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3] 착한 마음

 


  착한 마음 있으면 처음부터 착하고
  착한 마음 숨쉬면 나중에도 착해서
  고운 바람 맑은 내음 어깨동무해요.

 


  누군가 나쁜 짓 저지른다면, 처음부터 나쁜 마음이었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아기로 태어난 날부터 나쁜 마음이었을까요. 아마, 아니겠지요. 어느 날 문득 나쁜 마음 씨앗 한 톨로 깃들 적부터 스스로 말끔히 털지 못한 나머지, 차츰 자라고 또 자라서 그만 커다란 나무만큼 자란 나쁜 마음이리라 느껴요. 그러면, 나중에라도 이 나쁜 마음을 뎅겅 베거나 잘라서 착한 마음 자라도록 나무 한 그루 심어야 할 텐데, 나쁜 마음이 자라서 이루어진 나무를 착한 마음으로 돌이키도록 힘을 기울여야 할 텐데, 어느 결엔가 ‘착한 마음’이 무엇인지조차 잊고 말았지 싶어요. 그래서, 착한 사람을 마주하면 착한 마음이 반갑고, 나쁜 사람을 마주하면 나쁜 마음이 안쓰럽습니다. 나쁜 짓 일삼는 사람을 섣불리 손가락질하지 못하겠어요. 이녁은 나쁜 마음인 줄 모르며 살 뿐더러, 착하거나 나쁜 마음이 어떤 빛이거나 결인 줄 모르거든요. 생각조차 하지 않아요. 착한 마음이라면 처음부터 착하니 잘못을 저지르지 않지요. 착한 마음이라면 언제나 착하니 나중에라도 잘못 뉘우쳐 고개숙여요. 4346.6.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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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152] 먹꾼

 


  우리 옆지기는 먹꾼입니다. 먹을거리 있으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합니다. 속이 더부룩하다 못해 얹혀서 다시 입으로 튀어나올 때까지 퍼먹고 맙니다.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하고 자꾸만 속이 아프도록 밥을 집어넣습니다. 어떻게 보면 입에 쑤셔넣는다고 할 수 있어요. 이리하여 옆지기는 먹을거리를 잔뜩 뱃속에 넣고 나서 한꺼번에 게웁니다. 먹고 게우기를 되풀이합니다. 밥을 즐기지 못합니다. 밥을 누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내 다시 배가 고프지요. 배가 아프면서 고파요. 어떤 아픔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뱃속에서 먹을거리를 삭히지 못하는 몸이란, 뱃속으로 먹을거리를 끝없이 집어넣도록 이끄는 마음이란, 어떤 아픔이 쌓여 이런 얼거리가 될까요. 밥을 많이 먹는 사람을 먹보라 한다면, 밥을 자꾸자꾸 퍼넣고 마는 아픈 사람들은 먹꾼이 될까요. 4346.6.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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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2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3-06-22 17:59   좋아요 1 | URL
앞으로 8월까지 미국에서 즐겁고 씩씩하게 공부를 하면서
옆지기 스스로 아름답게 몸과 마음 돌보는 길을
잘 찾고 깨달으리라 생각해요.

그나저나 아이들은 언제 낮잠... 아니 이제는 저녁잠 되겠군요,
언제 자려는지..... ㅠ.ㅜ
 

데즈카 오사무

 


  데즈카 오사무 님을 읽는다. 아주 어릴 적부터 마흔을 코앞에 둔 오늘까지 언제나 데즈카 오사무 님을 읽는다. 아이들도 데즈카 오사무 님을 읽는다. 옆지기도 읽고, 우리 집 책꽂이도 데즈카 오사무 님을 함께 읽는다. 며칠 앞서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 첫째 권이 한국말로 나왔다. 데즈카 오사무 님이 만화를 그린 발자국을 찬찬히 톺아본 곁동무가 그린 만화책이라고 한다. 나는 이 책이 더없이 반가운 나머지 눈물 살짝 흘리며 장만한다. 토요일 여름날 아침, 우체국 일꾼이 책상자를 가져다준다. 고맙게 인사하며 받는다. 아침을 끓이며 아이들 먹이려 하면서 책상자를 끌른다. 가슴으로 살포시 안고 비닐을 뜯는다. 몇 쪽 읽지 않았으나 다시 눈물 핑 돈다. 데즈카 오사무 님은 아름다운 시골마을에서 아름다운 사람들에 둘러싸여 자랐구나. 데즈카 오사무 님을 낳아 돌본 어머님은 언제나 고운 손길과 눈길로 이녁 아이를 따사롭게 보살폈구나. 일본에서 데즈카 오사무 님이 ‘만화밭 하느님’이 될 수 있던 까닭은 바로 당신 어머님이 있었기 때문이로구나.


  한국에는 어떤 어머님들 있어 어떤 아이들이 자랄까. 한국에는 어떤 시골마을 아름답게 있어 어떤 아이들이 무럭무럭 클까. 숲을 누리고 냇물을 즐기며 나무와 풀과 꽃을 사랑한 데즈카 오사무 어린이는 숲과 냇물과 나무와 풀과 꽃을 따뜻하게 만화로 담은 데즈카 오사무 어른이 되었다. 4346.6.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람과 책읽기)

 

 

 

 

 

 

 

 

 

 

 

 

 

 

..

