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님이 썼다고 하는 ‘환경책’을 장만한 지 한 해가 지나서 읽는다. 공효진 님은 둘레에서 ‘패션책’을 내라는 소리를 으레 들었다고 하는데, 이녁 스스로 쓰고 싶은 이야기는 ‘환경’이었다고 한다. 그러면, 《공효진의 공책》은 어떤 책인가? 이 책은 환경을 얼마나 생각하거나 헤아린다고 할 만할까? 환경책이라 해서 재생종이를 꼭 써야 할 까닭이 없고, 콩기름을 써야 할 일도 없다. 올바른 넋으로 제대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공효진 님이 쓴 이야기는 어떠할까? 올바로 바라보면서 슬기로운 빛을 보여준다고 할 만할까? 이 책에 깃든 이야기는 나쁘지 않다. 다만, 나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글감을 ‘환경’으로 삼았으나 ‘공효진 화보집’이라고 해야지 싶다. ‘화보집’을 선보이면서 ‘환경 이야기’를 짤막하게 곁들였구나 싶다. 그러니까, 《공효진의 공책》은 환경책이 될 수 없다. 화보집이다. 화보집을 선보이면서 ‘나 예쁘지?’ 하고 자랑하는 책은 아니요, 화보집을 선보이면서 ‘나는 이렇게 살려고 한답니다.’ 하고 이녁 삶을 사랑하고픈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4347.7.3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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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의 공책
공효진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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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J특공대 (사진책도서관 2014.7.2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방송국에서 취재를 묻는 전화가 온다. 어느 방송국일까. 잘 모르겠다. 텔레비전이 집에 없고 안 들여다본 지 아주 오래되어 알 길이 없다. VJ특공대를 찍는 사람이라고 말한 듯하다. 시골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모습을 찍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지내지. 시골에서 아이들과 지내면서 밥이든 빨래이든 집살림이든 도맡아서 하는 아버지이지. 대수로울 일이 없고 대단한 모습이 없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하루 내내 아이하고 붙어 지내는 아버지는 찾아보기 아주 어렵다. 허울이 좋은 남녀평등은 내세우지만, ‘여자 투표권’은 있지만, 여자도 대통령이 될 수 있지만, 여대생이 무척 많지만, 정작 참다운 평등은 아직 한국 사회에 없다고 느낀다. 함께 즐기는 집안일과 같이 가꾸는 집살림으로 나아가는 가시버시는 얼마나 있을까.

  책은 많이 읽지만, 책만 많이 읽을 뿐, 스스로 삶을 안 가꾸는 사내가 아주 많은 한국 사회이다. 이론과 지식으로는 평화와 평등과 민주를 말하지만, 정작 삶과 사랑과 꿈에서는 평화와 평등과 민주하고는 동떨어진 채 지내는 사내가 대단히 많은 한국 사회이다.

  그래서, 어떤 방송인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고흥으로 즐겁게 찾아올 수 있으면 얼마든지 와서 취재를 하라고 이야기한다. 제작진이 회의를 한 뒤 저녁에 전화로 알려주겠다고 한다. 우리 식구는 시골에서 살고, 아이들을 저녁에 재워야 하니 저녁 아홉 시가 넘으면 전화를 하지 말고 이튿날 해 달라고 말씀을 여쭌다.

  전화를 끊고 도서관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한다. 한국말사전 자료를 새롭게 꽂는다. 책꽂이 자리를 바꾼다. 책꽂이에 핀 곰팡이를 닦는다. 걸상을 곳곳에 더 놓는다. 한참 땀을 흘리며 일을 하는 동안, 큰아이는 만화책을 읽어 준다. 작은아이는 여느 날처럼 골마루를 이리저리 달리면서 내 꽁무니를 좇는다. 내가 이리 가서 일하면 내 뒤에서 얼른거리고, 내가 저리 가서 일하면 저쪽 내 뒤에서 얼쩡거린다.

  두 시간 남짓 갈무리를 한 뒤 기지개를 켠다. 아침을 먹이고 나왔으나 곧 아이들이 출출하다고 하리라. 골짜기에 가야지. 골짜기에 가서 두 시간쯤 놀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밥을 차려 주어야지. 아이들이 저마다 콩콩콩 달린다.

