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와 자동차
에두아르드 페티슈카 지음, 권재일 옮김 / 비룡소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5.

그림책시렁 1620


《두더지와 자동차》

 에두아르드 페티슈카 글

 즈데네크 밀레르 그림

 권재일 옮김

 비룡소

 2004.3.19.



  즈데네크 밀레르(Zdenek Miler 1921∼2011) 님 그림책이 한글판으로 나온 적 있는 줄 몰랐습니다. 어찌 몰랐을까 싶으면서도 이런 놀라운 ‘오래그림책’을 눈여겨본 글바치가 없을 뿐이었을 테고, 뒤늦게 알아보고서 하나하나 장만합니다. 비록 일찍 판끊겼어도 헌책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어린이한테는 이야기를 들려줄 노릇이고, 이 이야기는 말로도 글로도 그림으로도 몸짓과 춤짓으로도 웃음짓과 눈물짓으로도 살림짓으로도 들려주면 됩니다. 《두더지와 자동차》는 숱한 ‘즈데네크 밀레르 그림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얼추 일흔 해쯤 된 붓끝인데, 부드러우면서 포근히 어루만지는 손끝을 차분히 누릴 만합니다. 두더지가 풀숲과 마을 사이에서 겪는 숱한 하루를 늘 다르면서 새롭게 속삭입니다. 때로는 오롯이 숲에서 숲동무하고 어울립니다. 때로는 살며시 사람구경을 하면서 이모저모 배웁니다. 여러 숲동무는 두더지가 좀 어리석거나 바보스럽게 군다고 여길 때가 있되, 새롭게 배워서 즐기려는 매무새를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한 걸음씩 천천히 내딛는 어린이와 나란한 두더지입니다. 하나씩 느긋이 숲빛으로 지어서 널리 나누는 마음은 참으로 어린빛이요 어린꽃입니다.


ㅍㄹㄴ


(유튜브에서, 즈데네크 밀레르 님 그림꽃을 거의 모두 그냥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8ZKvF049Iku9y41WpIUUCA/videos


#krtek a auticko #MilerZdenek #EduardPetiska

#즈데네크밀레르 #즈데넥밀러

+


《두더지와 자동차》(에두아르드 페티슈카·즈데네크 밀레르/권재일 옮김, 비룡소, 2004)


흙더미 위에서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살피고 있어요

→ 흙더미에서 두리번두리번 둘레를 봐요

→ 흙더미에서 둘레를 살펴봐요

10쪽


너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너무 무겁지 않기를 바라는데

22쪽


집으로 가는 길을 잘 찾기 위해 불을 켜고 달리고 있어요

→ 집으로 가는 길을 잘 찾으려고 불을 켜고 달려요

5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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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예 禮


 예를 갖추다 → 차리다 / 곱다 / 얌전하다 / 참하다

 예를 올리다 → 사뢰다 / 엎드리다 / 반듯하다

 예를 지키다 → 점잖다 / 깍듯하다 / 여쭈다


  ‘예(禮)’는 “1.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2. 예법에 따라 치르는 의식 = 예식 3. 예의로써 지켜야 할 규범 = 예법 4. 공경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인사하는 일 = 경례”를 가리킨다지요. ‘참·참길·참하다·차분하다’나 ‘길·길눈·길꽃·길빛’으로 다듬을 만하고, ‘매무새·맵시·버릇·동’이나 ‘빛·빛나다·빛눈’이나 ‘반듯하다·곱다·곧다·바르다’로 다듬습니다. ‘곧바르다·올곧다·올바르다·입바르다’나 ‘얌전하다·음전하다·맞다·알맞다’로 다듬어요. ‘의젓하다·싹싹하다·자분자분·점잔·점잖다’나 ‘절·큰절·넙죽·납작·깍듯하다·사뢰다·엎드리다’로 다듬고요. ‘모시다·모심·모심길·올리다’나 ‘멋·멋꽃·멋길·멋빛’으로 다듬을 수 있고, ‘멋나다·멋스럽다·무게있다·칠칠하다’나 ‘몸차림·몸씨·몸멋’으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차림·차림길·차림멋·차림빛·차림새·차림꽃’이나 ‘바로서다·따르다·묻다·물어보다·여쭈다·여쭙다’로 다듬으며, ‘아름길·아름꽃·아름빛’으로도 다듬어요. ‘얼개·얼거리·틀·틀거리’나 ‘온길·온틀·온꽃·온빛’이나 ‘고개들기·얼굴들기’로 다듬어도 됩니다. ㅍㄹㄴ



