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일구는 책"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야기밭> 1호 나왔어요.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지킴이한테

오늘부터 보냅니다.

 

아마, 오늘 이듬날 모레,

이렇게 사흘에 걸쳐서 조금씩 봉투를 쓰고 싸서

우체국으로 실어 날라 부칠 테니까,

이르면 목요일, 늦으면 다음주 월요일... -_-;;;

닿으리라 생각합니다.

 

88쪽에 걸쳐 조그마한 이야기밭 꾸렸습니다.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지킴이를 해 주시는 분만

받아서 볼 수 있는 책이니,

이 책이 궁금하시면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시면 됩니다~ ^__^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돕는 돈은 어디로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손전화 : 011-341-7125 (이곳으로 주소와 이름과 전화번호 알려주시면 돼요)

..

 

만세 한 번 부르고,

저도 이제 새벽일 쉬고

아이들 곁에 누워 등허리 펴야겠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4-08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예쁜 책이 나왔네요~^^

파란놀 2013-04-08 19:48   좋아요 0 | URL
예쁘게 보아 주시니 예쁜 책이 되는군요 @.@
아아, 오늘은 아이들과 멧골 숲마실 가느라
책을 한 권도 못 부쳤네요... ㅠ.ㅜ
 

노란민들레밭 책읽기

 


  사월하고도 이레 지나니 들판에 민들레가 밭을 이룬다. 삼월에도 민들레 몇 송이 군데군데 피었지만, 밭을 이루도록 피어나는 때는 이즈음이다. 그러니까, 민들레는 봄꽃 가운데 좀 더딘 꽃이라 할 만하다. 아직 안 피어난 들꽃 많은데, 민들레 바라보며 봄을 헤아리려 한다면 늦다는 소리이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봄날 봄꽃을 개나리나 진달래나 민들레, 으레 이 세 가지로 느끼곤 했다. 도시에서 할미꽃을 볼 일이 없고, 봄까지꽃이나 별꽃을 어릴 적에는 거의 못 알아보고 지나쳤다. 둘레 어른 가운데 아기 코딱지처럼 작은 봄까지꽃이나 별꽃을 이야기한 분은 없었다. 광대나물을 일컬어 코딱지나물이라 일컫는 이름이 참 그럴싸하다고 느낀다. 참말 크기나 모양이나 광대나물꽃은 코딱지를 닮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흔히 말하지 않나. 코딱지만큼 작다고. 꽃이름에 코딱지가 무어냐 하고 따질 까닭이 없다. 좋고 나쁨에 따라 붙인 이름이 아니니까. 정, 이런 이름 못마땅하면 ‘아기나물’이나 ‘애기나물’이라 할 수 있겠지. 아기처럼 작다는 뜻으로.


  밭을 이루려 하는 노란민들레꽃 바라보는 아이들이 걸음을 멈춘다. 꽃을 말끄러미 들여다본다. 봄꽃 가운데 유채꽃도 노란빛 제법 볼 만한데, 아이들이 꽃대 꺾어 놀기에는 민들레가 참 알맞다. 봄까지꽃이나 별꽃이나 냉이꽃은 앙증맞고, 민들레꽃은 보기에도 들기에도 아이들 손에 꼭 맞춤하구나 싶다. 바야흐로 민들레밭 이루어지면 민들레잎 뜯어서 실컷 먹어야지, 하고 생각한다. 아주 어릴 적, 내 어머니였는지 시골집 외할머니였는지, 민들레와 다른 여러 풀 섞은 나물을 반찬으로 차려서 준 일이 살짝 떠오른다. 어린 나는 ‘꽃을 어떻게 먹나’ 하고 여겼지만, 꽃이 안 피는 풀이나 나무란 없다. 벌과 나비는 꽃가루와 꿀을 먹는다. 다람쥐는 꽃망울 뜯어서 먹는다. 소도 염소도 토끼도 모두 꽃을 홀라당 냠냠 씹어서 먹는다. 그러니까, 사람도 꽃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예부터 잎뿐 아니라 꽃까지 다 먹으면서 살았다고 느낀다. 사람들이 풀잎도 꽃잎도 안 먹으면서 살아가는 나날은 역사가 아주 짧다고 느낀다. 우리들은 기껏 백 해도 안 되고 쉰 해조차 채 안 되는 사이에 풀과 꽃 한껏 누리면서 즐기던 삶과 살림을 몽땅 잃거나 빼앗겼다. 4346.4.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쓰러진 유채꽃 책읽기

