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해요 한림 아기사랑 0.1.2 8
다카코 히로노 지음,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72

 


손을 잡고 나들이를 갑니다
― 산책을 해요
 다카코 히로노 글·그림,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2002.5.25./5000원

 


  나들이를 갑니다. 아이는 아버지 손을 잡고, 아버지는 아이 손을 잡으며 나들이를 갑니다. 봄에는 봄나들이를 갑니다. 여름에는 여름나들이를 갑니다. 가을에는 가을나들이를 가지요. 겨울에는 겨울나들이를 가요.


  봄에는 아이 따뜻해, 하고 노래합니다. 여름에는 아이 더워, 하다가는 아이 시원하구나, 하고 노래하지요. 가을에는 아이 좋구나, 하면서 아이 곱네, 하고 노래합니다. 겨울에는 아이 춥잖아, 하면서도 아이 좋아, 하고 콩콩 뛰면서 노래합니다.


  언제나 노래를 부르는 나들이입니다. 언제나 노래가 떠오르는 나들이예요. 우리 보금자리에서 즐겁게 살아가면서 하루를 한껏 누리고, 이웃마을 살며시 지나가면서 저마다 아름다운 빛 드리우는 고운 숲 바라봅니다.


  맑은 날에는 맑은 바람과 햇살을 마십니다. 찌푸린 날에는 찌푸린 하늘 바라보면서 비를 기다립니다. 추운 날에는 설마 눈이 오려나 하고 손을 꼽습니다.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찌른 채 걷습니다. 두 손을 활개치면서 씩씩하게 걷습니다. 걷다가 서고 또 걷다가 섭니다. 좁은 길을 살금살금 걷습니다. 풀섶을 성큼성큼 걷습니다. 도랑물을 훌쩍 건너뜁니다. 달팽이가 있어 걸음을 멈춥니다. 개구리를 보며 우뚝 섭니다.


  아이 발자국과 어른 발자국이 다릅니다. 큰아이 발자국과 작은아이 발자국이 달라요. 저마다 몸에 맞추어 척척 걷습니다. 서로서로 방긋방긋 마주보고 쳐다보면서 걷습니다. 꽃을 보며 꽃한테 묻습니다. 너 참 예쁘다, 한 송이 꺾어도 될까. 꽃을 꺾으며 손에 쥡니다. 까르르 웃으며 달립니다.


  나들이를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나들이를 합니다. 가장 좋은 마음이 되어 나들이를 합니다. 마음속에 싱그러운 바람 스미기를 바라며 나들이를 합니다. 천천히 걷습니다. 빨리 걷습니다. 느긋이 걷습니다. 서둘러 걷습니다. 나무그늘 있으면 풀밭이나 흙땅에 털푸덕 주저앉습니다. 때로는 벌러덩 드러눕습니다. 마음껏 걷고 마음껏 쉽니다. 마음껏 풀바람 쐬고, 마음껏 햇살조각 먹습니다. 4346.6.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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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미국말 39 : 젠틀(gentle)

 


제비꽃 종류 중에도 양복이나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 것처럼 젠틀gentle한 모습의 자주잎제비꽃이 있다
《유기억·장수길-특징으로 보는 한반도 제비꽃》(지성사,2013) 245쪽


  “제비꽃 종류(種類) 중(中)에도”는 “제비꽃 갈래 가운데에도”나 “제비꽃 갈래에서도”로 다듬습니다. “갖춰 입은 것처럼”은 “갖춰 입은듯이”나 “갖춰 입은 모습처럼”으로 손봅니다.


  ‘젠틀(gentle)’은 영어입니다. 영어를 쓰는 외국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이 영어를 써야 할 테지만, 한국말을 쓰는 한국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이 영어를 쓸 까닭이 없습니다. 한국사람이 읽는 한국책에도 이 영어를 넣을 까닭이 없어요.

 

 젠틀gentle한 모습의 자주잎제비꽃
→ 신사 같은 모습인 자주잎제비꽃
→ 말쑥한 자주잎제비꽃
→ 말끔한 자주잎제비꽃
 …

 

  영어사전을 뒤적이니, ‘gentle’은 “(1) 온화한, 순한, 조용한, 조심스러운 (2) 날씨·기온 등이 심하지 않은 (3) (영향이) 가벼운 (4) (경사가) 완만한”을 뜻한다고 나옵니다. 이 글을 쓴 분은 이 같은 뜻으로 ‘젠틀’을 쓰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신사(紳士)다운’을 가리키려고 이 낱말을 썼겠지요. 그러나 ‘젠틀맨(gentleman)’이 ‘신사’를 뜻할 뿐, ‘젠틀’은 좀 다른 자리에 쓰는 영어입니다.


