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생 실험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 샨티 펴냄, 2016.6.10. 18000원



  《좋은 인생 실험실》을 읽다가 문득 생각한다. ‘좋은 삶’을 ‘실험’한다니, 말이 되는가 하고. 그러나 다시금 생각해 보면, 날마다 새롭게 배워서 짓는 살림은 ‘공부·연습’일 뿐 아니라 ‘실험’이기도 하다고 느낀다. 이를테면 아직 해 보지 못한 일을 해 보니까 ‘실험’이다. 무김치이든 열무김치이든 오이김치이든 갓김치이든 내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담가 보는 일은 공부이자 연습이면서 실험이다. 이러면서 삶이고 살림이며 사랑이다. 우리는 저마다 ‘즐거운 삶’이 되기를 바라면서 날마다 새롭게 해 보려 한다. 새롭게 실험을 하는 셈이다. 문명에 기대거나 물질에 얽매이는 삶이 아니라, 문명도 물질도 그저 기쁨으로 누릴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새롭게 생각하면서 찾는 실험이요 공부이다. 2016.6.25.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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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생 실험실- 소비자로 살기를 멈추고 스스로 만들며 살아가기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16년 6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2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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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숟가락 10 (오자와 마리) 삼양출판사, 2016.6.14. 5000원



  따사롭게 흐르는 사랑이라면, 나도 너도 따사로운 살림을 짓는다. 따사롭지 않은 겉치레 놀이라면, 너도 나도 겉치레 놀이에 빠져서 따사로운 살림하고는 동떨어진다. 어느 길로 갈는지는 늘 나 스스로 고른다. 나는 따사롭게 흐르는 사랑으로도 갈 수 있고, 하나도 따사롭지 않은 길로 겉치레만 하면서 갈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길로 가든, 또 어느 살림을 짓든, 스스로 마음을 즐겁게 다스리면서 나아가야지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땅에 태어난 뜻을 잊어버리고 말 테니까. 만화책 《은빛 숟가락》 열째 권을 찬찬히 읽으면서 이 여러 가지를 돌아본다. 사랑이란, 따사로움이란, 겉치레란, 살림이란, 여기에 동무란 무엇인가 하고 되새긴다. 2016.6.25.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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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숟가락 10
오자와 마리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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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놀이터 105. 내가 가르쳐 줄게



  두 아이하고 마실을 다닐 적에 으레 큰아이가 먼저 꽃아이가 되어서 노는데, 때로는 작은아이가 먼저 꽃아이가 되어 놀곤 한다. 자전거를 달리든 숲을 가로지르든 논둑길을 걷든, 이제껏 큰아이가 꽃이나 풀줄기를 꺾어서 작은아이한테 건넸는데, 작은아이가 마침 거의 처음으로 먼저 커다랗고 노란 꽃을 꺾어서 놀다가 누나한테 알려준다. “그 꽃 어디서 봤어?” “응! 내가 알아. 내가 가르쳐 줄게. 이리 와 봐!” 바람을 가르면서 콩콩콩 달려서 꽃무더기 앞에 선다. “자, 여기 있어!” 가르칠 수 있어 기쁘고, 배울 수 있어 즐겁다. 가르칠 수 있어 즐겁고, 배울 수 있어 기쁘다. 2016.6.25.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숲집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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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무수 無數


 무수인 것과 같겠지 → 헤아릴 수 없는 것과 같겠지

 별이 무수했다 → 별이 아주 많았다 / 별이 끝없이 많았다

 털이 무수하게 났다 → 털이 잔뜩 났다 / 털이 많이 났다

 고비를 무수히 넘겼다 → 고비를 숱하게 넘겼다


  ‘무수(無數)’는 “헤아릴 수 없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뜻을 헤아린다면 ‘수없이’라는 낱말을 쓸 만하고, ‘숱하게’나 ‘가없이’나 ‘끝없이’ 같은 낱말을 쓸 만해요. 때로는 ‘많다’나 “아주 많다”나 “매우 많다”를 쓸 만하고, ‘잔뜩’이나 ‘한가득’을 써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무수(撫綏)’가 “어루만져 편하게 함”을 뜻한다며 실리고, ‘무수(舞袖)’가 “1. 춤추는 사람의 옷소매 2. 춤추는 사람”을 뜻한다며 실리는데,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구나 싶습니다. 2016.6.25.흙.ㅅㄴㄹ



