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236. 빗물 먹기 (2016.5.24.)



  비가 오니까 빗물을 혀로 받아먹고 싶어서 마당을 달린다. 겨울에는 눈을 받아먹고 여름에는 비를 받아먹지. 그런데 꽤 더운 날씨에도 왜 긴바지를 입느냐고? 이 바지가 좋아서.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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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맛있는 딸기 교실 - 2015 오픈키드 좋은그림책 목록 추천도서 바람그림책 21
마츠오카 다츠히데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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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60



귤빛 감도는 거문딸기를 보았니?

― 산으로 들로 맛있는 딸기 교실

 마츠오카 다츠히데 글·그림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펴냄, 2014.4.25. 11000원



  나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기에 ‘딸기’라고 하면 그냥 딸기로만 알았습니다. 어릴 적에는 딸기가 어디에서 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어릴 적에 어머니 시골집에 나들이를 가서야 비로소 밭자락에서 나는 딸기를 보았고, 딸기가 밭에 뿌리를 내린 줄기에서 꽃이 피어야 열매를 맺는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외갓집 형이나 누나가 이끌어서 숲으로 마실을 가면서 개암을 처음으로 알았고, 들이나 숲에서 훑는 딸기나 오디도 알았습니다. 도시에서는 도무지 만날 수 없던 맛이자, 가게에서 파는 열매로는 느낄 수 없던 맛이었어요.


  이제 나는 아이들하고 시골에서 살면서 아이들한테 시골맛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겨울이 저무는 봄에 봄나물 맛을 보여주고, 봄이 저물며 여름으로 접어드는 무렵에 들딸기 맛을 보여줍니다. 들딸기랑 나란히 오디 맛도 함께 보여주고요.



“엄마, 숲의 딸기가 제철이래요. 딸기잼 먹고 싶어요.” “딸기 따러 가고 싶어.” “응, 가고 싶다!” (2쪽)



  마츠오카 다츠히데 님이 빚은 그림책 《산으로 들로 맛있는 딸기 교실》(천개의바람,2014)은 봄 끝자락이랑 여름 첫머리에 걸맞는 ‘제철 그림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책을 지난가을에 장만하고는 바로 이 ‘제철’, 그러니까 ‘들딸기철’을 기다렸어요. 이 그림책은 아무래도 봄 끝자락하고 여름 첫머리에 가장 어울리면서 재미나고 신나기 때문입니다.



모두 강가에 왔어요. 노란 꽃이 핀 뱀딸기, 커다랗고 하얀 꽃이 핀 장딸기, 분홍색 꽃이 핀 멍석딸기를 발견했어요. (8쪽)



  들딸기나 숲딸기가 돋는 곳을 보면, 빨갛게 익은 딸기가 가득한 데에도 뒤늦게 꽃을 피우는 아이가 있어요. 딸기는 자꾸 넝쿨을 뻗으면서 새롭게 꽃을 피우고, 새롭게 열매를 맺어요. 일찌감치 꽃을 피운 아이는 오월 한복판부터 열매를 맺고, 느즈막히 꽃을 피운 아이는 유월이 저물 무렵에도 열매를 맺어 줍니다.


  요즈음 들마실이나 숲마실을 하면서 마주한 여러 가지 딸기 가운데 귤빛이 감도는 딸기가 있어요. 어떤 딸기인데 이렇게 귤빛일까 하고 한참 갸웃갸웃했지요. 아이들은 이제 뼛속까지 시골아이가 된 터라 새빨간 들딸기를 잘 훑어서 먹고, 뱀딸기도 잘 가려내는데, 귤빛 들딸기에는 선뜻 손을 뻗지 못합니다.


  “아버지가 먼저 먹을 테니 너희도 먹으렴. 못 먹을 만하면 너희한테는 안 주지.” 처음에는 ‘들딸기 같지 않다’고 여기던 아이들이지만, 한번 맛을 본 뒤에는 “우와, 빨간 딸기보다 훨씬 달아!” 하면서 나중에는 귤빛 딸기를 더 골라서 먹습니다. 그러고 보니 두 아이는 몇 해 앞서 ‘오디’도 처음에는 아주 낯설어 하면서 손을 안 대었어요. 이제는 숲에서 저희끼리 스스로 뽕나무를 찾아내어 오디를 씩씩하게 훑지만요. 아무튼, 우리가 들에서 만난 귤빛 딸기는 ‘거문딸기’라고 한다는군요.



딸기가 높이 있어도 괜찮아요. 쥐돌이 형제들은 나무 위로 살살 올라갔지요. 그러고는 나무딸기를 따서 밑에서 보자기를 펼치고 있는 청개구리 선생님과 엄마를 향해 떨어뜨렸어요. (16쪽)



  거문딸기는 거문도에서 처음 찾았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은 듯합니다. 그런데 《산으로 들로 맛있는 딸기 교실》은 일본 그림책입니다. 귤빛이 감도는 딸기는 거문도뿐 아니라 일본에도 제법 있구나 싶고, 저희는 고흥에서 만났으니 거문도뿐 아니라 바다랑 가까운 남녘에 두루 있으리라 느껴요.


  엊그제에는 들마실을 하면서 ‘나무딸기’도 만났습니다. 나무딸기는 넝쿨로 뻗는 아이하고 열매나 잎이 달라요. 나무딸기라는 이름처럼 줄기도 제법 억세고 야무집니다. 맛은 어떠할까 하고 훑어서 입에 넣으니 단맛도 새롭습니다.



