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00] 재미있게

 


  누가 들여다보지 않아도 꽃은 붉다.
  누가 쳐다보지 않아도 바람은 맑다.
  누가 떠올리지 않아도 숲은 푸르다.

 


  스스로 재미있다고 여기는 삶을 누릴 때에 재미있습니다. 남이 보기에 재미있는 일이 아닌, 남이 보기에 멋진 일이 아닌, 남이 보기에 대단한 일이 아닌, 스스로 재미있게 삶을 일구는 길로 나아갈 때에 즐겁고 재미나며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하는지 가만히 지켜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과 학교에 길든 아이들이 아니라, 언제나 스스로 놀이를 빚고 누리며 즐기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지켜봅니다. 아이들은 저희끼리 실컷 놉니다. 흙을 파먹든 흙을 주무르든 저희끼리 신나게 웃고 노래하면서 놀아요. 놀이터나 놀이공원이 있어야 하지 않아요. 놀 수 있는 틈이 있어야 하고, 놀도록 풀어놓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짓는 웃음에서 맑은 빛이 흘러나와 지구별을 포근하게 감싸는 사랑이 됩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주 특별한 선물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9
펄 벅 지음, 이상희 옮김, 김근희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33

 


선물은 어디에서 오는가
― 아주 특별한 선물
 펄 벅 글
 김근희 그림
 이상희 옮김
 길벗어린이 펴냄, 2006.11.20.

 


  선물은 하늘에서 똑 떨어집니다. 참말 하늘에서 똑 떨어집니다. 바라고 바라며 또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즐기는 사람들은 하늘에서 똑 떨어지는 선물을 받습니다. 바라고 바라며 또 바라는 마음으로 삶을 가꾸고 일구니, 어느 날 하늘에서 선물이 똑 떨어집니다.


  선물은 땅에서 퐁 하고 솟습니다. 참말 땅에서 퐁 솟습니다. 꿈꾸고 꿈꾸며 다시 꿈꾸는 넋으로 하루를 빚는 사람들은 땅에서 퐁 솟는 선물을 받습니다. 꿈꾸고 꿈꾸며 또 꿈꾸는 넋으로 사랑을 빛내고 돌보니, 어느 날 땅에서 선물이 퐁 솟습니다.


  선물은 마음에서 스르르 배어나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땅에서 솟기도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선물이 스르르 배어나오곤 합니다. 내가 나한테 주는 선물입니다. 스스로 노래하고 춤추는 삶을 아끼고 보듬으니, 마음속에서 선물이 배어나와 하루가 즐겁습니다.


.. 그는 갑자기 눈을 떴습니다. 새벽 네 시, 우유 짜는 일을 거들라고 아버지가 늘 자기를 깨우던 시각이었습니다. 어릴 적 습관이 여태껏 남아 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지요. 벌써 오십 년이 지난 옛 일이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도 삼십 년이 되었는데 ..  (5쪽)


  곰곰이 돌아보면, 모든 선물은 웃는 사람한테 찾아갑니다. 어떤 선물이든 노래하는 사람한테 찾아가지요. 웃지 않는 사람한테 선물이 찾아가지 않아요. 노래하지 않는 사람한테 선물이 찾아갈 일이란 없어요.


  즐겁게 웃고 사이좋게 웃는 사람은 날마다 선물꾸러미입니다. 기쁘게 노래하고 사랑스레 노래하는 사람은 언제나 선물보따리입니다. 내가 나한테 선물하기도 합니다. 내 이웃 모두한테 선물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아침저녁으로 재잘거리는 목소리는 삶을 밝히는 선물입니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차려서 내미는 밥상은 삶을 가꾸는 선물입니다. 아이들이 달려들며 품에 안기는 몸짓은 삶을 빛내는 선물입니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입히는 옷은 삶을 일구는 선물입니다.


  선물은 늘 마음에서 마음으로 흘러요. 선물은 늘 마음으로 지어서 마음으로 건네요. 선물은 늘 마음으로 받고 마음으로 누립니다.


