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영어] 폴더folder



폴더(folder) : [정보·통신] 윈도에서 서로 관련 있는 소프트웨어를 묶어서 하나의 아이콘으로 나타낸 것. 그 아이콘을 선택하면 관련 있는 소프트웨어들이 있는 또 하나의 창이 화면에 나타난다

폴더(polder) : [지리] 네덜란드 연안 지역의 간척지. 해면보다 낮기 때문에 둑을 쌓아 바닷물의 유입을 막는다

folder : 1. 서류철, 폴더 2. (일부 컴퓨터 시스템에서 파일 보관용) 폴더

ホルダ-(folder) : 1. 폴더 2. 접는 식의 인쇄물(광고·지도·팸플릿 따위) 3. 종이끼우개, 서류철



우리 낱말책에 네덜란드 땅이름까지 굳이 실어야 할까요? 아무튼 영어 ‘폴더’는 ‘가르다·가지·각단·갈래·갈라놓다·쪼개다·쪽’이나 ‘고이다·끼치다·미치다·번지다·퍼지다’로 손봅니다. ‘넣다·끼우다·집다·모으다·챙기다’로 손보지요. ‘집게·종이집게·쪽쇠·갈피쇠’나 ‘책갈피·책살피’로 손볼 만합니다. ‘골·곳·께·녘·데·터·터전·텃밭’이나 ‘기슭·기스락·깃·깃새·길’로 손보고, ‘담·담벼락·담다·우리·울·울타리’로 손볼 수 있어요. ‘도막·동·뜸·토막·통·통속’이나 ‘마당·마을·바닥·밭·판·품·품다’로 손봅니다. ‘사이·새·실·앞뒤·칸·켠·틈’이나 ‘아우르다·안·안다·안쪽·어우르다·크고작다’로 손보면 되고, ‘자리·자위·즈음·집·쯤·짬·참·춤’으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ㅍㄹㄴ



내 글이 차곡차곡 폴더에 쌓이던 어느 날

→ 글을 차곡차곡 쌓던 어느 날

→ 글을 글집에 차곡차곡 쌓다가

《뒤섞인 말이》(조남숙, 월간토마토, 202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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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섞인 말이
조남숙 지음 / 월간토마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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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8.27.

다듬읽기 238


《뒤섞인 말이》

 조남숙

 월간토마토

 2024.9.13.



  ‘공모전·백일장 글’을 모았다고 하는 《뒤섞인 말이》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글겨룸이나 글자랑이나 글잔치를 펴는 곳에 걸린 글이니 여러모로 남다를 만합니다. 남보다 잘 썼다거나 돋보인 글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삶을 그려서 담아내는 글이라기보다는 글로 겨루거나 자랑하거나 잔치하는 자리에 맞추느라 여러모로 ‘뒤섞’입니다. 문득 우러나오면서 쓰는 글이 아닌, “자리에 맞추어서 보람(상)을 따낼 만한 틀”을 세운 글이에요. 이때에는 속내나 속삶보다는 겉모습과 겉얼굴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쓰든 다 ‘글’일 테지만, ‘마음글’이나 ‘삶글’하고는 먼, ‘겉글’과 ‘시늉글’에 갇히기 쉽습니다. 겉글이나 시늉글은 다른 글보다 튀려고 자꾸 꾸미는 길로 빠집니다. 그래서 “글을 일부러 어렵”게 꼬아요. 글을 꾸미려고 하니, 삶을 수수하게 드러내면서 생각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길이 아닌, 남하고 그저 다르기만 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늪에 잠기기 일쑤입니다. 이른바 글보람(문학상)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우리나라에 글보람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사람한테도 글한테도 나무한테도 ‘첫째 둘째 셋째’ 같은 자리를 매길 수 없고, 매길 까닭이 없습니다. 더 나은 삶이나 더 나쁜 삶이란 없거든요. 그저 삶을 바라보는 길일 적에 그야말로 글이 저절로 빛납니다. 터럭만큼이라도 꾸며쓰기를 하려고 들면, 마음도 삶도 글도 치레늪에서 허덕입니다.


