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40. 2014.5.3.ㄱ 선물받은 책을



  선물받은 책을 두 아이가 모두 무릎에 올려놓고 좋아한다. 큰아이는 펼침책이 재미있고, 작은아이는 소리책이 재미있다. 큰아이는 동생더러 이것 봐라 하면서 확확 펼치는 책을 보여주려 하고, 작은아이는 누나더러 소리 흐르는 책이 좋다면서 노래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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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21. 자전거 붙잡기 (2014.5.2.)



  자전거를 타려고 마당에서 대문 앞으로 뺀다. 이동안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도록 아이들을 불러 붙잡아 달라 말한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제법 힘이 붙고 씩씩하니, 바람이 꽤 불어도 자전거가 안 넘어지도록 붙잡아 준다. 든든하고 대견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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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달새와 늑대가 나오는 폴란드 옛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이 옛이야기를 일본사람이 그림책으로 엮었다. 종달새는 둥지와 알을 지키려고 늑대 손을 빌리려 한다. 늑대는 종달새를 도와준답시고 밥과 술과 구경거리를 즐기려 한다. 종달새는 늑대가 괘씸하지만 늑대가 바라는 대로 들어준다. 늑대는 종달새를 약올리듯이 이것저것 바라지만, 세 가지 바람을 들어주니 고분고분하게 종달새를 도와준다.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재미있어 한다.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신나게 읽는다. 여린 종달새는 둥지를 지키려고 늑대한테 찾아가 씩씩하게 말을 붙이고, 둥지를 지킬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한다. 폴란드에서 옛날 옛적부터 내려온 이 이야기는 무엇을 들려줄까. 이 이야기는 어떤 삶과 사랑을 밝힌다고 할 수 있을까. 아이들 목소리를 듣고 책을 새삼스레 다시 들추면서 생각한다. 책이름은 “먹고 마시고 웃기는 이야기”이다. 먹고 마시고 웃기는, 그래 어쩌면 바로 이 이름이 모든 줄거리를 알려준다고 할 만하다. 삶이란 먹고 마시고 웃으면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움이 있을 때에 빛난다. 4347.5.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먹고 마시고 웃기는 이야기
우치다 리사코 글, 사사키 마키 그림 / 한림출판사 / 1990년 11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4년 05월 0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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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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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84



흙이 없는 땅에서 무엇이 자랄까

― 강아지똥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길벗어린이 펴냄, 1996.4.25.



  아이들이 밥을 먹습니다. 냠냠 짭짭 맛나게 먹습니다. 밥을 다 먹고 신나게 노는 아이들은 똥이 마렵습니다. 작은 똥걸상에 앉아서 뽀직뽀직 소리를 내며 똥을 눕니다. 아이가 눈 똥이 담긴 똥그릇을 들고 바깥으로 나옵니다. 풀로 우거진 땅을 살펴 아이 똥을 뿌립니다. 아이들 똥은 흙에 천천히 스며듭니다. 비가 오면 빗물을 맞으면서 잘게 부서집니다. 흙은 똥을 품으면서 해마다 새롭게 거듭납니다.


  우리 아이들 똥이 아니더라도, 우리 집 둘레 풀밭에는 온갖 똥이 깃듭니다. 마을을 떠도는 고양이가 누는 똥이 깃듭니다. 우리 집 처마 밑에서 살아가는 제비가 누는 똥이 깃들고, 온갖 새가 우리 집을 찾아들어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하다가 똥을 퐁퐁 눕니다. 아침저녁으로 풀을 뜯다가 곳곳에 떨어진 새똥을 봅니다.


  풀밭에서 살아가는 달팽이가 풀잎을 먹고 풀똥을 눕니다. 풀밭에서 볼볼 기어다니는 애벌레가 풀잎을 먹고는 풀똥을 누어요. 애벌레는 풀잎을 신나게 먹고는 풀똥을 잔뜩 눈 뒤 고치를 틀고는 나비나 불나비로 깨어나요. 풀벌레도 풀밭에서 똥을 눕니다. 개구리도 논에서 놀다가 풀밭에서 쉬면서 똥을 누어요.




.. 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눴어요. 골목길 담 밑 구석 쪽이에요. 흰둥이는 조그만 강아지니까 강아지똥이에요 ..  (3쪽)



  마을 어귀 샘터를 보름에 한 차례씩 치웁니다. 지난날에는 마을사람 누구나 샘터에서 물을 길었고, 샘터 앞 빨래터에서 빨래를 했어요. 이제는 집집마다 땅을 파서 물꼭지를 집에서 씁니다. 집집마다 빨래기계를 들여놓습니다. 샘터에서 물을 길을 일이 없고, 빨래터에서 빨래를 할 일이 없습니다. 물을 안 긷고 빨래를 안 하기에, 샘터와 빨래터에는 물이끼가 잔뜩 낍니다.


