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손수레 브로콜리숲 동시집 10
차영미 지음, 나다정 그림 / 브로콜리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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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1.15.

노래책시렁 532


《으라차차 손수레》

 차영미 글

 나다정 그림

 브로콜리숲

 2020.6.10.



  누구나 모든 삶은 노래입니다. 그저 노래인 줄 못 느낄 뿐이고, 노래로 느낄 틈이 밭기만 합니다. 활짝 날개를 펴는 웃음노래가 있고, 어깨가 축 처지는 눈물노래가 있습니다. 그냥그냥 그렇구나 싶은 그냥노래가 있고, 아무것도 모르겠구나 싶은 몰라노래가 있어요. 허둥지둥 바빠노래가 있을 테고, 멍하니 느릿노래가 있습니다. 어느 노래이든 안 대수롭습니다. 늘 바로 이곳에서 마주하는 삶을 고스란히 옮기기에 노래입니다. 《으라차차 손수레》는 조그맣게 마주하는 하루를 언뜻선뜻 담는 듯하면서도 자꾸 겉옷을 씌우는구나 싶습니다. 굳이 글치레를 할수록 글맛이 사라질 뿐 아니라, 애써 겉으로 꾸미려 할수록 삶결하고 멀게 마련입니다. 어린이하고 나눌 노래라면 뭉뚱그리지 않으면서 삶자락을 하나하나 짚을 노릇입니다. 언제 어떻게 왜 어쩌다가 넘어져서 울었는지, 눈물을 얼마나 쏟았는지 고스란히 적으면 돼요. 눈이 드문 겨울이 있고 눈이 잦은 겨울이 있습니다. 날씨가 왜 바뀔는지 함께 헤아릴 노릇입니다. 이미 나온 다른 분 노래를 살짝 따오는 듯한 글을 쓸 까닭이 없습니다. 삶이라는 살을 가만히 붙일 때라야 비로소 노래로 깨어납니다.


ㅍㄹㄴ


지난날 / 울었던 / 내 눈물도 / 쪼끔 / 들어 있겠다. (바닷물/33쪽)


작년에도 / 올해도 / 눈이 안 왔다. // 가방 / 가득가득 / 눈을 넣고 // 눈사람들이 모두 / 저 먼 곳으로 / 여행을 갔나 보다. (눈사람/37쪽)


우릴 보고 / 반갑다고 / 참 반갑다고 // 양지꽃 / 양지꽃이 / 함빡 웃네. // 누렁이 묻은 / 그 언덕 / 그 자리 // 자꾸 피네. / 양지꽃 / 양지꽃이 (자꾸 피네, 양지꽃이/80쪽)


+


《으라차차 손수레》(차영미, 브로콜리숲, 2020)


할머니 생각이 점점 커지는 모양이다

→ 할머니를 자꾸자꾸 떠올리는 듯싶다

→ 할머니가 또또 떠오르는 듯하다

→ 할머니를 더더욱 그리는 듯하다

16쪽


책갈피 속에 갇혀 있던 네잎클로버

→ 책갈피에 갇힌 네잎토끼풀

30쪽


슈퍼 아줌마가 이 꽃씨 봉투 속에

→ 가게 아줌마가 이 꽃씨 자루에

5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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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드래곤 1
신도 마사오키 지음, 유유리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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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15.

책으로 삶읽기 1087


《루리 드래곤 1》

 신도 마사오키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3.30.



