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cm의 풍경 2
히루노 츠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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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20.

만화책시렁 767


《133cm의 풍경 2》

 히루노 츠키코

 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24.11.25.



  누구나 익히면서 알고 나눌 길이라면 ‘살림’입니다. 살림을 여는 길은 언제나 ‘집’입니다. 집이란, “짓는 곳”입니다. 우리는 먼저 집부터 지어 놓고서, 바로 이 집에서 온살림을 차근차근 짓고 누리고 나누고 베풀고 즐기면서 스스로 빛나고, 곁님하고 반짝이며, 아이를 낳아 눈부십니다. 다만 꼭 짝을 맺거나 아이를 낳아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짓는 곳인 ‘집’”은 있어야지요. 《133cm의 풍경》은 얼핏 어린이처럼 보이는 작은 키와 몸으로 살아가는 아가씨가 둘레를 어떻게 보고 느끼고 마주하면서 ‘새마음으로 자라는가’ 하는 나날을 들려줍니다. ‘133cm 아가씨’를 겉몸으로만 흘깃 본다면 속마음뿐 아니라 사랑을 도무지 못 읽어요. 이와 달리 ‘이름이 ○○인 사람’으로 마주하면서 이야기를 할 적에는, 함께 즐겁고 나란히 새로우며 다같이 살림꽃을 피우는 길을 걸어갑니다. 오늘날에는 ‘집’을 너무 잘못 다루고 잘못 볼 뿐 아니라 잘못 말하기 일쑤입니다. ‘집사람’이란 ‘집지기’와 같은 뜻이면서 ‘집꽃’으로 여겨야 할 텐데, 가시내를 얕보거나 억누르거나 들볶던 얼뜬 굴레를 ‘집’이라는 낱말에 함부로 들씌우기까지 합니다. 아이어른 모두 집부터 포근히 누려야 사랑을 알아보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ㅍㄹㄴ


“나오미가 더 크다는 이유만으로 투덜거리는 인간이면, 우리가 따끔하게 야단쳐 줄게.” (21쪽)


‘내 몸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오답이란 말을 듣는 것 같아.’ (55쪽)


“다들 작고 귀엽고 얌전한 여자를 좋아하잖아. 키가 커서 좋다고 생각한 적 없어.” (99쪽)


“나는 인기를 얻으려고 사는 게 아니야. 그런 건 관심 없어.” (109쪽)


#133cmの景色 #ひるのつき子


+


《133cm의 풍경 2》(히루노 츠키코/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24)


나 같은 게 오면 안 될 것 같아서

→ 내가 오면 안 될 듯해서

6쪽


모두가 연애 감정을 키워 가는 가운데 나는 웃으면서 방관자를 연기하고 있었다

→ 모두가 가슴뛰는데 나는 웃으며 구경하는 척한다

→ 모두가 설레는데 나는 웃으며 모르는 체한다

→ 모두가 들뜨는데 나는 웃으며 딴청을 한다

48쪽


나는 이와미 군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은 것 같아

→ 나는 이와미 씨를 거의 몰라

→ 나는 이와미 씨를 잘 몰라

6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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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8.


《교실 수면 탐구 생활》

 정지은 글·그림, 우리학교, 2019.7.26.



가을로 접어든 철에는 미닫이를 열면 된다. 그러나 조금만 덥구나 싶으면 찬바람(에어컨)을 틀어놓는 분이 많다. 바깥바람이 들어와서 훅 바뀌기까지 살짝 기다리면 될 텐데, 둘레를 보면 이만 한 짬을 못 기다리기 일쑤이다. 순이돌이는 언제나 ‘하나 + 하나’라는 결에 맞추어 태어난다. 사내바보(남아선호)에 사로잡힌 나머지 딸을 함부로 굴린 슬픈 굴레에 갇힌 터라 삶길이 흔들릴 뿐이다. 온누리 암수(여남)는 고루 태어나서 자라고 어울려서 새롭게 한빛을 이루기에 들숲메바다가 푸르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서울(행정수도)을 ‘서울’도 ‘세종’도 아닌 ‘부산’으로 삼을 노릇이지 싶다. 아니, ‘서울(수도)’을 해마다 옮겨야지 싶다. 나라지기와 나라일꾼은 해마다 일터를 골고루 돌면서 온나라를 살펴야지 싶다. 해마다 뭇고을을 돌면서 일하면 막삽질이 사라지면서 서로돕기와 어깨동무가 저절로 피어날 테지. 《교실 수면 탐구 생활》을 읽었다. 배우러 나온 아이들이 배우지 않고서 자는 이 나라는 더없이 딱하다. 왜 아이들은 안 배우고서 엎드리거나 꾸벅꾸벅 졸아야 하는가. 이 아이들은 푸른철에 왜 살림도 사랑도 숲도 등진 채 수렁(대학입시)에 얽매여야 하는가. 누가 아이들 발을 묶는가. 이제는 길(학교·집·마을·나라·일터)을 새로 짤 노릇이라고 본다. 종이(졸업장)를 따서 돈벌이를 찾아나서는 틀이 아닌, 스스로 살림을 짓도록 북돋우고 이끄는 ‘참살림터’로 바꿔야지 싶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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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함께 누워서



