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해체 解體


 자금 사정을 이유로 해체를 선언했다 → 돈이 없다며 헤치기로 했다

 사회의 해체 → 터전이 무너짐 / 삶터가 허물어짐

 농촌의 해체 위기 → 시골이 무너질 고비 / 시골이 사라질 판

 장비 해체 → 연장 뜯기 / 연장 풀어헤치기

 와르르 해체되지나 않을까 → 와르르 흩어지지나 않을까

 절의 해체 공사가 시작되었다 → 절을 허무는 일을 벌인다 / 절을 허문다

 건물이 해체되었다 → 집이 무너졌다 / 집을 헐었다


  ‘해체(解體)’는 “1. 단체 따위가 흩어짐 2. 체제나 조직 따위가 붕괴함 3. 여러 가지 부속으로 맞추어진 기계 따위가 풀어져 흩어짐 4. 구조물 따위가 헐어 무너짐 5. [생물] = 해부(解剖) 6. [철학]단순한 부정이나 파괴가 아니라 토대를 흔들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숨겨져 있는 의미와 성질을 발견함 7. [북한어] [교통]조창장 따위에서, 열차의 차량을 떼어 내어 선로에 배치하는 일. ‘차풀이’로 다듬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없다·없애다·없어지다’나 ‘사라지다·스러지다·슬다’나 ‘무너지다·박살나다·허물다·헐다·자취를 감추다’나 ‘흩어지다·흩날리다·조각나다·조각조각·쩍쩍·콩가루·뿔뿔이’로 손볼 만합니다. 때로는 ‘뜯다·뜯어보다·가르다·갈기갈기·갈라서다·걷다·찢기다’나 ‘풀다·풀어헤치다·품다·알아내다·알맞히다·알아차리다’로 손봅니다. ‘살펴보다·들여다보다’나 ‘토막나다·티격나다·헤어지다·헤집다·헤치다’로 손보기도 합니다. ‘치우다·날다·벗다·젖다’나 ‘끝장·끝내다·날아가다·동강나다·못 이기다’로 손볼 수 있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해체(楷體)’를 “[미술] 수묵화에서, 대상에 충실한 형체·색채·선을 표현하는 화법”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얼마 지나지 않아 소수민족으로서의 생활환경과 문화가 해체되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이 삶터와 마을이 무너졌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겨레 터전과 마을이 무너졌다

《일본의 식민지 도서관》(가토 카즈오·카와타 이코이·토조 후미노리/최석두 옮, 한울, 2009) 63쪽


나는 원본이 해체되고 문으로 복사된 한낱 비눗방울이다

→ 나는 첫모습이 흩어지고 길로 베낀 한낱 비눗방울이다

→ 나는 바탕이 사라지고 노두로 베낀 한낱 비눗방울이다

→ 나는 참모습이 조각나고 목으로 베낀 한낱 비눗방울이다

《감(感)에 관한 사담들》(윤성택, 문학동네, 2013) 84쪽


전문가의 지휘 아래 사용가치가 해체되고 쓸모없어지다가 마침내

→ 솜씨꾼이 이끌어 값이 사라지고 쓸모없어지다가 마침내

→ 재주꾼이 이끌더니 값이나 쓸모가 없어지다가 마침내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이반 일리치/허택 옮김, 느린걸음, 2014) 83쪽


잿빛 세계가 퍼져 나가면서 녹색의 세계는 해체되고 있고

→ 잿빛 누리가 퍼져 나가면서 푸른 누리는 무너지고

→ 잿빛 나라가 퍼져 나가면서 풀빛 나라는 허물어지고

《야생의 실천》(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 문학동네, 2015) 329쪽


가족 간 불화를 겪거나 아예 해체되는 일도 많습니다

→ 한집안이 다투거나 아예 끝장나기도 합니다

→ 집안싸움을 하거나 아예 갈라서기도 합니다

《그래, 엄마야》(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오월의봄, 2016) 23쪽


해체한 뒤로 한 번도 못 봤으니까

→ 흩어진 뒤로 아직 못 봤으니까

→ 갈라진 뒤로 여태 못 봤으니까

→ 헤어지고서 이제껏 못 봤으니까

《공전 노이즈의 공주 1》(토우메 케이/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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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열망 熱望


