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눈물의


 눈물의 외침입니다 → 눈물로 외칩니다

 눈물의 편지 → 눈물로 쓴 편지 / 눈물로 읽는 편지 / 눈물 어린 편지

 네 눈물의 의미를 모르겠다 → 네가 눈물을 흘리는 뜻을 모르겠다

 눈물의 생일파티 → 눈물겨운 생일잔치 / 눈물지는 생일잔치

 눈물의 탄원서 → 눈물로 쓴 탄원서 / 눈물겨운 탄원서

 

  웃음이 넘쳐 바다와 같을 때에는 ‘웃음바다’이듯이, 눈물이 넘쳐 바다와 같다면 ‘눈물바다’예요. 눈물이 흐르고 흘러 냇물과 같다면 ‘눈물내’라 할 만해요. 한 낱말로는 ‘눈물겹다’와 ‘눈물지다’와 ‘눈물짓다’가 있어요. 아직 한 낱말로 한국말사전에 못 실린 말마디로는 “눈물 나다”와 “눈물 어리다”가 있어요. 눈물이 어리는 밥이라든지 눈물이 나는 밥이라면 ‘눈물밥’처럼 단출하게 써 볼 만합니다. 2016.6.27.달.ㅅㄴㄹ



눈물의 아우성이요

→ 눈물겨운 아우성이요

→ 눈물지는 아우성이요

→ 눈물짓는 아우성이요

→ 눈물 나는 아우성이요

→ 눈물 어린 아우성이요

《김수정-아기공룡 둘리 7》(예원,1990) 7쪽


눈물의 밥을

→ 눈물밥을

→ 눈물 어린 밥을

→ 눈물 나는 밥을

→ 눈물 흘리며 밥을

→ 눈물 뚝뚝 밥을

《곽재구-서울 세노야》(문학과지성사,1990) 32쪽


눈물의 결혼식

→ 눈물지는 혼례식

→ 눈물겨운 혼례식

→ 눈물짓는 혼례식

→ 눈물로 얼룩진 혼례잔치

→ 눈물로 범벅이 된 혼례잔치

→ 눈물이 가득한 혼례마당

→ 눈물바다가 된 혼례마당

→ 눈물 아니면 말할 수 없는 혼례마당

《안재구·안영민-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아름다운사람들,2003) 32쪽


눈물의 바다가 있었다니

→ 눈물바다가 있었다니

→ 눈물이 바다를 이루었다니

→ 눈물로 바다를 이루었다니

→ 눈물이 바다처럼 있었다니

→ 눈물이 바다만큼 있었다니

《노다 미치코/김경인 옮김-덴코짱》(양철북,2011) 53쪽


눈물의 모자 상봉을 한 뒤에

→ 눈물 나는 모자 상봉을 한 뒤에

→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와 만난 뒤에

→ 어머니와 아들이 눈물로 만난 뒤에

→ 어머니와 아들이 눈물겹게 만난 뒤에

《전규태-단테처럼 여행하기》(열림원,2015) 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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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하루 동화는 내 친구 69
필리파 피어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헬렌 크레이그 그림 / 논장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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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154



네가 스스로 찾으려 하면 널 도울 수 있어

― 마법 같은 하루

 필리파 피어스 글

 헬렌 크레이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펴냄, 2012.5.16. 9500원



  우리 하루는 늘 마법 같지 않느냐 하고 생각합니다. 내가 마법사인지 아닌지는 모르나, 참으로 우리 하루는 늘 마법과 같구나 하고 느낍니다. 왜 그러하느냐 하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아이들하고 하루 내내 온힘을 다해서 놀고 어울리고 복닥이고 살림하는데, 이리하여 저녁이 되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아이들하고 뒤섞여서 곯아떨어지는데, 밤이 흐르고 새벽이 되면 언제나처럼 새로운 몸이 되어 눈을 번쩍 뜨거든요. 엊저녁만 해도 손끝이나 발끝 하나 꼼짝하지 못하던 몸인데, 아침에 멀쩡히 일어나서 다시 새로운 몸짓으로 하루를 짓거든요.