ㅍㄹㄴ


《뒤섞인 말이》(조남숙, 월간토마토, 2024)


여러 생각이 두려움과 연결될 때, 머뭇거리게 된다

→ 생각하다가 두려우면 머뭇거린다

→ 여러모로 생각하다가 두려우면 머뭇한다

7쪽


내 글이 차곡차곡 폴더에 쌓이던 어느 날

→ 글을 차곡차곡 쌓던 어느 날

→ 글을 글집에 차곡차곡 쌓다가

8쪽


스무날째 장마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 스무날째 온나라에 장마가 드세다

→ 스무날째 온나라에 장마가 내리친다

15쪽


일상생활이 더욱 불편해질 것이다

→ 하루가 더욱 지치게 마련이다

→ 삶이 더욱 괴롭고 만다

18쪽


그런데도 떠남을 갈망한다

→ 그런데도 떠나기를 바란다

→ 그런데도 떠나고 싶다

24쪽


아무리 뒤뚱거리는 순간이 있었다고 해도

→ 아무리 뒤뚱거린다고 해도

→ 아무리 뒤뚱거리더라도

37쪽


앞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앞으로 갈 수밖에 없다

37쪽


모든 만남은 처음이라는 순간에서 시작한다

→ 만나면 처음이다

→ 누구나 처음으로 만난다

→ 누구나 만나면서 처음이다

53쪽


좋은 사람에게 취(醉)하는 시간은 소극적이고 두려웠던 시간의 그림자이며

→ 좋은 사람한테 끌리는 때는 뒷짐지고 두렵던 그림자이며

→ 좋은 사람한테 기우는 나날은 수줍고 두렵던 그림자이며

53쪽


후유증이 이렇게 좋은 생각을 주기도 한다

→ 앓다가 이렇게 생각이 나기도 한다

→ 멍울꽃이 이렇게 열매를 맺기도 한다

→ 곪았지만 이렇게 새로 피어나기도 한다

64쪽


이곳 푸른색은 이곳에서만 존재하는 신비함이 있다

→ 이곳 푸른빛은 이곳에만 있기에 반짝인다

→ 이 푸른빛은 이곳에만 있기에 남다르다

73쪽


청결을 강조하는 삶을 사는 우리들

→ 깨끗해야 한다고 억누르는 우리

→ 깔끔살이를 밀어붙이는 우리

83쪽


욕망(慾望)이 아니라 욕망(欲望)으로써 소망은

→ 바라기보다 노리는 마음은

→ 꿈이 아니라 기웃거린다면

→ 그리지 않고 달아오른다면

95쪽


나에게 부산 여행은 낭만이라는 명사와 동의어였다

→ 나는 부산마실이 즐겁다

→ 나는 부산나들이가 즐겁다

104쪽


구입한 몇 권 책으로 배낭이 무거워졌다

→ 책을 몇 사니 등짐이 무겁다

→ 산 책 몇 자락에 짐이 무겁다

108쪽


천변 따라 작은 집들이 있었다

→ 물가 따라 작은집이 있다

→ 냇가 따라 작은집이 있다

137쪽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한 인생 종지부가 아니다

→ 한 사람이 죽기에 삶이 하나 끝나지 않는다

→ 한 사람이 죽더라도 한삶이 멈추지 않는다

160쪽


내가 돌진해 간다

→ 내가 달려간다

→ 내가 뛰어든다

180쪽


직접 말하지 않고 에둘러 말하는 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시간일 것이다

→ 바로 말하지 않고 에둘러 말하는 뜻을 읽는 틈이다

189쪽


여하튼, 잘하는 사람 능력을 골고루 나누려는 마음의 놀이의 출발이었지 싶다

→ 아무튼, 잘하는 사람 재주를 골고루 나누려는 마음놀이부터였지 싶다

233쪽


못하는 사람도 배제하지 않았던 순연한 마음

→ 못하는 사람도 쳐내지 않던 깨끗한 마음

→ 못하는 사람도 빼지 않던 오롯한 마음

→ 못하는 사람도 끊지 않던 참한 마음

233쪽


기득권자는 큰 노력 없이 신뢰를 얻고

→ 힘있으면 안 애써도 믿고

→ 윗자리는 그냥 믿고

→ 벼슬꾼은 그저 믿고

28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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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일상생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는 → 지내기에 크게 어렵지 않은 / 살림에 크게 벅차지 않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 허리가 아파 지내기 힘들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 바쁜 하루에 / 바쁜 나날에

 일상생활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 여느때로 돌아가려면 / 여느삶으로 돌아가려면


