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공연 公演


 축하 공연 → 기림잔치 / 기림마당 / 기림판

 공연이 시작되다 → 판을 열다 / 마당을 열다 / 자리를 열다

 공연을 끝내다 → 판을 끝내다 / 마당을 끝내다 / 자리를 끝내다

 연극을 공연하다 → 마당을 올리다 / 놀이를 선보이다


  ‘공연(公演)’은 “음악, 무용, 연극 따위를 많은 사람 앞에서 보이는 일”을 가리킨다지요. ‘올리다·올라가다·올림꽃·올림길’이나 ‘보여주다·내보이다·선보이다·보이다’로 손질합니다. ‘놀다·놀이·놀거리·놀잇감·놀잇거리’나 ‘바닥·자리·마루·마당·마당놀이·잔치·탈놀이’로 손질해요. ‘판·판놀이·판소리·판노래·한판놀이’나 ‘볼거리·볼것·볼자리·구경거리·구경감’으로 손질하고, ‘얘기꽃·얘기판·얘기밭·이야기꽃·이야기판·이야기꽃’으로 손질합니다. ‘한마당·한마루·한잔치·한꽃마당·한꽃잔치’나 ‘한꽃터·한꽃자리·한꽃뜰·한뜰·한꽃뜨락·한뜨락’으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열다·열리다·펴다·펴내다·펼치다’나 ‘앞·앞꽃·앞자리·앞자락·앞뜰·앞뜨락·앞마당’으로 손질합니다. ‘솜씨놀이·솜씨판·솜씨마당·재주놀이·재주마당·재주판’이나 ‘신·신나다·신명·신바람’으로 손질하지요. ‘신꽃·신빛·신명꽃·신명빛·신바람꽃·신바람빛’이나 ‘즐겁다·즐기다·즐겨하다·즐길거리·즐김꽃·즐김빛·즐김길’로 손질해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공연’을 둘 더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ㅍㄹㄴ



공연(公然) : 세상에서 다 알 만큼 뚜렷하고 떳떳함

공연(共演) : 연극이나 영화 따위에 함께 출연함



늙은 가수는 자선공연을 열고 무대에서

→ 늙은 노래꾼은 나눔잔치 열고 자리에서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허수경, 창작과비평사, 2001) 22쪽


폐하께서 자네의 공연을 보시면 분명히 좋아하실 거야

→ 임금님이 자네 놀이를 보시면 참말로 기뻐하시겠어

→ 나라님이 자네 놀이마당을 보시면 무척 반기시겠어

《새들의 아이 미나》(에릭 바튀/이수련 옮김, 달리, 2003) 8쪽


여섯 살 그녀에게 최초의 공연은 돌잔치였다

→ 여섯 살 계집애한테 첫 자리는 돌잔치였다

→ 여섯 살 가시내한테 첫 마당은 돌잔치였다

→ 여섯 살 아이한테 첫 판은 돌잔치였다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서효인, 민음사, 2010) 90쪽


유명한 유랑극단들이 이곳을 지나며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 이름난 맴돌마당이 이곳을 지나며 여러 솜씨를 펼쳤다

→ 이름난 바람판이 이곳을 지나며 여러 마당을 펼쳤다

《끌리다 거닐다 홀리다》(이태훈, 21세기북스, 2011) 154쪽


무대 위의 공연이 보여주는 콘셉트는 ‘섹시’이고,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요구되는 감정은 ‘모성애’다

→ 마루에서는 ‘벗기기’를 밝히고, 무르익으면 ‘어머니’를 보여준다

→ 마당에서는 ‘벗기기’요, 달아오르면 ‘어머니 사랑’을 외친다

《외롭지 않은 말》(권혁웅, 마음산책, 2016) 225쪽


공연의 들뜬 기분과 공연 후의 허전함 사이를 부드럽게 연착륙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고

