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16] 배우는 책



  눈으로 읽고서 덮으면 잊히고

  마음으로 배우면 새로 익힐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책



  더 많은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까닭이라면, 더 많은 책을 눈으로 훑다가는 아무것도 못 배우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더 많은 책을 읽느라 정작 내 삶에 받아들여서 이야기를 누릴 틈이 없기도 해요. 땅이 넓다고 좋을 일이 아니라, 마음껏 누릴 땅이 알맞게 있어야 할 일이지 싶습니다. 마음껏 누릴 적에 배울 수 있고, 배울 적에 즐거울 수 있으며, 즐거울 적에 이야기가 샘솟을 수 있습니다. 2016.5.28.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린치 그림책 (사진책도서관 2016.5.24.)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아이들하고 두 가지 영화를 함께 보다가 이 영화에 바탕이 된 그림책이 떠오릅니다. 어디에 그림책을 꽂았을까 하고 헤아리면서 《모글리의 형제들》하고 《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를 찾아냅니다. 집에서 이 그림책을 더 깊게 차근차근 두고두고 다시 읽어 보려 합니다. 내가 그림책을 찾는 동안 작은아이는 들딸기하고 오디를 훑겠다면서 풀밭을 살핍니다. 큰아이는 이사이에 만화책을 펼칩니다. 빗물이 스며드는 쪽에 돌을 몇 얹었는데, 돌을 얹기만 했어도 빗물이 훨씬 적게 스며듭니다. 긴신을 꿰고 일부러 웅덩이를 찰방찰방 걸으면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버지, 그림책은 옷 안에 넣었어?” “아니.” “그럼? 어디에?” “옷 속에 품었어.” 여름을 부르는 한결 따뜻한 비를 느끼면서 마을길을 천천히 걷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 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 한국 생물 목록 17
이정현.박대식 지음 / 자연과생태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숲책 읽기 102



‘꼬리치레도롱뇽’을 새삼스레 떠올린다

―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

 이정현·박대식 글·사진

 자연과생태 펴냄, 2016.4.11. 22000원



  지구에는 모두 7100종에 이르는 양서류가 있다고 해요. 한국에는 양서류가 모두 ‘7과 18종’이 있다고 합니다. 지구를 헤아리자면 한국에 있는 양서류 가짓수는 무척 적다고 할 만합니다.


  이름으로 크게 살피자면 ‘도롱뇽·개구리·두꺼비·맹꽁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끼도롱뇽·꼬리치레도롱뇽·도롱뇽·제주도롱뇽·고리도롱뇽’하고, ‘무당개구리·청개구리·수원청개구리·옴개구리,·황소개구리·참개구리·금개구리·북방산개구리·계곡산개구리·한국산개구리’에다가 ‘두꺼비·물두꺼비’ 같은 이름이 있다고 해요.


  이런 한국 양서류 가운데 ‘꼬리치레도롱뇽’은 2000년대 첫무렵 한국 사회에 이름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바로 ‘천성산 도롱뇽 소송’으로 이름이 올랐거든요. 



(고리도롱뇽은) 번식기가 끝나면 성체는 서식지인 산림지대로 이동한다. 주로 밤에 활동하며, 개미·딱정벌레·벌과 같은 곤충류, 지렁이와 같은 빈모류, 거미류, 수서곤충류 등을 잡아먹는다. 수명은 10∼11년이고, 수컷은 3∼5년, 암컷은 4∼6년생이 주로 번식에 참여한다. (42쪽)


(꼬리치레도롱뇽은) 유생은 겉아가미로 호흡하고, 변태를 마친 준성체와 성체는 폐가 발달하지 않아 피부로만 호흡한다. 피부 호흡에 의지하는 성체의 특성상, 연중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산림지대의 계곡, 하천 주변의 바위·돌·자갈·고목·이끼·부엽토 아래 등에서만 서식한다. (54쪽)



  이정현·박대식 님이 빚은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자연과생태,2016)을 읽어 봅니다. 이 책에는 한국에서 사는 양서류를 모두 다루는데, 다 자란 모습부터 알에서 막 깨어난 모습에다가, 알 모습, 또 암컷하고 수컷 모습까지 두루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한국 양서류를 다룬 책은 퍽 드문데, 두 학자가 쏟은 땀방울이 알뜰살뜰 배어 무척 값지면서 뜻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더욱이 양서류를 알부터 어른 몸 모습까지 한눈에 살펴보는 책이 있기에, 이 책을 찬찬히 살핀다면 한국에서 우리하고 함께 사는 이웃을 한결 잘 알아볼 만하다고 느껴요.



(이끼도롱뇽은) 다른 도롱뇽류에 비해 시력과 점프력이 좋다. 위협을 느끼면 꼬리 끝을 스스로 자르며 잘린 꼬리는 한동안 꿈틀거린다. (67쪽)



  도롱뇽이나 개구리나 두꺼비나 맹꽁이 같은 양서류는 아무 곳에서나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먼저 축축하고 서늘한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축축하고 서늘하기만 하대서 양서류가 살 수 없어요. 축축하고 서늘하면서 ‘양서류한테 먹이가 될 만한’ 다른 작은 목숨이 있어야 해요. 여기에다가 ‘양서류가 서로 짝을 지어서 알을 낳을 만한 터’가 이루어져야지요.


  옛날부터 논가에는 개구리나 맹꽁이나 두꺼비가 많이 살았습니다. 냇가나 골짜기에는 도롱뇽이 많이 살고요. 비가 오는 날이면 마당을 엉금엉금 기는 두꺼비도 쉽게 볼 만했고, 풀섶에 참개구리나 청개구리도 흔히 살았어요.