“자, 그럼 누구를, 어디서, 어떻게 잃어버렸느냐? 말해 봐라. 나는 ‘찾는 이’니까, 뭔가를 찾는 능력을 지닌 사람 가운데 하나지. 네가 스스로 찾으려고 한다면, 나도 널 도와줄 수 있단다.” (10∼11쪽)


“아무튼, 온세를 찾으려면 녀석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겠어. 녀석에게 어떤 버릇이 있는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뭘 잘 먹는지, 그런 것들을 말해 줘. 뭐든지 도움이 되니까.” (29쪽)



  필리파 피어스 님이 글을 쓰고, 헬렌 크레이그 님이 살가이 그림을 넣은 《마법 같은 하루》(논장,2012)를 읽습니다. 어딘가 수수께끼 같은 어린이문학입니다. 무엇이 수수께끼 같은가 하면, 이 책에 나오는 ‘찾는 이’라는 사람이 바로 수수께끼입니다. 이 사람 ‘찾는 이’는 무엇이든 찾아 주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다만 한 가지가 있어야 찾아 준다고 해요.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 스스로 찾으려고 온마음을 기울일 적에 이녁도 비로소 도와줄 수 있다고 해요.


  이야기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찾는 이’가 도와주기에 이 책에 나오는 아이는 ‘잃은 개’를 찾을 수 있기도 했을 테지만, ‘찾는 이’가 도와주지 않았어도 아이가 이토록 온마음을 기울여서 찾으려고 애를 썼으니 어쩌면 아이 스스로 개를 찾는 기쁨을 누리지 않았을까 하고요.



“차라리 들판에 사는 새들이랑 이야기하는 게 낫지. 방금 다람쥐도 한 마리 봤고. 다람쥐도 얘기해 볼 만해. 두더지 굴도 있던데, 글쎄, 두더지들은 혼자서만 지내니까, 역시, 어렵겠지.” “그 말은…… 새나 다람쥐한테 온세를 봤냐고 물어볼 거란 거예요?” (33쪽)



  이야기책에 나오는 ‘찾는 이’는 아이한테 자꾸 묻습니다. 아이가 잃은 개는 어떠하며, 생김새뿐 아니라 무엇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가를 묻습니다. 개는 어떻게 돌아다니고 아이는 개하고 어떻게 지냈는가를 낱낱이 물어요. 아이는 ‘찾는 이’가 묻는 말에 늘 곧바로 낱낱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리하여 ‘찾는 이’는 퍽 수월하게 개 발자취를 좇았고, 마침내 개가 어디로 갔는가를 알아내요.


  ‘찾는 이’는 아이한테 개가 돌아가도록 하면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두 번 다시 아이 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찾는 이’는 참말로 아이 앞에 나타났을까요? ‘찾는 이’는 아이랑 아이네 두 할머니 앞에 참말로 나타났을까요?


  뚜렷하게 남은 자국은 없더라도 ‘찾는 이’는 아이하고 할머니 삶에 살며시 다가왔습니다. 그분은 아이하고 할머니한테 ‘틀에 박히지 않은 새로운 눈길’을 일깨워 주었어요.



“더 이야기해 보렴. 온세가 어떤 개인지 말해 봐.” 그래서 틸은 온세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어요. 자그마한 몸집과 털 색깔, 털을 쓰다듬을 때의 느낌과 벨벳처럼 보드라운 귀의 감촉을. 귀가 어떻게 생겼는지, 꼬리를 어떻게 흔드는지, 들판에서 색다른 냄새가 나면 호기심이 생겨 부드럽고 촉촉한 검은 코끝을 씰룩이던 모습을. (47쪽)



  우리 집에서 우리 아이들이 뭔가를 잃어버렸다면서 울곤 합니다. 아이들은 어느 한 가지를 갖고 놀다가도 으레 그대로 둔 채 다른 것을 갖고 놀아요. 이러다 보면 처음 갖고 놀던 것을 어디에 두었는지 감쪽같이 잊지요. 이것저것 만지고 놀다가 모두 아무 데에나 두면 그야말로 뭐가 어디에 있는지 뒤죽박죽이 되어 아무것도 못 찾기도 합니다.


