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이야기를 쓰면 진보인가?

 


  ㅈㅈㄷ신문도 ‘쌍용’ 이야기를 노동자 눈높이에서 쓸 수 있다. 그러면 ㅈㅈㄷ신문 기자는 진보인가? ㅇㅁㅂ 대통령은 ㅈㅈㄷ신문에서도 까거나 헐뜯거나 나무랄 수 있다. 그러면 ㅈㅈㄷ신문 기자는 진보인가? ㅇㅁㅂ 대통령을 손가락질한대서 진보가 될 수 없다. 옛 독재자를 꾸짖는대서 진보가 될 수 없다. ‘쌍용’ 이야기를 글로 쓴 사람은, “쌍용 이야기를 글로 썼을” 뿐이다. ㅇㅁㅂ 대통령을 손가락질한 사람은, “ㅇㅁㅂ 대통령을 손가락질했을” 뿐이다. 옛 독재자를 꾸짖은 사람은, “옛 독재자를 꾸짖었을” 뿐이다.


  이른바 ‘프레임 선점 논쟁’이라든지 ‘진보 논쟁’이란 모두 덧없다. 진보란 ‘목소리 내기’가 아니요, ‘네 편 내 편 금긋기’가 아니다. 스스로 삶을 아름답고 사랑스레 북돋우면서 올바르고 슬기롭게 가다듬는 모습이 곧 ‘진보’이다. 진보는 목소리가 아닌 삶이다. 보수 또한 목소리가 아닌 삶이다. 사람은 누구나 제 목숨을 튼튼히 건사하면서 날마다 새롭게 나아가려고 한다. 한 사람 몸은 보수와 진보가 얼크러지면서 씩씩하거나 튼튼할 수 있다. 한 사람 마음은 진보와 보수가 어우러지면서 예쁘거나 아름다울 수 있다.


  북녘땅에서 굶주리다가 남녘땅으로 어렵사리 건너온 사람을 돕는 사람은 진보인가 보수인가?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오직 ‘사람’일 뿐이다. 누군가 동냥그릇을 들고 우리 집에 동냥을 한다 할 적에, 이이한테 “여보게, 당신 진보요? 보수요?” 하고 물을 까닭이 없다. 동냥하는 이가 굶지 않도록 밥술 나누어 주면 된다.


  꽃은 꽃일 뿐, 진보 꽃도 보수 꽃도 없다. 꽃 이야기를 쓰면 되지, 진보 눈길로 바라보거나 보수 눈썰미로 들여다볼 까닭이 없다. 삶을 쓸 수 있을 때에 삶쓰기가 되면서 삶을 빛낸다. 삶을 쓰지 못할 적에는 겉치레나 껍데기로 진보인 척할는지 모르나, 껍데기 진보나 겉치레 진보는 머잖아 시들시들 사라지고 만다.


  ‘쌍용’ 이야기를 다룬 책은 진보 목소리인가? ‘삼성 반도체’ 이야기를 다룬 책은 진보 목소리인가? 진보도 보수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쌍용’ 이야기를 다룬 책 가운데 하나요, ‘삼성 반도체’ 이야기를 적바림한 책 가운데 하나이다. 제대로 쓴 책은 제대로 쓴 책이고, 겉만 훑는 책은 겉만 훑는 책이다. ‘줄거리(소재)’가 노동자 이야기라서 더 아름다울 까닭이 없다. 줄거리만 가난하거나 여린 이 삶을 다룬대서 더 읽혀야 하지는 않다. (4345.1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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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태우스님의 "진보의 안티공지영, 어떻게 봐야 할까?"

 

 

공지영 작가가 '진보 편'인지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공지영 작가 스스로 '나는 진보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보 쪽'이 될 수는 없어요. 스스로 삶이 진보이면 누가 금을 긋지 않아도 진보일 테니까요.

 

하종강 님은 언제나 '노동운동'만 하고, 노동운동을 글로 쓸 때에도 '인터뷰 받는 사람'과 하나하나 주고받고 살피면서 책이나 기사로 내놓습니다. '원문 왜곡이나 훼손'을 하지 않아요.