일상생활(日常生活) : 평상시의 생활 ≒ 속생활



  여느 삶을 가리키는 낱말이라면 ‘여느삶’처럼 지을 만합니다. ‘여느·여느곳·여느때·여느일’이라 해도 되어요. 흐름을 살펴 ‘늘·노상·곧잘·언제나’를 쓸 만하고, ‘지내다·살다’나 ‘살림·삶·-살이·먹고살기’라 할 수 있어요. ‘하루·하루하루·날·나날·오늘’이나 ‘나날살이·그날그날·날마다·나날이’로 풀어낼 때도 있습니다. ‘가볍다·그렇게·그뿐·이뿐·그토록·그야’나 ‘길·꼬박꼬박·끊임없이·끼치다·미치다’로 풀고, ‘마련·마땅하다·많다·물들다·뻔질나다’나 ‘버젓이·번지다·뻗다·퍼뜨리다·퍼지다’로 풀어냅니다. ‘서리다·섞다·수두룩·수북하다·수수하다’나 ‘수월하다·숱하다·쉽다·되풀이·보나 마나’로 풀 만하지요. ‘스미다·심다·심심찮다·심심하다·빠짐없이’나 ‘아무것 아니다·앉으나 서나·알다시피·알 만하다’로 풀어도 어울리고, ‘얘기·이야기·어김없다·여태 하다·으레·오롯이’나 ‘이승·이어가다·이제나 저제나·일삼다·일쑤·잇다·잇달아’로 풀면 되어요. ‘자꾸·자나 깨나·자리잡다·자주·잔뜩·잦다·-쟁이’나 ‘족족·좋다·즐기다·차지하다·쳇바퀴’로 풀어 줍니다. ‘털털하다·턱·톡·툭·툭하면·통틀다’나 ‘틀림없다·판치다·풍기다·헤아릴 길 없다’로 풀지요. ‘하나되다·하다·하나둘셋넷·-하러·한결같다’나 ‘한누리·한살이·한삶·허구헌날·흐르다·흔하다’로 풀 만하고요. ㅍㄹㄴ



일상생활에서 부딪치게 되는 상황들을 평가하는 독특한 방법에 대한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

→ 날마다 부딪치는 일을 남달리 따지는 길을 든든히 가꾼다

→ 늘 부딪치는 일을 남달리 헤아리는 길을 단단히 다진다

→ 여느삶에서 부딪히는 일을 새롭게 살피는 눈이 생긴다

《불완전한 인간》(H.웨이신저·N.롭센즈/임한성 옮김, 청하, 1986) 19쪽


그림책은 유아가 일상생활 속에서 늘 보아 온 것을 확대경으로 비춰 보았을 때 신선한 발견과 놀라움을 얻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그림책은 아이가 늘 보아 온 모습을 돋보기로 비춰 보았을 때 새롭게 알아차리며 놀랍다고 느끼는 배움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 그림책은 어린이가 늘 누려 온 삶을 돋보기로 비춰 보았을 때 새롭게 알아차리며 놀랍다고 느끼는 이야기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와 그림책》(마츠이 다다시/이상금 옮김, 샘터, 1990) 172쪽


‘짜리몽땅하다’는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말이지만

→ ‘짜리몽땅하다’는 널리 쓰는 말이지만

→ ‘짜리몽땅하다’는 여느삶에 퍼진 말이지만

《우리말 소반다듬이》(권오운, 문학수첩, 2011) 248쪽


집에서 일어나는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라면 뭐든지 괜찮아

→ 집에서 일어나는 하루 이야기라면 뭐든지 좋아

→ 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면 뭐든지 돼

《존경합니다, 선생님》(페트리샤 폴라코/유수아 옮김, 아이세움, 2015) 3쪽


일상생활을 영위하기에는 충분했고

→ 살림을 꾸리기에는 넉넉했고

→ 먹고살기에는 넉넉했고

《탈향과 귀향 사이에서》(허쉐펑/김도경 옮김, 돌베개, 2017) 50쪽


나를 포함해서 기성세대는 권리보다 의무에 익숙하고, 일상생활 속 정치적 권리에 둔감한 편이란다

→ 나를 비롯해서 어른들은 몫보다 일거리에 익숙하고, 삶에서 받을 몫에 무디단다

→ 나를 비롯해서 어른들은 누리기보다 짐에 익숙하고, 그날그날 잘 못 누린단다

《10대와 통하는 선거로 읽는 한국 현대사》(이임하, 철수와영희, 2017) 20쪽


일상생활에서와 똑같습니다

→ 늘 똑같습니다

→ 여느때와 똑같습니다

→ 언제나 똑같습니다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2017) 60쪽


나무 12종의 일생생활, 즉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를 퍼뜨려 싹을 틔우고 자라는 과정을 담았다

