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만원 滿員


 만원 버스로 출퇴근하다 → 꽉 찬 채 다니다 / 북새통으로 오가다

 극장이 만원이다 → 보임터가 가득하다 / 마당이 북적이다

 학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 아이들로 붐비었다


  ‘만원(滿員)’은 “정한 인원이 다 참”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가득·그득·꽉·꽉꽉·꾹·꾹꾹·꽉 차다’나 ‘구름·구름떼·구름밭·구름물결·구름바다·구름같다’로 손질합니다. ‘너울·놀·너울거리다·물결·물결치다·바다’나 ‘너울판·너울바람·너울꽃·넘실거리다·넘치다·넘쳐나다’로 손질하고, ‘다닥다닥·다발·다복하다·바리·바리바리’나 ‘더미·덩어리·덩이·도떼기·도떼기판·두둑하다’로 손질하지요. ‘들어차다·듬뿍·많다·멧더미·납작’이나 ‘무지·무더기·뭉치·뭉텅·뭉텅이’로 손질해요. ‘미어지다·미어터지다·셀길없다·차고 넘치다’나 ‘차다·찰랑이다·채우다·철철·찰찰·촘촘하다’로 손질하며, ‘바글바글·버글버글·복닥이다·복작이다·복닥판·복작판’이나 ‘북새통·북새·북새길·북새판·북새굿·북새철’로 손질합니다. ‘북적이다·북적북적·북적판·북적길·북적철’이나 ‘붐비다·붐빔길·붐빔판·붐빔터·붐빔철’로 손질해도 어울리고, ‘불가마·불솥·불구덩이·불구덩·불굿·불밭·불수렁·불수레’나 ‘빼곡하다·빽빽하다·-뿐·콩나물시루’로 손질할 만합니다. ‘솔찮다·수두룩하다·수북하다·숱하다·쏠쏠하다’로 손질하고, ‘아름·어마어마하다·엄청나다·흘러넘치다’나 ‘와글와글·우글우글·욱시글·좔좔’로 손질하면 돼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만원(滿願)’을 “정한 기한이 차서 신이나 부처에게 기원하는 일이 끝남”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내 줍니다. ㅍㄹㄴ



이 마을에서 벌서 만원이어서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 이 마을에서 벌써 꽉 차서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 이 마을에서 벌써 가득 차서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 이 마을에서 벌써 붐벼서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울면서 하는 숙제》(이오덕, 인간사, 1983) 157쪽


이 배는 만원인 관계로

→ 이 배는 꽉 차서

→ 이 배는 자리가 차서

→ 이 배는 빈자리가 없어서

→ 이 배는 북새통이라서

《불멸의 그대에게 4》(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69쪽


입장료를 비싸게 받고 만원滿員시킬 수 있었다

→ 표를 비싸게 받고 가득 채울 수 있었다

→ 표값을 비싸게 받고 꽉 채울 수 있었다

→ 표값을 비싸게 받고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조선 영화의 길》(나운규, 가갸날, 2018) 90쪽


구경꾼들까지 포함해 초만원을 이뤘다

→ 구경꾼들까지 해서 가득했다

→ 구경꾼들까지 더해서 북적거렸다

→ 구경꾼들까지 모여 북새통이었다

《사이보그 009 완결편 3》(이시노모리 쇼타로·오노데라 조·하야세 마사토/강동욱 옮김, 미우, 2018) 59쪽


나의 매일은 아침에 만원전차에 타고

→ 나는 아침마다 콩나물시루에 타고

→ 나는 아침이면 북새통을 타고

→ 나는 아침마다 납작길을 타고

→ 나는 아침이면 불솥을 타고

《프린세스 메종 4》(이케베 아오이/정은서 옮김, 미우, 2018) 65쪽


대만원을 이루었다

→ 가득했다

→ 가득찼다

→ 잔뜩 모였다

→ 구름처럼 모였다

《조선의 페미니스트》(이임하, 철수와영희, 2019) 87쪽


관객 4명으로 시작한 이 회가, 4회째에 벌써 만원 사례잖냐

→ 손님 넷으로 연 이 모임이, 넉걸음에 벌써 구름떼잖냐

→ 구경꾼 넷을 연 이 모임이, 넉벌째에 벌써 붐비잖냐

《아카네 이야기 11》(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 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뺨


 엄마의 빰에는 땀이 비처럼 → 엄마는 뺨에 땀이 비처럼

 동생의 뺨에 맺힌 → 동생 뺨에 맺힌


  ‘-의 + 뺨’ 얼개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아빠의 뺨에 빗물이 흐른다”라면 “아빠는 뺨에 빗물이 흐른다”처럼 토씨를 고쳐씁니다. ㅍㄹㄴ



내일이라는 신부가 란제리를 입고 칸나의 뺨으로 다가오리라

→ 다음이라는 꽃님이 속곳을 입고 붉나리 뺨으로 다가오리라

→ 너머라는 각시가 샅곳을 입고 붉은나리 뺨으로 다가오리라

《흰 꽃 만지는 시간》(이기철, 민음사, 2017) 21쪽


할머니가 백지장 같은 자신의 뺨을 문질렀다

→ 할머니가 허연 제 뺨을 문지른다

→ 할머니가 해쓱한 제 뺨을 문지른다

《별 옆에 별》(시나 윌킨슨/곽명단 옮김, 돌베개, 2018) 35쪽


소리의 뺨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 소리는 뺨에 눈물이 흐릅니다

《피아노》(이세 히데코/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25) 3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베팅betting



베팅 : x

betting : 내기 (도박)

ベティング(betting) : 1. 베팅 2. 내기(에 거는 돈)