딸기 설탕 조림, 딸기 젤리, 딸기 케이크, 딸기 주스 …… 맛있는 간식이 많이 생겼어요. 쥐돌이네 가족과 청개구리 선생님은 딸기 파티를 열기로 했어요. (28쪽)



  그림책 《산으로 들로 맛있는 딸기 교실》은 들딸기로 잼을 졸이는 길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들딸기로 케익을 굽는다든지, 젤리를 빚고, 주스를 우리는 길도 알려줍니다.


  그림책에는 청개구리 선생님하고 쥐돌이네 식구가 함께 나오는데, 그림책 주인공은 이 여러 가지 먹을거리를 빚은 뒤에 잔치를 연다고 해요. 넉넉하게 얻고, 넉넉하게 지어서, 넉넉하게 나눈다고 합니다. 마을사람들은 청개구리 선생님하고 쥐돌이네 식구가 마련한 들딸기잔치를 실컷 즐겼다고 해요.


  그림책 이야기이지만 참 멋지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철에 숲과 들에서 선물처럼 얻는 기쁨을 보여줄 뿐 아니라, 이 선물을 이웃한테 따스한 사랑으로 나누어 주는 손길을 보여주거든요. 숲이랑 들이 있기에 즐거운 시골이요, 숲이랑 들에서 얻은 기쁨을 나눌 수 있기에 아름다운 시골이라고 새삼스레 배웁니다. 2016.6.5.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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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국물



  마늘장아찌를 하려고 생각하면서 읍내에 마실을 간다. 간장하고 고추장을 넉넉히 장만하기로 한다. 우리 집 간장이나 고추장을 아직 담그지는 못하지만, ‘우리 집 마늘장아찌’는 즐겁게 해 보려고 생각한다. 읍내 가게에서 간장하고 고추장을 장만하는 김에 고기도 장만한다. 저녁밥 먹기 앞서 마실을 다녀온 아이들은 배가 몹시 고프다. 집에 닿자마자 아이들더러 손발을 씻으라 하고, 나는 고기를 볶으려 한다. 큰아이는 아버지 곁에 붙어서 “나도 뭘 돕고 싶어.” 하고 말한다. “그럼 양파를 가져다 줄래?” “양파? 어디에?” “밖에 나가 봐. 처마 밑에 자루에 들었어.” 큰아이는 양파 껍질을 벗긴다. 양파 껍질을 다 벗기고 나서 “또 뭘 돕고 싶어.” 한다. “그러면 마늘 하나만 가져올래?” “마늘? 마늘 어디 있어?” “처마 밑에 보면 커다란 자루에 들었어.” 큰아이가 양파랑 마늘 껍질을 벗겨 주기만 해도 일손이 크게 던다. 손이 한결 느긋하다. 내가 어릴 적에 어머니 곁에 붙어서 양파나 마늘 껍질을 벗기기만 했어도 어머니는 손이 한결 느긋하다고 느끼셨을까? 감자나 당근을 썰어 주지 않아도 된다. 김치찌개 불을 맞추어 주지 않아도 된다. 쌀을 씻거나 일어서 밥물을 맞추어 끓여 주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은 아주 조그마한 손길로도 푸진 기쁨이 된다.


  작은아이는 고깃국물을 고기보다 더 맛나게 먹는다. 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내 몫으로 놓은 접시에 있는 고깃국물을 죄다 작은아이 그릇에 붓는다. 네가 다 먹으렴. 네가 맛있게 먹으렴. 네가 즐겁게 먹으면서 고운 사랑을 마음속으로 키우렴. 2016.6.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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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책을 덮을 때



  문득 책을 덮을 때가 있습니다. 책이 재미없어서 덮을 수도 있지만, 책이 재미있지만 책보다 재미있는 다른 일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려는 마음으로 책을 덮습니다. 바람을 한껏 들이켜면서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어서 책을 덮습니다. 빗소리를 듣거나 눈발을 바라보려고 책을 덮습니다. 노래하며 뛰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 함께 놀려고 책을 덮습니다. 밥을 지으려고 책을 덮습니다. 빨래를 걷어서 개려고 책을 덮습니다. 졸려서 잠을 자려고 책을 덮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려고 책을 덮습니다. 자전거를 타려고 책을 덮습니다. 숲에 깃들어 골짝물에 풍덩 뛰어들려고 책을 덮습니다. 마을 어귀 빨래터에 낀 물이끼를 걷으려고 책을 덮습니다. 그리고 시를 한 줄 적바림하면서 내 마음속에서 샘솟는 꿈을 읊고 싶어서 책을 덮습니다. 2016.6.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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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57. 2016.5.25. 들딸기잼 바른 빵



  들딸기잼을 졸여서 식힌 뒤에 냉장고에 하루를 재웠다. 이튿날 곁님이 반죽을 했고, 내가 불판에 반죽을 부어서 집빵을 잔뜩 구웠다. 자, 우리 집 잼맛을 볼까? 손이 많이 가야 하는 만큼 여러 날 걸려서 얻은 잼이기에 더 맛있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가게에서 사다 먹는 잼하고는 참으로 맛이 다르다. 한 해 가운데 꼭 오누월에만 맛볼 수 있는 들딸기잼. 이듬해에는 신나게 따서 신나게 잼을 졸여 보자고 생각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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