.. 그는 행운아였습니다. 아내의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그가 아내에게 사랑을 줄 수 있었던 것 또한 큰 행운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기쁨입니다. 세상에는 사랑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  (33쪽)


  펄 벅 님 글에 김근희 님이 그림을 붙인 《아주 특별한 선물》(길벗어린이,2006)을 읽습니다. 아이들과 즐기는 그림책을 으레 어버이인 내가 사서 아이들한테 선물하듯 건네며 함께 읽는데, 모처럼 그림책 하나를 선물받았습니다.


  선물이란 무엇일까요. 선물은 서로를 얼마나 기쁘게 할까요. 선물 한 점은 우리 삶을 얼마나 아름답게 꾸미는가요.


  사랑받는 삶도 선물이지만, 사랑하는 삶도 선물입니다. 누군가 나한테 사랑해 주기만을 바라는 선물을 기다릴 수 있겠지만, 언제나 내 마음속 사랑을 내 둘레 이웃한테 즐겁게 나누어 주는 선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읽는 책이니, 번역글에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기를 바라요. 이를테면, 한국말 ‘버릇’이 있으니 ‘습관’ 같은 한자말은 안 써도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기쁨입니다” 같은 글월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이 글월은 이 그림책에서 아주 뜻있는 한 마디인 만큼 더 마음을 기울여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으면 살아가면서 참으로 기뻐요”라든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참다운 기쁨입니다”처럼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의 + (무엇)한 + (이름씨 꼴 그림씨)’로 엮는 글투는 일본 글투나 번역 글투예요. 먼먼 옛날부터 이어온 한국사람 글투는 이런 모양새가 아닙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ppletreeje 2014-01-14 09:40   좋아요 0 | URL
'모든 선물은 웃는 사람에게 찾아갑니다.'
'즐겁게 웃고 사이좋게 웃는 사람은 날마다 선물꾸러미입니다.'-
예~ 오늘도, 선물꾸러미로 살아가야겠어요~*^^*

파란놀 2014-01-14 09:46   좋아요 0 | URL
appletreeje 님 고운 선물에 힘입어 즐겁게 누리고
즐겁게 느낌글을 갈무리했어요.

어제도 오늘도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즐겁게 하루를 누리셔요~
 

묶음표 한자말 187 : 습(習)

 


학습도 습관 들이기가 중요하지만, 삶의 전반이 어떤 ‘습(習)’을 어떻게 들이느냐에 인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현병오-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양철북,2013) 139쪽

 

  ‘학습(學習)’이란 배우는 일을 가리킵니다. ‘배움’이나 ‘배우기’로 손봅니다. “습관(習慣) 들이기가 중요(重要)하지만”은 “버릇 들이기가 중요하지만”이나 “버릇을 잘 들여야 하지만”이나 “버릇을 잘 들여야 되지만”으로 손질하고, “삶의 전반(全般)이”는 “삶에서 두루”로 손질하며, “인생(人生)의 성패(成敗)가”는 “삶이 잘 되고 안 되고가”나 “삶이 뜻한 대로 되고 안 되고가”로 손질해 줍니다. “달려 있다고”는 “달렸다고”로 바로잡고, “좋을 것이다”는 “좋다”나 “좋으리라”로 고쳐씁니다.


  ‘습(習)’은 한자입니다. 한국말이 아닙니다. 한국사람이 쓰는 말이 아니고, 한국사람이 쓸 만한 말이 아닙니다. ‘습관’을 줄여서 ‘습’이라 쓰기도 하지만, 한자 뜻 그대로 ‘익히다’나 ‘배우다’를 가리키려고 쓰기도 합니다.

 

 ‘습(習)’을 어떻게 들이느냐
→ ‘버릇’을 어떻게 들이느냐
→ 어떤 버릇으로 배우느냐
→ 어떤 몸가짐으로 배우느냐
→ 어떻게 배우느냐
 …

 

  배우기에 ‘배운다’고 말합니다. 삶이기에 ‘삶’이라 말합니다. 이 보기글을 살피면, ‘삶’과 ‘인생’이라는 낱말이 함께 나옵니다. 둘은 같은 낱말입니다. ‘습관’과 ‘습’을 같은 뜻으로 함께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버릇’이라는 한국말은 안 씁니다.