  밀솔과 수세미를 챙겨 샘터로 갑니다. 슥슥 삭삭 비벼서 물이끼를 벗깁니다. 마을 샘터에는 다슬기 똥이 소복합니다. 다슬기는 샘터에 낀 물이끼를 먹으면서 잿빛이 감도는 똥을 눕니다. 옛날이라면 샘터도 빨래터도 시멘트 바닥이 아닌 흙바닥이나 자갈바닥입니다. 시멘트 바닥에 쌓이는 다슬기 똥은 갈 데가 없습니다. 옛날이라면 다슬기 똥은 흙으로 돌아갔을 테지요.


  흙이 사라집니다. 도시에서는 진작부터 흙이 사라졌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흙이 아닌 인조잔디로 바뀝니다. 도시에 있는 놀이터도 흙을 치웁니다. 도시에서 빈터를 찾아보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작은 빈터가 있으면 주차장으로 삼아요. 빈터에서 아이들이 놀 수 없고, 빈터가 있더라도 아이들은 학원에 가느라 바쁩니다.


  시골에서는 도시 못지않게 흙이 사라집니다. 시골 고샅은 일찌감치 시멘트길이 되었습니다. 시골 논도랑은 하나둘 시멘트도랑으로 바뀝니다. 시골 논둑이나 밭둑도 차근차근 시멘트둑으로 바뀝니다. 시골에 있는 골짜기도 4대강사업을 발판 삼아 시멘트 냇바닥으로 바뀝니다. 온통 시멘트입니다. 어디를 보아도 시멘트만 있습니다.




.. “강아지똥아, 내가 잘못했어. 그만, 울지 마.” 흙덩이가 정답게 강아지똥을 달래었어요. “…….” “정말은 내가 너보다 더 흉측하고 더러울지 몰라.” ..  (8쪽)



  흙이 없는 땅에서 무엇이 자랄까 궁금합니다. 도시에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시골에서까지 흙을 없애면 사람들이 누는 똥오줌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사료와 항생제만 먹고 자라는 돼지와 소가 누는 똥을 거름으로 삼아 ‘유기질’로 시골 논밭에 뿌려 ‘유기농’ 곡식이나 열매로 파는데, ‘사료와 항생제로 이루어진 유기농’은 우리 몸에 얼마나 도움이 되거나 좋을는지 궁금해요. 도시사람이 누는 똥오줌은 어떡해야 할까요. 도시에서 건축을 하거나 정치·사회·경제를 이끄는 지식인과 전문가는 도시사람 똥오줌을 어떻게 할 생각일까요. 아니, 지식인과 전문가한테만 짐을 맡길 수 없어요.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 이웃과 동무는 우리 똥오줌을 어떡해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변기에서 물만 내리면 끝날 일이 될는지요.




.. “얼마만큼 예쁘니?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래, 방실방실 빛나.”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  (21쪽)



  권정생 님이 쓴 동화 가운데 짤막한 이야기 하나로 빚은 그림책 《강아지똥》(길벗어린이,1996)을 읽습니다. 강아지가 눈 똥이기에 강아지똥이고, 강아지는 어디에라도 똥을 누기에 어디에서나 흔히 보는 개똥입니다. 흔하디흔한 똥입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똥입니다. 흔하게 누는 똥은 흔하게 자라는 풀밭에 깃들고, 흔하게 자라는 풀밭은 강아지동을 고이 품으면서 새롭게 기운을 냅니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여느 풀을 ‘잡초’라 일컫지만, ‘잡초’라는 일본 한자말 이름으로 된 풀은 없습니다. 풀은 그저 풀이고, 들에서 돋는 풀은 ‘들풀’이에요.