무수한 그리스도 신자 공동체들의 땅속에 묻혀 있는

→ 숱한 그리스도 신자 공동체들 땅속에 묻힌

→ 아주 많은 그리스도 신자 공동체들 땅속에 묻힌

《레오나르도 보프/김수복 옮김-해방신학 입문》(한마당,1987) 26쪽


시인이 무수한 고뇌의 밤을 지새듯

→ 시인이 수없이 괴로운 밤을 지새듯

→ 시인이 숱한 괴로운 밤을 지새듯

→ 시인이 괴로운 밤을 숱하게 지새듯

《한정식-사진, 시간의 아름다운 풍경》(열화당,1999) 119쪽


무수히 엿볼 수 있다

→ 수없이 엿볼 수 있다

→ 숱하게 엿볼 수 있다

→ 가없이 엿볼 수 있다

→ 끝없이 엿볼 수 있다

《김규항-나는 왜 불온한가》(돌베개,2005) 45쪽


무수한 세로 줄기가 뻗어 있고

→ 끝없이 세로 줄기가 뻗었고

→ 세로 줄기가 끝도 없이 뻗었고

→ 세로 줄기가 헤아릴 수 없이 뻗었고

→ 세로 줄기가 아주 많이 뻗었고

《스에요시 아키코/이경옥 옮김-별로 돌아간 소녀》(사계절,2008) 29쪽


무수한 존재의 터전들

→ 숱한 넋이 깃드는 터전들

→ 수없이 많은 넋이 있는 터전들

《디팩 초프라/이현주 옮김-우주 리듬을 타라》(샨티,2013) 82쪽


내가 찍는 대부분의 소재는 주변에 무수히 널려 있는 일상들입니다

→ 내가 찍는 거의 모든 소재는 둘레에 숱하게 널린 여느 삶입니다

→ 나는 둘레에 수없이 널린 여느 살림을 흔히 찍습니다

《양해남-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눈빛,2016) 4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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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징소리 - 이규철 사진집 눈빛사진가선 25
이규철 지음 / 눈빛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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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읽는 사진책 226



마음을 씻는 신명나는 소리를 나누는 잔치

― 굿-징소리

 이규철 사진

 눈빛 펴냄, 2016.3.13. 12000원



  나는 굿거리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굿거리장단’을 가르쳤으나, 굿판을 본 적도 없기 때문에 굿판에서 흐른다고 하는 굿거리장단을 알 길이 없습니다. 어릴 적 학교에서는 교과서로만 우리 옛 가락을 가르쳤습니다. 요즈음은 학교에서 동아리가 생기면서 북이나 장구나 징이나 꽹과리를 잡아 볼 수 있는 아이들이 퍽 늘었습니다만, 유신이나 새마을운동이 물결치던 무렵에는 한국사람이 한국노래를 한국가락으로 즐길 수 없었다고 할 만합니다.


  더 멀리 헤아린다면 일제강점기에도 한국사람은 한국노래를 한국가락으로 신명나게 즐기지 못하기 일쑤였습니다. 군홧발과 총칼을 앞세운 제국주의는 이 땅을 식민지로 억눌렀거든요. 신명나는 가락도 춤도 노래도 모두 움츠러들어야 했어요. 함께 일하고 함께 쉬다가 함께 놀고 함께 춤추면서 한껏 흐드러지던 품앗이하고 두레하고 마당놀이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어야 했어요.


  어느 모로 본다면 한국사람으로 살면서 한국이라는 삶터에 걸맞는 살림을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고까지 할 만하지 싶습니다. 한겨레 옷이라는 ‘한복’은 설이나 한가위 같은 아주 큰 명절 아니면 입지 않는 옷이에요. 여느 때에 한복을 입고 일터에 다니는 공무원은 찾아볼 길이 없다 할 수 있어요. 시장도 군수도 국회의원도 모두 양복을 입을 뿐이에요. 교사도 공장 일꾼도 이와 같지요. 한복이든 ‘생활한복’이든 걸치면 ‘뭔가 수상쩍은 사람’으로 여기는 흐름마저 있기도 했습니다. 펑퍼짐하며 느긋한 옷을 좋아해서 이런 옷을 입어도 ‘뭔가 다른 사람’이라고 여기는 눈길이 있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판소리나 풍물을 이럭저럭 배우거나 가르치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굿은 배우거나 가르치기도 어렵지만, 여느 마을에서 여느 사람이 가까이에서 누리거나 마주하거나 즐기기에는 까마득해져 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나고 자란 인천은 바닷마을이었기에 어릴 적에 조금만 눈을 돌려도 굿마당에 가 볼 수 있었습니다. 황해도에서 벌이던 굿도 인천에서 곧잘 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았어요. 오늘 내가 아이들하고 새롭게 지내는 삶터인 전남 고흥에도 굿마당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 살림집이 있는 마을하고 굿마당을 벌이는 마을이 꽤 멀어서 군내버스를 타고는 찾아갈 길이 없습니다.