  이때에 어버이로서 어떻게 아이를 마주하느냐에 따라서 아이 모습이 달라져요. 아이한테 윽박지르면, 이를테면 “네가 어지럽혔으니 못 찾지!” 하고 나무라기만 하면, 아이는 괜히 말을 꺼냈다는 생각을 할 만하고, 잃은 것도 더 찾기 어렵습니다. 이때에 아이를 살살 달래면서 “언제 어디에서 갖고 놀았니?” 하고 차근차근 실마리를 풀어 보려고 하면, 아이는 어느새 스스로 수수께끼를 풀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수수께끼 풀기는 ‘잃은 것 찾기’에서뿐 아니라 다른 모든 자리에서도 도움이 돼요. 이를테면, “하늘은 왜 파래?”라든지 “바람은 왜 불어?”라든지 “개미는 왜 작아?” 같은 물음을 들은 뒤에 아이한테 차근차근 천천히 낱낱이 하나씩 되물을 만해요. “그래, 하늘은 왜 파랄까?”라든지 “그래, 바람은 왜 불까?”라든지 “그래, 개미는 왜 작을까?” 하고 되물어 보셔요.



찾는 이가 말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네가 진짜로 보기는 했지만, 네가 본 게 진짜는 아니야. 내가 마음의 눈으로 상상 속에서 본 장면을 너한테 보여준 거지. 그리고 내가 상상 속에서 그 장면을 볼 수 있었던 건 네가 설명을 아주 잘 해 준 덕분이고. 그래서 내가 그 장면을 볼 수 있었고, 너는 내가 보는 자연을 본 거야. 그뿐이야.” (52쪽)



  어린이문학 《마법 같은 하루》는 그야말로 마법처럼 흐른 하루를 들려줍니다. 이 마법 같은 하루는 ‘찾는 이’라는 놀라운 사람이 있어서 눈부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찾는 이’는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 스스로 찾으려 하지 않으면 도와주지 못한다고 하니까, 개를 잃은 아이가 스스로 찾으려 한 몸짓이 개를 찾은 몸짓이 되었다고 할 만해요. 아이가 스스로 눈부시다고 해야 할까요.


  필리파 피어스 님은 아주 부드럽게 아주 상냥하게 아주 사랑스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누가 잘못했고 잘못 안 했고’를 따지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를 따사로이 알려줍니다.


  그냥 찾으면 돼요. 즐겁게 찾으면 돼요. 반드시 우리한테 돌아오니까요. 반드시 궁금함을 풀 수 있으니까요. 2016.6.2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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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함께 먹지 못하던 어머니



  작은아이가 밥상맡에서 묻습니다. “아버지도 밥 같이 먹어?” “응.” 그렇지만 아버지는 부엌일을 마저 끝내느라 부산합니다. 밥상을 다 차린 뒤에는 빨래를 마당에 내다 넙니다. 설거지를 하고 칼을 숯돌에 갑니다. 이러다가 밥상에 토마토를 안 올렸네 하고 깨닫고는 다시 칼을 써서 토마토를 썰어서 접시에 담아 밥상에 올립니다. 아이들이 밥그릇을 거의 비울 즈음까지 나는 밥상맡에 앉지 못합니다. 내 밥그릇이나 국그릇에 뭘 담지도 못합니다. 아직 못 끝낸 빨래가 몇 점 더 있고, 이밖에 아침 집일을 더 해야 합니다. 마당에 두 차례쯤 더 나갔다가 들어오고 하다가 문득 내 어릴 적 우리 어머니 모습이 떠오릅니다. 나도 어머니한테 으레 “어머니는 밥 안 드셔요?” 하고 여쭈었습니다. 이때에 어머니는 언제나 “먼저 먹어.”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참말로 어머니하고 한 밥상에 둘러앉아서 느긋하게 밥을 먹은 일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어머니로서는 어머니를 거들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부엌일뿐 아니라 다른 모든 집안일을 건사하느라 눈코를 뜰 새 없이 바쁠 뿐 아니라, 살짝 다리나 손을 쉴 겨를조차 없었으리라 느낍니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면 다 같이 밥상맡에 느긋하게 둘러앉을 수 있도록 이것저것 요모조모 같이 챙기고 건사할 수 있겠지요? 2016.6.2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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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글쓰기