→ 노래하며 들뜨고 노래 마친 뒤 허전한 사이를 부드럽게 가라앉혀 준다고

→ 노래하며 들뜨고 노래 마치며 허전한 사이를 달래 준다고

→ 노래하며 들뜨고 노래 마치며 허전한 사이를 쓰다듬어 준다고

《직업으로서의 음악가》(김목인, 열린책들, 2018) 97쪽


둘만을 위한 공연을 하기로 한 거야

→ 둘이서 잔치를 열기로 했어

→ 둘이서만 자리를 펴기로 했어

《첫사랑》(브라네 모제티치·마야 카스텔리츠/박지니 옮김, 움직씨. 2018) 25쪽


순회공연은 약 10개국의 35명이 참가하는데 내가 정식으로 그 단장을 위촉받았으니

→ 바람마당은 열 나라 서른다섯 분이 함께하는데 내가 길잡이를 맡았으니

→ 맴돌꽃은 열 나라 서른다섯 사람이 같이하는데 내가 길꽃을 맡았으니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윤이상, 남해의봄날, 2019) 192쪽


집회를 더 대중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연사나 공연자를 섭외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점입니다

→ 더 널리 모일 수 있도록 이끌 사람들을 모시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 더 두루 물결치도록 북돋울 길잡이를 부르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조국백서추진위원회, 오마이북, 2020) 368쪽


그저 비슷한 날들이 이어졌다면 나는 몇 번의 여행을, 공연을 만났을까

→ 그저 비슷한 날이 이었다면 얼마나 마실을 하고 마당놀이를 만났을까

→ 그저 비슷한 날이었다면 얼마나 나들이하고 놀거리를 만났을까

《읽는 생활》(임진아, 위즈덤하우스, 2022) 33쪽


그 공연에서 처음으로 백덤블링을 성공했어

→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뒤돌아뛰기를 해냈어

→ 그 판에서 처음으로 뒤로 빙글 돌았어

《교장 선생님의 말이 길어》(후쿠야마 료코/김서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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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인사


 할머니의 인사를 받는다 → 할머니가 꾸벅한다 / 할머니가 절한다

 나무의 인사를 듣고서 → 나무 말씀을 듣고서

 빗방울의 인사를 전한다 → 빗방울 말마디를 옮긴다


  ‘인사(人事)’는 “1. 마주 대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표함.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 2.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서로 이름을 통하여 자기를 소개함.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 3. 입은 은혜를 갚거나 치하할 일 따위에 대하여 예의를 차림.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인사’ 얼거리라면 ‘-의’부터 털고서, ‘고개숙이다·고갯짓’이나 ‘굽히다·굽힘질’이나 ‘꾸벅·꾸벅하다·숙이다’로 풀어낼 만합니다. ‘말·말씀·말마디·말을 나누다·말씀을 나누다·말을 섞다’로 풀어요. “이름을 주고받다·이름을 트다·이름을 밝히다·이름을 나누다”라든지 ‘절·절하다’나 ‘고맙다·기쁘다’로 풀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인환이는 옥수수들의 고마운 인사를 받으면서

→ 인환이는 옥수수한테서 고맙게 절을 받으면서

→ 옥수수는 인환이한테 고맙게 절을 하고

《세 발 달린 황소》(안회남과 열세 사람, 보리, 1999) 147쪽


돌아오면 선우의 화려한 환영 인사를 받고

→ 돌아오면 선우가 눈부시게 반겨 주고

→ 돌아오면 선우가 기쁘게 반겨 주고

《개.똥.승.》(진엽, 책공장더불어, 2016) 21쪽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모든 분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 모든 분한테 참말로 고맙게 절을 올립니다

《오른손에 부엉이》(다테나이 아키코/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 143쪽


지금이라면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보다 간단명료하게 말할 수 있어

→ 여기서라면 배움터지기 말씀보다 깔끔하게 말할 수 있어 

→ 오늘이라면 배움어른 말마디보다 단출하게 말할 수 있어

《교장 선생님의 말이 길어》(후쿠야마 료코/김서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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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논리


