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선물 (사진책도서관 2016.7.6.)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모처럼 아침부터 볕이 나는 하루입니다. 아침부터 부산스레 가랑잎을 모아서 말리고, 풀도 뜯고, 빨래를 내놓고, 이래저래 바쁩니다. 웃통을 벗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마당에서 이것저것 하는데 택배가 옵니다. 무슨 택배일까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받으니 부산에서 왔습니다. 누가 보냈을까 하고 상자를 여니 과자가 한가득입니다. 과자봉지 사이에 편지가 있습니다. 편지에는 제가 얼마 앞서 내놓은 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이 널리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인터넷으로 기사를 살펴보고는 우리 식구가 고흥에서 폐교를 살려서 도서관으로 꾸리며 아이들하고 씩씩하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산에서 과자 공장을 꾸리시는 분은 이녁 어머니가 고흥 분이시라고 합니다. 고흥에서 이렇게 뜻있는 일을 하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이녁이 꾸리는 공장에서 내놓은 과자를 선물로 보내셨다고 합니다.


  책을 쓰고 과자 선물을 받는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아니야 이야기를 짓고 기쁨을 선물로 받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말 한 마디를 가꾸려는 뜻이 고요히 퍼지면서 사랑을 선물로 받는구나 하고도 생각합니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내 책 가운데 몇 권을 부산으로 선물로 보내야겠습니다.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신나게 우체국으로 달려가야겠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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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저지 沮止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었다 → 경찰이 막아서 못했다

 저지를 당한 군중들 → 길이 막힌 사람들 / 가다가 막힌 사람들

 계획이 저지되다 → 계획이 막히다 / 계획이 틀어막히다

 어떻게 저지하라는지 → 어떻게 막으라는지


  ‘저지(沮止)’는 “막아서 못하게 함”을 뜻한다 하고, “≒ 저색(沮塞)”처럼 비슷한말이 나오는데, ‘저색’은 “= 저지”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나 ‘저색’ 같은 한자말이 쓸 일이 없지 싶어요. 그리고 한국말로 ‘막다’나 ‘가로막다’나 ‘막아서다’나 ‘틀어막다’를 알맞게 쓰면 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저지(低地)’를 “지대가 낮은 땅”으로 풀이하면서 싣고, ‘저지(底止)’를 “벌어져 나가던 것이 목적한 곳에 이르러 그침”으로 풀이하며 실으며, ‘저지(猪脂)’를 “= 돼지비계”로 풀이하며 싣습니다. ‘저지(Jersey)’는 “젖소의 한 품종”이라 하고, ‘저지(judge)’는 “운동 경기의 심판원”이라 하면서 싣기도 합니다만, 이들 한자말이나 영어는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습니다. 낮은 땅은 “낮은 땅”이라 하면 됩니다. ‘底止’는 그야말로 쓸 일이 없고, 돼지비계는 ‘돼지비계’일 뿐이에요. 심판은 ‘심판’일 뿐, 굳이 ‘저지’라는 영어로 가리키지 않아도 됩니다. 2016.7.7.나무.ㅅㄴㄹ



류큐를 일본에서 잘라내어 거기서 구미열강의 진출을 저지시키려는

→ 류큐를 일본에서 잘라내어 거기서 구미열강이 못 들어오게 막으려는

《아라사끼 모리테루/김경자 옮김-오끼나와 이야기》(역사비평사,1998) 51쪽


놈들의 야망을 저지하고 이 나라를 지켜

→ 저놈들 야망을 막고 이 나라를 지켜

→ 놈들 생각을 막아내고 이 나라를 지켜

→ 놈들 꿍꿍이를 틀어막고 이 나라를 지켜

《아라카와 히로무/서현아 옮김-강철의 연금술사 21》(학산문화사,2009) 22쪽


어쩌면 공항을 저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 어쩌면 공항을 막기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 어쩌면 공항을 막아서는 일보다 더 큰 일일지도 몰라

《오제 아키라/이기진 옮김-우리 마을 이야기 3》(길찾기,2012) 86쪽


누가 이찌노세의 수상을 저지할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타게끔 막을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타도록 막아설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받도록 막아낼 수 있었을까요

《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피아노의 숲 26》(삼양출판사,2016) 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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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절 一切


 출입을 일절 금하다 → 출입을 모두 막다 / 아무도 못 드나들게 하다

 일절 간섭하지 마시오 → 조금도 끼어들지 마시오

 연락을 일절 끊었다 → 연락을 모두 끊었다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 → 이야기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절 입 밖에 내지 않았다 → 도무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일절(一切)’은 “아주, 전혀, 절대로의 뜻으로, 흔히 행위를 그치게 하거나 어떤 일을 하지 않을 때에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뜻처럼 ‘아주’를 쓰면 되고, ‘하나도·하나조차’나 ‘조금도’로 쓰면 되며, ‘도무지’나 ‘모두’를 쓰면 돼요. 2016.7.7.나무.ㅅㄴㄹ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한 방울도 쓰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한 방울조차 쓰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조금도 쓰지 않는다

《후쿠오카 켄세이/김경인 옮김-즐거운 불편》(달팽이,2004) 64쪽


남의 일 같은 건 일절 관심 없으니까

→ 남 일 같은 건 도무지 마음이 없으니까

→ 남 일 따위는 조금도 마음이 없으니까

→ 남 일 따위는 하나도 마음이 없으니까

《카이타니 시노부/서현아 옮김-라이어 게임 1》(학산문화사,2006) 72쪽


일절 차를 타지 말고 직접 발로 걸어서

→ 한 번도 차를 타지 말고 스스로 발로 걸어서

→ 차는 아주 타지 말고 늘 제 발로 걸어서

《육명심-이것은 사진이다》(글씨미디어,2012) 227쪽


심사에는 일절 개입하지 마

→ 심사에는 조금도 끼어들지 마

→ 심사에는 어떤 손도 쓰지 마

《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피아노의 숲 26》(삼양출판사,2016) 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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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65. 2016.6.15. 이제 먹자



  자, 이제 먹자. 아버지가 아침에 즐겁게 차린 밥이야. 즐거운 손길이 되어 즐겁게 먹자. 즐거이 누리는 밥 한 그릇으로 즐거운 기운이 솟고, 이 즐거운 기운으로는 다시 즐거운 놀이가 태어날 테지. 밥알 하나하나를 헤아리면서 차근차근 먹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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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나서는 까닭



  다리에서 힘이 쪼옥 빠지도록 자전거를 달리고 나면 저녁에 끙끙 앓다가 곯아떨어집니다. 이튿날 아침에는 멀쩡하게 깨어납니다. 새롭게 내리쬐는 햇볕을 바라보고, 싱그러이 부는 바람을 맞다 보면, 다시 이 자전거로 즐겁게 길을 나서자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새 다리에 새 힘이 붙고, 어제하고는 다른 즐거운 하루가 열렸으니까요. 숲바람을 마시고 싶으니 길을 나섭니다. 숲노래를 부르고 싶으니 두 다리와 온몸에 새로운 숨결이 흐르도록 북돋웁니다. 2016.7.7.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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