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17. 두발자전거



후박나무에 꽃 피었습니다

감나무에 새잎 돋았습니다

제비는 둥지를 고치고

나비는 번데기에서 깨어나

푸른 빛깔 고운 풀숲은

예쁘장하게 봄노래 한마당

동생은 세발자전거

나는 네발자전거

멧새 노래 듣고 뛰놀면

곧 두발자전거 타겠지.



2014.4.1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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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를 떠올린다고 읊는 비평



  ‘아무개’ 시를 읽으면서 ‘기형도’를 떠올린다고 읊는 비평을 읽다가 생각한다. 이 비평을 읽을 ‘시인’은 기쁠까. ‘아무개’ 시인더러 ‘기형도’ 시인 내음이 흐른다고 읊는 비평은 아무개 시인한테 어떤 ‘말’이 될까.


  ‘아무개’가 쓴 시를 읽었으면 ‘아무개’를 이야기하고, ‘아무개’가 품은 넋과 꿈과 빛과 사랑을 이야기해야 옳지 싶다. 아니, 아무개가 쓴 시를 읽었으니 아무개가 노래한 삶을 길어올려서 펼쳐야 맞겠지.


  그러나, 모르리라.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된장찌개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소고기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 그러면, 거꾸로 ‘기형도’를 읽으면 ‘아무개’가 떠오른다고 할 만할까. 또한, 거꾸로 이처럼 읊는 말은 죽은 시인한테 ‘산 아무개’ 시인이 어떤 빛으로 다가서는 셈일까.


  어린이문학을 일군 이원수 님 문학을 읽으면 이원수 냄새가 흐른다고 느낀다. 권정생 님 문학을 읽으면 권정생 냄새가 흐른다고 느낀다. 임길택 님 문학을 읽으면 임길택 냄새가 흐른다고 느낀다. 너무 마땅하다. 문학비평을 하는 이들이 시를 더 찬찬히 마음으로 읽은 뒤, 찬찬히 마음으로 느낌글을 쓸 수 있기를 빈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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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쉬기

 
  고흥서 네 시간 넘게 달린 시외버스를 내린 뒤 서울서 전철로 갈아타고 일산으로 가는 길에 자리에 앉지 않는다. 다리를 쓰고 싶다. 엉덩이를 쉬고 싶다. 아이들도 자리에 좀처럼 안 앉는다. 여러 시간 꼼짝 못하며 지내야 했으니 몸을 풀고 싶으리라.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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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달리더라도



  고속도로를 달리더라도 나무가 우거진 숲이나 멧골 사이로 지나가면 좋다. 시외버스에 있지만 옆으로 스치는 나무마다 푸른 숨결을 나누어 준다고 느낀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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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비전서 본 사람



 읍내 버스역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린다. 아직 한참 기다려야 하기에 밖으로 나와 햇볕 드는 곳에 선다. 아이들은 복닥이면서 놀고, 나는 가만히 서서 아이들을 본다. 이때 택시 일꾼 한 분이 다가와 내 이름을 묻는다. 텔레비전서 우리 식구를 보셨단다. 그렇구나. 여수문화방송서 취재한 적 있지. 그러나 내가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는 없다. 방송취재로 무엇을 알리거나 나눌 만할까. 내가 쓴 책을 읽으셨다면 무언가 나눌 이야기가 있을 텐데 말이지. 왜냐하면 나는 글을 써서 책을 내놓는 일을 하니 나와 말을 섞으려면 먼저 책을 읽어 주어야지 싶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시골사람과 사귀며 얘기하자면 시골을 알려고 애쓰거나 풀과 숲을 헤아려야지. 흙을 만지거나 읽을 줄 알아야지.

 빙그레 웃으며 인사하고 나서 더 나눌 말이 없다. 나도 똑같다. 내가 누군가를 이웃으로 사귀거나 말을 붙이려면, 내가 이녁을 깊이 헤아리거나 이녁이 하는 일을 두루 살필 수 있어야 한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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