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73 : 일단 대화 나누면 상대방 편안하게 만들


일단 대화를 나누면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지

→ 뭐 얘기를 해보면 서로 느긋하지

→ 어쨌든 얘기를 하면 그쪽도 아늑하지

《소녀의 마음》(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2004) 241쪽


“나누는 말”인 ‘얘기·대화’이기에 “일단 대화를 나누면”은 “뭐 얘기를 해보면”이나 “어쨌든 얘기를 하면”으로 바로잡습니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지”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예요. 우리는 서로 ‘만들’지 않습니다. 서로 어떤 일이나 말을 ‘할’ 뿐인데, 이 대목에서는 “서로 느긋하지”나 “그쪽도 아늑하지”나 “함께 포근하지”로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일단(一旦) : 1. 우선 먼저 2. 우선 잠깐 3. 만일에 한번

대화(對話) :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상대방(相對方) : 어떤 일이나 말을 할 때 짝을 이루는 사람 = 상대편

편안(便安) : 편하고 걱정 없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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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71 : 그 자체 인생 목표 설정 경우 왜곡하게 된


이름 남기기 그 자체를 인생 목표로 설정할 경우 삶을 왜곡하게 된다

→ 그저 이름을 남기려고 살면 뒤틀린다

→ 그냥 이름을 남기려고 살면 비틀린다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아포리아, 2013) 323쪽


그저 이름을 남기려고 하면 뒤틀리게 마련입니다. 그냥 돈만 쳐다보려고 하면 비틀립니다. 한낱 힘에 얽매여 거머쥐거나 움켜쥐려고 달려드니 이 삶이 흔들흔들하더니 망가집니다. 어떻게 살는지 차분히 가다듬습니다. 어떻게 살림할는지 참하게 헤아립니다. 길을 길답게 잡을 노릇입니다. 이 삶을 사랑으로 가꾸면 되는 일입니다. ㅍㄹㄴ


자체(自體) : 1. (다른 명사나 ‘그’ 뒤에 쓰여) 바로 그 본래의 바탕 2. (주로 명사 앞에 쓰이거나 ‘자체의’ 꼴로 쓰여) 다른 것을 제외한 사물 본래의 몸체

인생(人生) :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어떤 사람과 그의 삶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목표(目標) : 1.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으로 삼음. 또는 그 대상 ≒ 표목 2. 도달해야 할 곳을 목적으로 삼음. 또는 목적으로 삼아 도달해야 할 곳 3. 행동을 취하여 이루려는 최후의 대상

설정(設定) : 1. 새로 만들어 정해 둠 2. [법률] 제한 물권을 새로이 발생시키는 행위

경우(境遇) : 1. 사리나 도리 2.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된 형편이나 사정

왜곡(歪曲) :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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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747 : 키보드워리어들 타인 행하 가혹 잔인 공세 이탈 행하 것


키보드워리어들이 타인에게 행하는 끔찍하고 가혹하고 잔인한 공세도 스스로는 이탈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다

→ 글방아꾼은 이웃한테 끔찍하고 모질고 사나운 짓을 저지르면서도 스스로는 잘못으로 여기지 않는다

→ 글다툼꾼은 둘레에 끔찍하고 무섭고 못난 짓을 일삼으면서도 스스로는 틀리지 않다고 여긴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박경철, 리더스북, 2011) 228쪽


남한테 함부로 말하는 짓을 놓고서 ‘입방아’라 합니다. 남을 함부로 찧거나 빻는 글을 쓴다면 ‘글방아’라 할 만합니다. 나하고 너 사이를 잇는 마음을 헤아리지 않기에, 이웃한테 끔찍하고 모질고 사납게 굽니다. 글줄로 둘레에 끔직하고 무섭고 못난 짓을 일삼는 굴레입니다. 디딜방아도 떡방아도 아닌 글방아를 섣불리 찧을 적에는 누구보다 글꾼 스스로 뭉개는 수렁입니다. 잘잘못을 떠나서 이제는 마음부터 찾아야지 싶어요. ㅍㄹㄴ


keyboard warrior : 키보드 워리어 (실제 사회생활을 할 때는 그렇지 않지만 익명성에 힘입어 온라인상에서 거친 표현을 일삼는 사람)

타인(他人) : 다른 사람

행하다(行-) : 어떤 일을 실제로 해 나가다

가혹(苛酷) : 몹시 모질고 혹독함 ≒ 가급

잔인(殘忍) : 인정이 없고 아주 모짊

공세(攻勢) : 공격하는 태세. 또는 그런 세력

이탈(離脫) : 어떤 범위나 대열 따위에서 떨어져 나오거나 떨어져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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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무안나루 떼죽음 (2024.12.30.)

― 광주 〈소년의 서〉



  이름은 누가 어떻게 붙이느냐도 대수롭지만, 이 이름을 어떻게 맞아들여서 품느냐부터 그야말로 대수롭습니다. 처음부터 깊넓게 뜻을 담을 수 있고, 이름을 받은 우리가 손수 이모저모 씨앗을 심고 돌보듯 차근차근 북돋울 수 있어요. 몰래 감추거나 숨기는 꿍꿍이로 이름을 꾸밀 수 있어요. 사람들이 속기를 바라면서 뒷짓으로 헛이름을 붙이는 무리가 있습니다.