 


  ‘경관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논에 뿌린 유채씨는 이제부터 노란 꽃망울 맺지만, 들판에 씨앗 날려 뿌리내리고 자라는 유채는 진작부터 잎 내고 꽃대 올려 노란 꽃망울 터뜨렸다. 우리 집 앞 논둑에서 스스로 자라는 유채를 늘 즐겁게 바라보고, 틈틈이 잎 뜯어먹으며 고맙다 여겼는데, 엊그제 드센 바람 불더니 그만 꽃대 하나 남기고 모두 쓰러졌다. 저런. 너희들 꽃대 너무 높이 올렸구나. 씨앗 얼마나 멀리 퍼뜨릴 생각으로 꽃대를 그리 높이 올리다가 그예 쓰러지니. 우리 집 안쪽에서 자라는 갓풀 한 포기도 꽃대를 너무 높이 올린 나머지 이번 된바람에 뿌리가 뽑혔던데. 안쓰럽구나. 그러나 어쩌겠느냐. 너희가 쓰러진 채로도 부디 노란 꽃망울 잃지 말고 꿋꿋하게 씨앗 맺어 이 자리에 다시 씨를 내려놓고 이듬해에 새삼스레 태어날 수 있기를 빈다. 큰아이하고 둘이서 길바닥에서 풀섶으로 옮긴다. 길바닥 한복판에 쓰러진 유채꽃 경운기나 자동차 그냥 밟고 지나갈까 걱정스럽다. 4346.4.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신기한 주머니 내 친구는 그림책
오카 노부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박은덕 옮김 / 한림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58

 


사월은 두근두근 설레는 봄
― 신기한 주머니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오카 노부코 글,박은덕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2001.5.30./8000원

 


  일본사람 쓰치다 요시하루 님 포근한 그림에 오카 노부코 님 단출한 글이 어우러진 그림책 《신기한 주머니》(한림출판사,2001)를 아이와 함께 읽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는다고 했지만, 이 그림책에는 말이 몇 마디 안 나옵니다. 굳이 말로 읽어야 하는 그림책이 아니라 눈으로 보는 그림책이라 할 테지만, 눈으로 보는 그림책이라는 이름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가슴으로 느끼는 그림책입니다.


  한껏 무르익은 가을 어느 날, 그림책 이야기 실마리를 엽니다. 곰은 길에서 주머니 하나를 줍고, 주머니가 무얼까 궁금해서 오랜 동무인 다람쥐한테 갖고 갑니다. 그런데, 주머니에 구멍이 난 나머지, 다람쥐한테 가다가 주머니에 든 것이 몽땅 새어나왔어요. 곰과 다람쥐는 왜 주머니에 아무것도 없는지 아리송해 하다가는 무엇이 들었는지조차 모르며 겨울을 납니다. 이윽고 봄이 찾아옵니다. 곰과 다람쥐는 저마다 겨울잠을 깹니다. 겨울잠을 깨고 둘이 지난겨울 잘 지냈느냐 이야기꽃 피우려고 찾아갑니다. 다람쥐네 집과 곰네 집 사이 오솔길에 봄꽃 가득 피었어요. 다람쥐도 곰도 봄꽃 보며 깜짝 놀랍니다.


.. 기다란 예쁜 꽃길이 이루어졌습니다 ..

