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346. 2016.6.22. 내 자리



  서재도서관에 오는 손님이 느긋하게 즐기도록 마련한 책걸상 자리인데 큰아이랑 작은아이가 저마다 하나씩 꿰차면서 “내 자리”로 삼는다. 그래, 너희가 가장 자주 우리 도서관을 찾는 책손이니 “내 자리”로 삼을 만하기도 하지. 여느 때에는 너희 자리로 삼고, 다른 때에는 다른 손님한테도 살그마니 내줄 수 있지? 자리에 앉으면 창문부터 열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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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사진 (사진책도서관 2016.6.22.)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2016년 6월호 〈전라도닷컴〉에 쓴 글이 있습니다. 이달에는 《은하철도 저 너머에》하고 《섬: 살이》 두 가지 책을 다루는 이야기를 썼습니다. 《은하철도 저 너머에》를 펴낸 너머 출판사로는 먼저 〈전라도닷컴〉을 한 부 보냈고, 《섬: 살이》를 펴낸 가지 출판사로도 〈전라도닷컴〉을 한 부 보내려 합니다. 나는 〈전라도닷컴〉을 두 부씩 받기에 한 부는 선물로 부칠 수 있는데, 이달에는 잡지사에서 석 부를 보내 주어서 두 부를 선물로 부칠 수 있습니다. 가지 출판사로 책을 부치려고 주소를 찾다가 도무지 찾을 수 없어서 도서관으로 가서 《섬: 살이》 간기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아이들은 빗길을 우산을 쓰고 걸으니 재미있어 합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천천히 마을논을 빙 돌아서 도서관으로 갑니다. 집에서는 마냥 뛰놀기만 하는 작은아이인데, 도서관에 가면 한참 바깥에서 풀이랑 흙이랑 물을 다루며 놀다가 ‘책상맡’ 한 곳을 제 배움자리로 삼아서 척 앉습니다. 이제 아이들하고 도서관에 더 자주 더 오래 머무를 만하구나 하고 느낍니다.


  인천도서관발전진흥원에도 책을 부치려고 이모저모 챙기다가 2010년에 인천에서 쓴 작은 포스터를 새삼스레 들여다봅니다. 사진 여섯 장으로 네 가지 포스터를 작게 꾸몄는데, 이 가운데 두 군데 골목집이나 골목마을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다른 골목집이나 골목마을도 어느 날 갑자기 감쪽같이 재개발로 사라질는지 모릅니다. 고작 2010년 모습이 2016년에도 없는 셈인데, 내 사진으로 옮겨 온 인천 골목집은 저마다 쉰 해나 일흔 해 즈음 그곳에서 고즈넉하게 삶자리를 이었습니다.


  인천을 떠나기 앞서 이런 사진으로 포스터를 꾸미기를 잘했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사진을 찍어 두기를 잘했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우리는 잊지 않으려고 사진을 찍을까요? 아니면 아름다움을 늘 되새기거나 돌아보려고 사진을 찍을까요? 곧 없어지겠구나 싶어서 안타깝거나 슬퍼서 사진을 찍을까요? 날마다 새로운 기쁨을 누리려고 사진을 찍을까요? ㅅㄴㄹ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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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짝물놀이 8 - 이 푸른 곳에서


  이 푸르고 조용한 곳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물이 흐르는 소리하고 새가 노래하는 소리만 감도는 이 골짜기에서 골짝물놀이를 즐긴다. 숲이 조용하다는 뜻은 숲에 깃들면서 깨닫는다. 사람들이 어설픈 기계를 부리면서 내는 소리는 언제나 시끄럽지만, 사람들이 어설픈 기계를 내려놓고 마음을 열 수 있을 적에는 모든 소리가 조용하면서 아름다운 숨결로 스며드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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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려 하지 않는 책읽기



  배우려 하지 않으면 배우지 못합니다. 배우려 하면 배웁니다. 배우려 하지 않으면 눈을 뜨지 못합니다. 배우려 하면 눈을 뜹니다. 배우려 하지 않으면 마음을 열지 못하고, 배우려 하면 마음을 엽니다. 나는 이를 잘 안다고 말하려 합니다. 왜냐하면 바로 나 스스로 ‘배우려 하지 않는 몸짓’하고 ‘배우려 하는 몸짓’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배우려 하지 않는 몸짓일 적에는 몸이며 마음이 함께 굳으면서 즐거움이 없어요. 그러니 웃음이나 노래가 흐르지 않습니다. 배우려 하는 몸짓일 적에는 몸이며 마음이 함께 가벼우면서 즐거움이 흐릅니다. 남이 나를 즐겁게 하지 않아요. 배우려 하는 몸짓일 적에 스스로 즐겁습니다. 그러니 이때에는 웃음이나 노래가 저절로 흐릅니다.


