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들이 나카야 미와 그림책을 아주 좋아해서 아주 너덜너덜해졌기에, 새로 한 권 더 장만할까 하고 살펴보았더니, 지난해와 올해에 새로운 이야기로 그림책이 두 가지 나왔다. 아쉽게도 <깡통 유령> 그림책은 두 권 번역으로 끝났구나 싶은데, 뒷이야기도 더 번역해 주면 좋을 텐데. 다른 그림책은 잘 팔리고 사랑받으니까 <깡통 유령>도 뒷이야기가 번역되기를 손가락 빼물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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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마을의 빵집
나카야 미와 글.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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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 남기는 어린이

 


  가을햇살 곱게 받으며 마당에서 노는 사름벼리는 그림자 곱게 뒤로 남기면서 달린다. 빨간 꽃 한 송이 핀 자리로 공을 주으러 간다. 공을 줍고는 즐겁게 휙 던지며 논다. (4345.11.2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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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빨래가 힘들다는 거짓말

 


  손빨래를 늘 하면서 손빨래가 힘들다고 생각하거나 느낀 적은 없다. 그런데, 둘레 사람들은 마치 손빨래가 힘든데 굳이 그 짓을 왜 하느냐고 말하기 일쑤이다. 몸소 손빨래를 해 본 적 없기 때문일까. 손수 손빨래를 한 적은 있으나, 누가 시켜서 억지로 했기 때문일까.


  기계한테 빨래를 맡기면, 기계는 속옷이든 양말이든 겉옷이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기저귀이든 아이 바지이든 아이 웃옷이든 달리 주무르지 않는다. 빨래하는 기계는 모든 옷가지를 똑같이 흔들고 섞으면서 빨고 짠다. 이와 달리, 사람은 모든 옷가지를 다르게 비비고 헹구고 짠다. 사람이 손빨래를 할 적에는 기저귀는 기저귀대로, 겉옷은 겉옷대로, 속옷은 속옷대로 찬찬히 주무르고 비비며 헹군다.


  식구들 옷가지를 날마다 여러 차례 만지작거리며 생각한다. 손빨래란, 손으로 밥을 짓는 일하고 같다. 손으로 밥을 짓는 일이란, 손으로 씨앗을 심어 흙을 돌보는 일하고 같다. 손으로 흙을 돌보는 일이란, 손으로 아이들을 살살 어루만지며 아끼는 일하고 같다.


  나이 스물이 되도록 손빨래를 하지 않는 아이들이 나이 서른이 된대서 손빨래를 할 수 있으리라 느끼지 않는다. 손빨래를 하지 않던 아이들이 걸레를 빨아서 방바닥 훔칠 줄 알리라 느끼지 않는다. 손빨래 한 적 없는 아이들이 혼인을 해서 갓난쟁이를 낳은 다음, 똥기저귀나 똥바지를 어떻게 빨래할까 하고 걱정하거나 갈팡질팡할밖에 없으리라 느낀다.


  식구들 옷가지를 기계한테만 맡겨 빨래할 적에는, 스스로 즐거운 삶을 놓칠 뿐 아니라, 아이들한테 아무런 삶을 못 보여주고 못 가르치며 못 물려주리라 느낀다. 손으로 씨앗을 흙에 심어 먹을거리를 거둔 다음, 손으로 밥을 지어 함께 먹듯이, 손으로 옷가지를 건사한다. 손으로 바느질을 한다. 손으로 빨래를 하고, 손으로 갠다. 손으로 옷을 꺼내어 입는다. 손으로 머리카락을 비질하고, 손으로 서로를 따사로이 어루만지며 사랑한다. (4345.11.2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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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없이 아버지하고만 엿새

 


  이제 아이들 어머니가 ‘람타’ 공부를 마치고 오늘 시골집으로 돌아온다. 몇 시쯤 시골집에 닿을까. 저녁에 아이들 잠들고서 닿을까. 아무튼 아이들은 어머니 없이 닷새 밤을 자고 엿새째 맞이한다. 어머니 없는 허전함은 두 아이 모두 느끼지만, 작은아이가 훨씬 크게 느끼는구나 싶다. 이럴 때일수록 더 따스하고 살가이 맞이해야 하는데, 아버지 되는 사람은 아이들 칭얼거림을 조금 더 따스하거나 살가이 맞이해 주지 못한다.


  문득문득 내 말투에서 나 스스로 ‘훈육’과 같은 기운을 느낀다. 이런 기운을 느끼면서 생각을 다스린다. 나는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잖니. 그래, 아직 나는 나 스스로 사랑하지 못해서 아이들한테까지 어머니 없는 엿새 동안 ‘훈육’ 같은 말을 쏟아내지 않는가.


  아침놀을 바라본다. 저녁놀을 바라본다. 밤별을 보고 새벽별을 본다. 작은아이는 스물네 시간 아버지 바짓자락 붙잡고 달라붙는다. 똥을 누러 갈 수도 없고, 빨래를 널러 나올 수도 없다. 밥도 겨우겨우 짓는다. 밥하는 곁에서 구경하는 일은 좋으나, 불 옆에서 자꾸 손잡이를 돌리려 하니 쫓고야 만다. 불 곁에서 알짱거리는 작은아이 큰아이한테 마음쓰다가 커다란 냄비 뚜껑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아이들 어머니가 돌아오는 오늘, 옆지기가 오는 때에 맞추어 읍내에 나가 마중을 할까 싶기도 하고, 그냥 마을 언저리에서 마실을 다닐까 싶기도 하다. 밤새 잠을 이루지 않고 아버지 곁에 붙어 아버지도 잠을 못 이루게 하던 작은아이는 새벽 여섯 시 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잠이 든다. 아침 일곱 시를 넘기니 큰아이가 일어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르지. 큰아이는 큰아이대로 놀아야 할밖에 없고, 작은아이는 작은아이대로 밤새 못 이룬 잠을 달게 자도록 곁에서 토닥여야 할 테지. 이번 엿새 동안 작은아이가 젖을 뗄 수 있을까. 어머니가 다시 와도 젖을 안 물고 밥만 먹을 수 있을까. 젖이 없으니 물을 많이 마시고 밥도 바지런히 먹던데, 어찌 보면, 아이들은 개구지게 놀도록 지켜보다가 꽤 배가 고프다 싶을 때에 짠 하고 밥상을 차려야지 싶기도 하다. 스스로 배가 고파 노래노래 부를 때에 마지못해 주는 척하며 밥을 내주어야 다들 맛나게 밥그릇을 비우리라 본다. (4345.11.2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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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놀

 


아침놀을 바라보면
알아요.

 

하루가
얼마나
맑게 빛나고

 

내 삶이
어느 만큼
아름다운가를.

 


4345.10.22.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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