→ 열두 나무 삶, 곧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를 퍼뜨려 싹을 틔우고 자라는 길을 담았다

→ 나무 열두 가지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를 퍼뜨려 싹을 틔우고 자라는 삶길을 담았다

→ 열두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를 퍼뜨려 싹을 틔우고 자라는 한살이를 담았다

《나무의 마음에 귀 기울이다》(세이와 겐지/양지연 옮김, 목수책방, 2018) 14쪽


일상생활에서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통감하게 되었다

→ 여느때에 어떻게 했느냐가 얼마나 큰가를 깨달았다

→ 하루를 어떻게 살았느냐가 얼마나 대수로운가를 알았다

→ 늘 보이는 몸짓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크게 느꼈다

《아들이 사람을 죽였습니다》(아베 교코/이경림 옮김, 이너북스, 2019) 75쪽


일상생활은 전부 알아서 했기 때문에

→ 살림은 모두 알아서 했기 때문에

→ 삶은 다 알아서 했기 때문에

《고물 로봇 퐁코 1》(야테라 케이타/나민형 옮김, 소미미디어, 2020) 18쪽


나무 내음은 우리의 일상 생활에 깊이 스며 있다

→ 나무 내음은 우리 삶에 스민다

→ 우리 삶은 나무 내음이 깊다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8쪽


일상생활이 더욱 불편해질 것이다

→ 하루가 더욱 지치게 마련이다

→ 삶이 더욱 괴롭고 만다

《뒤섞인 말이》(조남숙, 월간토마토, 202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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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후유증 後遺症


 과로의 후유증으로 → 힘들게 일한 탓으로 / 고되게 일한 나머지

 후유증이 심각하다 → 뒷멀미가 모질다 / 뒤앓이가 크가

 후유증을 호소하다 → 뒤앓이를 하소연하다

 교통사고 후유증 → 길다침 뒤앓이


  ‘후유증(後遺症)’은 “1. [의학] 어떤 병을 앓고 난 뒤에도 남아 있는 병적인 증상. 뇌중풍에서의 손발 마비, 뇌염에서의 정신적·신체적 장애 따위이다 2. 어떤 일을 치르고 난 뒤에 생긴 부작용”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뒤에도 남아서 아픈 일을 가리키니 ‘뒤앓이·뒤아픔’이나 ‘뒤울림·뒷멀미·뒤끝’이라 하면 됩니다. ‘고름·곯다·곪다’나 ‘앓다·앙금’이라 할 수 있어요. ‘가슴앓이·마음앓이·마음멍’이나 ‘멍·멍들다·멍울·멍꽃·멍울꽃’이라 해도 어울려요. ‘맺다·맺히다’나 ‘빨갛다·뻐근하다’라 하면 되어요. ‘찌꺼기·티끌’이나 ‘피나다·피눈물·피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말 안 하고 삭힌 감정은 아무 후유증이 없어?

→ 말 안 하고 삭힌 마음은 아무 뒷멀미가 없어?

→ 말 안 하고 삭힌 마음은 아무 뒤끝이 없어?

→ 말 안 하고 삭힌 마음은 아무 뒤앓이가 없어?

《설희 2》(강경옥, 팝콘, 2008) 157쪽


코사카 씨한테 진 후유증으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 코사카 씨한테 진 뒤끝으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 코사카 씨한테 진 뒤앓이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다카스기 家의 도시락 5》(야나하라 노조미/채다인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2) 51쪽


