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채소 가게 (스즈키 뎃페이·야마시로 도오루) 하루 펴냄, 2016.4.5. 13000원



  무엇을 먹을 적에 ‘아, 참, 맛있네.’ 하고 느낄 만한가 하고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손수 심어서 돌본 다음에 거두어서 손수 손질하여 짓는 밥이야말로 가장 맛있지 싶다. 남이 차려 주는 밥도 한두 끼니가 맛있을 뿐, 내 손길이 닿으면서 내 숨결이 고이 흐르는 밥차림처럼 느긋하면서 넉넉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느낀다. 《여행하는 채소 가게》는 여행을 다니면서 푸성귀를 내다 파는 젊은이들 삶을 그린다. 이 젊은이들은 손수 심어서 길러 본 손길을 잊지 않으면서 남새장수를 한다. 누구나 즐거운 맛을 느끼기를 바라고, 어디에서나 즐거운 맛이 흐르기를 바란다. 심고 거두는 이도, 이를 사서 누리는 이도, 언제나 즐거움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고 보면 유통이란, 이를테면 농협과 같은 유통이란, 어떻게 하면 더 돈을 벌 수 있느냐 하는 대목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더 즐겁고 아름답게 이을 수 있느냐 하는 대목을 생각해야지 싶다. 여행하는 남새장수 젊은이는 기쁜 마음으로 남새를 다루려 한다. 대규모 유통이 아니라 즐거운 이음고리가 되기를 바라고, 돈을 많이 버는 장사가 아니라 살림을 기쁘게 짓는 마을살이가 되기를 바란다. 2016.6.14.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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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채소 가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는 미코토 가게
스즈키 뎃페이 외 지음, 문희언 옮김 / 하루(haru) / 2016년 4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2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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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금지 (디에고 아르볼레다·라울 사고스페) 분홍고래 펴냄, 2016.5.6.



  하지 말라고 한대서 안 하는 일이란 없지 싶다. 좋으니 하고 나쁘니 안 한다기보다, 싫거나 미우니 안 하고 반갑거나 재미나니까 할는지 모른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때에 반갑거나 재미날까? 우리는 무엇을 안 할 적에 안 반갑거나 안 재미날까? 아이들은 무엇을 하면서 자랄 때에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마음을 키울 만할까? 어른들은 아이한테 무엇을 가르치거나 보여주면서 살림을 지을 적에 꿈을 이루는 길을 걸을 만할까? 《책 읽기 금지》를 읽는다. 이 책에는 아이한테 ‘어떤 책 한 가지’만큼은 도무지 안 읽히고 안 보여주려고 하는 어버이가 나온다. 그런데 이 어버이는 가정교사한테 모든 가르침을 맡길 뿐, 어버이 스스로 가르칠 마음이나 몸짓이 없다.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무엇을 배울 만할까? 가정교사를 불러서 저한테 ‘가장 좋아하는 것’을 못 배우도록 하는 몸짓을 배울까? 아이도 어버이도 스스로 가장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짓는 기쁨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기를 빈다. 2016.6.14.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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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금지!
디에고 아르볼레다 지음, 라울 사고스페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16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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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만지며 (사진책도서관 2016.6.5.)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흙을 만지면서 흙일을 합니다. 책을 만지면서 책일을 합니다. 부엌칼을 만지면서 부엌일을 합니다. 아이 살갗을 만지면서 집살림을 합니다. 나는 내가 만지는 대로 내 일거리를 찾습니다. 무엇을 만지든, 어떤 연장을 쥐든, 늘 스스로 내 설 곳과 길 길을 찾습니다.


  호미 한 자루로도 땅을 갈아 씨앗을 심을 만합니다. 연필 한 자루로도 글을 써서 책을 지을 만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못할 만한 일은 없습니다. 그저 하면 되고, 차근차근 나아가면 됩니다.


  오늘 하루도 흙이며 책이며 부엌칼이며 아이 살갗이며 골고루 만지면서 엽니다. 오늘 하루도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살가이 어루만지자는 마음으로 열면서 빙그레 웃음을 짓자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이룹니다. ㅅㄴㄹ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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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의 남편 1
타가메 겐고로 지음,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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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629



아빠가 둘, 또는 서로 아끼는 곁님

― 아우의 남편 1

 타가메 겐고로 글·그림

 김보미 옮김

 길찾기 펴냄, 2016.5.10. 7000원



  만화책 《아우의 남편》(길찾기,2016)은 ‘남자 동성애’를 다룹니다. 그렇다고 이 만화책에서 사내끼리 살을 섞는 대목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둘째 권에서는 달라질는지 모르나, 이제 막 한국말로 나온 《아우의 남편》 첫째 권을 보면, ‘남동생이 남자와 혼인한’ 이야기가 흐르며, 이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다루려고 합니다.



“우와, 외국인이다.” “외국인 아닙니다. 캐나다 사람.” (19쪽)


“저는 카나의 고모부입니다.” “무슨 말이야? 의미를 모르겠어!” “저는 캐나다에서 야이치 씨의 남동생과 결혼했습니다. 그러니까 카나의 고모부예요.” (21쪽)



  쌍둥이 형제 가운데 동생은 어느 날 쌍둥이 형한테 ‘드러내기(커밍아웃)’를 했고, 이무렵부터 쌍둥이 형은 동생을 차츰 멀리했다고 해요. 쌍둥이 동생은 이즈음부터 다른 길을 걷다가 캐나다로 건너가서 살았고, 그곳에서 ‘합법 동성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쌍둥이 동생은 캐나다에서 그만 죽었고, 이녁하고 함께 살던 캐나다 사내가 일본으로 건너옵니다. ‘짝을 잃은 캐나다 사내’는 이녁 짝이 태어나서 자라던 일본이라는 나라가 그리웠고, 일본에 있는 ‘이녁 짝 식구’가 궁금했다고 해요.