 

마태우스 님도 본질하고는 다른 쪽을 바라보시는 듯한데, 어느 쪽을 바라보든 저마다 자유예요. 그런데 이번에 <의자놀이>라는 책에서 하종강 님을 비롯해 노동 쪽 사람들이 공지영 작가를 비판하는 까닭은 바로 '원문 왜곡과 훼손'이에요.

 

책을 많이 팔아서 몇 억에 이르는 돈을 기부해 준다 해서 '노동운동'이 이루어질까요? 그러면 다른 사업장과 파업현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베스트셀러 한 권으로 어떤 사람을 얼마나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노동운동을 돕는다든지, 이를테면 농민운동을 돕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시골 농사꾼하고 직거래로 유기농 곡식을 사 주면, '도시사람으로서 농민운동을 함께 하는' 셈이 될까요? 유기농 곡식이기에 못생기거나 자그맣거나 벌레먹은 것도 '제값을 치르며 기꺼이 맛나게' 먹을 뿐 아니라, 틈틈이 '농활'을 가서 농사짓기와 거름내기를 비롯한 모든 시골살이를 하나하나 몸으로 겪으면서 '농민운동'이나 '농민돕기'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쌍용 문제는 공지영 작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기록했어요. '공지영 작가가 선정'된 것이 아니라, '출판사와 작가가 이것을 쓰자'고 했을 뿐이에요.

 

출판사와 작가가 서로 '이것을 글로 쓰자'고 한 대목을 높이 사는 일이란 개인 자유이지만, '쌍용 노동자'나 '노동운동 기록하던 사람'들은 공지영 작가더러 이 이야기를 써 달라고 하지 않았어요.

 

마태우스 님이 궁금해 하는 것은 마태우스 님 스스로 찾아서 풀면 돼요. 그러나, 본질과 얽힌 대목은 옳고 바르게 바라볼 줄 안다면, 스스로 궁금함을 풀어야 한다고 느껴요. 본질을 옳고 바르게 바라보지 않고서 어떤 궁금함을 풀 수 있을까요?

 

개인 취향으로 공지영 작가를 좋아하든 말든, 본질과 사실과 거짓을 옳고 바르게 바라보지 않는다면, 어떠한 문제도 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진보 쪽에 있다는 사람들이 공지영 작가를 달가이 여기지 않는 수수께끼' 또한 풀 길이 없으리라 느낍니다.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21102160558
(이 글을 읽어 보시면 '참과 거짓'이 무엇인가를 조금이나마 짚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20817171522
(덧붙여 이러한 글도 있으니 함께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도 '본질'을 읽지 않으시는 분하고는 아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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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들 유채꽃 책읽기

 


  가을들 사이를 아이와 함께 지나가다가 노란 꽃송이를 본다. 유채꽃일까 갓꽃일까. 잎사귀를 보면 푸르다가도 살짝 까맣게 올라오려는 모습인데, 갓잎은 훨씬 넓게 까만 빛이 올라오니까 갓잎은 아닐 듯한데, 그러면 유채일까 궁금하다. 또는 유채를 닮은 다른 풀은 아닐까 알쏭달쏭하다. 논둑에 다른 풀은 거의 나지 않았고, 다들 추위에 하나둘 스러지는데, 오직 이 녀석만 푸른잎을 달고 꽃송이까지 노랗게 피운다. 며칠 따스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일까. 가을에도 퍽 따스한 남녘 날씨 때문일까.


  생각해 보면, 네 이름이 유채꽃이든 갓꽃이든 다른 풀꽃이든 그리 대수롭지 않다. 나는 네 잎을 뜯어서 맛나게 먹으면 즐겁다. 네 노란 꽃송이를 가을날 반가이 맞이하며 예쁘게 들여다보면 즐겁다. 봄에 만날 꽃을 가을에 먼저 만나니, 이러한 삶은 이러한 삶대로 즐겁다.


  아이하고 한참 노란 꽃을 구경하다가 곰곰이 돌이켜본다. 마을마다 가을걷이를 마친 다음에는 ‘경관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빈논에 유채씨를 잔뜩 뿌리곤 한다. 유채는 씩씩하게 꽃을 피우고 씨앗을 퍼뜨린다. 이 씨앗이 바람 따라 곳곳에 흩날리면서 논둑에도 뿌리를 내려 이 가을에 새삼스레 피어날 만하리라 느낀다.