  곧, 이 보기글 쓴 분은 ‘신사다운’이라고 적든지 ‘말쑥한’이나 ‘말끔한’ 같은 낱말을 넣어야 합니다. 또는, 꽃송이 빛깔과 모양을 헤아려 ‘얌전한’이나 ‘다소곳한’이나 ‘아리따운’이나 ‘차분한’이나 ‘멋들어진’ 같은 낱말을 넣을 수 있어요. 4346.6.20.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제비꽃 갈래에도 양복이나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듯이 말쑥한 자주잎제비꽃이 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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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싹

 


  두 아이를 아버지가 맡아서 재운 지 언제부터였을까. 곰곰이 돌아보면,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처음에는 엄마순이 엄마돌이였다. 어머니 곁에 찰싹 달라붙어야 잠드는 아이들이었다. 두 살 되고 세 살 되면서 차참 엄마순이 엄마돌이에서 벗어나, 아이들은 스스로 꽃순이 되고 흙돌이 된다. 새벽에 글쓰기를 마치고 조용히 두 아이 사이에 누울라치면 어느새 알아채고는 왼쪽 오른쪽에서 나한테 찰싹 달라붙는다. 얘들아, 여름에도 찰싹 달라붙으면 서로 더운데. 그래도 이 아이들 이렇게 아버지 품에서 새근새근 잘 자니 고맙다. 따스한 햇볕이 온누리를 골고루 안아 주듯, 너희들 마음도 따스하게 사랑을 꽃피우면서 꿈속에서 꽃날개 훨훨 펄럭이기를 빈다. 4346.6.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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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6. 2013.6.18.

 


  아침저녁으로 책을 본다. 집안에 있을 적에는 동생하고 개구지게 뛰놀다가도 숨을 돌리라치면 으레 책을 손에 쥔다. 책아버지와 함께 책아이가 되는가. 아버지가 흙아버지로 지내면 너도 흙아이로 살 테니? 아버지가 숲아버지로 있으면 너도 숲아이로 있을 테니? 그런데, 네가 책아이로 있어도 네 동생은 책동생 되지는 않는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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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0 10:26   좋아요 0 | URL
어쩜 이렇게 재밌게 볼까요~? ^^
ㅎㅎ 보라는 늘 손에 장난감을 쥐고 있군요.~

파란놀 2013-06-20 10:59   좋아요 0 | URL
네, 손이 쉴 겨를이 없어요~
 

반가운 책

 


  모든 책이 반갑습니다. 읽고 싶던 책은 읽고 싶기에 반갑습니다. 얄딱구리하네 싶다고 느끼는 책은 얄딱구리하다고 느끼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보여주기에 반갑습니다. 첫눈에 확 아름답다고 느끼는 책은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을 훌륭히 알려주니 반갑습니다. 내 눈길 조금도 잡아끌지 못하는 책은 내 삶과 넋과 꿈이 어떠한 길을 씩씩하게 걸어가는가를 일깨우니 반갑습니다.


  어느 책이나 반갑습니다. 새로 나오는 책이 반갑습니다. 오래 묵은 책이 반갑습니다. 선물받는 책이 반갑습니다. 선물하는 책이 반갑습니다. 헌책방에서 찾아낸 책이 반갑습니다. 새책방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꾸준한 책이 반갑습니다. 아이들이 늘 손에 쥐며 넘기는 만화책이 반갑습니다. 내 어린 나날 손때 짙게 밴 낡은 만화책도 나란히 반갑습니다.


  하기는. 책은 읽을 때에도 반갑고, 안 읽을 때에도 반갑지요. 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내 마음밭 기름지게 북돋우는 책도 반가우며, 내 이웃과 동무 마음자리로 깃들어 내 이웃과 동무한테 기쁜 사랑씨앗 나누어 주는 책도 참으로 반갑습니다. 4346.6.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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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0 10:33   좋아요 0 | URL
근데 왠지 '이 밑으로는 주인 소장용 비매품'하면
더 그 책들이 궁금하고 사고싶을 것 같아요...^^;;;

파란놀 2013-06-20 10:59   좋아요 0 | URL
그래서 다른 헌책방에 그 책들 나올까
더 눈여겨보기도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