《루리 드래곤 1》(신도 마사오키/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를 읽었다. 아이는 엄마피랑 아빠피가 나란하다. 두 어버이한테서 고루 물려받는 숨빛이다. 좋거나 나쁜 결이 아닌, 그저 둘을 새롭게 모아서 살아내는 하루라고 할 만하다. 엄마는 사람피요 아빠는 미르피라고 하는 ‘루리’는 푸른배움터를 다니는 열일곱 살에 비로소 “아빠가 미르”인 줄 듣는단다. 머리에 뿔이 돋고, 눈알이 바뀌고, 입에서 불을 뿜고, 몸에서 빛을 낸다지. 두 몸을 맞이한 아이는 “왜 나만?”이라 여길 수 있고, “나는 이렇구나.” 하고 여길 수 있다. 어느 길이건 스스로 찾는다. 낳은 사람도 태어난 사람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앞길을 모르기에 오늘을 즐겁게 바라본다. 오늘을 즐겁게 마주하면서 새로 겪고 치를 모든 길을 주섬주섬 여미면서 걸어갈 수 있다.


ㅍㄹㄴ


“너는 인간이랑 용의 혼혈이야. 아빠가 용이니까.” “농담하는 거지?” “농담이면 그 뿔은 뭐 같은데?” (14쪽)


“루리는 다른 사람들과 더 얘기해 보는 게 좋아. 불편해 하는 건 알지만. 모처럼 고등학교에 들어왔잖아.” (38쪽)


“입학 전부터 어머님께 사정도 조금 들었고.” “아, 알고 계셨어요?” “응. 뭐, 평범한 인간 사회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야. 평범하지 않은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보는 건. 불 뿜는 것 정도로 신경 쓸 필요 없다.” (108쪽)


#ルリドラゴン #眞藤雅興


+


너는 인간이랑 용의 혼혈이야

→ 너는 사람과 미르가 섞였어

→ 너는 사람과 미르가 한피야

14쪽


자식의 성장은 기쁜 걸까∼?

→ 아이가 크면 기쁠까?

→ 아이가 자라면 기쁠까?

55쪽


첫 번째 뿔. 두 번째 화염방사

→ 첫째 뿔. 둘째 불뿜기

59쪽


역시 대사 능력도 유전됐구나

→ 몸흐름도 물려받는구나

→ 숨빛도 물림이구나

65쪽


혼나는 엄마라는 진귀한 걸 볼 수 있다

→ 꾸중듣는 엄마를 드물게 볼 수 있다

80쪽


그건 편견이야. 딱히 인싸가 무서운 것도 아닌데

→ 고지식해. 딱히 안쪽이 무섭지도 않은데

→ 꼰대 같아. 딱히 나래꽃이 무섭지도 않은데

→ 뒤틀렸어. 딱히 꽃나래가 무섭지도 않은데

11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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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5.

숨은책 1043


《슈바이처의 生涯와 思想》

 슈바이처 글

 이일선 엮음

 사상계사

 1954.6.25.



  ‘띠종이’를 어느 나라에서 처음 선보였는지 모를 노릇이되, 일본에서 억수로 흔히 씁니다. 일본은 아예 겉싸개를 따로 마련해서 속책을 돌봅니다. 겉싸개가 다치면 겉종이만 바꾸거든요. 종이를 알뜰히 여기는 손길입니다. 더구나 숱한 일본 읽새(독자)는 겉종이를 벗겨서 ‘천싸개’를 씌워 읽고는, 다 읽은 책에 말끔한 책싸개를 도로 씌워 “마치 손을 안 댄 새책”처럼 건사합니다. 장준하 님이 세운 ‘사상계사’에서 어느 책을 처음 펴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슈바이처의 生涯와 思想》은 1954년에 나오고, 띠종이를 두릅니다. “長石 藏書 498”처럼 속에 글씨가 남아요. 지난날 이 책을 간수한 분은 책이 안 다치거나 덜 다치기를 바라며 고이 두었습니다. 겉에는 온통 한자를 바르지만, 속에는 한자를 묶은칸에 넣습니다. 겉속 모두 나란히 쉽게 한글로 적는다면 한결 나을 텐데, 지난날 붓바치는 이 대목을 못 헤아리곤 했습니다. 이미 일본나라(일제강점기) 무렵에 일본한자말에 길들었거든요. 이를테면 “슈바이처 삶과 넋”처럼 단출히 책이름을 못 붙입니다. 오늘날이라면 ‘사상계’ 같은 이름도 ‘생각밭’이며 ‘마음밭’에 ‘생각길·생각누리·마음누리·마음길’처럼 붙이면서 읽새를 한껏 넓힐 만하리라고 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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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5.

