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놀이 24 - 자전거를 태워 준다

 


  어머니가 손뜨개로 지은 토끼 인형을 데리고 자전거를 탄다. 토끼 인형도 자전거가 타고 싶으니 함께 가야 한단다. 인형돌이가 되어 토끼 인형한테 사근사근 말을 건다. 토끼야 너도 자전거 타니 재미있니. 토끼야 너도 자전거로 달리니 시원하니.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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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중 듣는 아버지

 


  나는 곁님이나 아이들한테 곧잘 꾸중을 듣습니다. 미처 살피지 못한 일이라든지 제대로 헤아리지 모한 일이 있으면 곁님이나 아이들은 나한테 바로 꾸중을 늘어놓습니다. 꾸중을 들으며 살 적에 기쁘거나 재미있다고 여길 사람은 드물 수 있을 텐데, 꾸중이 꼭 싫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미처 뜨지 못한 눈으로 미처 바라보지 못한 곳을 콕 짚어서 밝히는 말이 꾸중이기 때문입니다. 곁님하고 아이들한테서 들은 꾸중을 곱씹으면서 내 몸짓과 말결을 가다듬습니다. 오늘은 아침에 새로운 몸이랑 마음이 되어 일어나자고 생각합니다. 꾸중 듣는 살림이 아니라 노래가 흐르는 살림이 되자는 마음으로 하루를 짓습니다. 2016.6.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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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 곤충 도감 (백문기) 자연과생태 펴냄, 2016.5.16. 25000원

 


  아이들이 스스로 읽으면서 풀벌레를 찬찬히 찾아보도록 이끌 만한 도감을 헤아려 본다. 어린이책으로 꾸민 풀벌레 도감을 살피기도 했는데, 어린이책은 가짓수가 몇 없기도 하지만, 우리 집 마당이나 뒷밭에서 흔히 보는 풀벌레가 안 나오기 일쑤이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온누리에 있는 풀벌레 가짓수는 어마어마하다. 이 모든 풀벌레를 도감에 담자면 천 쪽이 아닌 만 쪽으로도 모자랄 테지. 《화살표 곤충 도감》을 천천히 넘긴다. 552쪽에 이르는 야무진 도감이다. 사진으로 풀벌레를 보여주고, 화살표로 콕 짚으면서 풀벌레마다 어떻게 생김새가 다른가 하는 대목을 꼼꼼히 밝힌다. 아이한테 건네기 앞서 먼저 읽는 동안 이 책 참 좋네 하고 느낀다. 어느 모로 본다면 ‘고작 화살표를 넣었을 뿐’일 수 있으나, 바로 화살표로 콕 짚으면서 이야기를 보태니 한결 빠르게 헤아려 볼 만하구나 싶다. 아이가 책상맡에 둘 도감이 하나 늘었다. 2016.6.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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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 곤충 도감
백문기 지음 / 자연과생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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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원, 2000원

 


  어제 낮 서울에 닿아 시내버스를 타는데 153번을 타야 했으나 753번을 탔어요. 제 눈에는 153으로 보였는데, 버스에 타고 보니 753이더군요. 내 눈이 나쁜 탓이로구나 하고 여기다가, 어쩌면 서울버스는 ‘1’하고 ‘7’을 더 또렷하게 갈라 볼 수 있도록 꾸미지 못한 셈이라고도 할 만하지 않을까 하고 여겼어요. 아무튼 잘못 탄 버스이니 내렸지요. 그런데 버스에서 내릴 적에 어떻게 되돌아가야 하나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 교통카드를 안 찍었어요. 아차 싶었으나 속으로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안 괜찮더군요. 길을 건너서 다른 버스를 타고 길을 돌아갈 적에 2100원을 더 물어야 했어요. 저녁에는 망원역에서 경성고등학교 쪽으로 짧은 길을 택시에 타야 했어요. 라디오 녹음에 맞추어 달려가야 했거든요. 이때에 나는 택시를 내리면서 기본삯 3000원에 2000원을 얹어서 드렸어요. 5000원짜리 종이돈을 드리면서 “우수리는 안 주셔도 돼요. 이 길을 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절을 했어요. 그저 제 마음이었으니까 2000원을 더 드리면서도 즐거웠어요. 그리고 이 즐거운 마음으로 사십 분에 걸쳐서 신나게 라디오 녹음을 했습니다. 2016.6.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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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는 연필이 있네

 


  고흥에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에서 시를 열 꼭지 써 보았습니다. 서울에서 만날 이웃님이 열 사람쯤 되리라 느끼면서 써 보았어요. 흔들리는 시외버스에서 수첩에 볼펜으로 시를 쓰려다가 볼펜을 집어넣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니 볼펜은 버스에서 더 떨려서 그닥 안 좋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연필을 쥐어서 써 보니 무척 부드럽습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버스에서도 연필로 쓰니 매우 좋습니다. 전철에서도 참 좋더군요. 한참 연필로 쓰다가 멈추고 생각했지요. 어쩜 이렇게 연필이 좋을까 하고요. 이렇게 훌륭한 연필이 있는데 왜 그동안 볼펜만 쓰려고 했을까 싶더군요. 오늘 나한테 연필 한 자루가 되어 준 나무와 돌을 가만히 그립니다. 내가 쓰는 모든 글에 나무답고 돌다우면서 고즈넉한 숲바람이 깃들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 2016.6.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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