그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숨이 차고

→ 그 뒤앓이로 아직까지 숨이 차고

→ 그 뒤끝으로 아직까지 숨이 차고

《꿈결에 시를 베다》(손세실리아, 실천문학사, 2014) 26쪽


당장 먹을 게 없는 사람들이 5∼10년 뒤 피폭 후유증을 감수한 채 일에 뛰어든다

→ 바로 먹을 게 없는 사람들이 5∼10년 뒤 피폭 뒤앓이를 짊어진 채 일에 뛰어든다

《한국 원전 잔혹사》(김성환·이승준, 철수와영희, 2014) 130쪽


현장학습의 후유증은 대단하다

→ 배움마실 뒷멀미는 대단하다

→ 배움마실 뒤앓이는 대단하다

《우연히 만난 그 길》(시흥 어린이, 삶말, 2017) 77쪽


저 동네는 아직도 후유증이 가시지 않았어

→ 저 마을은 아직도 뒤앓이가 가시지 않았어

→ 저 마을은 아직도 뒷멀미가 가시지 않았어

《열두 살 삼촌》(황규섭·오승민, 도토리숲, 2017) 90쪽


후유증이 이렇게 좋은 생각을 주기도 한다

→ 앓다가 이렇게 생각이 나기도 한다

→ 멍울꽃이 이렇게 열매를 맺기도 한다

→ 곪았지만 이렇게 새로 피어나기도 한다

《뒤섞인 말이》(조남숙, 월간토마토, 2024)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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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25. 사읽고서



  사읽고서 쓰는 사람이 있고, 그냥받고서 쓰는 사람이 있다. 사읽은 사람은 사읽은 대로 느껴서 글쓰고, 그냥받고서 읽은 사람은 그냥받으면서 느끼는 결을 따라서 글쓴다. 누리책집으로 사서 집에서 책을 받으면 책얘기나 줄거리만 짚을 테고, 품을 들여서 책집마실을 하는 사람은 이웃마을을 돌아본 하루를 녹여서 글로 담아낸다. 책집마실을 기꺼이 하면서 글쓰는 붓잡이가 드문드문 있되, 오늘날 숱한 붓잡이는 으레 그냥받기나 누리책집으로 만난 책을 놓고서 거의 줄거리만 짚곤 한다.


  부산과 서울을 기차 아닌 시외버스를 타고서 오가는 사람은 적다. 한가위나 설이라면 기차표가 일찍 동나니까 시외버스를 탈 텐데, 여느날에도 기차는 붐비고 시외버스는 널널하다. 요즈음 시외버스는 무척 깨끗하고 널찍하다. 다만 버스손님 가운데 쓰레기나 커피를 널브러뜨리는 사람이 꽤 있고, 시끄러이 전화하는 사람이 곧잘 있을 뿐이다.


  버스를 타면 언제나 버스일꾼 얼굴과 몸짓을 보고 느낀다. 버스에 탈 적부터 내릴 때까지 우리는 다같이 한몸이다. 버스일꾼이 느긋하면 손님도 느긋하고, 손님이 왁자지껄하면 버스일꾼도 귀아프다. 부산을 떠나는 버스는 가람을 스치고 잿밭(아파트단지)을 비끼고 멧숲 사이로 달린다. 부산갈매기 여럿이 버스 너머로 날아간다. 인천갈매기랑 고흥갈매기랑 다르면서 나란한 깃빛과 낯빛을 느낀다. 세모김밥을 먹다가 노래를 쓰다가 책을 읽다가 슬쩍 눈을 붙여야지. 등짐에는 책이랑 올리브가 들었다.


  올해 제비는 다 날아갔을까? 우리집으로 날마다 찾아오던 꾀꼬리는 오늘도 찾아올까? 가을 앞둔 시골에서 참새떼는 농약바람과 씽씽트럭 틈새에서 잘 살림하기를 빈다. 이 나라가 새를 사랑하고 바라보는 ‘새나라’로 서기를 빈다. 누구나 새를 돌아보 이웃하는 ‘새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빈다.


  안 사읽고서 안 쓰는 사람이 많다. 그냥받고서 꿀꺽하는 사람도 많다. 사읽지만 안 쓰는 사람이 많고, 그냥받기를 안 하면서 그냥 안 쓰는 사람도 많다. 말하기는 마음을 소리로 밝히는 길이라면, 글쓰기는 마음을 스스로 새기는 길이다. 살림하는 마음을 가꾸고 싶으니 꾸준히 말결을 가다듬고서 새말을 일군다. 사랑하는 하루를 돌보고 싶으니 언제나 글결을 추스르고서 새글을 여민다. 오늘 하루도 하늘이 맑다. 나는 하늘을 보면서 쓴다. 나는 밤하늘빛을 담고서 쉰다. 나는 땅을 디디면서 읽는다. 나는 이 땅에서 함께 돋아서 자라는 풀꽃나무를 동무하면서 쓴다. 나는 사읽고서 쓴다. 사읽은 오늘 곧장 쓰기도 하고, 닷벌 열벌 스무벌 되읽은 여러 달이나 여러 해 뒤에 쓰기도 한다. 이제 졸리니 그만 읽고 그만 쓰고 눈을 붙여야겠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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