“야이치 씨, 카나 아빠. 카나를 위해 매일 밥 짓고 청소하고 세탁하고, 그거 훌륭한 일이잖아요?” (68쪽)


“캐나다인 고모부가 생기다니, 왠지 대단하고 왠지 신나!” “그런가? 나도 그런 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려나.” (74∼75쪽)



  아이를 낳으려면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있어야 합니다. 어머니만 있거나 아버지만 있다면 아이를 낳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나 아버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를 보살필’ 수 있어요. 낳지 못하더라도 너르고 따스한 사랑은 얼마든지 베풀 수 있지요.


  다른 여러 나라에서는 ‘어머니만 둘’이라든지 ‘아버지만 둘’인 집이 제법 있어요. 한국에서는 이러한 집을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우리라 봅니다. 한국은 아직 ‘동성결혼’을 법으로 받아들이지 않거든요.


  그런데 말이에요, 혼인을 한다고 해서 ‘살섞기’를 꼭 해야 하지 않습니다. 동성이 아닌 이성끼리 혼인을 했어도 ‘살섞기’를 하지 않는 집이 차츰 늘어나요. 동성이 아닌 이성끼리 살면서 ‘살섞기’를 안 할 뿐 아니라 아이를 낳지 않는 집도 차츰 늘어나지요. 왜냐하면 서로 마음과 뜻이 맞으면서 고이 사랑하는 살림을 바랄 적에는 살섞기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따사롭고 넉넉한 숨결을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허즈밴드는 료우지. 료우지의 허즈밴드는 나.’ 그 말을 들었을 때,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남동생이 남자와 결혼해서 줄곧 내 마음 한구석에서 카나가 한 말처럼 ‘마이크랑 료우지, 어느 쪽이 남편이고 어느 쪽이 아내였어?’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다.’ (91∼92쪽)



  사내와 가시내가 혼인을 하면 어느 한쪽을 아내라 하고 다른 한쪽을 남편이라 해요. 사회라는 틀에서는 이렇게 ‘성별’과 ‘이름(설 자리)’을 가릅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조금 더 생각해 본다면, ‘남편 몫’이나 ‘아내 구실’을 넘어서 ‘서로 아끼는 사이’로 지낼 수 있어요. 이를테면 성별에 따라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라, 성별을 가르지 않고 누구한테나 똑같이 이름을 붙일 수 있어요.


  저는 ‘곁님’이라는 이름을 제 나름대로 지어서 씁니다. 곁에서 아끼고 보살피는 살가운 임(님)이라는 뜻으로 쓰는 ‘곁님’이라는 이름은 내 짝꿍을 가리키는 이름이 되기도 하지만, 내 짝꿍이 나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기도 합니다. ‘곁님’이라는 낱말 얼거리처럼 ‘짝님’이라는 이름을 쓰기도 해요. 한짝이나 짝꿍을 이루는 살가운 임(님)이라는 뜻으로 ‘짝님’이라고 하지요.


  사랑할 수 있기에 함께 살고, 사랑하려는 마음으로 함께 산다고 느낍니다. 한집에 아버지가 둘일 수 있고, 어머니가 둘일 수 있어요. 아이한테는 고모나 고모부가 모두 사내일 수 있고, 이모나 이모부도 모두 가시내일 수 있어요. 성별로 가르는 겉모습보다 마음으로 드러나는 사랑이 어떠한가를 살필 때에 즐거우면서 아름다운 살림이 되리라 느낍니다. 만화책 《아우의 남편》이 ‘동성결혼’을 바라보거나 마주하는 눈길을 부드러이 어루만져 줄 수 있기를 빕니다. 2016.6.14.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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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지 紙


 모조지 → 모조종이

 포장지 → 포장종이

 석간지 → 저녁신문

 일간지 → 일간신문

 조간지 → 아침신문


  ‘지(紙)’는 “1. ‘종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신문’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종이’나 ‘신문’으로 쓰면 되는 셈입니다. ‘백지’라 하지 말고 ‘흰종이’라 하면 됩니다. ‘도화지’라 하기보다는 ‘그림종이’라 하면 돼요. ‘이면지’라면 ‘뒷종이’로 손질하고, ‘소식지’라면 ‘소식종이’로 손질해서 쓸 수 있습니다. 2016.6.14.불.ㅅㄴㄹ




새 선물 포장지

→ 새 선물 포장종이

《마저리 윌리엄즈/이옥주 옮김-인형의 꿈》(비룡소,1998) 7쪽


시험지를 막 씹어 먹고 싶었어요

→ 시험종이를 막 씹어 먹고 싶었어요

《박일환-학교는 입이 크다》(한티재,2014) 11쪽


지저분한 벽지가 있는 방

→ 지저분한 벽종이가 있는 방

《안톤 체호프/우시경 옮김-카시탄카》(살림어린이,2015) 39쪽


마키노가 사용했던 신문지를 수집, 정리해

→ 마키노가 썼던 신문종이를 모으고, 갈무리해

→ 마키노가 다루던 신문종이를 모아서, 갈무리해

《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 1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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