영어 ‘betting’은 우리 낱말책에 없습니다. 없을 만합니다. 우리는 ‘걸다·내걸다·내기·판돈’이나 ‘길미놀이·길미장사·돈놀이·돈장사·돈치기’로 나타냅니다. ‘노름·노름하다·노름꾼·노름쟁이·노름놈·노름바치’나 ‘놀다·노닐다·놀이·놀이하다’로 나타낼 만하고, ‘놀음·놀이꽃·놀이빛·놀이길’이나 ‘제비·제비뽑기·해보다’로도 나타냅니다. ‘대들다·대척·부딪치다·부딪히다·부닥치다·아슬아슬’이나 ‘들이밀다·들이받다·밀다·밀어대다·밀어내다·밀어넣다·밀어주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마주받다·마주서다·마주붙다·마주두다’나 ‘맞받다·맞서다·맞붙다·맞두다’라 할 수도 있습니다. ㅍㄹㄴ



전 재산을 걸고 배팅을 했는데, 그게 완전히 잘못되었다

→ 모든 돈을 걸었는데, 아주 잘못이었다

→ 돈을 몽땅 밀었는데, 아주 그르쳤다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산만언니, 푸른숲, 2021) 41쪽


마음에 드는 녀석한테는 크게 베팅한다

→ 마음에 드는 녀석한테는 크게 건다

→ 마음에 드는 녀석한테는 크게 민다

《아카네 이야기 11》(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 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8. 비싸다 싸다



  책을 읽는 사람한테는 책값이 안 비싸지 싶다. 손에 쥔 책은 늘 이만 한 값을 하는구나 하고 느끼기도 하되, 앞으로 두고두고 되읽을 테니까 책값은 싼 셈이다. 그렇지만 책보(책읽는 이)한테 책값이 비쌀 때가 있다. 도무지 손이 안 가는 책은 비싸다. 겨우 손이 가더라도 줄거리·이야기가 이 삶하고 동떨어질 뿐 아니라, 우리 삶하고 한참 멀구나 싶을 적에는 책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책보는 책을 읽으려는 마음이기에, 책값에 앞서 줄거리·이야기를 살핀다. 누가 쓴 책이건, 어느 펴냄터에서 낸 책이건, 줄거리·이야기가 마음을 끌거나 배울거리가 있거나 이 삶을 새롭게 비추는구나 싶으면 선뜻 장만한다. 글쓴이나 펴냄터 이름값만 바라보거나 얽매인다면, 책보가 아닌 ‘책보시늉·책보흉내·책보척’이라고 느낀다.


  책보는 “좋아하는 글님과 펴냄터가 없는 사람”이다. 어느 글님이나 펴냄터를 좋아할 적에는, 어느 글님이나 펴냄터가 후줄근하거나 엉터리로 책을 내더라도 ‘좋게 보아주’게 마련이다. 책보는 이름값 아닌 줄거리·이야기를 읽는 사람이다. 책보로서는 책보 스스로 삶을 가꾸고 살림을 짓고 사랑을 펴는 길에 즐겁게 동무할 책을 곁에 놓고 싶다. 삶길과 살림길과 사랑길하고 먼 책은 손이 안 갈밖에 없고, 손이 안 가는 책은 그저 비싸다.


  시골에서 아침낮저녁으로 새롭게 마을알림이 시끄럽다. 논에 얼른 풀죽임물을 치라고 떠들썩하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밥을 먹는가? 풀죽임물(농약)과 죽음거름(화학비료)이 듬뿍 밴 나락을 비닐자루에 싸서 형광등이 번쩍거리는 가게에 한참 놓은 쌀로 지은 밥은 어떤 맛이자 결일까? 더 값싸게 더 많이 거두어야 돈(경제논리·경제성장)에 걸맞다면, 우리는 ‘아름책’은 몽땅 등진 채 ‘값싼밥·값싼길’이라는 올가미에 스스로 온몸을 묶고서 ‘더 값이 싼 책’을 쳐다보는 굴레일 만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8. 낫손가락



  작은아이가 뒤꼍을 푸르게 돌보시는데 요새 풀베기가 힘든가 보다. “뒤꼍에 풀을 베야겠는데요?” 한다. 오늘 낮에 조용히 뙤약볕을 즐기며 혼자 천천히 낫질을 한다. 눕힐 풀을 눕히고 벨 풀을 벤다. 여치가 옆으로 날기에 푸른날개를 바라본다. 무당벌레가 풀잎을 쥐고서 나를 쳐다보기에 낫질을 멈추고서 마주보는데 땀방울이 무당벌레 옆으로 톡 떨어진다.


  모시잎을 잡은 매미허물을 본다. 나무줄기가 아니어도 이렇게 풀포기를 잡은 매미허물이 많다. 우리집 매미는 여름노래를 우렁차게 베푼다.


  고샅에 돋은 풀까지 베다가 낫으로 손가락을 톡 건드린다. 이크. 안 쉬면서 낫질을 했구나. 숨 좀 돌리고서 하면 손가락을 안 찍을 턴데. 모시잎으로 생채기를 감싼다. 피가 멎는다. 낫질을 더 한다. 다시 피가 난다. 모시잎을 새로 따서 붙인다. 피가 다시 멎는다.


  오늘은 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난다. 해를 보며 빨래를 널고, 씻고 또 씻는다. 지난 2017년에 태어난 책을 되새기며 노래 한 자락을 적어 본다. 시골이란, 풀빛으로 책을 읽고서 나비한테서 책을 배우고 새한테서 책을 익히는 살림터라고 느낀다. 풀꽃나무하고 마음으로 얘기할 적에 새책이 깨어난다. 바람소리에 묻어난 바닷소리를 느낄적에 새눈을 틔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