 


  그러니까, 곰이 주운 주머니는 꽃씨 담은 주머니였지요. 꽃씨 담은 주머니에 난 작은 구멍으로 씨앗이 솔솔 오솔길에 떨어졌지요. 이 씨앗은 흙 품에 안겨 겨울 따스하게 납니다. 하얗게 눈으로 덮인 겨울 이긴 꽃씨는 따사로운 바람이 불며 눈이 녹자, 눈석임물 마시며 기운을 내어 천천히 새싹 틔우고 줄기 올려 꽃망울 달아요. 곰과 다람쥐는 둘이 오가는 오솔길에 꽃 가득 피어나 꽃길 된 모습 보며 활짝 웃습니다. 활짝 핀 봄꽃이 활짝 짓는 웃음꽃으로 됩니다.


  여섯 살 큰아이가 이 그림책 읽어 달라면서 아버지 앞에서 펼칠 때에, 아버지는 빙그레 웃습니다. 이 그림책에는 읽어 줄 글이 거의 없는걸. 아직 글 읽을 줄 모르는 큰아이는 글 나오는 대목을 찾아서 손가락으로 짚습니다. 그래, 네가 글 읽어 달라니 글만 읽어 주겠지만, 이 그림책은 다르게 읽어야 맛이 난단다. 글은 잊고 그림 곰곰이 들여다보아야 맛있는 그림책이란다. 오늘은 네 바람대로 글만 읽어 주겠지만, 다음에는 글은 젖히고 그림으로 읽자.


  삼월 지나 사월 맞이한 전라남도 고흥 시골마을 봄은 새삼스러운 빛 가득합니다. 이월 끝무렵부터 피어난 봄꽃은 삼월로 접어들며 새빛 되고, 사월에 이르자 또 다른 새빛 됩니다. 사월 한껏 누리다가 오월 되면 다시금 새삼스러운 새빛 될 테지요. 요즈막 한창 피어나는 하얀 딸기꽃을 보면서, 또 앵두꽃을 보면서, 바야흐로 찾아올 오월에는 들딸기며 앵두알이며 얼마나 기쁘게 누릴 수 있을까 싶어 설렙니다.


  감나무에서 감잎 막 돋으려 하니까, 보드라운 감잎도 따서 먹고, 감꽃 피면 감꽃도 먹고, 몽땅 진 매화나무 매화꽃에 푸르게 달리는 열매가 노랗게 익으면 노란 매실 따서 먹을 수 있어요. 매실은 푸른매실 담가서 마셔도 좋고, 노랗게 익을 때까지 그대로 두어 열매로 따서 먹어도 좋아요. 멧벚나무 찾아 버찌 따먹으러 다니기도 해야겠어요. 노란매실 먹을 무렵에는 뽕나무 열매 오디도 익어 검붉은 열매 즐기느라 아이들 손과 입도 검붉게 물들겠지요.


  봄은 더없이 아름답고, 봄꽃 그림책은 더할 나위 없이 곱습니다. 봄은 가없이 따사롭고, 봄꽃 그림책은 그지없이 즐겁습니다. 마루에 앉아 마당을 바라보아도 한껏 누리는 봄이요, 섬돌에 놓은 신을 꿰고 들마실 다녀도 한가득 맞아들이는 봄입니다. 4346.4.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224) -여餘 1 : 3년여의 투병

 

네 번의 대수술과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3년여의 투병 끝에 1970년 2월 그레이스가 결국 숨을 거두었을 때, 페트라는 슬픔을 감당 못해서 여러 번 자살까지 생각했다
《새라 파킨/김재희 옮김-페트라 켈리, 나는 평화를 희망한다》(양문,2002) 75쪽

 

  “네 번의 대(大)수술”은 “네 차례 큰 수술”이나 “큰 수술 네 번”으로 다듬고, ‘고통(苦痛)스럽기’는 ‘괴롭기’나 ‘힘들기’로 다듬으며, “투병(鬪病) 끝에”는 “병과 싸운 끝에”나 “병에 시달린 끝에”나 “병치레 끝에”로 다듬습니다. ‘결국(結局)’은 ‘마침내’나 ‘끝내’나 ‘끝끝내’로 손질하고, “감당(堪當) 못해서”는 “이기지 못해서”나 “견디지 못해서”나 “참지 못해서”로 손질하며, ‘자살(自殺)까지’는 ‘목숨을 끊으려고까지’나 ‘죽으려고까지’로 손질합니다.


