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들딸기에 노린재



  아이들하고 들딸기를 훑는데, 새빨간 들딸기에 노린재가 앉아서 단물을 즐긴다. 노린재야, 너희도 들딸기가 얼마나 달콤한 들빛 선물인지 알지? 개미도 진딧물도 거미도 수많은 풀벌레도 이 들딸기에 모여드는구나. 더군다나 사람도 찾아들고. 너희한테는 이 들딸기 한 알만으로도 며칠 동안 배부르겠지? 너희가 내려앉지 않은 다른 곳으로 갈게. 2016.5.2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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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inee 2016-05-26 21:10   좋아요 0 | URL
들딸기 보면 어릴 때 친구가 저에게 딸기 따주던 생각이 듭니다.
먹음직하고 예쁜 딸기네요.

파란놀 2016-05-26 21:45   좋아요 0 | URL
얼른 사전 교정을 마치고
토요일쯤에는 아이들하고
또 들딸기를 훑으러 갈 생각이에요.

13minee 님도 요즈음 시골이나 숲 나들이를 하시면서
새롭고 즐거이 들딸기를 찾아보셔요 ^^
 
하루 한 식물 - 일본 식물학의 아버지 마키노의 식물일기
마키노 도미타로 지음, 안은미 옮김, 신현철 감수 / 한빛비즈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책읽기 삶읽기 251



‘콩’인가 ‘대두’인가, ‘나리’인가 ‘백합’인가

― 하루 한 식물

 마키노 도미타로 글

 안은미 옮김

 한빛비즈 펴냄, 2016.4.15. 15000원



  백 날에 걸쳐서 하루에 한 가지씩 풀이나 꽃이나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은 1953년에 처음 나왔다고 합니다. 이 책을 쓴 마키노 도미타로라는 분은 1862년에 태어나 1957년에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일본 식물학을 일으키거나 튼튼히 닦은 아버지라고도 하는 글쓴이는 ‘일본에서 사람들이 잘못 알거나 제대로 모르는 풀과 꽃과 나무’ 이야기를 쉽게 풀이해서 들려주려고 《하루 한 식물》을 썼다고 합니다.



일본의 풀과 나무 이름은 모두 가나로 표기해도 어떠한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하는 쪽이 더 합리적이고 편리해 바쁜 현대사회에 적격이다. 소나무는 소나무, 삼나무는 삼나무, 벚꽃은 벚꽃, 벼는 벼, 보리는 보리, 무는 무, 순무는 순무, 가지는 가지, 파는 파, 기장은 기장, 감자는 감자, 양배추는 양배추로 말이다. 굳이 송松, 삼衫, 앵櫻, 도稻, 맥麥, 마령서馬鈴薯, 감람甘藍 같은 성가시기 짝이 없는 한자를 굳이 쓸 필요는 없다. (18쪽)



  일본 풀·꽃·나무 이야기가 가득한 《하루 한 식물》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일본하고 한국은 그리 먼 나라가 아닐 텐데, 두 나라 사이에서 자라는 풀이나 꽃이나 나무가 꽤 다르구나 하고요.


  일본은 중국하고 다르고, 중국은 한국하고 다릅니다. 한국도 일본하고 달라요. 세 나라는 동북아시아에 있는 세 나라라 하지만, 삶도 살림도 땅도 날씨도 모두 다른 터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나라는 한자를 쓰기는 하지만 쓰임새가 다르고, 뜻도 다르며, 쓸모도 다르지요.



본디 백합은 중국 이름이니 옛날처럼 일본의 나리를 백합으로 쓰면 옳지 않다. (38쪽)


굳이 일본 이름을 붙인다면 중국흰나리로 짓겠다. 좀 더 우아한 이름을 붙인다면 흰눈나리도 나쁘지 않을 듯. 백합은 일명 중국흰나리, 흰눈나리를 가리키며 정확한 종소명은 알 수 없다. (39쪽)



  마키노 도미타로 님은 《하루 한 식물》이라는 책에서 ‘일본 풀이름·꽃이름·나무이름’을 섣불리 ‘중국 한자를 빌어서 붙이는 일’은 옳지 않다고 밝힙니다. 구태여 중국 한자를 붙여서 가리키지 말고 ‘일본 풀’은 ‘일본 풀이름’으로 가리키면 된다고 밝혀요.