숨은책 1121


《라·프랑스 1호》

 최근덕 엮음

 라·프랑스사

 1971.10.10.



  저는 프랑스말을 하지 않고 배우지 않았습니다만, 둘레에 프랑스말을 하거나 옮기는 이웃이 있습니다. 제가 볼 일이 없다고 여기되, 이웃말을 다루는 책을 문득 들추면 여러 이웃님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런 책은 이웃말을 우리말로 어떻게 담으려나 하고 곰곰이 펴곤 합니다. 《라·프랑스 1호》를 어느 날 만나고서 이래저래 찾아보려 했으나, 이 자그마한 꾸러미를 잇달아 냈는지 더 못 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웃말·이웃글을 바탕으로 우리가 이곳에 받아들이면서 배울 살림길을 살피려는 손끝으로 묶는 모든 책이 차곡차곡 사랑받을 수 있으면 참으로 아름다울 텐데 싶으나, 썩 만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류’라는 한자말을 치우고서 ‘K-culture’라는 영어로 갈아타는데, 왜 아직 우리말로 우리 나름대로 ‘한물결·한바람·한바다·한나래’로 나타내려는 마음은 아예 없을까요? 어느 나라 어느 살림이 높지도 낮지도 않습니다. 그저 바다와 바람처럼 흐르면서 어울리면 됩니다. 모자라면 채우고 넉넉하면 나누면 됩니다. 우리가 오늘 선 이곳에서 ‘하늘빛’인 ‘한’을 살피면서 ‘한글·한말·한노래·한수다’를 펼 줄 안다면, 모든 덧없는 금(국경선)을 걷어낼 뿐 아니라 총칼(전쟁무기)도 녹이면서 함께짓기를 펼 만할 테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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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5.

숨은책 1117


《정의의 외침, 노동자의 발표력 학습교본》

 유환희 엮음

 장원

 1989.5.20.



  시골은 서울(도시)과 달라서, 이른바 ‘멈추세우기(파업)’가 없다시피 합니다. 시골에서는 ‘버스파업’도 ‘직장폐쇄’도 없습니다. 이따금 ‘논밭 갈아엎기’는 있되, 시골에서 뭘 멈추더라도 이 나라는 꿈쩍을 안 하기도 하지만, 아예 안 쳐다봅니다. 시골에서 “‘샘물(지하수)’ 좀 그만 퍼가라!” 하고 외친다면 아마 서울은 목말라죽을 수 있습니다. 한 해만 모심기를 안 하거나 이레나 보름쯤 늦추기만 해도 몽땅 굶어죽을 수 있습니다. 시골에 때려박은 빛터(발전소)에서 서울로 잇는 빛줄(송전선)을 모두 끊으면 서울뿐 아니라 나라가 통째로 무너질 만합니다. 그러나 ‘서울쓰레기’를 시골로 보내서 파묻거나 태우는 짓을 무척 오래오래 이었어요. 《정의의 외침, 노동자의 발표력 학습교본》을 뒤적이니, 책으로 들려주고 가르치고 배우던 지난날 한켠을 엿볼 만합니다. 요사이는 미역국을 끓이거나 국수를 삶을 적에도 그림(유튜브)을 들여다보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망치질·톱질·도끼질조차 손수 해보지 않고서 그림을 쳐다보지 않을까요? 책으로 담기에 더 알차지는 않습니다. 책으로 담으면 빛(전기)이 없어도 누구나 어디에서나 스스로 배울 수 있을 뿐입니다. 책에 담으면 따로 배움터를 안 세워도 참으로 서로서로 느긋이 가르치고 배우면서 하루를 가다듬을 만합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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