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3.12.18. 큰아이―글판에 그림 잔뜩

 


  함께 부르는 노래를 찬찬히 읊으면서 노랫말을 글로 옮겨적으면 글을 더 또렷하게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글판을 마련해 주었다. 아이는 공책에 글씨쓰기를 하다가 틈틈이 글판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어쭈. 그림 그릴 데가 잔뜩 있는데 여기에도 그림을 그리니. 그렇지만, 글판을 한결 예쁘게 꾸미고 싶어서 여기에도 그림을 그렸겠지. 동생이 옆에서 글씨쓰기 그만하고 저랑 놀자고 건드려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씩씩하게 공책에 동생 이름까지 척척 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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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눈

 


  좀 늦게 낮잠을 잔 아이들이 좀 늦게 깨어난다. 배고프지는 않을 테니 따로 주전부리를 챙겨 주지는 않는데, 이 아이들 아무래도 너무 늦도록 안 자려 하기에 토닥토닥 재우려고 하면서, 쉬를 누이고는 바깥을 바라보다가, 어라, 눈이 오네, 하고 깨닫는다. 깊은 저녁에 마을 한 바퀴 빙 돌며 저녁바람 쏘일까 했더니, 전남 고흥에 올들어 제대로 된 첫눈 드리운다. 큰아이는 춥다며 부리나케 방으로 들어간다. 나 혼자 섬돌에 선 채 발가락이 얼든 말든 밤눈을 바라본다.


  아침이 되면 모두 녹을까. 아침이 되어도 살짝 쌓인 채 이럭저럭 눈놀이 할 만큼 될까. 아이들한테 “얘들아, 눈놀이 하고 싶으면 일찍 자야지.” 하고 말할걸 하는 생각은 겨우 재우고 나서 떠오른다. 그래도, 자장노래 부르며 살뜰히 재웠다.


  겨울이라 겨울눈 맞이하는 일이 마땅한데, 겨울에도 포근한 고장에서 살다 보니, 겨울눈은 아예 잊는다. ‘겨울눈’ 하면 봄을 기다리는 나무들이 가지마다 그득그득 맺는 조그마한 봉오리만 떠오른다. 이 찬눈 드리우면서 동백잎은 더 푸르게, 동백꽃망울은 더 단단하게, 이 겨울 씩씩하게 누리겠지. 이제 아이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서 누워야겠다. 아이들이 아버지 기다리겠다. 4346.12.2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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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이를 낳고, 아이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어 사랑스러운 짝을 만나 새롭게 아이를 낳는다. 사람도 아이를 낳고, 짐승도 새끼를 낳는다. 모든 아이는 어른이 되고, 모든 어른은 아이로 태어나서 자랐다. 저마다 가슴속에 사랑을 품고, 모두들 마음속에 사랑이 자란다. 그림이야기 조곤조곤 펼치는 《메추라기 산이》는 어떤 삶과 꿈과 넋을 사랑이라는 줄거리로 들려줄까. 이 땅 아이들은 오늘날 얼마나 사랑받으며 자라는가. 이 땅 어른들은 오늘날 얼마나 사랑을 나누거나 베풀면서 아이들을 보살피는가. 4346.12.2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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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추라기 산이
카츠야 카오리 글.그림, 길지연 옮김 / 봄봄출판사 / 2013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12월 2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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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한 가지 낱말이지만, 쓰임새를 살피면

크게 두 갈래로 돌아볼 만하다고 느껴요.

이렇게 두 갈래로 돌아볼 때에

비로소 낱말뜻뿐 아니라 쓰임새가

환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직 이렇게 '끝'을 깊이 돌아보는 이야기는 없어,

한국어사전에서 이 낱말을 올바로 다루지는 못합니다.

 

..

 

 

끝 2·끝장·마지막·마무리·마감
→ 차례가 맨 뒤가 될 때에 쓰는 ‘끝’과 ‘끝장’과 ‘마지막’이에요. 뜻은 서로 같다고 할 텐데, “밥을 끝으로 먹었다”라든지 “끝으로 한 마디를 하다”처럼 쓰지만, “밥을 끝장으로 먹었다”라든지 “끝장으로 한 마디를 하다”처럼 쓰지는 않아요. ‘끝장’은 “다 없어지거나 다 되고 말다”를 뜻하는 자리에 더 자주 쓰지요. 한편, “마지막 한 자리마저 차지하다”처럼 쓰지만 “끝 한 자리마저 차지하다”처럼 쓰지는 않아요. “마지막은 네가 먹어”는 똑같은 여러 가지 가운데 다 먹고 없어 남은 하나를 먹는다는 뜻으로 쓰는데, “끝은 네가 먹어”는 이런 뜻으로 쓰지 않아요. 이런 자리에서 쓰는 ‘끝’은 ‘앞’과 다른 자리를 가리키는 느낌입니다. 일이 다 되도록 ‘끝나다’와 ‘끝내다’처럼 쓰는데, “설거지는 제가 끝을 낼게요”처럼 쓰면 어울리지 않아요. “설거지는 제가 마무리를 할게요”처럼 쓸 때에 어울립니다. ‘끝’은 “다 되었다”는 느낌이고, ‘마무리’는 “다 되도록 한다”는 느낌입니다. ‘마무리’와 ‘마감’은 첫째 뜻은 거의 비슷해 서로 겹쳐서 쓸 수 있지만, “설거지는 제가 마감을 할게요”처럼 쓰면 어딘가 어울리지 않아요. “경기를 마감하는 선수”처럼 쓸 적에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글을 끝맺을 적에는 ‘마무리’라 해야 어울리고, 날짜에 맞추어 어떤 일을 다 하거나 맞추어야 할 적에는 ‘마감’이라 해야 어울립니다.


