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8.2. 큰아이―인형한테 편지



  동생하고 인형을 갖고 놀던 큰아이가 한동안 조용하다. 왜 조용한가 싶어 돌아보니, 종이를 작게 잘라서 편지종이로 삼더니 깨알처럼 조그맣게 글씨를 쓴다. 인형한테 띄우는 편지를 쓴다. 앰버 인형한테 편지를 한 통 쓰고, 제로 인형한테 편지를 한 통 쓴다. 그러고는 이 쪽편지를 인형 옆에 둔다. 착하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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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84. 2014.7.28. 고양이 인형도



  밥상을 다 차려서 아이들을 부르는데 좀처럼 안 온다. 노느라 바쁘구나. 무얼 하느라 노는데 밥 생각을 잊을까. 여러 차례 부르니 비로소 밥을 먹겠다고 오는데 손에 무언가 들었다. 두 아이는 파란 걸상에 고양이 인형을 놓고, 인형한테 파란 천을 씌운 뒤, 고양이 인형 코에 작은 나무작대기를 댄다. “고양아, 너도 밥 먹어야지?” 하는 큰아이 말을 듣건대, 고양이 인형한테도 무엇인가 먹이려는 몸짓인가. 나무작대기는 젓가락이나 빨대 구실일까? 소꿉놀이는 밥상맡에까지 이어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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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 SE : 45주년 기념판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딕 반 디크 외, 로버트 스티븐슨 / 월트디즈니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메리 포핀스

Mary Poppins, 1964



  영화 〈메리 포핀스〉를 함께 보는 우리 집 일곱 살 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저 우산 쓴 아줌마 하늘을 날아요! 어떻게 하늘을 날지?” “어떻게 날까?” “음, 아, 하늘을 난다고 생각하면 하늘을 날아요.” “그래, 너도 마음속에 하늘을 난다는 생각을 품어.” 영화를 한참 보며 깔깔거리고 웃다가 아이들이 다시금 묻는다. “아버지, 저 아저씨는 우산 쓴 아줌마네 외삼촌이야?” “응.” “저 아저씨는 어떻게 웃으면서 천장에 있어?” “어떻게 저렇게 있을까?” “음. 웃으니까. 그러면, 나도 웃으면 저렇게 있을 수 있어?” “그럼.” 아이들은 또 영화에 흠뻑 빠져든다. 저녁을 제대로 안 먹어 배고플 텐데, 밥상에 차린 밥을 뜰 엄두를 못 낸다. 아니, 한 초라도 그림을 놓치고 싶지 않다. 쉬가 마려워도 움직이지 않는다. 메리 포핀스 아주머니하고 단짝이 되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아저씨가 공원 바닥에 그린 그림에 풍덩 뛰어들어 노는 모습을 보는데, 어느새 비가 와서 그림이 녹는다. 다시 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저 그림 어떻게 해? 다 지워지잖아.” “응, 괜찮아. 지워져도 돼. 일부러 공원 바닥에 그렸는걸.” “에이, 그래도.” “그림은 다시 그리면 되지.”


  악사이자 그림쟁이이자 춤꾼이자 노래꾼이자 굴뚝청소부이자 …… 연날리기 장수까지 온갖 일을 하는 아저씨는 길에서 아이들을 만난다. 이때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한 자락 들려준다. 은행에서 일하는 너희(아이들) 아버지는 너무 바쁜 나머지 너희들을 사랑할 겨를을 못 내는데, 너희 곁에는 어머니도 유모도 메리 포핀스도 아저씨도 있지만 너희 아버지한테는 아무도 없이 혼자 외롭다고, 너희 아버지가 외롭고 힘들 적에는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고, 아무한테도 말을 못 하고 무척 외롭다고, 이런 아버지를 너희가 지켜야 한다고.


  코앞에 있으나 코앞을 보지 못하는 ‘뱅크스’는 이제껏 아주 평화롭고 즐겁게 삶을 누렸다고 여겼지만, 막바지에 이르러, 그러니까 스스로 쌓은 울타리가 하나도 평화롭지 않고 즐겁지 않으며 삶조차 아닌 줄 느낄 무렵, 비로소 아이들과 말을 섞을 수 있다. ‘수퍼칼리프래글리스틱엑스피알리도셔스’라는 낱말을 떠올린다. 그러고 나서 춤을 춘다. 이제부터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아이들하고 눈을 맞추면서 마음을 나누는 어른, 어버이로 오롯이 설 수 있다.


  삶이란 무엇일까. 사회에서 만든 틀을 따르면서 톱니바퀴가 되어 돌아가면 삶인가. 사랑이란 무엇일까. 돈을 잘 벌고 커다란 집을 장만하면서 집일은 심부름꾼을 두어 시키면 사랑인가. 꿈이란 무엇일까. 돈을 더 키운다든지 여행을 다닌다든지 책이나 영화를 본다든지 뭐 그럴싸한 행사를 꾀하는 일이 꿈인가.


  아이들은 놀 때에 아이들이다. 어른들은 아이들과 함께 놀 때에 어른들이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사랑하는 삶을 날마다 새롭게 맞이할 때에 아이들이다. 그러면 어른들은 무엇인가? 어른들은 어떤 넋이요 숨결인가? 4347.8.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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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54] 여름 성경 학교



  온 나라에 예배당이 아주 많습니다. 큰 예배당이 있고 작은 예배당이 있습니다. 예배당마다 여름에는 ‘여름 수련회’를 마련하고, 여름 수련회를 할 적에 어린이나 푸름이한테는 ‘여름 성경 학교’를 연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이름을 들었어요. 그런데 엊그제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면소재지로 나들이를 갔다가, 면소재지 문방구와 빵집과 몇 군데 가게에 붙은 알림종이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요즈음은 ‘여름 성경 학교’를 안 하더군요. 이러면서 ‘썸머 바이블 엑스포 미션탐험대’를 한다고 해요. 멍하니 알림종이를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렇지요. 요즈음 이 나라는 온통 영어로 이야기를 하니까요. 어른도 어린이도, 지식인과 전문가와 공무원도, 시골사람도 도시사람도, 너도 나도 그냥 영어로 이야기를 하지요. 4347.8.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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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를 마친 젊은이는 모두 취업을 걱정해야 할는지 모르겠다. 고등학교를 마친 젊은이는 모두 대학교에 가거나 공장에 가거나 도시에서 일자리를 얻어야만 할는지 모르겠다. 왜 젊은이는 취직 걱정을 해야 할까. 왜 젊은이는 도시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가. 젊은이한테 삶을 짓는 길을 밝히거나 보여주는 어른은 없는가. 젊은이한테 꿈과 사랑을 알려주거나 이야기하는 어른은 없는가. 이와아키 히토시 님 만화책 《칠석의 나라》 첫째 권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이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 머스마는 대학교 4학년이다. 둘레에서는 취업을 걱정하라고 말한다. 이 머스마는 할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초능력으로 무언가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남이 시키는 대로, 사회에서 바라는 대로, 그저 톱니바퀴나 부속품처럼 쳇바퀴를 도는 삶에 갇히는 흐름을 탄다. 아직 눈을 뜨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 아이가 앞으로 스스로 눈을 밝게 뜰 수 있으면, 새로운 길을 열 수 있겠지. 초능력을 아름답게 쓰는 길, 초능력을 살려서 삶을 사랑하고 꿈을 펼치는 길, 초능력이란 누구한테나 있을 뿐 아니라 아름답게 가꿀 때에 모두 즐겁게 노래하는 마을(지구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길, 이런 길을 열겠지. 4347.8.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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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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