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3.4.12. 아이들―바닷가 모래그림

 


  바닷가로 온다. 가까운 바다는 아니고, 집부터 한 시간 남짓 달려 바닷가로 온다. 바닷가로 놀러올 생각은 아니었는데. 바닷가에 온 김에 바닷가 모래밭을 밟는다. 모래밭 밟고 놀다가 큰아이가 손가락으로 모래바닥에 그림을 그린다. 어라, 그림 그릴래? 그러면 그리지 뭐. 나는 돌멩이 하나 주워 아이한테 내민다. 자, 돌멩이를 써 봐. 훨씬 잘 그릴 수 있단다. 큰아이는 돌멩이로 맨 먼저 제 모습을 그린다. 치마 입은 예쁜 아이를 그린다. 이윽고 나비를 그린다. 곁에서 작은아이도 돌멩이 하나 주워 누나 따라 그림을 그린다. 나도 다른 곳에서 그림을 그린다. 한참 모래밭 모래그림 놀이를 즐긴다. 4346.4.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해살이

 


봄햇살 누리는 사람은
봄햇살 같은 마음.

 

여름바람 즐기는 사람은
여름바람 같은 마음.

 

고즈넉히 달이 뜨며
밤들판 하얗게 쓰다듬고,
살몃살몃 별이 피며
밤숲 알록달록 어루만져,
가을이 익습니다.
겨울이 밝습니다.

 

한 해 흘러
한 살 자랍니다.

 


4346.2.23.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콩배나무꽃 책읽기

 


  어릴 적 옛이야기에서 콩배나무와 팥배나무라는 이름을 들었다. 그러나 막상 콩배나무와 팥배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 못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랐으니, 도시 한켠에 콩배나무나 팥배나무 심는 이는 거의 없거나 아예 없어 못 볼 만하리라 느낀다. 그러면 시골에서는?


  시골에서 살아가면서 콩배나무나 팥배나무를 생각하지 않으며 하루하루 지나다가, 봉래면 봉래산 멧기슭에서 콩배나무 꽃송이 흐드러진 모습 바라본다. 아, 콩배나무가 이렇구나. 사람들이 벚꽃만 잔뜩 심어 벚꽃잔치만 하고 벚꽃놀이만 즐기는데, 콩배나무 곱다시 심어 놓으면 얼마나 흐드러진 하얀 꽃잔치와 말간 꽃놀이 될 수 있을까.


  매화꽃 지면서 마알간 꽃나무 다 지는가 하고 여겼더니, 이봐 나무도 숲도 아직 잘 모르면서 무슨 말이야, 하는 듯이 콩배나무가 하얀 꽃타래 듬뿍 안긴다. 콩배나무야, 네 꽃이 한껏 피어나고 나서 맺는 열매도 무척 소담스러우면서 곱겠구나. 멧나비는 네 꽃가루를 먹으면서 살고, 멧다람쥐와 멧새는 네 봉오리와 열매 먹으면서 살겠구나. 4346.4.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4-12 12:05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덕분에, 요즘 제가 봉래산 숲속에 사는 듯 합니다.^^
아 콩배나무꽃이 이렇게 생겼군요.~ 착하고 예쁘게 생겼어요.
저 콩배나무꽃 할래요,~~하려다
앗, 나 사과나무였지? 하는...아핫하하하 ^^;;;

파란놀 2013-04-12 12:31   좋아요 0 | URL
사과꽃 참 해맑아요.
멧자락에서 퍽 일찍 피고
꽤 일찍 지는 꽃이에요.
저희 집 밭자락 한쪽에
능금나무 한 그루 심고 싶은데,
능금나무 어린 것 하나
갖고 오신다는 분이 아직 안 오셔서... -_-;;;;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71) 특단의 1 : 특단의 조치

 

영배가 너무 속을 썩입니다.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세요 … 아이고 판사님 안 돼요. 전 그냥 따끔하게 혼 좀 내 달라고 데리고 온 거예요
《천종호-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우리학교,2013) 305, 306쪽

 

  “조치(措置)를 취(取)해 주세요”는 “조치를 해 주세요”나 “혼뜨검을 내 주세요”나 “타일러 주세요”나 “꾸짖어 주세요”로 손봅니다. “데리고 온 거예요”는 “데리고 왔어요”로 손질합니다.


  한자말 ‘특단(特段)’ 뜻풀이를 살피면, “(‘특단의’ 꼴로 쓰여) = 특별(特別)”이라 나옵니다. 다시 ‘특별(特別)’ 뜻풀이를 살피면,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이라 나와요. 그러니까, 한자말 ‘특단’이든 ‘특별’이든 “남과 다름”을 뜻하는 셈이요, 한국말로는 “다르다”나 “남다르다”로 적바림하면 돼요.


  국어사전을 살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다”를 비롯해서 “이번 사태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나 “다름이 아니라 너의 조모님 유택을 모신 자랏골에 심히 어려운 일이 있다 하여 붓을 들었으니 잘 들어 보고 특단의 배려 있기 원하노라”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란 “남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일 테지요. 그나저나, 셋째 보기글에 나오는 “다름이 아니라”는 잘못 쓰는 말투예요. 올바르지 않아요. “다름이 아니라”나 “다름 아닌”은 알맞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그러니까 말이다”라든지 “다른 일이 아니라”라든지 “이번에 말이다”처럼 다듬어야지요. “특단의 배려 있기 원하노라”는 “잘 살펴 주기 바라노라”나 “깊이 헤아려 주기 바라노라”로 다듬습니다.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세요
→ 남달리 조치를 해 주세요
→ 톡톡히 꾸짖어 주세요
→ 단단히 타일러 주세요
→ 따끔히 혼뜨검 내 주세요
 …

 

  이 자리에서는 앞쪽에서 “특단의 조치”라 말하다가, 곧바로 “따끔하게 혼 좀 내 달라고”라 말합니다. 곧, 앞말과 뒷말은 같아요. 처음부터 “따끔하게”라 말했으면 넉넉했고, “톡톡히”라든지 “단단히” 같은 낱말을 넣을 수 있어요. “모질게”나 “크게”나 “속시원히” 같은 낱말을 넣어도 돼요. 4346.4.12.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영배가 너무 속을 썩입니다. 아주 따끔히 꾸짖어 주세요 … 아이고 판사님 안 돼요. 전 그냥 따끔하게 꾸짖어 달라고 데리고 왔어요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즐거운 어린이

 


  사름벼리가 논둑 따라 쌓은 좁은 시멘트벽에 올라서서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제 시골마을 어디나 도랑을 흙도랑 아닌 시멘트도랑으로 바꾸는 바람에 생기는 시멘트벽이다. 흙도랑 사라지고 흙둑 사라지니, 아이들은 시멘트벽에 올라서서 놀밖에 없다. 조그마한 시멘트벽에 올라서서 노니 앞으로도 뒤로도 떨어지면 다칠까 걱정스러울까? 나는 아이들 노는 모습 지켜보며 이제껏 어느 한 차례도 걱정스럽다 느낀 적 없다. 이보다 훨씬 아슬아슬하다 할 만한 놀이 많이 즐겼지만 다친 적 한 차례도 없다. 오히려, 아무것 없는 맨땅에서 달리다가 곧잘 넘어진다. 아이들 믿고 아이들 놀이 바라보면 아이들은 저희 몸 씩씩하게 키우면서 즐겁게 잘 큰다. 즐거운 어린이요 즐거운 숨결이다. 4346.4.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