  어젯밤에 잠자리에 아이들보다 먼저 드러누우며 생각했다. 이렇게 몸이 고단해서 어떡하나 싶으면서도 아침에는 멀쩡히 깔끔하게 털고 일어난다. 하루 내내 아이들하고 함께 모든 것을 하다 보니 아이들한테 쏟는 기운은 밤이 되면 밑바닥이 되는데, 이렇게 모든 기운을 남김없이 아낌없이 거리낌없이 쏟아붓기 때문에, 어느 모로 보면 ‘버린다’고 할 만큼 기운을 쓰기 때문에 이튿날 더욱 튼튼하게 새로운 몸으로 일어날 만하지 싶다. 내 글쓰기도 늘 이와 같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내가 써서 책으로 싣든 누리사랑방에 올리든 그 글은 이제 내 글이 아니다. 내 곁을 떠났대서 ‘내 글이 아닐’ 수 없지만, 또 저작권이나 뭐가 나한테 없다고 할 수 없을 테지만, 나는 내가 써서 보낸 글은 ‘이제 더는 떠올리지 않는’다. 그저 모두 남김없이 훌훌 털듯이, 버리듯이, 내 마음속에서 내려놓는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새로운 글을 그야말로 새롭게 쓸 수 있다. 하루 동안 아이들한테 온힘을 쏟아붓고서 한 방울조차 남기지 않을 때에 늘 새로운 어버이로 다시 태어나듯이, 글쓰기도 글씨 하나조차 내 것으로 남기지 않으면서 늘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다고 느낀다. 2016.6.2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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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님이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이라는 책을 놓고 느낌글을 써 주셨습니다. 이번에 책을 내며 <머니투데이> 매체와 인터뷰를 하지 않았는데에도, 이렇게 멋진 느낌글을 써 주셨으니 그저 고마우면서 기쁠 뿐입니다. 책 한 권을 고이 읽고서 써 주신 글이라고 느껴요. 제가 쓰는 느낌글도 이처럼 '책 한 권을 고이 사랑하는 이야기'로 슬기롭게 여미는가 하고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제 누리사랑방에 이 글을 옮겨 놓으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 + +


'겨우'와 '고작'은 어떻게 다를까…숲에서 나온 우리 말

[MT서재]'새로 쓰는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1100가지 비슷한 말이 264가지 꾸러미에


집 책꽂이에는 사전 몇 권이 그야말로 '장식품'처럼 있다. 국어사전, 영·한사전, 한·영사전, 자전 그리고 독어사전. 아, 아이가 학원 다닐 때 봤던 영영사전도 하나 있는 듯하다. 

자전을 빼고는 모두 중고등학교 때 봤던 사전이니 낡았다. 마지막 들춘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으니, 버려야 할 물건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한데 괜히 가진 책. '책'이라고 쓰고 나니 드는 생각 하나 '사전을 책으로 생각한 적이 있던가?'

네이버에 '사전'을 검색하니,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해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이라고 나온다. 그래, 사전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은 사전은 사전이되 색다른 사전이다. 딱딱하거나 비닐이 싸인 표지와도 다르고 종이재질 역시 습자지 류가 아닌 일반 단행본 책과 같다. 무엇보다 기존 사전의 양식과 서술 방식이 다르다. 찬찬히 읽으니 오히려 단정한 문장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는 산문 느낌이다.

"뜻밖에 어떤 일을 겪어서 가슴이 자꾸 뛸 적에 '놀라다'라 합니다. '놀라다'는 무서움을 느끼는 자리에서도 씁니다. '까무러치다'와 '두근거리다'는 놀라서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놀라서 넋을 잃듯이 있으면 '까무러치다'라 합니다. 놀라서 가슴이 자꾸 뛰는데 멈추지 않으면 '두근거리다'라 해요. '까무러치다'와 '두근거리다'라는 낱말은 '놀라다'처럼 대단하거나 뛰어난 어떤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가리킬 때에도 씁니다. '설레다'는 마음이나 몸이 가만히 있지 않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마음이 설레다"는 어떤 일을 기다리거나 바랄 적에 씁니다. '두근거리다'도 이런 느낌을 가리킬 수 있는데, '설레다'는 반갑거나 기쁘게 기다리거나 바랄 적에만 쓰고, '두근거리다'는 모든 자리에서 두루 쓸 수 있습니다."