  풀이 돋기에 흙이 싱그럽습니다. 풀이 있기에 비가 오더라도 흙이 쓸리지 않습니다. 풀이 돋아 흙이 싱그러운 곳에 나무씨가 떨어지면 나무가 우람하게 자랍니다. 풀이 있어 빗물에도 흙이 쓸리지 않기에, 나무는 더욱 튼튼하게 숲을 이룹니다. 풀이 돋지 않은 곳은 비가 오면 흙이 쓸리면서 무너져요. 산사태가 나는 까닭은 풀이 없고 나무가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큰물이 지는 까닭도 풀과 나무를 아끼거나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 비는 사흘 동안 내렸어요. 강아지똥은 온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어요 ..  (26쪽)



  흙이 있는 땅에서 모든 목숨이 살아납니다. 풀이 자라는 땅에서 모든 숨결이 푸릅니다. 흙과 풀이 싱그러운 곳에서 사람이 아름답게 살아갑니다. 사람이 아름답게 살아가며 이웃을 아끼는 밑바탕은 흙과 풀입니다. 흙과 풀은 바람과 해와 빗물을 사랑하며 자라고, 사람 또한 바람과 해와 빗물을 좋아하면서 함께 웃어요.


  꽃은 맑게 핍니다. 사랑꽃도 웃음꽃도 맑게 핍니다. 꽃은 고소한 똥을 받아서 맑게 핍니다. 사랑꽃과 웃음꽃은 향긋한 이야기밥을 받아 맑게 핍니다. 강아지똥 한 덩이에서 빛을 찾고, 우리가 이루는 조그마한 집살림과 마을살림에서 이야기를 일굽니다. 4347.5.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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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책길 걷기
4. 책은 어디에 있을까


  비질을 책으로 배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걸레질을 책으로 가르치는 사람은 없습니다. 빗자루를 옳게 쥐는 법을 책으로 쓸 수 있을 테지만, 굳이 책으로 써야 할까 생각해 보셔요. 연필을 잘 깎는 법을 책으로 묶을 수 있을 테지만, 애써 책으로 묶어야 할는지 헤아려 보셔요.

  요리책이 참 많아요. 아마 웬만한 집마다 요리책을 몇 권씩 두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요리’는 책으로 배워야 할까요? ‘요리’가 아닌 ‘밥’은 어떨까요.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가 짓는 밥을 공책을 펴서 쌀 몇 그램 보리 몇 그램 콩 몇 그램 낱낱이 밝힌 뒤, 물은 몇 밀리리터를 부어서 쌀을 헹구고는, 헹군 물을 몇 밀리리터 버리고 나서, 다시 물을 몇 밀리리터 또는 몇 리터 담아서 불은 어떠한 세기로 몇 분 동안 넣어야 밥을 지을 수 있다고, 하나하나 숫자로 밝혀야 할는지요?

  사진기를 새로 장만하거나 손전화 기계를 새로 장만한다면, 설명서가 꼭 있습니다. 설명서를 읽으면 사진기나 손전화 기계 성능을 낱낱이 알 수 있어요. 기계를 다루는 설명서는 어느 모로 보면 ‘책’입니다. 잘 쓸 수 있도록 알려주는 길잡이책이에요.

  밥을 짓고 반찬을 마련하며 국을 끓일 적에 요리책이든 길잡이책을 봐야 할는지 생각해 보셔요. 먼먼 옛날부터 아무도 책이 없었지만,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들으며 몸으로 하면서 밥짓기를 물려주고 물려받았어요.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는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서 입과 몸으로 밥짓기를 물려받았습니다.

  스스로 겪어야 압니다. 스스로 안 겪으면 모릅니다. 해돋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스스로 겪으면 압니다. 해넘이 빛이 얼마나 고운지는 스스로 바라보면 압니다. 바다가 들려주는 노래는 바닷가에 서면 누구나 스스로 압니다. 풀벌레와 개구리와 새가 들려주는 노래는 숲에 깃들면 누구나 스스로 알아요.

  먹어야 맛을 알아요. 굶어야 배고픔을 알지요. 추위와 더위는 스스로 겪을 때에 압니다. 바다뿐 아니라 하늘과 별과 무지개도 스스로 보아야 알아요. 바람과 햇살도 스스로 맞이해야 압니다.

  책은 어디에 있을까요. 책은 무엇을 쓸까요. 책을 쓰는 이들은 우리한테 무엇을 가르쳐 줄까요. 책을 읽는 우리들은 책에서 무엇을 배울까요.

  마쓰타니 미요코 님이 쓴 동화책 《안녕 모모, 안녕 아카네》(양철북,2005)가 있어요. 나는 마흔 살이 넘은 어른이지만 동화책을 즐겁게 읽습니다. 동화책도 아름다운 문학이기 때문입니다. 동화책은 어린이만 읽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누구나 읽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푸름이도 동화책은 얼마든지 즐길 아름다운 책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동화책은 다 같이 누릴 아름다운 이야기잔치예요.