  골짝마실을 마치고 집에 와서 저녁을 차린다. 아이들을 재운다. 전화가 없다. 취재를 하든 말든 전화를 하기로 했으면 할 일이 아닌가. 이튿날에는 전화를 할까. 아마 안 할 듯하다. 방송국 일꾼이라면 무척 바쁘기는 할 텐데, 그 흔한 손전화 쪽글조차 남기지 못한다면, 믿음을 살 수 없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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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48. 2014.7.22. 배롱꽃 꽂고



  우리 서재도서관 가는 길에 배롱꽃이 조롱조롱 맺힌다. 배롱꽃을 보며 가는 아이들이 ‘나무에 달린 꽃’은 안 따고, 풀밭에 떨어진 꽃을 줍는다. 얼마나 예쁜가. 작은아이가 먼저 줍고 큰아이가 나중 줍는다. 서재도서관 문간에 선다. 작은아이가 떨어뜨린 배롱꽃을 한 송이 주워 작은아이 머리에 얹는다. 보라야, 너 꽃보라, 꽃돌이가 되었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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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34. 종이인형 손에 쥐고 (2014.7.29.)



  일곱 살 자전거순이는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갈 적에 혼자 가고 싶지 않다. 자전거순이가 아끼는 인형을 한손에 쥔 채 나들이를 가고 싶다. 고양이 인형을 데리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다가, 종이를 오려서 만든 인형을 한손에 쥔 채 자전거를 달린다. 자전거를 달리는 동안 종이인형한테 말을 건다. “○○야, 시원하지?” 인형한테 시원한 바람을 쐬도록 해 주고 싶은 자전거순이가 샛자전거를 조이는 잠금쇠를 조인다. 저도 용을 써서 더 단단히 조이겠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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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4.7.29.

 : 농약과 제비



- 어제 면소재지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길에 농약을 뿌리는 이웃마을 할매와 할배를 곳곳에서 만났다.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워 달리다가 숨이 막혀 죽는 줄 알았다. 어쩜 이리도 농약을 억척스레 뿌려대는지. 참말 오늘날 여느 시골에서는 여느 할매와 할배가 뿌려대는 농약 때문에 고단하다. 숨이 막힐 뿐 아니라, 웬만한 물은 함부로 마실 수 없다. 시골 할매와 할배도 알기에, 이녁 스스로 냇물이나 우물물이나 땅밑물을 마시려 하지 않는다. 두멧자락까지 댐에서 수도관을 이어서 수도물을 마시고 싶다고들 한다. 그렇게 농약을 뿌려대어 땅밑으로 농약이 스며드니, 어느 시골에서 ‘여느 흐르는 물’을 그대로 마시고 싶어 하겠는가. 우리 식구가 살아가는 마을에서 ‘여느 흐르는 물’을 그대로 마시는 집은 드물다고 느낀다. 거의 모든 집이 수도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면서, ‘끓여서 보리차’로만 마시지 싶다.


- 어제 자전거를 달릴 적에 농약에 죽은 제비 한 마리를 길 한복판에서 보았다. 그러나 이 제비를 건사해서 논둑이나 풀밭으로 옮기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뿌려대는 농약물결에 숨을 쉴 수 없었기에 재빨리 지나가야 했다.


- 하루가 지난 오늘, 다시 제비 주검 옆을 지나간다. 제비는 하루 사이에 여러 자동차한테 짓밟혀 마른오징어처럼 납작쿵이 되었다. 아, 아파라. 자전거를 옆으로 달리며 지나간다. 그러나, 그냥 갈 수 없다. 마음이 아파서 걸린다. 자전거를 돌린다. 샛자전거에 앉은 큰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어디 가요?”


- 자전거수레에 놓은 빨래집게를 써서 길바닥에 찰싹 들러붙고 만 제비 주검을 떼어낸다. 주검을 풀밭으로 옮긴다. “제비 죽었는데 괜찮아요?” “괜찮아. 앞으로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답게 다시 태어나서 살아갈 테니까.”


- 그 많던 제비는 어디로 갔을까. 우리 식구가 처음 고흥에 들어올 적에는 어디를 가든 제비를 수백 마리씩 보았는데, 요새는 몇 마리 보기조차 힘들다. 곧 팔월이 되니 제비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중국 강남으로 돌아갈 때가 될 텐데, 몇 마리나 돌아갈 수 있을까. 이듬해에 제비는 다시 한국으로 찾아올 수 있을까.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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