  아주 마땅한 이야기일 텐데, 학계에서는 이 이야기가 그리 마땅한 일은 아닌 듯합니다. 벼는 벼라 하면 되고, 보리는 보리라 하면 될 테지만, 막상 학자는 이런 이름을 안 쓰는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콩·팥’이라는 이름이 버젓이 있으나 ‘대두·적두’라는 한자를 빌어서 쓰려고 하는 학계요 사회에다가 농협이에요.



메이지 시대에 들어 처음 관동이 머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여전히 ‘머위 = 관동’이라 여기는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하이쿠 시인 등이 전통을 고수한다는 명목 아래 변함없이 완곡어법을 가장해 버젓이 사용한다. (197쪽)



  《하루 한 식물》에는 일본 풀·꽃·나무 이야기가 가득하기에 저로서는 잘 모르겠구나 싶은 풀이나 꽃이나 나무가 많은데 ‘머위’쯤은 한국에서도 흔하니 잘 알 만합니다. 새봄에 돋는 머위싹은 맛난 나물이요, 동그마니 피어나는 머위꽃도 재미나면서 구수한 나물이에요.


  《하루 한 식물》을 보면 ‘머위는 관동이 아니다’ 같은 이야기가 흐르는데, 문득 궁금해서 한국말사전을 살펴보았습니다. 일본에서도 ‘머위·관동’을 잘못 바라본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한국말사전은 ‘머위 = 관동’으로 다룹니다.



그럼 열매는 어떻게 일본에 건너오는 걸까. 내 생각에 바람 아니면 물새의 도움을 받는 듯한데, 어떤 물새인지. 조류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기러기나 오리 같은 철새가 늦가을에 조선(한국)의 사초가 무성한 곳에서 먹이를 주워 먹다가 땅에 떨어진 왕골의 작은 열매를 우연히 다리나 날개에 묻힌 채 일본으로 날아온다. (265쪽)



  나는 책상맡에 《한국 식물 생태 보감》(자연과생태 펴냄)이라고 하는 두툼한 책을 올려놓고 늘 들여다봅니다. 우리 집 마당이나 텃밭에서 자라는 풀을 살피다가 이 책을 들추고, 마을이나 숲이나 바닷가에서 돋는 풀을 헤아리면서 이 책을 들추어요. 일본에서는 《하루 한 식물》이 일본 풀·꽃·나무를 옳게 다루면서 알려주려고 하는 길잡이 노릇을 하는 책이라면, 한국에서는 김종원 님이 바지런히 엮는 《한국 식물 생태 보감》이 슬기로운 길잡이 노릇을 한다고 느껴요.


  이른 아침에 텃밭에서 당근싹을 살피며 김을 매면서 온갖 풀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광이풀을 뽑고, 환삼덩굴을 뽑습니다. 다른 때에는 나물로 먹거나 고이 여기지만, 당근밭에 자라는 사광이풀이나 환삼덩굴이나 쑥이나 쇠무릎이나 흰줄갈풀은 아무래도 김매기로 뽑혀야 할 풀이 됩니다. 늘 풀을 벗삼으며 지내는 시골살림인 만큼, 나는 우리 아이들한테 “하루 한 가지 풀·꽃·나무 알려주기”를 해 보자고 생각해 봅니다. 하루에 한 가지 풀이나 꽃이나 나무를 함께 살피고 익히면, 한 해에 삼백 가지가 넘는 풀이나 꽃이나 나무를 알 수 있어요. 하루에 한 가지씩 새롭게 바라보면서 배울 수 있다면, 무척 즐겁고 아름다우리라 봅니다. 2016.5.2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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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는 힘



