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3.5.6. 큰아이―글씨보다 그림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할아버지 이름 석 자 공책에 적다가, 어느새 오른쪽 빈자리에 그림을 그린다. 글씨보다 그림이 더 좋니? 그런데 너 스스로 글씨를 읽고 쓸 줄 알아야, 만화책도 그림책도 실컷 읽으면서 한결 너르고 깊은 이야기밭으로 접어들 수 있단다.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그리렴. 4346.5.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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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일산에서 꽃 줍기

 


  꽃나무 밑으로 지나가는데 길바닥에 꽃차례랑 꽃망울이랑 잔뜩 떨어졌다. 큰아이가 이 모습 보고는 “꽃 주워야지.” 하고는 쪼그려앉는다. 작은아이는 누나 옆에 쪼그려앉아 “쫘쫘쫘아아.” 하더니 따라한다. 그래, 너도 꽃을 주으렴. 잘 집히니? 네 작은 손에 작은 꽃망울 잘 집히니? 4346.5.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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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3-05-20 09:58   좋아요 0 | URL
포동한 팔, 하얀 고무신, 꼭 쥔 손...^^

파란놀 2013-05-20 10:47   좋아요 0 | URL
포동포동 예쁜 아기입니다~
 

개한테 노래 불러 주는 어린이

 


  고흥집에서는 마음껏 소리도 지르고 노래도 부르지만, 도시로 마실을 나오면 시외버스에서라든지 길에서라든지 마음껏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 노래를 못 부른다. 일산집은 도시 바깥쪽 논밭 둘레에 있기에 그럭저럭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를 만하다. 그래도, 일산집 코앞 논 한복판에 우람한 송전탑 있고, 둘레에 찻길 있다. 참 힘들구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이 힘든 삶자락 한켠에 큰아이 예쁜 노래 울려퍼질 수 있으면 좋으리라 느낀다. 좋은 기운 퍼지라 하면 되지. 일산집 개 들으라고 노래를 부른다. 좋다. 좋아. 우리 어디에서나 노래를 부르자. 4346.5.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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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

 


  아이들과 마실을 간 일산에서 건널목을 건넌다. 맞은편에서 젊은 어머니 한 분이 자전거 짐받이에 걸상을 붙여 작은아이를 태운다. 젊은 어머니 앞에는 새끼바퀴 붙인 두발자전거로 큰아이 스스로 달린다. 멋지구나. 아이들과 건널목 건너면서 물끄러미 지켜본다. 그런데, 세 사람 두 자전거가 건널목 지날 무렵, 건널목 끝자락 자전거길에 자동차 한 대 서서 부릉거린다. 사람과 자전거 지나가는 푸른불 들어왔으나, 이러거나 저러거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동차는 저 먼저 가고플 뿐이다.


  사진 한 장 찍는다. 자전거길에 함부로 바퀴 올려놓은 저 자동차와 일제강점기 제국주의자 군화발하고 똑같다. 자동차 먼저 갈 생각에 사람과 자전거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은 총칼 들고 정권 가로챈 독재자하고 똑같다. 서로 무엇이 다른가. 둘은 어떻게 다른가.


  슬기롭고 아름다우며 착하면 좋으나, 슬기롭지 않고 아름답지 않으며 착하지 않다면 하나도 안 좋다. 사람이 만든 자동차는 사람을 깔보고 짓밟는다. 사람이 만든 독재정권과 총칼은 사람을 얕보고 억누른다. 사람은 꽃보다 곱지 않다. 그렇다고 꽃이 사람보다 곱지 않다. 사람은 사람빛이고, 꽃은 꽃빛이다. 그런데, 사람들 가운데 스스로 사람빛인 줄 헤아리는 사람은 나날이 줄어든다. 사람들 가운데 스스로 사람빛 북돋우려고 마음과 힘과 슬기와 사랑을 기울이는 사람은 자꾸자꾸 사라진다. 자동차를 타거나 모는 사람들은 스스로 사람빛을 생각조차 안 하기 일쑤이다. 국민신문고에 올리려고 알아보니, 사람 목숨을 해코지하는 자동차한테 고작 벌금 5만 원 물린단다. 벌점은 따로 없단다. 그나마 2013년부터 벌금 4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랐단다. 4346.5.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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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빨래

 


  우리 집을 빙 둘러싸고 유채꽃 흐드러진다. 마당에 빨래를 널면, 빨래는 유채꽃내음 들이마신다. 마당에 서서 해바라기를 하면 내 몸에 유채꽃내음 스며든다.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 몸짓에 유채꽃내음 감돈다. 후박나무에도 유채꽃내음 젖어들고, 마당에 세운 자전거에도 유채꽃내음 번진다. 거꾸로, 후박나무 숨결이 유채꽃한테 젖어들고, 민들레와 쑥과 돗나물 기운이 유채꽃한테 번진다. 머잖아 꽃 지고 씨앗 맺히면서 유채꽃 떨어질 때에는 다른 꽃 돋으면서 우리 집 빨래에 새로운 풀내음 베풀어 주겠지. 4346.5.1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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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2013-05-13 18:06   좋아요 0 | URL
참 예쁘네요~~

파란놀 2013-05-13 20:45   좋아요 0 | URL
참 예쁜 노란 꽃망울 가운데
유채꽃은 조금
갓꽃이 훨씬 많기는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