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우리 말 94] 승주 C.C.

 

  고흥에서 순천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길알림판 하나를 바라본다. 길알림판에는 “승주 C.C.”라 적혔다. 함께 자동차를 타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이 길알림판에 적힌 “C.C.”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말한다. 나는 옆에서 “골프장이에요.” 하고 말한다. 길알림판에 적힌 글월을 모르겠다 말한 사람들이 “골프장이면 골프장이라고 적어야지 저렇게 적으면 어떻게 아느냐.” 하고 말한다. 듣고 보니 그렇다. 못 알아볼 사람이 있을 만하다. 나는 골프장을 안 가는 사람이지만, “C.C.”가 가리키는 곳을 알아보는데, 한국사람이 찾아가는 한국 골프장 이름을 굳이 알파벳으로 적어야 할 까닭이 없다. 골프장을 가는 사람한테도 안 가는 사람한테도 그저 ‘골프장’이라는 이름이면 된다. 왜냐하면, 길알림판이니까. 길알림판에는 한글로 알맞게 이름을 적고, 이 이름 밑에 영어로든 한자로든 덧달아 주면 된다. (4345.8.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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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보도사진'이라고 흔히 썼으나, 이제는 이 말은 신문기자한테만 쓰는 낱말이 되고, '다큐사진'이라고 따로 나누어서 쓴다고 느낀다. 그런데, 이쪽이든 저쪽이든 '길에서 삶을 찾아 사진을 찍는' 일이다. 어쨌든, 구와바라 시세이 님 사진이론책 하나 새롭게 한국말로 나온다. 나는 이 책을 일본 원판으로 두 권 장만해서 보았고, 다른 번역책을 읽기도 했지만, 새롭게 나온 예쁜 책을 즐겁게 알아보면서 기쁘게 장만할 젊은이가 많이 나타나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

 

이 책을 읽으며 나오는 '사와다 교이치'나 '토몬 겐' 같은 사람들 이야기가 더 널리 알려지면 얼마나 즐거울까. 으레 '로버트 카파' 이야기를 더 눈여겨본다고들 하지만, 구와바라 시세이 님은 이 책에서 스스로 '사와다 교이치'와 '토몬 겐'과 '유진 스미스'가 당신보다 사진을 훨씬 훌륭하고 아름답게 찍었다고 밝힌다. 그리고, 이 말은 참 맞다. 사와다 교이치, 토몬 겐, 유진 스미스, 이 셋은 언제나 구와바라 시세이보다 한 발 먼저 일찍 다가설 뿐 아니라, 더 살갑고 더 깊으며 더 예쁘게 '이웃'으로 얼크러지면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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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가- 미나마타.한국.베트남 취재기
구와바라 시세이 지음, 김승곤 옮김 / 눈빛 / 2012년 7월
15,000원 → 14,250원(5%할인) / 마일리지 430원(3% 적립)
2012년 08월 0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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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물놀이 2

 


  어제 놀던 물은 마당을 쓸고 닦을 때에 바가지로 조금씩 퍼서 뿌릴 때에 쓴다. 큰아이더러 바가지로 물을 떠서 마당에 물을 뿌려 달라 얘기한다. 고무통에 들어가서 하는 물놀이 못지않게 바가지로 물을 떠서 마당에 뿌리는 청소놀이도 재미나다. 한 번은 놀고 한 번은 물청소. 이윽고 고무통에 물을 새로 받고, 두 아이는 고무통에 나란히 들어가서 논다. 두 아이는 서로가 서로를 흉내내며 논다. 나란히 쪼그려앉아 바가지에 물을 푸고, 나란히 일어나서 몸에다 물을 쫘악 뿌린다. (4345.8.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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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보라 봉숭아물 간질간질

 


  어머니와 누나가 발톱에 먼저 봉숭아물을 들인다. 동생 산들보라도 발톱에 봉숭아물을 들인다. 그런데 간지럼을 거의 안 타는 작은아이가 간지럽다며 자꾸 어머니 손을 붙잡는다. 간지럼을 아주 잘 타는 큰아이는 발톱을 피마자잎으로 잘 묶는데, 동생은 하도 간지럼을 타기에, 곁에서 아버지가 아이 손과 발을 붙들고는 가까스로 엄지발톱 두 군데에 봉숭아물을 들인다. (4345.8.7.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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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숭아물 어린이

 


  어머니가 손발톱에 봉숭아물을 들여 준다. 아이는 좋아라 한다. 손발톱 스무 군데에 몽땅 해 달라 한다. 어머니는 손발톱마다 알뜰히 봉숭아물을 들이도록 해 준다. 그런데 잠자리에 들기 앞서 큰아이가 손발을 쓰기 힘들다며 엉엉 울어대어 모두 끌르고 만다. 하룻밤 예쁘게 자면 예쁘게 물이 드는데, 하룻밤을 견디지 못한다. 한 살을 더 먹으면 예쁘게 지켜보며 하룻밤을 지낼 수 있을까. (4345.8.6.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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