  봄볕을 받아도 푸르며 노랗게 빛나고, 가을볕을 받아도 푸르며 노랗게 빛나는구나. 봄에도 가을에도 따순 사랑과 같이 햇살이 드리우니 언제나 즐거울 테지. 내 마음속 빛줄기는 이 가을에 어떠한 무늬와 모습으로 따사로운 꿈길이 될 수 있을까. (4345.1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 - 꽃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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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학을 깊이 살피고 헤아리면서 아인슈타인 님 책을 곰곰이 들여다본다. 그런데, 정작 아인슈타인 님이 쓴 책은 알라딘에서 18권이 뜨는데, 아인슈타인 이름을 빌어 나온 책은 자그마치 3800권 즈음 뜬다. 참 뜬금없구나 싶은데, 다른 사람들이 적은 풀이를 읽기보다는 아인슈타인 님이 손수 쓴 책을 읽으면 될 노릇 아닌가.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 나의 노년의 기록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음, 이종철 옮김 / 지훈 / 2005년 1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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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인슈타인.보른 서한집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외 지음, 박인순 옮김 / 범양사 / 2007년 4월
23,000원 → 23,000원(0%할인) / 마일리지 0원(0% 적립)
2012년 11월 09일에 저장
절판
아인슈타인 명언- 나는 다시 태어나면 배관공이 되고 싶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음, 김대웅 옮김 / 보누스 / 2009년 3월
6,900원 → 6,210원(10%할인) / 마일리지 340원(5% 적립)
2012년 11월 0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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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명, 아인슈타인

 


  무기를 손에 쥐면 누구나 전쟁일 뿐입니다. 무기를 손에 쥐어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무기를 쥐는 사람은 누구나 전쟁을 일으킵니다. 전쟁을 벌여 평화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전쟁을 해야’ 합니다.


  호미를 손에 쥐면 누구나 흙일입니다. 호미를 쥐어 전쟁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호미를 쥐면 밭으로 가서 흙을 만집니다. 흙을 만지며 먹을거리를 얻습니다. 흙을 만져 먹을거리를 얻는 이는 식구들 몫만 거두지 않습니다. 이웃하고 넉넉히 나눌 만큼 거둡니다. 서로 배부를 수 있고, 서로 배부르고 보면 다투거나 싸우거나 겨루거나 따지거나 괴롭히거나 등돌리거나 할 까닭도 일도 구실도 없습니다.


  연필을 쥐면 누구나 문학이 됩니다. 돈을 쥐면 누구나 재벌이 됩니다. 부엌칼을 쥐면 누구나 살림꾼, 또는 요리사가 됩니다. 아이들 손을 쥐면 누구나 사랑스러운 어버이가 됩니다.


  어느 길을 가려 하나요. 어떤 길을 가려 하나요. 혁명이란 어떤 길이라고 생각하나요. 혁명을 어떻게 이루려 하나요. 사람들이 도시에 우글우글 모인대서 정치혁명도 문화혁명도 경제혁명도 일으키지 못해요.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고 도시를 버리며 도시를 잊어야 비로소 정치혁명도 문화혁명도 경제혁명도 일으킬 수 있어요. 왜냐하면, 혁명이란 ‘깡그리 부수어 없애는’ 일이 아니라 ‘아름답고 새롭게 짓는’ 일이거든요. 혁명이란 ‘너한테서 빼앗아 다 함께 나누는’ 일이 아니라 ‘나 스스로 새롭게 일구어 서로서로 나누는’ 일이거든요.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님도 ‘혁명’이 무엇인지 똑똑히 깨우친 한 사람입니다. 《나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한겨레,1990)라는 책 31쪽을 읽습니다. “이런 악에 대항해서 소수의 지식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내가 아는 한 가능한 길은 하나밖에 없다. 혁명적인 방법으로써 복종하지 않고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길, 즉 간디가 걸어간 길뿐이다.” (4345.1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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