  아무래도 이 글은 어른한테 읽히려고 썼을 텐데, 이 글을 푸름이가 읽는다고 생각한다면, 또 어린이가 듣는다고 생각한다면 어떠할까 궁금합니다. 푸름이한테 이런 글투를 읽히면 아름다울까요. 어린이한테 이런 말투를 들려주면 즐거울까요.


  여느 자리에서 쓰는 말투를 아이들이 물려받습니다. 어른들이 여느 때에 쓰는 말투를 아이들이 차곡차곡 이어받습니다. 아이들도 세 살 버릇을 잘 들일 노릇이요, 어른들도 서른 살 버릇이나 예순 살 버릇을 알뜰살뜰 곱게 여밀 노릇입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배울 때에도 버릇을 잘 들여야 하지만, 살아갈 때에도 어떤 버릇을 어떻게 들이느냐에 따라 잘 되거나 안 되거나가 갈린다고 봐도 좋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눈이 밝은 책벗

 


  눈이 밝은 책벗은 마음으로 알아챈다. 눈이 맑은 책벗은 사랑으로 헤아린다. 눈이 고운 책벗은 삶으로 어깨동무한다. 책을 써내는 사람으로서 돌아보자면, 그냥저냥 사서 읽어 주는 책벗도 고마웁지만, 누구보다도 눈이 밝은 책벗과 눈이 맑은 책벗과 눈이 고운 책벗이 반갑다. 그래, 책을 사서 읽어 주는 사람은 누구나 고맙다. 그리고, 책을 제대로 읽어 주는 이들은 더없이 반갑다. 책을 살뜰히 아끼면서 사랑해 주는 이들은 참으로 아름답다.


  고마운 책벗이 있어 새로운 책을 낼 힘을 얻는다. 반가운 책벗이 있어 새롭게 글을 쓸 넋을 가다듬는다. 아름다운 책벗이 있어 내 삶길을 한결 즐겁게 걸어간다.


  나부터 누군가한테 눈이 밝은 책벗이 되고자 한다. 나부터 내 이웃한테 고마우면서 반갑고 아름다운 책벗으로 지내려 한다. 휘영청 밝은 겨울 보름달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겨울에 걸맞게 부는 찬바람을 쐬며 생각한다. 이 겨울에 포근하게 누리는 작은 보금자리에 책 하나 곁에 있어 기쁘다. 4347.1.1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그림 읽기
2014.1.12. 큰아이―‘맑고요’ 그리기

 


  곁님이 하는 ‘단풍이야기’가 있다. 여기에 곁님이 만든 아이 ‘맑고요’가 있다. 큰아이는 이 아이를 그림으로 그린다. 언뜻 보자면, 큰아이가 그리는 제 그림이나 동생 모습이나 어머니 모습이나 아버지 모습은 모두 똑같을 수 있지만, 아이로서는 다 다르다. 그리고 또 그리면서 차근차근 살짝살짝 눈에 뜨이도록 다른 빛이 서린다. 아이는 만화를 보건 그림을 보건 사진을 보건, 언제나 스스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린다. 아이 나름대로 그림 틀을 잡는다. 아이 그림을 바라보면서 즐겁다. 누구 흉내를 내는 그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가끔 흉내를 내려고 할 때가 있는데, 아이한테 미안하지만, “벼리야, 그건 네 그림이 아니야. 왜 남이 그린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리니?” 하고 따끔하게 한 마디 들려준다. “네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 네가 본 대로 그려. 네가 느낀 대로 그려. 네가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는 대로 그려.” 하고 덧붙인다. 그나저나, 낱장 그림종이에 그릴 노릇이지, 꼭 그림종이책에 그린 뒤 북 뜯어서 창호종이문에 척 하고 붙인다. 얘야, 벽이나 문에 붙이려면 제발 낱장 그림종이에 그려서 붙이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4-01-14 09:46   좋아요 0 | URL
벼리가 정말 그림을 잘 그려요~!!^^
그런데 저도 '단풍이야기'와 '맑고요'에 대해 듣고 싶네요~^^;;

파란놀 2014-01-14 11:05   좋아요 0 | URL
'단풍이야기'는... '메이플스토리'란 게임입니다 ^^;;;
'맑고요'는 이 게임에서 쓰는 '캐릭터' 가운데 하나이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