  2024년 12월 29일 아침 9시 즈음, 전라남도 무안나루에서 날개가 갑자기 펑 터졌습니다. 아주 어처구니없습니다. 멀쩡한 날갯길(활주로)에서 멈추는가 싶더니 펑 하면서 숱한 사람이 슬프게 목숨을 잃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놓고서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나 ‘용산 참사’처럼 이름을 안 붙이는군요. ‘제주항공 참사’라고 슬그머니 덧씌우고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라고까지 뜬금없이 이름을 내겁니다.


  2025년 8월까지 지켜보노라니, 새로 나라지기가 선 뒤에라야 겨우 ‘무안참사가 일어난 까닭’을 길잡이(조종사)한테 돌리는군요. 날개가 갑자기 하늘에서 멈추었지만, 길잡이는 끝까지 온힘을 다해서 몸으로 내렸고(동체착륙), 아주 잘 내렸으며, 모두 숨돌리면서 살았다고 여겼는데, 날갯길 끝에 뜬금없는 잿더미(시멘트 구조물)가 있는 줄 아무도 몰랐기에 갑자기 몽땅 터지고 말았습니다.


  어쩌다가 2024년 12월 30일에 광주마실을 했습니다. 시골에서는 알 길이 없던 이야기를 광주에서 들으며 한참 생각했습니다. 〈소년의 서〉는 오늘 쉼날인 듯싶어 책집 앞에서 발걸음을 돌립니다.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골버스나루를 살피니, ‘무안참사’가 있기 앞서 ‘전라도 민주당 벼슬꾼’은 남몰래 하루아침에 무안나루에 ‘국제공항 정기노선’을 열었고, 두멧시골 고흥에까지 ‘무안나루에서 해외여행 가자’는 알림판을 큼직하게 세웠더군요. 이 알림판은 2025년 8월에도 고스란합니다. 숨기지도 치우지도 않고 버젓합니다.


  한겨울은 서로 겹겹이 안고 달래면서 포근하게 품는 철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세월호가 전라남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은 뒤에 나라지기 박근혜 씨는 끌어내렸지만, 전남도지사나 전남 벼슬아치는 이녁 벼슬자리를 지켰습니다. 무안참사가 있고서 여덟 달이 흐르는 사이에 어떤 벼슬아치도 붙들리지 않았고, 벼슬을 잃지 않았고, 짚기(특검)조차 안 합니다.


  떼죽음으로 슬픈 나라이되, 떼죽음이 벌어져도 어느 누구도 옷을 안 벗고 사슬터(감옥)에 붙들려가지 않습니다. 언제나 ‘나라’란 거짓꾼입니다. ‘나라’ 따위가 아니라, ‘나·너·우리’를 바라보고 서로 다독이는 보금자리를 돌볼 일입니다.


+


[데스크칼럼] '무안 참사' 책임, 고인에 떠넘긴 국토부·한국공항공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1093630?sid=103


무안공항 참사 "조종사 과실" 조사결과에 유족·조종사 반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8/0000962579?sid=102


무안공항 참사서 쏙 빠진 한국공항공사 '책임 회피' 논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1093217?sid=101


무안군, 관광객에 최대 5만원 숙박할인 혜택 제공 - 특별재난지역 포함으로 무안 방문 숙박 할인 확대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18010008320


[제주항공 참사 그 후 8개월]전남도·무안군, 공항 조기 활성화에 안간힘

https://www.namd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29833


[제주항공 참사 그 후 8개월]179명 희생…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https://www.namd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29823


[취재파일] 무안공항 참사② 30년 경력 미 NTSB 전문가의 시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5/0001282608?sid=101


돈 아끼려 '죽음의 벽' 세웠다?…NYT가 본 '제주항공 참사' 원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231947?sid=104


공항 '콘크리트 둔덕'은 불법…무안공항 참사 방지법 통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451342?sid=100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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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내포독자



 숨겨진 내포독자를 가정하여 → 숨은눈을 헤아려

 어떤 내포독자를 설정하였는가 → 누가 읽어 주기를 바랐는가


내포독자 : x

내포(內包) : 1. 어떤 성질이나 뜻 따위를 속에 품음 2. [철학] 개념이 적용되는 범위에 속하는 여러 사물이 공통으로 지니는 필연적 성질의 전체. 형식 논리학상으로는 이것과 외연은 반대 방향으로 증가 혹은 감소한다

독자(讀者) : 책, 신문, 잡지 따위의 글을 읽는 사람 ≒ 간객



  먼나라에서 처음 나타난 낱말을 우리나라로 받아들일 적에는 우리말로 옮기면 됩니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으레 일본말씨나 일본한자말로 옮기지요. 이른바 ‘implied reader’를 일본에서는 ‘內包讀者’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적잖은 분이 일본한자말 소리를 그대로 따서 ‘내포독자’로 쓰는군요. 여러모로 짚는다면, ‘숨다·숨은·숨은눈·숨은이’로 옮길 수 있습니다. ‘앞날·앞으로·앞눈’으로 옮겨도 됩니다. ‘처음·첨·처음으로’나 ‘첫눈·첫눈길·첫눈빛’으로 옮겨도 어울려요. ㅍㄹㄴ



책이 나왔을 때 읽게 될 실제독자가 아닌 내포독자, 즉 작가가 임의로 설정한 독자다

→ 책이 나오면 곧 사읽을 사람이 아닌, 앞으로 읽어 주기 바라는 사람이다

→ 책이 나오면 바로 읽을 사람이 아닌, 처음으로 만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동화 쓰는 법》(이현, 유유, 2018)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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