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00 : 해변가



해변가

→ 바닷가


해변가(海邊-) = 바닷가

해변(海邊) = 바닷가



  한국말사전을 살피니 ‘해변가’라는 낱말이 나옵니다. ‘해변’이라는 낱말도 함께 나옵니다. 한국말사전은 두 낱말 모두 “= 바닷가”로만 다룰 뿐, 딱히 더 붙임말이 없습니다.


  ‘해변’은 한자말입니다. ‘바다(海) + 가(邊)’예요. 그러니 ‘해변 = 해 + 변 = 바닷가’이기에, 이 한자말을 쓰려 한다면 ‘해변’으로만 써야 할 뿐입니다. ‘해변가’처럼 쓰면 ‘바닷가가’ 꼴이 되어요.


  냇물 가장자리이니 ‘냇가’요, 물 가장자리이니 ‘물가’입니다. 불 옆이기에 ‘불가’이고, 길 옆이기에 ‘길가’예요. 바다 가장자리나 바다 가까운 곳이라면 ‘바닷가’입니다. 2016.6.21.불.ㅅㄴㄹ



해변가에 서 있는 인간이

→ 바닷가에 선 사람이

→ 바닷가에 있는 사람이

→ 바다 가장자리에 선 사람이

《칼 슈미트/김남시 옮김-땅과 바다》(꾸리에,2016) 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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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냄새 맡기



  ‘좋은숨결’이라 할 만한 ‘EM’을 써서 빨래를 하면 빨래에서 나는 냄새가 다르다. 이를테면 쌀뜨물을 닮은 냄새가 나기도 한다. 재활용비누로 빨래를 하면 재활용비누 냄새가 나고, 세제로 빨래를 하면 세제 냄새가 난다. 너무 마땅한 이야기인가? 냇물이나 샘물로 빨래를 하면 옷에서 냇물이나 샘물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수돗물로 빨래를 하면 옷에서 수돗물 기운이 흐르는구나 하고 느낀다. 이 또한 너무 마땅한 셈인가? 싱그러운 바람이 흐르는 곳에서는 싱그러운 바람을 느끼고, 매캐한 바람이 흐르는 곳에서는 매캐한 바람을 느낀다. 농약을 치는 곳에서는 농약 바람을 느끼고, 소똥이나 돼지똥이 흐드러진 데에서는 소똥이나 돼지똥 바람을 느낀다. 아무래도 나는 너무 마땅한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은데, 요즈음 ‘옷냄새’를 새삼스레 돌아본다. 내 손과 아이들 몸에 어떤 냄새가 배면서 어떤 살림을 지을 때에 즐거운가 하는 대목을 가만히 되새긴다. 2016.6.2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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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61. 2016.6.14. 이 잎을 봐요



  숲마실을 하던 꽃순이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나뭇잎을 하나 똑 끊는다. 꽃순이는 꽃만 좋아하지 않고 나뭇잎과 풀잎도 좋아하기에 으레 ‘잎순이’가 되곤 하는데, 오늘 마주한 이 나뭇잎은 보들보들하다면서 나더라 만져 보라고 내민다. 처음 느끼는 재미난 잎결이니? 새삼스레 마주하는 멋진 잎무늬이니? 그래 네가 내민 잎사귀를 나도 가만히 쓰다듬으면서 이 잎이 태어난 흙과 바람과 숲을 생각해 볼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순이/잎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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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순하다 順


 순한 사람 → 부드러운 사람

 순하게 생긴 얼굴 → 곱게 생긴 얼굴 / 부드럽게 생긴 얼굴

 마음이 순하다 → 마음이 부드럽다 / 마음이 여리다

 순하게 따르다 → 얌전히 따르다 / 고분고분 따르다

 아이가 순해서 → 아이가 얌전해서 / 아이가 고분고분해서

 물살이 순하다 → 물살이 부드럽다 / 물살이 여리다

 일기가 순하다 → 날씨가 부드럽다

 바람이 순하게 분다 → 바람이 가볍게 분다

 순한 술 → 부드러운 술 / 여린 술

 일을 순하게 매듭짓다 → 일을 부드럽게 매듭짓다


  ‘순(順)하다’는 “1. 성질이나 태도가 부드럽다 2. 바람이나 물결 또는 가락 같은 것이 부드럽다 3. 맛이 독하지 아니하다 4. 일이 까다롭지 아니하다 5. 배가 가는 방향과 바람이 부는 방향이 같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여러 뜻을 살피면 한국말로 ‘부드럽다’라 하면 되는구나 싶습니다. ‘順’이라는 한자는 “부드러울 순”이기도 합니다. 흐름을 살펴서 ‘보드랍다’를 쓸 수 있고, ‘착하다·얌전하다·다소곳하다·고분고분하다·여리다’를 쓸 수 있어요. ‘차분하다’나 ‘조용하다’를 써 볼 수도 있습니다. 2016.6.21.불.ㅅㄴㄹ