 누구의 논리인지 불분명하다 → 누가 살피는지 모른다 / 누구 말씀인지 알 수 없다

 너의 논리는 모순적이다 → 네 얘기는 어긋난다

 전자의 논리에 의하여 → 앞말에 따라 / 앞소리에 따라


  ‘논리(論理)’는 “1. 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 2. 사물 속에 있는 이치. 또는 사물끼리의 법칙적인 연관 3. [철학] 바른 판단과 인식을 얻기 위한 올바른 사유의 형식과 법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 논리학”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논리’ 얼개라면 ‘-의’부터 털고서, ‘깊다·깊숙하다’나 ‘곰곰이·꼼꼼히·샅샅이·낱낱이·골똘히’로 손봅니다. ‘빈틈없이·칼같다·흐트러짐없다’나 ‘뼈·뼈대·살·얼개·짜임새·틀·흐름·앞뒤’로 손볼 만합니다. ‘길·곬·결·솜씨·재주·꾀·잔꾀’나 ‘살펴보다·따지다·가르다·가리다·짜다’나 ‘바르다·반듯하다·곧바르다·곧다’나 ‘옳다·올곧다·올바르다’로 손봐요. ‘차근차근·찬찬히·차분하다’나 ‘자분자분·조곤조곤·가만히·따르다’로 손보고, ‘따박따박·또박또박·또렷이·뚜렷이’나 ‘하나씩·하나하나·꼬치꼬치’로 손보지요. ‘알다·앎꽃’이나 ‘약다·여우같다’나 ‘생각·여기다·헤아리다’로 손보아도 되고, ‘수다·얘기·소리·목소리·뜻·말·말씀·말잔치’나 ‘맞다·맞추다·들어맞다·걸맞다·알맞다’나 ‘알차다·살뜰하다·알뜰하다’나 ‘뛰어나다·빼어나다·좋다·훌륭하다’로 손볼 자리가 있어요. ㅍㄹㄴ



안과 밖의 투쟁이라는 이분법의 흑백논리에 지배될 우려가 있다

→ 안과 밖이 싸우며 금을 긋는 틀에 갇힐 만하다

→ 안과 밖이 서로 옳네 그르네 다툴 수 있다

→ 안과 밖이 서로 옳네 마네 툭탁거릴 수 있다

《우리 문학의 넓이와 깊이》(김윤식, 서래헌, 1979) 9쪽


승자와 패자의 논리를 위해서 매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매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이기기나 진다는 틀에 매달리지 않기에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이기거나 지는 데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멋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이기고 지는 일에 힘을 쏟지 않기 때문에 더욱 끌리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캠프힐에서 온 편지》(김은영, 知와 사랑, 2008) 253쪽


한국의 번역 문화는 한국어의 논리보다는 외국어의 논리를 너무 숭상하는 풍토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 우리 옮김길은 우리말 흐름보다는 바깥말 흐름을 너무 높인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 우리 옮김밭은 우리 말결보다는 바깥 말결을 너무 따른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번역의 탄생》(이희재, 교양인, 2009) 402쪽


생명의 논리를 바탕으로 자연에 감사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

→ 숨결을 바탕으로 숲을 고마워하고 수수하게 사는 길

→ 목숨길을 바탕으로 숲을 고마워하고 조촐하게 살기

《나츠코의 술 7》(오제 아키라/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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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교장 校長


 교장의 훈화를 들었다 → 배움어른 말씀을 들었다

 초등학교 교장 → 어린배움터 어른 / 씨앗배움터 으뜸꽃


  ‘교장(校長)’은 “[교육] 대학이나 학원을 제외한 각급 학교의 으뜸 직위. 또는 그 직위에 있는 사람 ≒ 학교장”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배움어른·배움터지기’나 ‘으뜸·으뜸가다’로 다듬습니다. ‘으뜸꽃·으뜸별·으뜸자리’나 ‘으뜸이·으뜸님·으뜸어른’으로 다듬어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교장’을 다섯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배우는 터전은 ‘배움터’라 하면 됩니다. ㅍㄹㄴ



교장(巧匠) : 솜씨가 교묘한 장인(匠人)

교장(交章) : 1. [역사] 두 사람 이상이 임금에게 상소하던 일 ≒ 연장 2. [역사] 사헌부나 사간원의 관원들이 상소하던 일

교장(校葬) : 학교가 주재하여 치르는 장례식. 교원이나 학생이 의롭게 죽었을 때 학교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장사 지낸다 = 학교장

교장(敎長) : [역사] 동학(東學)의 교직(敎職)인 육임(六任) 가운데 첫째 직위

교장(敎場) : 1. 가르치는 곳 = 교육장 2. [군사] 군사 교육 또는 군사 훈련을 위한 교육 시설을 갖추어 놓은 곳 = 교육장



학교장의 재량이야

→ 배움터지기 맘이야

→ 배움터지기가 해

《오달자의 봄 1》(김수정, 서울문화사, 1990) 106쪽


날마다 나의 움직임을 스케치해서 보고하던 교장선생님

→ 날마다 내 움직임을 그려서 띄우던 으뜸어른

→ 날마다 내가 움직이면 담아서 올리던 으뜸님

《꽃이, 이제 地上과 하늘을》(김준태, 창작과비평사, 1994) 102쪽


저들은 왜 교장이 되려 했을까?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교장실에서 섬처럼 고립되어 살았다