우리는 신나게 놀다가

“아! 이제 힘들어!” 외치고서

땅바닥에 벌렁 눕는다


숨을 고른다

아무 말도 안 한다

흐르는 구름을 본다


드러누운 우리는

서로 ‘구름무늬 찾기’로 논다

누운 채 킬킬 깔깔 하하

신바람으로 수다를 떨다가

벌떡 일어나서 달린다


2025.9.14.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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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손으로 푸는



1994년에 끈으로 책을 묶는 길을

헌책집 아주머니 아저씨한테서

처음 배웠다


처음으로 묶고 풀 적에는

서툴고 엉성해서 자꾸 풀렸고

한 해 두 해 이어가는 사이

옥매듭을 알아채는 짐꾼이 되었다


손길을 타는 동안 새롭더라

손끝이 닿는 동안 즐겁더라

땀흘려 묶고 풀며 노래한다


2025.9.14.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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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9.18. 읽고 보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몇 가지 일이 잇달았습니다. 먼저 간밤에 알쏭한 꿈자리였습니다. 이미 몸을 내려놓고서 저승길에 계신 분이 나타났어요. “무슨 일이지? 무슨 뜻이지? 무슨 말을 하려고?” 하고 물으려는 즈음 꿈에서 깹니다. 낮에 알낳기를 앞둔 암사마귀를 만났습니다. 마당에 세운 사다리를 타고서 기웃거리더군요. 암사마귀는 우리가 이쪽으로 가면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면서 눈알도 이쪽으로 돌립니다. 우리가 저쪽으로 가면 고개를 저쪽으로 돌리면서 눈알도 저쪽으로 돌려요.


  늦은낮에 두바퀴를 달려서 면소재지 가게에서 과일을 장만하는데, 가게지기님이 “사시는 마을에서 한 분 돌아가셨다는데 아셔요?” 하고 물으십니다. 아침에 마을 아재 한 분을 찾는다는 마을알림이 나왔는데, 간밤에 사라진 분이 윗마을 못에 빠져서 저승길로 가셨다더군요. 집으로 돌아와서 이 말을 들려주니, 저뿐 아니라 곁님과 두 아이도 간밤에 꿈에서 죽은 사람을 만났다고 얘기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 네 사람은 마을 아재가 몸을 내려놓은 그무렵 나란히 느끼고 알아챘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마을에서 주검길(장례)은 치르지 않는 듯싶습니다. 여태 마을에서 몸을 내려놓으신 분이 있으면 마을에서도 주검길을 치르고서 보냈는데, 오늘만큼은 안 치르는군요.


  갑자기 떠난 마을 아재는 이 삶이 어떠했으려나 하고 돌아보았습니다. 아재는 마을살이를 무척 버거워했지만, 엄마아빠가 태어나서 자라고서 흙으로 돌아간 이 시골을 떠날 수 없다고 여겼습니다. 엄마아빠가 나고자라서 돌아간 흙으로 나란히 돌아간 삶을 어느 새뜸(언론)에서도 다루거나 쓸 일은 없겠지요. 이 시골에서는 나리(군수·국회의원)쯤 저승길을 가야 새뜸에 날 테니까요.


  여러모로 보면, 가난하고 쓸쓸하게 살다가 떠난 사람을 다룬 궂김글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돈있거나 이름있거나 힘있는 사람이 삶을 내려놓으면 너도나도 궂김글을 씁니다. 이른바 자취(역사·history)에는 돈꾼과 이름꾼과 힘꾼만 나옵니다. 게다가 싸움박질만 가득한 자취(역사·history)예요.


  누가 어느 해에 태어나고 무슨 큰일을 하다가 어느 해에 죽었다고 하는 줄거리를 굳이 가르쳐야 할는지 모르겠습니다. 날마다 끝없이 쏟아지는 글(신문기사)을 죽 훑으면 으레 ‘서울에서 큰무리(거대정당)가 치고받는 쌈박질’이기 일쑤입니다. ‘서울에서 고즈넉이 골목길을 비질하고 나무 한 그루를 돌보는 할배’라든지 ‘시골에서 새벽 3시에 밭일을 하고서 쉬다가, 마을고양이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간밤에 먹고 남은 된장찌개에 밥을 섞어서 그릇에 놓는 할매’ 같은 이야기가 머릿글(헤드라인)로 나온 일도 아예 본 바 없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는 오늘일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읽고 쓰는 하루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갓 스무 살에 이르던 1994년 어느 봄날에 서울 기스락 헌책집에서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라는 분이 쓴 책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두레’에서 갓 옮긴 묵은책입니다. 나중에 《행복한 바보들이 사는 마을 켈름》 같은 이름으로 바뀌어 새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녁이 쓴 책은 ‘이디시말’이라 했고, ‘텃말’로 글을 남기는 길을 새삼스레 돌아보았습니다. 남(사회·정부·세계화)을 따라가거나 뒤좇는 말길이나 글길이 아닌, 스스로 나고자란 숨빛을 헤아리면서 한 마디 두 마디에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는 새길이 있을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집 네 사람은 다시 찾아온 밤에 촛불 한 자루를 켜고서 고요히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한창 촛불을 보는데 작은 촛불이 숱한 꽃송이로 벌어지더니 큰날개를 단 큰사람이 가만히 솟아서 하늘로 올랐습니다. 촛불에서 웬 날개사람이 나타나서 하늘로 오르나 싶어 살짝 놀랐지만, 촛불은 말없이 빛을 낼 뿐입니다. 살며시 눈을 감고서 너머길을 다독였습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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