나는 도시에서 자라서 굿을 볼 수 없었다. 1993년, 우연한 기회에 만난 우리의 민간신앙 굿은 감동과 경이로움이었다. 몸으로 느껴지는 징소리와 구구절절 이어지는 사설, 무당의 행위에 울고 웃는 신명과 치유의 시간이었다. (3쪽)



  다큐사진을 찍는 이규철 님이 선보인 사진책 《굿-징소리》(눈빛,2016)를 읽습니다. 이규철 님은 도시내기로서 다큐사진을 찍는다고 하는데, 여느 도시내기로서는 이녁도 굿거리이든 굿마당이든 굿판이든 마주할 일이 거의 없었으리라 느낍니다. 아니, 여느 사람들 여느 삶자리하고는 아주 멀리 떨어진 굿이라는 살림(문화)이라고 해야지 싶습니다.


  굿은 먼 옛날부터 언제나 여느 삶자리에서 여느 사람하고 가까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굿이 여느 삶자리나 여느 사람하고 멀어진 지는 얼마 안 됩니다. 아주 짧은 사이에 굿거리도 굿마당도 굿판도 여느 이야기에서 끝도 없이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오늘날에는 ‘신나는 놀이판’이 여러모로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는 ‘마음을 달랠 만한 씻음거리’도 여러모로 많이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굿거리가 아니어도 텔레비전이나 노래방에서 흐르는 온갖 노래에 맞추어 몸을 흔들거나 소리를 지를 수 있어요. 굿마당이 아니어도 춤추고 술을 마시며 놀 만한 자리는 참으로 많습니다. 굿판이 아니어도 사람들은 자주 모이고 자주 어울릴 수 있습니다.


  사진책 《굿-징소리》는 굿을 처음으로 마주한 ‘오늘 우리(현대 도시 문명을 누리는 사람)’가 굿에서 무엇을 보거나 느낄 만한가 하는 대목을 사진으로 풀어낸다고 봅니다. 굿을 이끄는 사람들이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면 아스라하거나 어렴풋하게나마 떠올리기도 어려울 굿마당 이야기를 사진으로 아로새긴다고 봅니다.


  고요한 손길로 정갈하게 차린 먹을거리를 상에 올립니다. 여느 때에 여느 사람이 여느 눈으로 볼 수 없는 어떤 님(이를테면 성주님이나 조왕님 같은)을 이 자리로 부릅니다. 삶과 죽음 사이를 잇는 다리를 놓습니다. 삶자리에서 사는 사람과 죽음자리로 떠난 사람이 어느 다리를 사이에 두고서 새롭게 만납니다. 이동안 굿이 한마당으로 펼쳐지고, 가락이 흐르고 춤사위가 흐드러지면서 삶자리와 죽음자리 사이에서 따사로우면서 슬픈, 구성지면서도 애닯은, 즐거우면서도 설운 이야기가 태어납니다.


  사진가 이규철 님은 이러한 굿판을 ‘징소리’에 빗대어 사진을 엮습니다. 징을 드문드문 치면서 퍼지는, 때로는 빠르게 울리면서 퍼지는, 깊고 길며 묵직한 소리가 가슴을 똑같이 깊고 길며 묵직하고 건드리는 삶노래를 사진으로 한 장씩 담아서 엮습니다.


  마음을 씻는 신명나는 소리를 나누는 잔치를 가만히 떠올립니다. 마음씻이, 신명, 나눔, 잔치 같은 말마디를 하나하나 되새깁니다. 굿마당은 굿잔치도 되다가 굿놀이도 되곤 했다는데, 한마당이요 한잔치이며 한놀이로 사람들 곁에서 눈물과 웃음을 빚어내던 고즈넉한 소릿결이 묻어나는 사진을 새삼스레 바라봅니다. 2016.6.25.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책 읽는 즐거움/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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