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일기》 2권 느낌글을 올린다.

엊저녁에 밑글 쓰느라 한 시간 반쯤 걸렸고,

오늘 새벽 세 시부터 여섯 이십 분까지

이 글을 썼고, 사십 분 동안 되읽으며

곰곰이 살폈다.

 

이제 곧 《이오덕 일기》 3권 느낌글도

써야지 하고 생각한다. 3권 느낌글은

2권 느낌글보다는 조금 가볍고 짧게

쓸 수 있을까. 모르리라.

나오는 대로 쓰겠지.

 

3권 느낌글에서는 내 중고등학교 이야기를

쓰지 않으랴 생각한다.

 

후련한 한편 쓸쓸하다.

이오덕 선생님이 이 일기를 쓰던 때나

내가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나

오늘날이나,

게다가 앞날까지도

이 나라는 하나도 안 달라질 듯하기 때문이다.

 

더 눈을 밝혀 살핀다면,

최현배 님이 <나라 건지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1940~50년대 한국 교육 문제를 비판하는 책 낸 적 있는데,

그때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입시지옥 모습이 똑같다.

 

더 파고들면, 일제강점기부터

이 나라에 입시지옥이 들어왔지.

 

아이들 죽이는 짓을 일본 제국주의한테서 받아들여

오늘날까지 그대로 두는 이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참말 욱일승천기 따위는 아무것 아니다.

이 나라 아이와 어른 모두 멍텅구리가 되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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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리는 하루’가 어떤 삶인가를 찬찬히 돌아보도록 이끄는 만화 《나의 오늘》이 1·2·3권으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일찍 연재가 끝나는가 싶은 한편, 퍽 짧게 끝맺을 만한 이야기가 세 권으로 넉넉히 이어지는구나 싶기도 하다. “내 오늘”이란 무엇인가. 나를 둘러싼 사람들 이야기란 무엇인가. 오늘까지 내 어버이라고 여긴 이가 친어버이가 아닌 줄 알았을 때에, 이제껏 이모로 알았던 사람이 정작 내 친어머니인 줄 알았을 때에, 오늘 내 삶은 얼마나 달라지고, 여태 꾸린 삶이란 어떤 빛이 될까. 하나를 더 안대서 달라질 삶은 아니다. 하나를 더 모른대서 나빴던 삶이 아니다. 언제나 따사롭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하루라 하면, 더 알거나 더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다. 늘 씩씩하면서 아름다운 빛을 가슴에 품으면 된다. 그렇지만, 3권으로 마무리를 지으니 서운하다. 어쩌면, 굳이 길게 늘어뜨려 따분하게 안 하는 작품이랄 수 있을 텐데, 3권을 장만해서 보면 잘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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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늘 3
하시바 마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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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6월 2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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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달맞이꽃

 


  한여름으로 접어들면 들판 곳곳에 노란 꽃망울 넘실거리는 키 큰 풀포기 솟는다.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봄꽃과 봄풀이 수그러들 뿐 아니라, 장마와 잦은 비에 풀포기가 시들시들하곤 하는데, 바야흐로 한여름으로 접어들면서 한여름 들풀로 자리바꿈을 하는구나 싶다. 이때에 들판을 가득 누비는 여름풀이자 여름꽃으로 달맞이꽃이 퍽 많다. 도시에서는 어떠할까. 도시에서는 달맞이꽃이 얼마나 골목골목 깃들 만할까. 도시에서도 달맞이꽃을 곧잘 만나곤 하지만, 논둑이나 밭둑에서 한꺼번에 올라와 바람 따라 찰랑찰랑 나부끼는 노란 물결을 이루지는 못하리라.


  애기똥풀에 이어 노란 꽃송이로 꽃물결 빛내는 달맞이꽃이 한여름을 불러 더 파란 하늘과 더 하얀 구름과 함께 얼크러진다. 큰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쟤는 왜 꽃이 안 피어?” “달맞이꽃은 달과 함께 꽃송이가 벌어져. 그래서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이름이 붙지.” “엥?” 4346.6.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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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8 09:26   좋아요 0 | URL
달맞이꽃 보러,
달님 나오신 밤에.. 꽃 보러 가시겠네요~^^

파란놀 2013-06-28 15:54   좋아요 0 | URL
저녁에는 아이들 재우느라 꽃마실은...
거의 못 나옵니다 ㅠ.ㅜ
 

아이 그림 읽기
2013.6.26. 아이들―평상에서 함께

 


  내가 평상에 앉아서 마당에 있는 후박나무를 그리니, 작은아이가 따라나와 곁에서 거들고, 큰아이도 그림종이를 가져와서 평상에 엎드린다. 세 사람이 평상에 앉아 그림을 그린다. 해거름에 모기 소리 들으면서 부지런히 그림을 마무리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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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10] 바다에서 책을 읽는
― 마음을 쉬면서 다스리는 하루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운 뒤 면소재지에 갑니다. 우체국에 들러 책을 부칩니다. 면에 있는 빵집에 들러 빵 두 꾸러미를 장만합니다. 집에서 나올 적에 물을 넉넉히 챙겼습니다. 작은아이는 어느덧 새근새근 잠들었어요. 큰아이는 샛자전거에 앉아 씩씩하게 함께 갑니다. 샛자전거에 앉은 큰아이는 시골길 달리는 내내 이런 얘기 저런 노래 들려줍니다. 큰아이가 샛자전거에서 쉬잖고 조잘조절 떠들기 때문에, 고단하게 오르막을 오르더라도 새삼스레 힘을 내어 자전거 발판을 구릅니다.


  집에서 나와 이십오 분쯤 지나니 발포 바닷가에 닿습니다. 이 바다는 저 멀리 태평양 보이는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입니다. 물결소리를 듣고, 바람내음을 맡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모래밭으로 내려갑니다. 큰아이는 낮잠을 건너뛰며 샛밥을 먹었지만, 작은아이는 자전거수레에 앉아 자느라 샛밥을 안 먹었습니다. 두 아이를 부릅니다. “벼리야, 네 동생은 안 먹어서 배가 고파. 좀 무얼 먹고서 놀자.” 모래밭에서 흙 파고 뒹굴던 아이들이 올라옵니다. 빵과 과자를 풀어 놓습니다. 밥을 든든히 먹고 나온 마실길이지만 두 아이 모두 바지런히 집어먹습니다. 아이들이 빵과 과자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책을 꺼냅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왔지만 다문 한 쪽이라도 읽고 싶어 책 한 권 가방에 넣었어요.


  아이들은 먹느라 모래밭에 내려갈 생각을 안 합니다. 스무 쪽 즈음 읽고서 자전거수레에 책을 올려놓습니다. 함께 모래밭으로 내려갑니다. 나뭇가지를 셋 줍습니다. 아이들한테 하나씩 건네고, 나도 하나를 쥐어 모래밭에 그림과 글씨를 그립니다. 한참 그림놀이 글놀이 하다가 서로 손을 잡고 바닷물에 발을 담급니다. 물결이 밀려들어 발가락을 간질입니다. 물결은 내 무릎 언저리를 맴돌지만, 이 물결은 아이들 옷자락을 모두 적십니다. 아이들은 옷자락 젖으면서 까르르 웃습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천천히 걷고, 다시 이쪽으로 천천히 걷습니다. 한참 거닐며 물결하고 놉니다.


  바닷가를 스치는 자동차 더러 있고, 두어 대쯤 발포 바닷가에 서지만, 물결소리만 귀로 들어옵니다. 두 눈은 물결만 바라보고 온몸은 물결을 느낍니다. 크게 기지개를 켭니다. 4346.6.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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