귀중한 거니까 예를 갖춰야 되거든

→ 드높으니까 반듯해야 하거든

→ 높으니까 엎드려야 하거든

→ 반짝이니까 참해야 하거든

→ 값지니까 얌전해야 하거든

《극채의 집 4》(빗케/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8) 20쪽


다양한 설이 있지만, 나는 예(禮)라고 생각한다

→ 온갖 말이 있지만, 나는 참길이라고 생각한다

→ 여러 얘기가 있지만, 나는 곧음이라고 생각한다

→ 여러모로 말하지만, 나는 바름이라고 생각한다

《다자이 오사무 내 마음의 문장들》(다자이 오사무/박성민 옮김, 시와서, 2020) 10쪽


이 책의 출간을 반겨줄 독자 여러분께는 합장으로 예를 표하고 싶다

→ 이 책이 나와서 반길 여러분한테는 두손모으고 싶다

→ 이 책을 반길 여러분한테는 손모아 절하고 싶다

《와비사비 : 다만 이렇듯》(레너드 코렌/박정훈 옮김, 안그라픽스, 2022) 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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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박 一泊


 일박 이 일 → 하룻밤

 웬만한 여관이라도 일박에 대개 → 웬만한 길손채라도 하루에 으레

 목포에서 일박하고 → 목포에서 한밤하고


  ‘일박(一泊)’은 “하룻밤을 묵음 ≒ 일숙·일숙박”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하루·하루꽃·하루빛’이나 ‘하룻밤·하루꿈’이나 ‘한밤’으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일박(日薄)’을 “1. 태양이 검누런 대기에 덮여 햇빛이 엷은 황색이 됨 2. 햇빛이 엷어져 없어지는 무렵. 또는 그 햇빛 3. 나날이 얇아짐”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1박 2일로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은 나에게 무척 지루한 것이었다

→ 하룻밤짜리 새내기배움터는 나한테 무척 따분했다

→ 이틀짜리 새터는 나한테 무척 재미없었다

《다시 칸타빌레》(윤진성, 텍스트, 2009) 8쪽


마라도에서 1박을 했다

→ 마라도에서 하루 묵었다

→ 마라도에서 하루 잤다

→ 마루도에서 하루 있었다

《제주 탐조일기》(김은미·강창완, 자연과생태, 2012) 120쪽


초대한 분들은 대부분 일박을 하고 가길 바라는 것 같다

→ 모신 분은 으레 하룻밤 묵기를 바라는구나 싶다

→ 부르신 분은 다들 하루를 머물길 바라는 듯하다

《직업으로서의 음악가》(김목인, 열린책들, 2018) 83쪽


흔적 없이 왔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1박 2일 잔치를 해 보자는 거다

→ 자국 없이 왔다가 자국 없이 사라지는 하룻밤 잔치를 해보자고

→ 티없이 왔다가 티없이 사라지는 하루잔치를 해보잔 얘기이다

《안녕, 동백숲 작은 집(하얼과 페달, 열매하나, 2018)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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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일일주점



 모금을 위하여 일일주점을 개최한다 → 돈을 모으려고 하루술집을 연다

 축제에서 일일주점을 폐지한다 → 잔치에서 하루술판을 없앤다

 일일주점이 성황리에 마쳤다 → 하루술마당을 잘 마쳤다


일일주점 : x

일일(一日) : ‘하루’를 뜻하는 말

주점(酒店) : 술을 파는 집 = 술집



  술집을 하루만 연다면 ‘하루술집’입니다. ‘하루술터’나 ‘하루술판·하루술마당’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일일주점을 연다니

→ 깔끔지기 하루술집을 연다니

→ 깨끗일꾼 하루술집을 연다니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김사이, 창비, 2018)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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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창비시선 427
김사이 지음 / 창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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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1.4.

노래책시렁 529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김사이

 창비

 2018.12.7.