한 꾸러미에 담은 '놀라다·까무러치다·두근거리다·설레다'는 비슷한 말이다. 하지만 이처럼 쓰임새가 다르다. 누군가가 예의를 갖춰 그 차이를 조근조근 설명하는 듯하지 않나. 설명문 뒤에는 각 단어를 적절하게 사용한 예문이 나온다. 

이런 문장을 읽으니 '~한 모습', '~하는 행위' 형태의 설명과 '(비)슷한 말'이나 혹은 '(반)댓말'이라는 약어로 몇 개 단어가 나열되고, '~ 하다'라는 식의 예문으로 설명된 깨알 같은 글씨의 사전이 왜 안 읽혔는지 알 것 같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쓰는 일 없는 한자말이 너무 많다. 일본 영어와 일본 말이 너무 많다. 외국사람 이름과 외국 도시 이름, 외국 문학책 이름도 많다. 한국말 풀이가 엉성하다. 아무리 읽어도 슬기롭게 쓰는 길을 배우기는 어렵다. 차라리 내가 국어사전을 새로 써도 훨씬 낫겠다."

저자가 고등학교 때 '국어사전 통독'을 두 차례 하면서 느낀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25년 만에야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

1100개 단어를 264개 꾸러미에 담았다. 그리고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달라, 적절하게 사용하면 그 맛과 멋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음을 반듯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그는 사전을 내기까지 한 우물을 팠다. "1994년부터 한국말을 살찌우는 길을 스스로 찾아서 배웠다." 그렇게 20여 년 동안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보리 국어사전을 편집하는 일을 하고, 이오덕 선생의 유고와 일기를 정리하고, 우리말을 정리했다. 

그의 말을 숲에서 나왔다고 하는 이유는 전남 고흥에 사진책도서관+한국말사전 배움터 '숲노래'를 꾸리며 살고 있어서다.

저자는 책에 대해 "말·넋·삶을 새롭게 가꾸면서 사랑스레 살찌우는 길을 기쁘게 생각하자는 살림살이를 담고자 했다"고 말한다. 사전을 만들면서 '생각하는 기쁨'을 살리는 말을 고민한 저자의 마음이 귀하게 다가온다.

'벌써-이미-어느새
개운하다-시원하다-후련하다
고즈넉하다-호젓하다-한갓지다
뜨뜻하다-미지근하다-미적지근하다-뜨뜻미지근하다
심심하다1- 심심하다2- 따분하다-재미없다
이따금-가끔-더러-때로-때로는-때때로
성가시다-귀찮다-번거롭다
맑다-깨끗하다-정갈하다-해맑다-티없다-해사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멋지게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라 해도 이런 한글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채고 그 맛을 살려 번역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새로 쓰는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최종규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 496쪽/2만5000원

(머니투데이 기사)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062315474852030&outlink=1

(네이버 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8&aid=000370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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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6-27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봐도 겨우`와 고작˝에 대한 얘긴 없네요?^^;
그래도 잘 읽었습니다 .

파란놀 2016-06-27 09:59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날카로우십니다.
기사에는 겨우와 고작 이야기는 없네요 ^^

아마 흔히 쓰는 말투이지만
정작 잘 모르고 그냥 흔히 쓴다는 뜻으로
겨우와 고작을 보기로 드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으랴 싶어요.

아무쪼록 이 책을 즐겁게 장만하셔서
곁에 두고서 사랑해 주셔요 ^^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6-06-27 12:14   좋아요 0 | URL
네네~ 전체 맥락을 보자면 그리 이해해도 될듯합니다 . ^^
겨우 랄수있는 거지만
고작이랄수 있겠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ㅡ이런 의미 ..로요!
이해했습니다 .^^
모셔와야겠네요~

파란놀 2016-06-27 12:57   좋아요 1 | URL
말씀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