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45 : 셔터의 두 개의 음절 갖는


셔터의 소리는 두 개의 음절을 갖는다

→ 여닫개는 두 가지 소리를 낸다

→ 누름쇠는 두 마디로 소리난다

→ 찰칵은 두 마디이다

《사진과 시》(유희경, 아침달, 2024) 98쪽


빛을 담는 틀은 ‘찰칵’하고 소리를 냅니다. 이 소리는 글씨로 둘인데 ‘차알 + 카악’처럼 끊길 듯 잇는 소리라서 “두 마디”로 느낄 만합니다. 여닫개는 두 가지 소리를 낸다고 하겠지요. 누름쇠는 두 마디로 소니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셔터(shutter) : 1.[연영] 사진기에서, 필름에 적당한 양의 빛을 비추기 위하여 렌즈의 뚜껑을 재빨리 여닫는 장치 2. 폭이 좁은 철판을 발[簾] 모양으로 연결하여 감아올리거나 내릴 수 있도록 한 문. 주로 방범을 목적으로 하여 출입구나 창문에 설치한다. ‘여닫개’로 순화

개(個/箇/介) : 1. 낱으로 된 물건을 세는 단위 2. [광업] 무게의 단위. 한 개는 지금(地金) 열 냥쭝이다

음절(音節) : 1. [언어] 하나의 종합된 음의 느낌을 주는 말소리의 단위. 몇 개의 음소로 이루어지며, 모음은 단독으로 한 음절이 되기도 한다. ‘아침’의 ‘아’와 ‘침’ 따위이다 ≒ 낱내·소리마디 2. [음악] 음률의 곡조 = 음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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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78 : 있음이 감사한 시간들


곁에 두고 지낼 수 있음이 더없이 감사한 시간들

→ 곁에 두고 지낼 수 있어서 더없이 고마운 하루

→ 곁에 두고 지낼 수 있으니 더없이 기쁜 오늘

《료의 생각 없는 생각》(료, 열림원, 2025) 24쪽


옮김말씨인 “- 수 있음이 + 감사한 시간들”입니다. 이런 옮김말씨는 멋부릴 적에 나타납니다. 우리말씨로는 “- 수 있어서 + 고마운 하루”나 “- 수 있으니 + 기쁜 오늘”로 손볼 만합니다. “- 수 있기에 + 반가운 나날”이나 “- 수 있으니까 + 즐거운 한때”로 손보아도 됩니다. 우리는 ‘시간’에 ‘-들’을 안 붙입니다. 무늬한글인 ‘시간들’은 ‘하루’나 ‘오늘’이나 ‘날·나날’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감사(感謝) : 1.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2.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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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77 : 혹시 주변


혹시 누가 본 사람이 있나 주변을 돌아봤습니다

→ 설마 누가 보나 돌아봅니다

→ 누가 보려나 두리번댑니다

《거짓말》(고대영·김영진, 길벗어린이, 2009) 6쪽


한자말 ‘혹시’는 으레 군말입니다. 이 보기글처럼 “누가 있나” 하고 밝힐 적에는 덜어낼 만합니다. 또는 ‘설마’나 ‘얼핏’이나 ‘문득’으로 손봅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돌아보다 : 두루 살피다’처럼 풀이를 하지만 ‘살피다 = 두루 보다’라서 겹말풀이입니다. ‘돌아보다 = 두루·둘레를 보다’인 얼거리입니다. “주변을 돌아봤습니다”는 겹말이니 ‘주변을’을 덜어냅니다. 또는 ‘두러번댑니다·두리번거립니다·두리번두리번합니다’로 손봅니다. ㅍㄹㄴ


혹시(或是) : 1. 그러할 리는 없지만 만일에 ≒ 혹(或)·혹야(或也)·혹여(或如)·혹자(或者) 2. 어쩌다가 우연히 3. 짐작대로 어쩌면 4. 그러리라 생각하지만 다소 미심쩍은 데가 있어 말하기를 주저할 때 쓰는 말

