소] 2016-03-17 18:21   좋아요 0 | URL
살림 ㅡ이란 글이 옻칠을 살려 내는 것과도 같이보여 좋습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