 불타는 열망 → 불타는 마음

 열망이 강하다 → 크게 바라다 / 목빠지다 / 타오르다

 그들의 마음은 통일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찼다 → 그들은 하나되는 꿈으로 가득 찼다

 뭔가를 열망하는 듯한 → 뭐를 바라는 듯한


  ‘열망(熱望)’은 “열렬하게 바람”을 나타낸다지요. ‘목빼다·목빠지다·목마르다·목타다’나 ‘마음갈이·마음닳이·마음졸임·매움태우다’로 손볼 만합니다. ‘속타다·속태우다·애끊다·애끓다·애타다·애태우다’나 ‘가슴뛰다·가슴졸이다·피말리다·하도·졸다·졸아들다’로 손봅니다. ‘기다리다·굴뚝같다·지켜보다’나 ‘꼭 바라다·꿈·꿈꾸다·노리다·손꼽다’로 손봐요. ‘납작·넙죽·납죽·엎드리다’나 ‘절·절하다·작은절·큰절’이나 ‘마음·맘·마음꽃·마음그림’으로 손볼 수 있어요. ‘뜨겁다·달다·달아오르다·불타다·불타오르다·타다·타오르다’나 ‘두근거리다·안절부절·오그라들다·우그러들다·오금이 저리다’로 손보며, ‘바람·바라다·받고 싶다·받고프다·얻고 싶다·얻고프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비나리·비나리판·비나리꽃·비손·비손하다·빌다’나 ‘조마조마·조바심·조비비다·쪼그라들다·쭈그러들다’로 손보고, ‘콩·콩콩·콩닥·콩쾅·쿵·쿵쿵·쿵덕·쿵쾅’으로 손보면 됩니다. ㅍㄹㄴ



허공을 채우는 열망의 깃발 아래 거침없이 입을 모아

→ 하늘을 뜨거이 채우는 펄럭이 곁에 거침없이 입모아

→ 하늘을 채우는 꿈팔랑이 곁에 거침없이 입을 모아

《그대의 하늘길》(양성우, 창작과비평사, 1987) 8쪽


부단한 노력과 열망으로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했었으나

→ 끊임없이 애쓰고 바라서 ‘놀라운 빛’을 붙잡았으나

→ 끝없이 힘쓰고 꿈꾸며 ‘바로 이때’을 움켜잡았으나

《강운구 사진론》(강운구, 열화당, 2010) 19쪽


절실해진 평화에 대한 열망이 낳은 결과죠

→ 아름길을 애타게 바랐기 때문이죠

→ 고요를 애틋이 바라서 이루었죠

→ 꽃넋을 크게 바랐기에 일구었죠

《정주진의 평화 특강》(정주진, 철수와영희, 2019) 18쪽


유통기한이 짧은 자의식을 가졌다 방치되어 잊히기에는 다급한 열망을 가졌다

→ 나를 잘 안 본다 팽개쳐서 잊힐까 서두른다

→ 나를 보는 틈이 짧다 내팽개쳐서 잊을까 조바심을 낸다

《비극의 재료》(원성은, 교유서가, 2025)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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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내장 內臟


 내장까지 침투했다면 → 뱃속까지 스몄다면

 내장에 문제가 생겨서 → 창자가 아파서


  ‘내장(內臟)’은 “[의학] 척추동물의 가슴안이나 배안 속에 있는 여러 가지 기관을 통틀어 이르는 말. 위, 창자, 간, 콩팥, 이자 따위가 있다 ≒ 장(臟)”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몸·몸속·몸엣것’이나 ‘배·배때기·앞배’로 다듬습니다. ‘배알·뱃속’이나 ‘속·애·창자’로 다듬어도 돼요. ㅍㄹㄴ