주변(周邊) : 1. 어떤 대상의 둘레 2. = 전두리

돌아보다 : 1. 고개를 돌려 보다 2. 지난 일을 다시 생각하여 보다 3. 돌아다니면서 두루 살피다 4.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 = 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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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70 : -로부터 것


아이는 어른으로부터 말을 배우는 것일까

→ 아이는 어른한테서 말을 배우나

→ 아이는 어른 곁에서 말을 배울까

《말을 낳는 아이, 애지니》(애지니아빠, PAROLE&, 2021) 4쪽


누가 누구를 가르칩니다. 누구는 누구‘한테서’ 배웁니다. 우리는 ‘누구로부터’가 아니라 ‘누구한테서’ 배웁니다. 아이는 어른한테서 말을 배웁니다. 묻는 말씨로 마칠 적에는 “배우는 것일까”가 아니라 “배울까”나 “배우나”나 “배우는가”로 맺습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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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시를 씁니다 ― 64. 우리빛



  날마다 새로 태어나는 책도 많지만, 날마다 버림받는 책도 많습니다. 어쩌면, 날마다 버림받는 만큼 새책이 태어난다고도 여길 수 있습니다. 저는 1992년부터 헌책집에서 ‘도서관에서 버린 책’을 만났는데, 헌책집지기님한테 여쭈니 “허허, 젊은이는 몰랐는가? 도서관은 책을 들이는 만큼 버려. 그런데 다시 찍지 않는 아까운 책을 엄청나게 버리지. 그럴 수밖에 없잖은가? 도서관을 세운 뒤에는 책을 둘 자리는 늘리지 않으니, 도서관에 새책을 놓으려면 옛책이나 헌책은 버려야 해. 그래서 우리 같은 헌책집 사람들이 ‘버림받은 책’ 가운데 되살릴 책을 캐내려고 하지.” 하고 말씀하더군요. 작은 헌책집 몇 곳에서 ‘버림치’를 되살리더라도 얼마 안 됩니다. 오래오래 사랑받으려고 태어난 책이지만, 그만 파묻히거나 사라져야 합니다. 올해에 갓 나온 책이라야 더 읽힐 만하지 않습니다. 지난해에 나왔거나 대여섯 해 앞서 나왔기에 해묵지 않습니다. 모든 책은 한두 달이나 몇 해만 읽히고 버리도록 마련하지 않습니다. 모든 책은 종이가 바스라지고 낡더라도 두고두고 속으로 새기려고 빚습니다. ‘우리’는 누구이고, 너와 나는 어떤 숨빛일까 하고 늘 곱씹습니다. 되살려서 되읽고 싶은 책을 쓰다듬다가, 이 작은 종이꾸러미하고 나는 남남이 아니라, 언제나 하나인 빛일 텐데 하고 느낍니다. 책이 되어 준 나무를 떠올립니다. 나무를 지켜보는 별을 그립니다. 나무 곁에 있던 꽃과 돌을 되새깁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서로 새롭게 어울리려고 이곳에 태어났을 테지요.


ㅍㄹㄴ


우리빛


나만 덩그러니 있는 듯한데

아무도 나를 안 쳐다보는데

내가 서성여도 못 알아보고

울고 싶은 마음을 누르는데


별이 나를 보면서 속삭인다

“네가 혼자 있던 날은 없어.”

꽃이 나한테 다가와 말한다

“너는 여태 외롭던 적 없어.”


나무가 빙긋 웃더니 외친다

“너랑 내가 있어 우리 뜰이야.”

돌이 도르르 굴러 노래한다

“우리는 늘 네 곁에서 살았어.”


나비하고 내가 있어도 우리란다

빗방울과 내가 놀아도 우리이고

바람이랑 내가 나란하게 우리에

멀리 있는 너하고도 늘 우리래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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