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순이 3. 자전거 타며 찍고 놀기 (2014.7.23.)



  한여름이 눈부신 날 자전거를 함께 달리던 사진순이는 문득 사진기를 동영상으로 돌려놓고 하늘빛을 담는다. 한참 하늘빛을 동영상으로 담은 뒤, 귀에 대고 돌린다. 자전거를 달리면서 사진기에 담긴 소리를 듣는다. 자전거를 달리는 내내 사진순이는 사진놀이로 즐겁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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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순이 2. 반듯하다 (2014.7.23.)



  큰아이가 사진놀이를 좋아해서 퍽 어릴 적부터 작은 디지털사진기를 주었다. 그런데, 이 디지털사진기를 그만 음성 할머니 댁에 찾아가는 길에 버스에 놓고 내렸다. 큰아이가 아주 서운해 했지만 곧바로 다시 장만하지 못하다가 몇 달 뒤 새롭게 하나 장만했고, 튼튼하고 물에 들어가도 되는 사진기를 건네었다. 다만, 아이들한테는 물에 들어가도 된다는 말은 일부러 안 한다. 아이들은 아직 물깊이를 따질 줄 모르니까. 갓난쟁이 적부터 사진기를 만진 사름벼리는 사진기를 쥐어 찍는 매무새가 무척 반듯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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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책 《다카페 일기》를 세 권째 선보인 모리 유지 님 일본 블로그가 지난 2012년 어느 날 끝으로 더는 아무 이야기가 올라오지 않는다. 왜 그럴까? 무슨 일이 있을까? 나는 한국에서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다만, 아이들과 언제나 오순도순 잘 지내면서 웃음꽃을 터뜨리겠지 하고 믿을 뿐이다. 한국에서 한국 어버이가 한국 아이를 이렇게 사진으로 찍으면서 책을 엮고 싶다 한다면, 책을 펴낼 출판사가 있을까 헤아려 본다. 있을까? 아마 있을는지 모른다. 사진을 찍은 사람이 여러모로 이름이 났다면 책을 내줄 수 있겠지. 사진이 훌륭하거나 아름답다 하더라도, 사진을 찍은 사람 이름이 바깥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아마 한국에서는 책이 나오기 어려우리라. 내 둘레에서 아이들 사진을 애틋하게 잘 찍는 사람을 여럿 본다. 내가 아는 사람은 여럿일 테지만, 아마 한국에도 수십 수백 사람이 이녁 아이들과 아름답게 하루를 누리면서 사진으로도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우리라.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아이를 찍은 아름다운 빛이 흐르는 사진책’을 만나기 몹시 어렵다. 이 나라 아이들은 어떻게 지낼까? 이 나라 어버이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사랑할까? 모두 아이들을 입시지옥에 내몰기만 할까? 모두 삶이 고단하고 돈벌이가 팍팍해서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을까? 느긋하고 아름다운 삶은 돈이 많대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진 한 장 찍으려면 대단한 사진기가 있어야 하지 않는다. 그뿐이다. 4347.8.2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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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페 일기 2-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
모리 유지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9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1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08월 2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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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만해 놓고서 몇 해째 들여다보지 않다가, 집안이 책으로 너무 쌓여 치우려고 이 책 저 책 들추다가 《인연 언젠가 만날》을 손에 쥔다. 읽는다 읽는다 하다가 안 읽은 지 몇 해째인가. 아이들한테 만화영화를 하나 틀어서 보여준 뒤 조용히 읽어 본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이해선 님은 ‘이녁한테 고향이 될 만한 터’를 그리면서 비행기를 탄다.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탄다. 두 다리로 걸으면서 사람들을 만난다. 사진 한 장으로 제법 긴 나날 사이에 놓인 다리를 건너려 한다. 만나니 헤어지고 헤어지니 다시 만날까.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나, 얼굴을 두 눈으로 보아야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먼 곳에 있어도 마음이 하나라면 늘 만나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사진으로 할 수 있고, 여기에 글을 곁들여 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란, 삶이란, 꿈이란, 사랑이란, 바로 살가운 징검다리를 사이에 두고 서로 사뿐사뿐 오가면서 나누는 이야기일 테지. 4347.8.2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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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언젠가 만날- 인연을 찾아 인도 라다크로 떠난 사진가 이해선 포토에세이
이해선 글.사진 / 꿈의지도 / 2011년 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1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08월 2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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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4.8.19.

 : 줄기찬 빗줄기 사이로



- 늦여름에 비가 너무 잦을 뿐 아니라 그치지 않는다. 해가 나지 않는다. 이런 날씨라면 덥지는 않다 할 테지만, 해가 나지 않으니 논이며 밭이며 곡식과 남새가 제대로 여물지 못한다. 곡식도 남새도 해를 받아야 자란다. 해가 없으면 곡식과 남새가 제대로 자랄 수 없다. 사람도 해를 쬐지 못할 때에는 따사로운 빛이 스러진다. 해를 적게 쬐거나 못 쬐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헤아려 보면 쉬 알 만하리라 느낀다. 정치나 경제나 사회나 문화나 교육에서, 햇볕과 햇빛하고는 동떨어진 채 전깃불로 밝힌 등불 옆에서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하는가.


- 빗줄기가 그친다. 해는 나지 않는다. 며칠째 우체국에 못 갔다. 비가 그쳐야 자전거를 몰아서 달릴 텐데. 혼자 비옷을 입고 우체국에 다녀올까 싶다가도 그만둔 지 여러 날. 드디어 빗줄기가 없구나 싶어 부랴부랴 짐을 꾸린다. 작은아이는 “아버지, 어디 간대! 자전거 탄대!” 하고 외친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얼마나 자전거를 타고 싶었을까.


- 우체국에 들러 도서관 소식지를 열 통 부친다. 면소재지 빵집에 들른다. 두 아이가 저마다 빵봉지를 하나씩 고른다. 면소재지로 나오는 길에 빗방울이 몇 떨어졌다. 마음속으로 외쳤다. 비야 비야 오지 마라, 비야 비야 이제 그쳐라.


-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빗방울이 더 떨어지지는 않는다. 큰아이가 놀이터에 가고 싶다 말하지만, 이런 날씨에는 가기 힘들구나. 게다가 이제 집에 가서 저녁을 차려 먹어야지.


- 자전거를 천천히 달린다. 작은아이는 어느새 수레에서 잠든다. 집에 닿아 작은아이를 잠자리로 옮긴다. 작은아이는 잠에서 깨지 않는다. 저녁밥을 차려서 큰아이를 먹일 적에도 잠을 안 깬다. 이러더니 이튿날 아침까지 내처 곯아떨어진다. 산들보라야, 너한테 하루란 참으로 길면서 짧고, 느리면서 빠르구나. 잘 자는 산들보라는 앞으로 무럭무럭 씩씩하게 크겠구나.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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