눈길 닿는 곳마다 돼지 내장 부속물 같다

→ 눈길 닿는 곳마다 돼지 속 곁거리 같다

《앞마당에 그가 머물다 갔다》(강세환, 실천문학사, 2015) 122쪽


균에게 지지 않는 천재적인 내장도 겸비했어요

→ 꼬물이한테 안 지는 놀라운 뱃속도 갖추었어요

→ 작은이한테 지지 않는 놀라운 배도 있어요

→ 팡이한테 지지 않는 대단한 속도 있어요

《모야시몬 4》(이시카와 마사유키/김시내 옮김, 시리얼, 2018) 3쪽


새 한 마리가 아스팔트 위에 누워서 붉은 내장을 드러내놓고 죽은 장면을 목격했다

→ 새 한 마리가 길바닥에 누워서 붉은 속을 드러내놓고 죽은 모습을 보았다

→ 새 한 마리가 까만길에 누워서 붉은 배알을 드러내놓고서 죽었다

《비극의 재료》(원성은, 교유서가, 2025)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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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새똥



왜 여기에 딸기가 돋지?

왜 여기에 찔레가 있지?

왜 여기에 담쟁이가 있지?

왜 여기에 이 큰나무가 있지?


모두

작은새 한 마리가 심고

큰새 한 마리가 거들어


빈터를 푸르게 바꾸고

풀숲 이루어 나비가 오고

나무가 우거지면

새똥 떨군 새도 다른 새도

가지에 앉아 노래하고


2025.11.9.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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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1.9. 노력하지 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한자말 ‘노력’을 놓고서 꽤 오래도록 글손질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힘쓰다·애쓰다·땀흘리다’ 즈음으로 손질했고, ‘손·손길·손품’에 ‘품·품들이다·다리품·발품’으로 더 손질하고, ‘바지런·부지런’에 이어서 ‘뛰다·몸쓰다·마음쓰다’라든지 ‘뼈를 깎다·안간힘·용쓰다’로 더 손질합니다. 보기글을 하나둘 더 짚으면서 ‘일·일하다·온힘·온몸’에 ‘파다·찾다·쓰다’로 손질하고, ‘피나다·피눈물’에 ‘견디다·버티다·맞서다·맞붙다’로 자꾸자꾸 손질합니다. 2026년 1월까지 보기글을 67꼭지 짚었는데, 앞으로 여든 꼭지에 온 꼭지를 넘기면 더 손질할 말결을 헤아릴 수 있으리라고 느낍니다.


  모든 말은 우리가 마음을 쓰는 결대로 살아나거나 시듭니다. ‘죽은말’은 없습니다. 남이 말을 죽이지 않고, 나라가 말을 죽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잊는 때에 말이 사그라들고 사라져요. 아무리 임금붙이가 중국을 섬기며 중국글만 쓰던 조선이라는 나라가 기나길게 버티었어도, 사람들은 손수 살림을 지으면서 말빛을 가꾸어 아이한테 물려주었습니다. 아무리 옆나라가 총칼을 들이대면서 일본말과 일본글로 굴레를 씌웠어도, 1945년 뒤로 일본말 찌꺼기가 고스란하기는 하더라도, 우리는 저마다 우리 마음을 나타낼 말을 다 잃거나 잊지 않았습니다.


  말을 잘해야 하거나, 글을 잘써야 하지 않습니다. ‘잘하기·잘쓰기’는 언제나 ‘자랑’이라고 하는 ‘잘난척’으로 기울어요. 마음을 말로 담고, 말로 담은 마음을 글로 옮기는 삶이라는 길을 바라보면 됩니다. 삶과 마음과 말과 글을 나란히 놓고서 헤아리면, 어느새 살림빛을 북돋우는 눈망울로 깨어납니다.


  땀흘리거나 애쓰거나 힘쓰는 일은 안 나쁩니다. 다만 “노력하지 않을” 노릇입니다. 땀방울을 땀꽃으로 삼고, 모든 힘과 기운을 노래꽃으로 삼으면 됩니다. 온하루를 노래하고, 온날을 즐기고, 온빛으로 온말을 가다듬으면, 어느새 우리는 온눈을 뜨고서 온사랑으로 나아가는 씨앗 한 톨을 맺습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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