  모내기를 마친 시골 논에는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가 헤엄을 칩니다. 겨울나기를 마치고 깨어난 개구리는 제 짝을 새롭게 찾으면서 우렁차게 밤새 노래해요. 그런데 이 같은 개구리 노랫소리도 요새는 ‘한철’에 그치곤 해요. 왜 그러한가 하면, 한여름으로 접어들어 논마다 농약을 뿌리면 그예 개구리가 싸그리 죽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번식기가 지나면 수컷 두꺼비는 번식지를 기준으로 최대 500m 정도 이동했으며, 암컷은 수컷에 비해 활동량이 3배가량 더 많기 때문에 두꺼비를 보호하려면 주요 번식지를 기준으로 반경 1.5km 이상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90쪽)



  개구리를 살리거나 지키자는 뜻으로 ‘농약을 안 쓰는 농사’를 짓자고 하기는 어려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개구리가 살지 못하는 논이라면, 날벌레나 풀벌레를 잡아먹는 개구리가 논이나 시골 풀섶에서 자취를 감춘다면, 개구리도 두꺼비도 맹꽁이도 이 땅에서 사라진다면, 이때에 한국은 어떤 삶터가 될 만할까 하고 생각할 수 있어야지 싶어요.


  2000년대 첫무렵에 불거진 ‘꼬리치레도롱뇽 소송’은 ‘고작 양서류 하나’를 살리거나 지키자면서 ‘국가사업에 발목을 잡으려는 뜻’이 아니었다고 느낍니다. ‘사람 곁에 있는 작은 이웃’을 바라보거나 살피지 못하는 개발이나 국가사업이 되면, ‘한국 사회를 이루는 작은 사람들 삶’도 놓치거나 내몰릴 수 있다는 뜻을 밝히는 소송이었다고 느껴요. 그리고 ‘도롱뇽이 즐겁고 느긋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일 때에 이러한 터전은 ‘사람도 즐겁고 느긋하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이기도 하다는 뜻을 알려주는 소송이었으리라고 봅니다.



(청개구리는) 포식자에 따라 멀리 헤엄치거나 바닥에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는 등 다른 회피행동을 보인다. 주로 파리, 날도래, 벌, 나비, 딱정벌레와 같은 곤충류를 잡아먹는다. (114쪽)



  아이들하고 시골에서 살면서 도롱뇽 한살이를 제대로 알고 싶었는데 마침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이라는 책이 이쁘장하게 나와서 무척 반갑습니다. 여름에 골짜기로 나들이를 가면 돌 틈에서 도롱뇽을 곧잘 봐요. 도롱뇽은 무척 잽싸게 헤엄치면서 사라지니 어떤 도롱뇽인지 알아채기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은 그리 무겁거나 두껍지 않으니 올여름에는 골짜기에 갈 적에 이 책을 챙겨서 우리 마을 도롱뇽 이름을 알고 더욱 살가이 마주하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구리 한살이를 새롭게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개구리 한 마리가 제법 오래 사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도롱뇽도 개구리도 두꺼비도 맹꽁이도 열 해 안팎을 우리 곁에서 조용히 지내면서 ‘숲을 이루는 작은 숨결’로 노래한다는군요.


  양서류가 한국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이 되는 일은 양서류뿐 아니라 사람한테도 ‘어떤 위기’라고 하는 대목을 한국 사회가 찬찬히 헤아리거나 바라볼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2016.5.27.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숲책 읽기)


* 이 글에 붙인 사진은 '자연과생태 출판사'에서 고맙게 보내 주셨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희 손길을



  너희 손길을 타면서 일손이 수월하다. 너희 손길을 받으면서 일손이 줄어든다. 너희 손길을 나누면서 일손이 즐겁다. 너희 손길을 얻으면서 일손에 새로운 웃음이 피어난다. 너희 손길을 바라본다. 너희 손길을 생각한다. 너희 손길을 사랑하는 살림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꿈길이 될까 하고 마음으로 곰곰이 되돌아본다. 2016.5.27.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일 (여림) 최측의농간 펴냄, 2016.5.25.



  이 땅을 떠난 시인이 남긴 아스라한 발자취를 갈무리해서 엮은 조그마한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일》을 읽는다. 곁님하고 아이들이 먹을 미역국을 끓이다가 몇 줄 읽고, 마을 이장님네 마늘밭 일손을 거든 뒤에 등허리를 펴려고 자리에 누워서 몇 줄 읽는다. 여림 시인은 시골에서 서울로 삶터를 옮기고 나서 그만 이 땅을 떠나고 말았다고 한다. 시골집에서 오월바람을 누리고, 오월딸기를 훑으며, 오월볕을 쬐면서 오월일을 하다가 가만히 옛 시인을 그려 본다. 이녁이 살던 시골에서 더 깊은 시골로 들어가서 고요하거나 아늑한 살림을 지어 보았다면 어떠했을까? 요즘 시골에는 어린이도 젊은이도 드물다지만, 시인이나 작가나 예술가나 뭐 이런저런 사람도 드물다. 우리는 삶을 지으려는 마음을 잃으면서 서울로 쏠리지는 않을까? 우리는 사랑을 지으려는 마음을 잊으면서 서울로 몰리지는 않을까? 하룻밤 자고 나니 등허리 결림이 모두 사라졌다. 이제 오늘 새로운 볕과 바람을 쐬면서 아이들하고 바깥마실을 하려고 생각한다. 읍내 문방구에 다녀올 일이 있다. 이 길에 여림 님 책을 챙기려 한다. 군내버스에서 더 읽어야지. 2016.5.27.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일- 여림 유고 전집
여림 지음 / 최측의농간 / 2016년 5월
11,200원 → 10,080원(10%할인) / 마일리지 56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6년 05월 27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