  내가 무엇을 하건 내가 스스로 가는 길입니다. 남은 나더러 이러쿵저러쿵 시킬 까닭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손수짓기라는 살림길을 안 갈 적에는, 남이 맡기는 대로만 몸을 움직인다는 뜻이니, 이때에는 ‘남눈’과 ‘남말’에 따르는 얼거리입니다. 지난날에 ‘일꾼’은 손수짓기입니다. ‘일’이란, 바람과 바다가 일듯 스스로 움직이는 살림빛을 나타냅니다. 오늘날에 ‘노동자(勞動者)’는 심부름꾼입니다. ‘노동자’는 몸쓰는 사람입니다. 남이 마련한 틀(기계)을 다뤄서, 남이 맡기는 대로 팔것(상품)을 똑같이 끝없이 뽑아내는 몫입니다. 손수짓기라는 살림빛을 담아낸다면 ‘일글·살림글·사랑글·사람글’로 잇습니다. 심부름꾼(노동자)이라는 몸쓰기를 옮긴다면 ‘노동문학’은 되지만 ‘스스로서기’하고는 되레 멀게 마련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는 여태껏 ‘남이 나를 쳐다본’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내가 남을 쳐다본’ 줄거리를 곁들입니다. ‘나·너·우리’가 아닌 ‘나·남·놈’이라는 틀이에요. 손수짓기란, 스스로짓기이고, 스스로서기입니다. 시골에서든 서울에서든 손수지을 적에는 부아를 내거나 칼을 휘두르지 않아요. 심부름꾼으로 돈을 벌려고 몸만 쓸 적에는 자꾸자꾸 눌리고 아프고 고되어 그만 ‘누가 날 이렇게 구렁으로 내모나?’ 하면서 불길을 쏟아낼 데를 찾아나서다가 이 삶을 자꾸 잊고 등집니다. 노동문학이라는 이름이 아닌, 그렇다고 문화예술이라는 허울이 아닌, 그저 ‘말과 글’을 한 땀씩 담기를 바라요. 이제부터는 ‘돈벌자리’가 아닌 ‘살림자리’를 바라보기를 바라요. 〈예감〉이나 〈생각도 습관이 된다〉는 바로 노동문학이란 굴레에 갇혀서 뱉어내는 불씨입니다. 〈새벽〉이나 〈춤추는 어머니〉는 살림하며 스스로서려는 마음을 문득 바라보면서 놓는 풀씨입니다.


ㅍㄹㄴ


낮술에 취한 남자씨들이 비틀거린다 / 인도를 장악하고 갈지자로 걸어온다 / 느닷없이 달려드는 일상의 예감들 / 차도로 내려설까 뛸까 망설이다가 (예감/14쪽)


동생과 싸우다가 하필 밥상을 찼다 발동 걸린 듯 칼 들고 설치다가 정신 들어 풀썩 주저앉았다 … 우리들의 일그러진 폭군 아버지들을 보며 여자 때리는 남자는 상종 않겠다고 이만 갈았다 누구 아버지가 그랬고 또 누구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툭하면 밥상 엎는 사람에게 바로 그 얼굴에다 밥상을 던져버리리라 가슴에 불만 켰다 (생각도 습관이 된다/37쪽)


모내기를 준비한 논에 하늘이 담겨 / 살고자 하는 것들이 깨어 빛나는 새벽 / 긴 하루하루, / 새벽빛에 쭈그려 앉은 / 아짐들의 배가 둥글어졌다 (새벽/57쪽)


춤을 추는 어머니 / 처음 본다 // 술을 마시고 춤을 춘다 / 시간 속으로 / 붉게 붉게 물들어간다 (춤추는 어머니/72쪽)


+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김사이, 창비, 2018)


종일 배달하고 늦은 밤 내 관(棺)으로 돌아와

→ 내내 나르고 늦은밤 죽음널로 돌아와

→ 온하루 나르고 늦은밤 집으로 돌아와

11쪽


남근들에게 노동의 댓가는 여자씨

→ 고추한테 일삯은 아가씨

→ 작대기한테 땀값은 순이씨

30쪽


가난한 목숨들은 불행의 지분이 많다

→ 가난한 목숨은 눈물몫이 많다

→ 가난한 목숨은 슬픈모가치 많다

→ 가난한 목숨은 그늘깃이 많다

32쪽


아짐들의 배가 둥글어졌다

→ 아짐은 배가 둥글다

57쪽


떨림도 그리움도 버린 삼류들의 쓸쓸한 길

→ 안 떨리고 안 그리운 떨거지 쓸쓸한 길

→ 떨지도 그립지도 않은 주저리 쓸쓸한 길

68쪽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일일주점을 연다니

→ 깔끔지기 하루술집을 연다니

→ 깨끗일꾼 하루술집을 연다니

78쪽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공범의 정치 공생(共生)하자며 공사(共死)로 간다

→ 아무도 값을 안 치르는 한통속판 함께살자며 함께죽기로 간다

→ 아무도 떠맡지 않는 한무리판 같이살자며 같이죽기로 간다

81쪽


쓰레기더미들이 방향 잃은 난상토론

→ 쓰레기더미가 길잃고 모두수다

→ 쓰레기더미는 길잃어 이야기꽃

9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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