 

<아톰의 슬픔>이라는 데즈카 오사무 님 산문책 소개하는 느낌글도 한번 같이 읽어 주셔요

http://blog.aladin.co.kr/hbooks/2969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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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2 14:22   좋아요 0 | URL
며칠전, 요코하마 미츠테루의 <사기만화세트> 댓글에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 소개해주셔서 <붓다>만 검색해 보관함에 담았었는데
오늘 이 책표지를 보다보니..아..<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를 그리셨던 분이군요..^^;;;
그러고 보니 저희집 책장에도 이분 책이 꽂혀있어서 얼른 꺼내 넘기고 있어요.
<만화가의 길>. 빨간 책표지에 아톰이 귀여운 얼굴로 살짝 웃고 있네요.~

언젠가 읽었던 책이라도, 함께살기님의 마음결, 빛결 담긴 글 읽으면
저도 다시 그 결, 배우고 따라서 기쁘고 예쁜 마음으로 읽게 됩니다.~
감사드리며,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 담아갑니다. ~

파란놀 2013-06-22 17:58   좋아요 0 | URL
데즈카 오사무 님 산문책이 꽤 번역되었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책에 갑자기 뜬금없이 '데즈카' 아닌 '테즈카'를 쓰더군요.

이제껏 모두 다,
어느 검색에서도 몽땅,
'데즈카'로 썼는데
왜 '테즈카'로 바꾸어야 할까 알쏭달쏭해요.

저는 데즈카 오사무 님 만화작품 가운데
<불새>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리본의 기사>는 찾기가 너무 힘들고 ㅠ.ㅜ (복간도 안 되고...)
<아돌프에게 고한다>는 죽기 앞서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이에요.

전쟁이 무엇이고,
평화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를 살피자면,
<아돌프에게 고한다> 네 권을 읽으면
잘 깨달을 수 있어요.

<블랙 잭>은 <아톰>과 <불새>와 나란히
데즈카 오사무 3대 걸작으로 꼽아요.
인터넷에서 <블랙 잭> 만화영화도 찾아볼 수 있어요.
비록 옛날 만화영화는 못 찾지만,
데즈카 오사무 님이 죽은 뒤 후배들이 그린 작품이 있는데
꽤 잘 그렸답니다.

이밖에 <칠색 잉꼬> 같은 '연극' 주제 만화책 연작도
아주 훌륭하지요... @.@

appletreeje 2013-06-23 00:3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함께살기님,
소개해 주신 책들, 행복하고 즐겁게 읽으렵니다. ^^

함께살기님!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

파란놀 2013-06-23 01:53   좋아요 0 | URL
네, 조금 앞서 드디어 <이오덕 일기> 1권 느낌글을 다 썼어요.
생각보다 아주 쉽고 부드럽게 느낌글이 나왔네요.

이제 아이들 곁에 누워서 다시 자야지요~
appletreeje 님도 즐겁고 호젓한 밤 누리셔요~
 

뛰어, 뛰어

 


  뛴다. 뛴다. 또 뛰고, 다시 뛴다. 아마 큰아이만 하던 나이였지 싶은데, 나도 뛰기를 되게 좋아했다. 어릴 적 퍽 오래 살던 5층짜리 아파트에서 1층 나들간 다섯 칸 계단 있는 자리에서 으레 뛰면서 놀았다. 아무도 없어도 혼자 뜀뛰기를 하며 논다. 그러면 뛰면서 나는 쿵쿵 소리가 퍼져 이웃집 아주머니들 시끄럽다며 한말씀 하시곤 한다. 꾸중을 들은 뒤에는 쿵 소리 작게 나도록 뛰려고 한다. 이쪽 나들간에서 몇 번 뛰다가 저쪽 나들간으로 가서 뛰고, 또 저쪽 나들간으로 옮겨서 뛴다. 다섯 칸 계단을 뛰어도 바닥에 잘 내려앉을 수 있게끔 땀 뻘뻘 흘리면서 뛴다. 여섯 살 사름벼리는 제 아버지 어릴 때마냥 쉬지 않고 뛴다. 누나 뛰는 모습 한참 지켜보던 동생도 고 작은 몸과 발을 콩콩 놀리며 같이 뛴다. 4346.6.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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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옷 입히는 어린이

 


  여섯 살 사름벼리는 동생한테 옷을 잘 입혀 준다. 일곱 살이 되면 훨씬 잘 입혀 주겠지. 그러나, 이렇게 예쁜 누나인 탓에 작은아이는 스스로 옷을 입으려 하지 않는다. 아이야, 누나가 옷 입혀 주는 즐거움도 누리되, 너는 너 스스로도 옷을 입을 수 있어야지. 누나가 예쁘고 착하니 이것저것 잘 챙겨 준다만. 4346.6.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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