순하게 피어 있을 산수유

→ 얌전히 피었을 산수유

→ 다소곳이 피었을 산수유

→ 함초롬히 피었을 산수유

→ 마알갛게 피었을 산수유

《이문재-이문재 산문집》(호미,2006) 79쪽


순한 아이들

→ 부드러운 아이들

→ 얌전한 아이들

→ 착한 아이들

《최은숙-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샨티,2006) 13쪽


누렁이는 순해서

→ 누렁이는 착해서

→ 누렁이는 얌전해서

→ 누렁이는 사람을 꺼려하지 않아서

→ 누렁이는 차분해서

→ 누렁이는 참 착해서

→ 누렁이는 몹시 얌전해서

《박희병-거기, 내 마음의 산골마을》(그물코,2007) 83쪽


말을 잘 듣는 순한 아이랍니다

→ 말을 잘 듣는 얌전한 아이랍니다

→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랍니다

→ 말을 잘 듣는 다소곳한 아이랍니다

→ 말을 잘 듣는 조용한 아이랍니다

→ 말을 고분고분 잘 듣는 아이랍니다

《로랑 고데와 세 사람/백선희 옮김-다섯 손가락 이야기》(산하,2007) 19쪽


뿔을 뽑아 버리면 순한 염소가 될까

→ 뿔을 뽑아 버리면 부드러운 염소가 될까

→ 뿔을 뽑아 버리면 얌전한 염소가 될까

→ 뿔을 뽑아 버리면 착한 염소가 될까

→ 뿔을 뽑아 버리면 고분고분한 염소가 될까

《박승우-생각하는 감자》(창비,2014) 21쪽


가장 순한 것에서 시작해

→ 가장 부드러운 것부터 해서

→ 가장 옅은 것부터 해서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22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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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갈색 褐色


 갈색 머리 → 밤빛 머리

 갈색 피부 → 흙빛 살갗 / 짙누런 살갗

 짙은 갈색으로 그을린 → 짙은 흙빛으로 그을린 /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낙엽이 다 떨어져 갈색으로 보이는 → 가랑잎이 다 떨어져 누렇게 보이는


  ‘갈색(褐色)’은 “검은빛을 띤 주홍색”이라 하는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 다색(茶色)”처럼 비슷한말을 올립니다. ‘다색(茶色)’을 찾아보면 “= 갈색(褐色)”으로 풀이해요. 이래서는 ‘갈색’이 어떤 빛깔인지 알 노릇이 없습니다. 한국말사전에서 ‘밤빛(밤색)’을 찾아보면 “여문 밤의 겉껍데기 빛깔과 같이 검은색을 띤 갈색빛”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니 한국말로는 ‘밤빛’이요, 이를 한자말로 옮기면 ‘갈색’이나 ‘다색’인 셈입니다. 밤알 빛깔은 때로는 ‘흙빛’이라 할 수 있어요. ‘도토리빛’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때에는 ‘까무잡잡하다’가 어울릴 수 있고, ‘누렇다’나 ‘짙누렇다’가 어울리는 자리도 있습니다. 2016.6.21.불.ㅅㄴㄹ



앨피는 낡은 갈색 구두를 신어요

→ 앨피는 낡은 흙빛 구두를 신어요

→ 앨피는 낡은 밤빛 구두를 신어요

《셜리 휴즈/조숙은 옮김-앨피에게 장화가 생겼어요》(보림,2002) 6쪽


조그만 갈색 날개에 머리를 폭 파묻고 있으려고요

→ 조그만 밤빛 날개에 머리를 폭 파묻으려고요

→ 조그만 흙빛 날개에 머리를 폭 파묻으려고요

《헬렌 레코비츠/박혜수 옮김-내 이름은 윤이에요》(배동바지,2003) 18쪽


음, 오렌지색, 녹색, 빨간색, 갈색, 보라색인데

→ 음, 오렌지빛, 풀빛, 빨간빛, 흙빛, 보라빛인데

→ 음, 귤빛, 풀빛, 빨간빛, 도토리빛, 보라빛인데

《사노 요코·키시다 쿄코/엄기원 옮김-잠깐만 기다려》(한림출판사,2004) 24쪽


꽃이 진 자리에는 갈색이나 짙은 보라색 열매가 맺혀 있었다

→ 꽃이 진 자리에는 흙빛이나 짙은 보라빛 열매가 맺혔다

→ 꽃이 진 자리에는 밤빛이나 짙은 보라빛 열매가 맺혔다

《황선미-나온의 숨어 있는 방》(창비,2006) 146쪽


피부색을 진한 갈색으로 바꾸기 위해

→ 살빛을 짙은 밤빛으로 바꾸려고

→ 살갗을 짙은 흙빛으로 바꾸려고

《카롤린 필립스/전은경 옮김-커피우유와 소보로빵》(푸른숲주니어,2006) 83쪽


가을이면 반짝반짝 윤이 나는 갈색 도토리가 될 거야

→ 가을이면 반짝반짝 빛이 나는 흙빛 도토리가 될 테야

→ 가을이면 반짝반짝거리는 짙누런 도토리가 될 테야

《이성실·권정선-참나는 참 좋다!》(비룡소,2012) 25쪽


껍질 벗기면 내 몸은 갈색으로 변하지요

→ 껍질 벗기면 내 몸은 누렇게 바뀌지요

→ 껍질 벗기면 내 몸은 누런 빛으로 바뀌지요

《박승우-생각하는 감자》(창비,2014) 8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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