  배우려 하는 사람은 학력이나 재산이나 계급이나 이것저것 아무것도 따지거나 가리지 않습니다.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은 학력을 비롯해서 돈이나 계급이나 이것저것 모조리 따지거나 가립니다. 배우려 하기에 돈이 없어도 배워요. 배우려 하지 않기에 돈이 있어도 배우지 못해요. 배우려 하기에 책이 한 권조차 없어도 배우고, 배우려 하지 않기에 책을 멧더미처럼 잔뜩 쌓았어도 배우지 못해요. 배우려 하기에 어떤 책을 읽든 넓고 깊이 배울 수 있고, 배우려 하지 않기에 매우 훌륭하거나 아름다운 책을 마주하더라도 아무것도 못 느끼고 말아요. 2016.6.23.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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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북 PE (1disc)
볼프강 라이트만 감독, 필 해리스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영화 디브이디는 아직 안 나왔기에 다른 만화영화에다가 이 글을 붙인다.


..


숲책 (정글북)

The Jungle Book, 2016



  디즈니 만화영화를 바탕으로 새로 나온 영화 〈정글북〉을 아이들하고 보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는 이 영화를 ‘글(책)’로 제대로 본 적이 없구나 하고요. 어릴 적에 디즈니 만화영화를 퍽 자주 텔레비전에서 보기는 했으되 그무렵에도 이 이야기를 책으로 읽을 생각은 거의 못했다고 깨닫습니다. 내가 어릴 적에는 마땅한 동화책이 없기도 했고, 그무렵 나온 해적판 같은 어린이책은 디즈니 만화영화를 간추린 책이기 일쑤였습니다. 이제서야 《정글북》이라는 이야기를 오롯이 옮긴 책을 찾아서 읽으니, 책하고 영화는 꽤 다릅니다. 모글리가 사람 사는 마을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대목도 크게 다를 뿐 아니라, 모글리가 범을 어떻게 죽이는가 하는 대목도 너무 크게 다릅니다. 이밖에 암늑대가 범한테 어떤 말로 윽박지르면서 모글리(‘새끼 개구리’라는 뜻으로 암늑대가 붙여 준 이름)를 지키고 보살폈는가 하는 이야기도 영화에는 안 나옵니다.


  2016년 새 영화 〈정글북〉을 보고 나서 ‘책을 쓴 사람들이 이녁 책이 영화로 나오는 일을 무척 안 좋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새삼스레 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이기 때문에 책을 고스란히 옮길 수 없는 노릇이에요. 영화는 영화대로 새롭게 살려서 들려줄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디즈니 영화 〈정글북〉을 보면 이 영화에 나오는 여러 짐승이 곧잘 춤노래를 즐깁니다. 모글리라는 아이 앞에서 춤노래를 보여주지요. 어릴 적에는 이런 대목이 퍽 시큰둥했는데, 이제 어른이 되어 아이들하고 이런 영화를 보면서 마주하는 춤노래를 다시 보니, 영화에서 흐르는 춤노래는 영화를 더욱 재미나거나 맛깔스럽게 해 주는 추임새로구나 싶습니다. 이러면서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들도록 돕지요.


  아무튼 2016년에 새로 나온 영화 〈정글북〉을 보는 내내 예전 디즈니 만화영화가 새록새록 떠올라서 예전 만화영화도 찾아서 함께 보았습니다. 두 가지를 보면서, 아니 2016년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에 나오는 짐승들 몸짓이나 움직임이나 발걸음이 무척 어설프다고 느꼈습니다. 모글리도 ‘숲에서 걷는 걸음걸이’가 몹시 엉성하다고 느꼈어요. 맨손에 맨발인데 어쩐지 홀가분하지(자유롭지) 않다고 할까요. 무엇보다도 ‘늑대’와 ‘늑대 무리’ 살림을 더 잘 살리지 못했구나 싶어서 이런 대목을 아쉽다고 느낍니다. 참말로 사람들은 들짐승이나 숲짐승도 잘 모르지만, 이 가운데 늑대는 더더욱 잘 모르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나도 늑대 이야기를 ‘책’으로밖에 알 길이 없습니다만, 아무 연장이 없이 오직 맨몸으로 숲에서 지내는 살림이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참말 숲에서 혼자 살며 짐승들 말을 알아듣는다’면 무엇을 할까 하고 되돌아보았어요. 나는 곰이나 늑대 말만 알아들을까요? 나무나 벌레나 꽃하고는 말을 섞지 못할까요? 숲에서 살며 숲을 배우고 숲을 사랑할 수 있는 살림이 된다면, 나는 숲에서 어떻게 삶을 지을 만할까요?


  빼어난 화면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일도 틀림없이 뜻이 있을 테지만, ‘화면’에 마음을 쓰듯이 ‘화면으로 담으려는 이야기’에 조금 더 마음을 쓸 수 있다면 〈정글북〉은 더욱 훌륭한 영화가 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른바 ‘원작’이 밝히는 속뜻 가운데 빠뜨릴 수 없는 이야기를 새롭게 살려 준다면 더욱 눈부실 테지요.


  ‘숲아이’는 ‘숲책(숲이라는 책)’을 늘 온몸으로 배우는 ‘숲살림’으로 하루하루 자라면서 ‘숲사랑’을 배웁니다. 숲아이가 ‘숲사람’으로 거듭나는 이야기가 바로 《정글북》이라는 책이 다루는 줄거리요, 이 줄거리를 놓친다면, 2016년 디즈니 영화는 그저 ‘화면’ 놀음 얼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느낍니다. 2016.6.2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영화읽기/영화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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