끝 2
1. 차례 가운데 맨 뒤
 - 오늘은 내가 밥을 끝으로 먹었다
 - 오늘 모임은 끝으로 새내기 인사를 하겠습니다
 - 극장에서 끝으로 나왔다
 - 식당에 끝으로 들어와서 자리가 없네
2. 어떤 일이 있은 바로 다음
 - 오래 기다린 끝에 빛을 본 그림
 - 어머니는 오래 힘을 쓰신 끝에 나를 낳았어요
 - 곰곰이 생각한 끝에 들려주는 이야기야
3. 일이 다 됨
 - 드디어 이 일도 어렵게 끝이 났구나
4. 안 되고 말거나 모두 없어지거나 죽는 일
 - 자꾸 거짓말을 하고 속이니 끝이 나잖아
 - 알을 낳고 힘이 다 빠진 고추잠자리는 목숨이 거의 끝이 났다


끝장
1. 어떤 일에서 맨 뒤
 - 미루고 미뤄서 끝장까지 왔다
 - 잘 되다가도 끝장은 꼭 어영부영 흐트러지더라
2. 안 되고 말거나 모두 없어지거나 죽고 마는 일

 - 이 일이 어긋나면 다 함께 끝장이 난다는구나

마지막
: 시간이나 차례에서 맨 뒤
 -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내리다
 - 도서관에 마지막까지 남아 책을 읽는 사람
 - 오늘이 올해 마지막 날이었구나


마무리
1. 일이 다 되도록 함
 - 설거지는 제가 마무리를 할게요
 - 밥상에 수저를 놓으면서 아침 차리기를 다 마무리했다
 - 경기를 마무리지을 선수가 나온다
2. 글에서 맨 뒷자리
 - 할머니한테 보낼 편지도 이제 마무리만 쓰면 된다
 - 모처럼 시를 쓰는데 마무리가 잘 안 된다


마감
1. 하던 일을 다 함
 - 오늘은 이쯤에서 마감을 하고 쉬자
 - 하루를 마감하며 노래를 부른다
2. 어느 때가 다 됨
 - 지원서는 오늘까지 마감이라고 하니 서두르자
 - 마감이 코앞으로 닥치니 바쁘구나
 

 

(최종규 . 2013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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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같다고 할 만하지만, 곰곰이 살피면 쓰임새가 조금씩 달라요.

아주 똑같은 낱말이라면 '끄트머리'와 '끝머리'처럼 따로 쓰지는 않겠지요.

말밑은 같을는지 모르는데, 삶을 가누면서 차근차근

새로운 쓰임새와 뜻이 자리를 잡는구나 싶어요.

 

..

 

 

끝 1·끄트머리·끝머리
→ ‘끝’과 ‘끄트머리’와 ‘끝머리’는 모두 맨 뒤를 가리킵니다. 뜻은 똑같다고 할 만한데, 쓰는 자리는 살짝 달라요. “벼랑 끝에 서다”와 “벼랑 끄트머리에 서다”처럼 흔히 쓰지만 “벼랑 끝머리에 서다”는 딱히 쓰지 않아요. ‘끝’과 ‘끄트머리’는 모두 맨 뒤를 가리키지만, ‘끄트머리’는 끝보다 더 안쪽을 가리키는 느낌이에요. “골목 끝”과 “골목 끄트머리”도 모두 맨 뒤쪽을 가리키지만 ‘끄트머리’라는 낱말을 쓸 적에 한결 깊숙한 자리를 나타냅니다. 달리기를 하거나 운동 경기를 할 적에 “끝까지 힘을 내자”처럼 쓰지만 “끄트머리처럼 힘을 내자”나 “끝머리까지 힘을 내자”처럼 쓰지는 않아요. ‘끝’은 아주 넓게 아우르면서 쓰는 낱말이고, ‘끄트머리’는 끝 가운데 한결 깊숙한 안쪽을 가리키는 데에서 쓰고, ‘실마리’와 같은 뜻으로 쓰며, ‘끝머리’는 끝에서 한쪽 귀퉁이를 가리키는 데에서 따로 쓰곤 합니다.



1. 맨 뒤가 되는 때나 자리
 -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다
 - 벼랑 끝에 서서 바다에 뛰어든다
 - 이 골목 끝으로 가면 우체국이 있어요
 - 줄이 길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 끝까지 힘을 내어 달리자
2. 가늘고 긴 것에서, 또는 길게 내민 것에서 맨 뒤
 - 바늘 끝이 무딘지 잘 안 박힌다
 - 손가락 끝에 살짝 걸쳤어
3. 어느 자리에서 맨 위
 - 내 짝꿍은 이번 시험에 힘껏 애써서 끝까지 올라갔다


끄트머리
1. 맨 뒤가 되는 자리
 - 나무 끄트머리에 매달린 나뭇잎
 - 이 줄 끄트머리라도 잡자
2. 어떤 일을 푸는 것. ‘실마리’와 같은 뜻
 - 너무 어려운 일이라 끄트머리가 보이지 않는다


끝머리
: 어떤 일이나 자리에서 맨 뒤
 - 짝꿍이 이야기 끝머리에 불쑥 한 마디를 했다
 - 책상 끝머리에 지우개를 놓는다
 - 공책 끝머리에 오늘 날짜를 적어 본다


 

(최종규 . 2013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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