  ‘-여(餘)’는 “‘그 수를 넘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합니다. “십여”나 “이십여 년”이나 “백여 개”나 “십오 년여의 세월”처럼 쓰는 한자말입니다. 그런데 어떤 수를 넘는다는 뜻을 더하는 뒷가지라 한다면, 한국말에는 ‘남짓’이 있어요. “열 남짓”이나 “스무 해 남짓”이나 “백 개 남짓”이나 “열다섯 해 남짓 한 나날”처럼 적을 수 있어요. 한쪽은 한자말로 적는 말투요, 다른 한쪽은 한국말로 적는 말투입니다. 뜻이 같지만 한국사람은 두 가지 말을 쓰는 셈입니다.

 

 3년여의 투병 끝에
→ 세 해 남짓 병과 싸운 끝에
→ 세 해 넘게 병에 시달린 끝에
→ 세 해씩이나 병치레를 한 끝에
 …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알맞고 쉬우며 바르게 쓸 수 있기를 빕니다. 차근차근 가다듬으면서 생각을 빛내고 북돋우면 좋겠습니다. 외마디 한자말 ‘-여’를 쓰기 때문에 토씨 ‘-의’까지 붙이는 말투가 퍼집니다. 처음부터 한국말을 슬기롭게 쓰면 토씨 ‘-의’를 함부로 못 붙이리라 느껴요. 그러나 한국말 ‘남짓’을 잘 헤아리며 쓰더라도 “삼 년 남짓의 투병”처럼 글을 쓰면 토씨 ‘-의’가 그대로 남습니다. 얼마 동안 무엇을 어떻게 했느냐 하는 대목을 찬찬히 밝혀서 적어야 비로소 ‘-의’을 안 붙이는 홀가분한 말씨를 가다듬습니다. 4338.8.20.흙/4346.4.7.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큰 수술 네 번과 괴롭기 짝이 없는 세 해에 걸친 병치레 끝에 1970년 2월 그레이스가 끝내 숨을 거두었을 때, 페트라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서 여러 번 죽으려고까지 생각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03) -여餘 2 : 한 달여

 

한 달여를 같이하는 동안 나는 점잖은 척 썼던 탈을 벗고 점차 내 본성을 소탈하게 보이게 되었다
《김영희-엄마를 졸업하다》(샘터,2012) 167쪽

 

  ‘점차(漸次)’는 ‘차츰’이나 ‘조금씩’이나 ‘천천히’로 다듬고, “내 본성(本性)”은 “내 모습”이나 “내 참모습”으로 다듬습니다. ‘소탈(疏脫)하게’는 ‘수수하게’나 ‘털털하게’로 손봅니다. 국어사전에서 ‘소탈하다’를 찾아보면 “수수하고 털털하다”로 풀이하는데, ‘털털하다’를 다시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까다롭지 아니하고 소탈하다”로 풀이해요. “보이게 되었다”는 “보여주었다”로 손질합니다.

 

 한 달여를
→ 한 달 남짓을
→ 한 달 즈음을
→ 한 달 언저리를
→ 달포를
 …

 

  한 달 남짓 같이한다 하니까, 한 달 넘게 같이하는 셈입니다. 한 달 넘는 동안은 따로 ‘달포’라는 낱말로 가리키곤 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달포를 같이하는 동안”처럼 적으면 군더더기 하나 없습니다. 4346.4.7.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달포를 같이하는 동안 나는 점잖은 척 썼던 탈을 벗고 차츰 내 모습을 털털하게 보여주었다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