  이 작은 동화책을 펼치다가 “아카네가 목욕탕 문 옆에 서서 말했어요. ‘있잖아, 마코토. 우리 집 목욕탕에는 새하얀 보통 비누랑 사과 모양으로 생긴 비누가 있거든, 사과 비누 한번 써 봐. 그거, 미인이 되는 비누야.’ 그러자 문 안쪽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어요. ‘흥, 우리 집에는 남자다워지는 비누가 있어서, 난 매일 그걸로 씻어.’(53쪽)”와 같은 대목을 찬찬히 읽습니다. 동화책에 나오는 두 아이는 비누 하나를 놓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뒷이야기는 어떻게 될까요. 마코토라는 사내 아이는 사과 모양 비누를 썼을까요, 안 썼을까요. “흥!” 하고 콧소리를 낸 사내 아이는 사과 모양 비누를 못 본 척했을까요, 살그마니 바라보다가 ‘어디 한번’ 써 볼까 하고 생각했을까요.

  오늘날 학교에서는 성교육을 합니다. 아기씨가 어떻게 생기고, 아기씨는 어떻게 아기방으로 들어가서 작은 목숨이 새로 태어나는가를 학교에서 배웁니다. 그런데, 아기씨 흐름을 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기는 하되, 정작 아이를 낳는 일과 아이를 낳기 앞서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라든지, 아이를 낳고 나서 어떻게 아이와 어머니를 돌보아야 하는가를 가르치지는 않아요. 아기를 낳고 젖을 어떻게 물리는지, 아기를 낳기 앞서 몸을 어떻게 가누는지, 아기 낳는 어머니 곁에서 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고 집일과 집살림과 밥하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하나도 안 가르치는 성교육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평등이 많이 나아졌다지만, 아직까지 어머니가 집일을 도맡기 일쑤예요. 집에서 밥을 차리는 아버지는 아직도 매우 드뭅니다. 그러면, 어머니 혼자 집일을 도맡다가 아기를 낳으면 어떡해야 할까요. 끼니마다 밥을 시켜서 먹어야 할까요. 할머니를 불러서 할머니더러 밥을 차리라고 해야 할까요. 어머니가 아프거나 다치면 집일과 밥은 어떻게 하나요.

  제대로 하는 성교육이라면, 가시내와 사내가 살을 섞는 일만 보여줄 노릇이 아니라, 둘이 함께 빚는 아름다운 삶을 이루는 살림살이를 오롯이 알려주고 밝혀야 한다고 느껴요. 가시내도 사내도 밥을 맛나게 지을 수 있어야 하고, 빨래와 청소는 서로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기를 낳았으면, 기저귀를 어떻게 다루고, 기저귀 빨래는 어떻게 하며, 아기를 어떻게 씻기고, 아기한테 말과 삶을 어떻게 가르칠 때에 즐겁거나 아름다운가를 학교와 집과 마을에서 함께 가르치면서 물려줄 수 있어야지요.

  작은 동화책을 더 읽습니다. “‘아빠, 나, 여름밀감 가져왔어.’ 아카네가 배낭에서 여름밀감을 꺼냈어요. 그러자 온 방 안에 여름밀감 냄새가 퍼지고, 아빠 얼굴빛이 순식간에 밝아졌어요. 아빠는 후우 숨을 들이쉬고 아카네를 안아 주었어요. ‘아, 아주 편안해졌어. 여름밀감은 정말 대단하구나. 금세 공기가 부드러워졌어.’(149∼150쪽)”와 같은 이야기를 곰곰이 읽습니다. 여름밀감 한 알이 집안에 맑은 바람을 불어넣습니다. 능금 한 알이나 배 한 알도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오월 한복판부터 들과 숲에서 돋는 들딸기와 멧딸기도 온 집안에 맑은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들딸기가 어떤 맛인지 아나요? 비닐집에서 키워 한겨울에도 먹는 ‘비닐집 딸기’하고 숲에서 스스로 돋아서 하얗게 꽃이 피다가 빠알갛게 익는 들딸기하고 맛이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아나요? 먹어야 알 테지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따서, 입에 넣고는 냠냠 씹고 꿀꺽 삼켜야 알 테지요.

  책은 어디에 있을까요. 잘 생각해 보셔요. 책은 바로 우리 곁에 있어요. 더 헤아려 보셔요. 책은 바로 우리 삶이에요. 가만히 귀를 기울여 소리를 들어 보셔요. 우리 마음에서 울려퍼지는 노래를 듣고, 내 어버이와 이웃 마음속에서 흐르는 고운 노래를 들어 보셔요. 책은 어디에나 살가이 피어나면서 퍼집니다. 4347.5.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청소년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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