  아이들이 하루하루 새롭게 자라면서 이 아이들한테 쏟는 힘도 차츰 커진다고 느낀다. 이를테면, 자전거를 아이들하고 달리면 예전보다 훨씬 힘이 드는데, 이렇게 훨씬 힘이 들면서도 두 아이가 돕는 힘이 나란히 커진다. 곰곰이 돌아보면,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아이한테 들이는 힘이 차츰 자라야 하는구나 하고 느끼는 셈이라 할 텐데, 아이들한테 들이는 힘은 재미나게도 다시 나한테 새롭게 돌아온다고 느낀다. 저녁이 되면 머리가 지끈지끈 터질 듯이 고단한데, 아침이 되면 언제 고단하거나 힘들었느냐는 듯이 싱그럽다. 아이들은 언제나 새롭게 노는 힘을 키운다면, 어른들은 언제나 새롭게 살림하는 힘을 키운다고 할까. 밤에는 쓰러지는 힘이요, 아침에는 일어서는 힘이다. 2016.5.2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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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디디며 헛짚으며 (정양) 모악 펴냄, 2016.4.4. 8000원



  전라북도에 터를 둔 조그마한 문학 출판사가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곳은 전북에서 나고 자란 시인하고 소설가 여러분이 뜻과 돈과 힘을 모았다고 한다. 첫 시집으로 《헛디디며 헛짚으며》를 선보이는데, 가벼운 종이에 홀가분한 이야기가 흐르는 시집이 퍽 조촐하면서 이쁘다. 조촐하며 이쁜 고장을 조촐하며 이쁜 마음으로 아끼는 손길로 적바림했구나 싶은 노래가 흐른다. 꼭 전라도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수수하거나 투박한 아름다움을 베푸는 시집이 반갑다. 경상도에서도 충청도에서도 강원도에서도 제주도에서도 경기도에서도, 그야말로 자그맣고 예쁜 출판사가 하나둘 태어나서 그 고장에 터를 잡으면서 살림을 따사로이 짓는 목소리와 숨결을 그러모을 수 있으면 참으로 멋지며 신나는 이야기잔치가 되리라 느낀다. 2016.5.2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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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디디며 헛짚으며
정양 지음 / 모악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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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5-24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보진 않았지만 전라도 어딘가에 모악산이 있다고 들었어요. 출판사 이름이 모악이군요.

파란놀 2016-05-24 09:25   좋아요 0 | URL
저도 가 보지 않았는데요,
전주에 있다고 하는 듯해요.
그래서인지, 이 출판사도 전주에 있답니다 ^^
 

파리의 열두 풍경 (조홍식) 책과함께 펴냄, 2016.4.20. 16800원



  파리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열두 가지 모습을 차분하게 들려주는 《파리의 열두 풍경》을 읽어 본다. 프랑스에서 파리라고 하는 곳은 섣불리 ‘때려부수어서 다시 짓는 일’은 잘 안 한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새로 짓는 일은 있지만, 아무렇게나 부수면서 여느 사람 터전을 밀어내는 짓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서울이나 부산처럼 커다란 도시뿐 아니라 조그마한 시골에서도 이 모습 저 모습 수없이 바뀌기 일쑤이다. 아주 쉽게 때려부수고, 아주 가볍게 무너뜨리며, 아주 대수롭지 않게 밀어내곤 한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 이렇게 모든 것을 부수거나 무너뜨리거나 밀어내기를 바라기 때문에, 온갖 건설정책만 생기는지 모른다. 우리 스스로 ‘삶터’를 두고두고 가꾸면서 오래도록 돌보는 길을 걷지 않으니 재개발 정책만 쏟아질는지 모른다. 도시로만 몰려들고, 더 큰 도시로만 찾아가면서 살려 하기에, 프랑스 같은 문화나 파리 같은 모습은 한국에서는 좀처럼 생기지 못한다고 여길 만하다. 훌륭한 지도자 한두 사람이 나타나야 할 노릇이 아니라, 우리 누구나 슬기로운 마음이 되어 우리 보금자리와 삶터와 마을을 사랑하며 오래오래 뿌리를 내리려는 몸짓이 될 때에, 비로소 “열두 가지 서울” 모습이라든지 “무지개 빛깔 같은 한국” 이야기를 새롭게 지을 만하리라 생각해 본다. 2016.5.2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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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열두 풍경- 루브르에서 루이뷔통까지, 조홍식 교수의 파리 이야기
조홍식 지음 / 책과함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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