→ 저들은 왜 으뜸이가 되려 했을까?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들은 으뜸칸에서 섬처럼 외롭게 살았다

《변방의 사색》(이계삼, 꾸리에, 2011) 77쪽


지금이라면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보다 간단명료하게 말할 수 있어

→ 여기서라면 배움터지기 말씀보다 깔끔하게 말할 수 있어 

→ 오늘이라면 배움어른 말마디보다 단출하게 말할 수 있어

《교장 선생님의 말이 길어》(후쿠야마 료코/김서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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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쥐구멍찾기



  우리집 어디에 쥐구멍이 있나 하고 한참 두리번했다. 처마밑 빈틈은 메웠으나 간밤에 또 들어오더라. 아침에 보니 처마밑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어디일까? 곰곰이 하나씩 짚자니 집 뒤쪽에 큰 구멍이, 아니 큰 바람길이 둘 있다. 꽤 예전에 ‘다른 아궁이’로 삼아 불을 때던 데에 바람길이 멀쩡히 둘이나 있구나. 이 큼직한 바람길을 왜 여태 못 알아보았을까.


  작은아이더러 길이를 재라고 이른다. 나는 못을 사러 읍내로 나온다. 언제나처럼 걸으면서 읽는다. 손이 얼면 입김으로 녹인다. 녹이고서 읽고 다시 얼고, 거듭 녹이고 새로 얼고, 책벌레 손가락은 여름내 땀으로 젖더니 겨우내 꽁꽁 차갑다. 《생명의 여자들에게 : 엉망인 여성해방론》(다나카 미쓰/조승미 옮김, 두번째테제, 2019)을 어제부터 읽는다. “いのちの女たちへ: とり亂しウ-マン·リブ論(1972)”을 옮긴 책이다. 이런 책을 옮기는 펴냄터가 있으니 놀랍고, 판끊기지 않아서 고맙고, 겨울바람을 녹이는 줄거리가 반갑다.


  암꽃도 숨빛이요 수꽃도 숨빛이다. 암수는 모두 꽃이면서 숨결이다. 둘은 참 다르기에 늘 만나서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며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 멀리하거나 등지거나 말을 안 섞을수록 서로 모르고 갇히고 휩쓸린다. 스스로 꽃인 줄 모르기에 함부로 굴고 얼뜬짓을 한다. 몸소 꽃인 줄 안 바라보니까 서로 할퀴고 괴롭히고 등치고 미워하고 밟는다. 스스로 꽃인 줄 알기에 온나날을 반짝이며 향긋이 노래하지. 몸소 꽃이라고 알아보니 벌나비를 부르면서 언제나 웃음짓고 노래하는 오늘을 사랑한다.


  작지도 얇지도 않은 책을 왼손에 쥐고서 오른손에는 붓을 잡는다. 걸으며 읽으면 왼팔이 저린다. 이때에는 오른손으로 바꿔쥔다. 두 손을 갈마들며 글씨를 쓴다. 두 손으로 쓰고 빚고 짓고 돌본다. 두 손으로 가꾸듯 두 발로 걷고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듣는다.


  시골 읍내 버스나루는 시끄럽다. 워, 서울도 시끄럽지. 온나라가 다 시끄럽다. 한겨울 찬바람이 노랫가락으로 흐르고 까마귀떼가 신나게 웃으나. 겨울노래에 귀기울이는 사람이 잘 안 보인다. 다만, 어깨동무하는 글을 쓰는 이웃이 있으니, 틀림없이 겨울가락을 기다리고 반기는 살뜰한 이웃도 곳곳에 있으리라. 오늘 나는 이 겨울에 겨울빛을 바라본다. 봄에는 봄잎을 보고, 여름에는 여름새를 보고, 가을에는 가을풀벌레를 본다. 오늘 이곳에서는 나를 보면서, 나를 마주보는 너를 본다. 이제 우리 마을로 돌아가는 시골버스가 들어온다. 사뿐사뿐 올라탄다. 등짐을 내려놓고서 하루글을 쓴다. 2026.1.12.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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